지난 12월 1일(토), 검은사막 FESTA에서 새로운 콘텐츠인 '그림자 전장'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는 기존 검은 사막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바이벌 PVP 콘텐츠로, 이야기를 들은 많은 플레이어들은 가장 먼저 배틀 로얄류의 게임을 떠올렸을 것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는 흑정령이 되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캐릭터에 빙의해야 한다. 빙의된 캐릭터는 기본적인 장비들만 지급되며, 플레이어는 강해지기 위해서는 주변의 NPC를 사냥하거나 상자를 부수어 장비를 파밍 해야 한다. 점점 좁아지는 전장 속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쓰러뜨리고 최후에 살아남는 1인이 되면 승리한다.

그림자 전장은 단순히 생각하면 배틀 로얄 장르의 다른 서바이벌 게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큰 틀에서는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하지만, 검은사막 세계관이 만나면서 조금은 특별한 서바이벌 콘텐츠가 탄생했다.

※ 그림자 전장은 현재 검은사막 연구소 테스트 서버의 'Shadow Arena' 채널에서 한국 시간으로 월요일에서 금요일 21~22시 사이에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 테스트 서버에서 플레이 가능한 그림자 전장


'정신을 차려보니 이세계 최하층민이 되어있던 건에 대하여'
다른 서바이벌 게임들과 가장 큰 차별화, '빙의'


그림자 전장에서는 기존에 키우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떤 캐릭터로 게임을 하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은 바로 빙의다.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시 흑정령으로 시작하게 된다. 이후 검은 구체 주변에 무작위로 널브러져 있는 빈털터리 기본 커스터마이징인 캐릭터에 빙의하여 게임을 진행한다.

운이 좋다면 많은 캐릭터 가운데 자신이 주로 플레이해본 클래스를 발견할 수도 있다. 물론, "아, 얘로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어떡하지?" 와 같은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 플레이어는 원하는 클래스를 찾는 수고를 감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이 다른 플레이어들이 벌써 빙의해서 활동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 참기 힘들 것이다. 그럴 때는 근처에 보이는 아무 클래스에 빙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어쩌면 빠른 빙의가 답이 될지도 모른다.

빙의 후에는 기본적으로 최하 등급의 주무기와 보조무기가 주어진다.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기초적인 파밍을 진행할 수 있다. 운 좋게 플레이해본 클래스를 고른 플레이어라면, 다양한 스킬을 섞어 사용하면서 "이세계 NPC 주제에 건방져!"하며 쉽게 물리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겠지만 오산이다. 빙의 직후에는 기초적인 기술도 없으므로 NPC 사냥이나 아이템 상자 등에서 파밍 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플레이어들이 같은 조건 아래에 있으므로 게이밍 센스와 실력만으로 이루어진 순수 PVP를 즐길 환경이 만들어진다.

▲ 빙의를 통해 원래 키우던 캐릭터는 모두 잊고 새출발하게 된다


'그림자 전장의 파밍은 마치 월급 통장 같아, 이번 판 끝나면 남는 게 없거든'
계속되는 새로운 전장, 그때마다 눈에 띄는 성장이 재미를 준다


그림자 전장에서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매번 새로운 라운드를 진행할 때마다 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파밍을 해야 한다. 무기뿐 아니라 방어구, 장신구까지 얻어야 할 장비들이 산더미다. 도움이 되는 기술도 얻어야 하고 회복약도 제한적이라 생존도 어렵다.

이러한 난조건 속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루트를 구상하고 빠르게 몬스터를 사냥해나가는지, 그리고 얼마나 운이 따라주는지에 따라 생존자 간에 큰 차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남들보다 앞서나가기 위해 쉴 새 없는 파밍을 하고 적과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을 때의 희열감은 남다르다.

물론 그림자 전장은 해당 라운드가 종료되면 그동안 쌓아왔던 것이 사라지는 만큼 성취감이 부족할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파밍이 잘 된 라운드를 그르쳤을 때 느끼는 허탈함이 클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또 배틀 로얄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더라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번에는 꼭!'을 외치며 새로운 전장에 몸을 던지게 된다.

▲ 까보기 전까진 아무것도 모른다


▲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NPC를 매우 치면서 재미를 느끼게된다


'다캐릭 증후군'에 빠진 자가 세상을 구한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전투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


그림자 전장에서 파밍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장비 차이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파밍을 통해 파괴적인 기술을 손에 넣으면 전투를 쉽게 끝낼 수 있다. 하지만, 전투가 단순히 파밍 싸움으로 판가름 나는 것은 아니다.

전투는 각 클래스 별 이해도에 따라 갈리기도 한다. 그림자 전장을 할 때 마다 원하는 클래스로 진행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앞서 말했듯 다른 플레이어가 먼저 파밍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불안감에 원치 않는 클래스를 할 가능성도 충분하므로 모든 캐릭터를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좋은 기술을 획득했더라도 해당 기술에 대해 잘 몰라,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모른다면 가지고 있어봐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그림자 전장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접해본 사람들이라면, 장비가 열세라고 하더라도 전투에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 여러 클래스를 해봤을수록 초반에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


나름의 전략과 전술이 존재하는 곳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메타와 '다윗과 골리앗 뒤통수치기' 메타


파밍이나 전투에 있어서 나름대로의 전략을 짜볼 수도 있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남들이 잘 이용하지 않은 파밍 루트를 찾거나, 적이 전투하고 있는 틈에 후방을 노리는 정도다. 물론, 이외에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발견되고 만들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림자 전장은 칼페온 북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북부 밀농장 부근에 지하 동굴이 있다. 이 동굴은 깊고 넓은 편이라 초행길이라면 길을 잃기도 쉽다. 또, NPC를 만날 기회도 적어 빠른 파밍을 하기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템 상자가 존재하므로 남들의 눈을 피해 파밍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여기에 누군가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스릴도 함께 존재한다. 물론, 아이템 창고에 숨어든 다른 플레이어와 마주칠 경우 머쓱한 상황이 되고 만다. 이 경우에는 무사히 빠져나가긴 어려우므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기도 해야 한다.

게임 후반에는 강력한 우두머리 몬스터도 등장한다. 몇몇 플레이어들은 우두머리를 상대하는데 모든 정신을 쏟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그동안 다른 곳에서 안전하게 파밍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후방을 급습해 기회로 삼을 것인지 택할 수도 있다.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의 뒤통수를 노리는 전략이다.

▲ 동굴에서 펼쳐지는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대결


▲ 우두머리 사냥 중에 뒤통수를 치는 전략, 비겁하지만 효과적이다


한 판에 16분으로 비교적 빠른 호흡, 실제 게임은 그보다 짧아지기도
어차피 오래 살아남지 못할 테니


게임은 대체로 16분 정도 안에 마무리되며 속도감도 높다. 배틀 로얄 장르의 게임에서는 장비를 어느 정도 파밍하고 일정 스펙이 되었을 때 요행을 바라며 숨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보통 이를 '존버'라고 하는데, 존버는 성공을 함의하는 '떡상'과 실패를 함의하는 '떡락' 두 가지로 이어진다. 그림자 전장에서 존버는 떡락과 동의어다. 쉴새 없이 파밍하는 게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없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쉴 새 없이 파밍하는 와중에도 검은 안개에 의해서 전장은 지속적으로 좁아지며, 결국 플레이어들은 협소한 공간에 몰리면서 살아남기 위한 전투가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회복 기술은 물론, 회복약도 얻기 쉽지 않으므로 전투가 벌어질 경우 빠르게 결판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그림자 전장은 다른 콘텐츠와는 달리 특유의 속도감과 스릴을 보여준다.

▲ 극도로 좁아진 전장, 속도감과 스릴이 한층 더 높아진다


▲ 총 진행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편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PVP 콘텐츠, 그림자 전장
콘텐츠로서 재미는 충분하지만 보상은 아직 미정이다


그림자 전장은 최근 쏟아진 배틀 로얄 장르의 게임을 모티브로 한 만큼 식상한 점도 있지만 친숙한 점도 분명 존재한다. 검은사막의 플레이어들 중 이러한 장르의 게임을 잘 모르는 플레이어라면, 기존의 검은사막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드인 만큼 신선하기도 할 것이다.

참고로 그림자 전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미정이다. 플레이어들이 충분히 만족할만한 보상이 추가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존의 검은사막이 보여주고 있는 PVP 개념에서 완전히 탈피한 만큼, 자신의 캐릭터 이해도 및 게이밍 센스, 실력으로 평가받고 싶은 플레이어에게는 가슴 뛰는 PVP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