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피넛' 한왕호, '스피릿' 이다윤, '드레드' 이진혁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잔뼈가 굵은 베테랑, 촉망되는 신인. 이런 칭찬들은 언제나 묵직한 무게감을 선사한다. 저런 평가를 누군가 해준다면 그런 평가를 받는 사람은 이를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소 들었던 칭찬의 말들 그 이상의 비판을 감내하게 된다.

24일 종각 LoL 파크에서 열리는 2019 스무살우리 LCK 스프링 스플릿 7일 차 2경기에 나서는 젠지 e스포츠의 '피넛' 한왕호, 그리고 아프리카 프릭스의 '스피릿' 이다윤, '드레드' 이진혁도 그렇다. '피넛'과 '스피릿'은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다시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드레드'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받았던 좋은 평가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선보여야 한다.

일단, 두 팀 모두 2연패를 기록하며 스플릿 초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기대받았던 팀들이라 팬들의 충격이 더 크다. 최근 정글러들의 움직임과 동선에 따라 경기 승패가 갈리는 양상이 잦아 '피넛'이나 '스피릿' 그리고 '드레드'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지금 그 세 명의 정글러는 아직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다수의 LCK 우승 타이틀과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피넛'이 요즘 심상치 않다. 데뷔 초기에 보여줬던 야수같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지금 '피넛'은 '솔직한 정글러'다. 팀이 유리하면 캐리력을 갖추고 날뛰지만 팀이 반반 구도를 보이거나 불리하면 존재감을 아예 상실한다. '피넛'의 초중반 활약만 봐도 젠지 e스포츠가 유리한 지 불리한 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요즘에는 정글링에 치중하는 모습 때문에 상대 정글러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비교당하는 일도 잦아졌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스피릿'은 '드레드'와의 주전 경쟁에서 일단 밀린 모양새다. 지난 KeSPA컵부터 '드레드'가 더 자주 출전하고 있다. '스피릿'은 과거 세계를 주름잡던 정글러였고 2018 LCK 섬머 스플릿까지도 잘할 땐 그 누구보다 잘해주는 정글러였다. 얼른 자주 출전 기회를 잡아 그때 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너무 조용한 감이 있다.

또 한 명의 아프리카 프릭스 정글러인 '드레드'는 근래 몇달 동안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신예 정글러 중 한 명이다. 팬들 보다는 관계자들 사이에서 더 칭찬 받았다. 하지만 막상 LCK가 개막하자 '촉망받는 정글러'로 떠오른 건 담원 게이밍의 '캐니언' 김건부와 샌드박스 게이밍의 '온플릭' 김장겸이었다. '드레드'는 별다른 강점을 보여주지 못한 채 무난한 정글러가 되고 말았다.

이들 모두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하고 싶을 터라 이번 대결이 좋은 기회다. '피넛'과 '스피릿' 그리고 '드레드' 모두 별다른 활약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상대하기 편하다고 느낄 것이 분명하다. 세 명의 정글러 모두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 이런 기회를 쉽게 놓칠 리 없다. 이번에도 뭔가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금 듣고 있는 비판을 꽤 오랫동안 더 듣게 될 지도 모른다.


2019 스무살우리 LCK 스프링 스플릿 7일 차 일정

1경기 SKT T1 vs 샌드박스 게이밍 - 오후 5시(종각 LoL 파크)
2경기 아프리카 프릭스 vs 젠지 e스포츠 - 오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