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개발사 스케인글로브의 신작 '다크 서머너즈'는 지난 12월 진행된 라인게임즈 신작 발표회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입니다.

'자동 전투'로 대변되는 편의성을 강조는 요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크 서머너즈'는 과감하게도 자동 전투를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자동 전투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그 반대가 된 셈이죠.

스케인글로브의 이슬기 대표는 라인게임즈의 신작 발표회 현장에서 "게임 자체가 가진 도전하고, 공략해 나가는, 직접 플레이할 때 느낄 수 있는 재미 자체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CBT 기간을 통해 접해본 다크 서머너즈는 이슬기 대표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증명해 주고 있었고요.

'다크 서머너즈'는 어떤 게임?
전장에 직접 관여하는 실시간 전략 RPG


기본적인 설명을 하자면, '다크 서머너즈'는 세로 화면으로 즐기는 게임이며, 전략이 가미된 실시간 전투를 주된 특징으로 꼽습니다. 전투의 목표는 주로 세로 스크롤로 배치된 전장에 존재하는 적을 모두 물리치는 것이고, 플레이어는 터치를 통해 영웅 캐릭터에게 간단한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스토리도 아주 간단합니다. 인간계에 내린 저주를 풀기 위해 나서는 주인공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이들은 특이하게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뱀의 화신'과 영혼의 계약을 맺습니다. 그리고 계약을 통해 하수인을 소환하는 능력을 얻게 됐죠.

게임의 이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 '소환'은 이 게임을 이루는 가장 큰 축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보유한 마나 안에서 가장 효과적인 하수인을 소환해 전투를 이어나가게 되고, 때로는 소환 대신 스킬 카드를 사용해 전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다크 서머너즈' 속 전투의 대부분은 영웅이 소환한 하수인들에 의해서 치러집니다. 쉽게 예를 들면 '클래시 로얄'을 떠올릴 수 있죠. 마나 한도 내에서 소환한 하수인들은 자동으로 근처의 적을 공격하고, 적을 모두 처치하면 그 판을 이기게 됩니다. 소환된 하수인들에게는 직접 명령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상황과 거리에 따라 몬스터를 소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여느 전략 게임처럼 소환한 몬스터들이 싸움을 끝내기만을 보고 있는 게임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바로 '영웅' 캐릭터의 존재가 플레이어를 하여금 전장에 직접 관여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번 CBT 기간에는 궁수 캐릭터인 '레이첼'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바로 이 레이첼이 뱀의 화신과 계약한 당사자로서, 전장에서 하수인을 소환하는 것은 물론 함께 싸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레이첼이 소환한 하수인들은 적이 가까이에 있을 경우 자동으로 전투에 돌입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레이첼이 앞서간 위치만큼 따라오게 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개별 하수인들에게는 명령을 내릴 수 없고, 영웅만을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위치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무작정 앞으로 가게 되면 영웅이 혼자 모든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죠.

▲ 소환수들의 이동속도에 맞춰 앞으로 가는 게 중요

대부분 전투가 하수인들에 의해 치러지는 만큼, 영웅 캐릭터는 좀 더 중요한 일을 맡아야 했습니다. 가령 전열 뒤에서 강력한 공격을 해 오는 궁수들을 직접 처리하는 것 말입니다. '가장 멀리 있는 적을 공격하는' 특성을 가진 하수인도 일부 존재하기는 하지만, 하수인 대부분이 자신 근처에 있는 적을 우선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공격의 우선순위를 명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 직접 조각 가능한 영웅 캐릭터가 전장에 관여를 하게 됩니다. 마나로 사용하는 스킬 카드는 영웅이 사용하는 기술로, 강력한 한 발로 위협적인 적을 먼저 처치하거나, 또는 다수의 적을 공격하는 등 플레이어가 전장에 개입할 여지를 줍니다.


로그라이크 던전부터 PvP, 레이드까지
'다크 서머너즈' CBT에서 만나본 콘텐츠들


다크 서머너즈의 CBT 기간동안 체험해 볼 수 있던 콘텐츠는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라인게임즈 신작 발표회에서 게임을 처음 발표할 당시 이슬기 대표가 이야기 했던 거의 모든 콘텐츠를 미리 체험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 스토리를 진행하는 메인 캠페인

캠페인은 '다크 서머너즈'의 가장 기본적인 콘텐츠로 게임의 주된 스토리를 따라가며 각 지역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입니다. 매 지역의 열 번째 스테이지에는 보스가 기다리고 있으며, 이들은 각자 다른 패턴의 공격을 하기 때문에 공략을 위해서는 전략을 잘 수립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여느 MORPG와 마찬가지로, 보스를 제압하고 나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때 기존 지역에는 세 개의 무작위 스테이지에서 열쇠를 얻어, 보물상자를 열게 되는 '시련'이라는 콘텐츠도 함께 개방되죠. 각 시련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스테이지별로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며, 모든 열쇠를 얻게 되면 보물상자를 통해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로그라이크 형식을 채택한 무한의 혼돈

무한의 혼돈은 캠페인을 어느 정도 진행하다 보면 개방되는 던전 형태의 콘텐츠입니다. 곳곳에서 로그라이크 성격의 규칙을 엿볼 수 있는 콘텐츠로, 매 층을 클리어할 때마다 획득한 아이템을 가지고 복귀할 것인지, 아니면 불이익을 감수하고 다음 층에 도전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죠.

무한의 혼돈이 가진 또 한가지 특징은 던전에 입장한 뒤에는 카드 덱을 수정할 수 없으며, 매 층 첫 번째 전투에서 소환한 하수인과 마나를 가지고 그 층에서 일어나는 모든 전투를 치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면 다음 전투에 도움이 되는 버프를 구매할 수 있고, 소환수를 최대한 살려가며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 점 등 또한 여러모로 로그라이크스러운 특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발판을 클리어하며 앞으로 진행하고

▲ 전투마다 버프를 얻을 수 있는 등 로그라이크 특성이 담겨있다

■ 비동기식 PvP 콘텐츠, 뱀의 전장

뱀의 전장은 상대 플레이어와 덱 싸움을 할 수 있는 비동기식 PvP 콘텐츠입니다. 여느 모바일게임의 비동기 대전 콘텐츠와 같이 방어 덱과 공격 덱을 따로 꾸려 전투를 진행하게 됩니다.

우선 방어 덱은 총 세 개의 웨이브(Wave)로 구성되어 있어 전략에 맞게 하수인을 배치해야 했습니다. 1번 웨이브 칸에 있는 하수인들은 전투 시작과 함께 소환되며, 전투 개시 50초 이후에는 두번째 웨이브가, 120초부터는 세 번째 웨이브가 시작되는 식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유념해 하수인을 배치하면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공격하는 입장에서 전투 자체는 캠페인과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상대의 웨이브에 따라 알맞은 하수인을 소환해 전투를 진행하고, 마지막에 있는 상대방 유저의 타워를 부수면 PvP에서 승리하는 형식입니다. 라인 중간에는 원거리 공격을 하는 상대방 타워가 위치하고 있어 일반 캠페인보다 체감 난이도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뱀의 전장의 아쉬운 점은 상대한 적만 살짝 바뀌었을 뿐, PvP의 느낌을 크게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콘텐츠와 큰 차이가 없어 보였죠. 마나로 하수인을 소환해 싸운다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실시간 PvP에도 잘 맞을 것 같은데, 앞으로 정식 서비스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서라도 실시간 대전 콘텐츠가 추가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세 명이서 힘을 합쳐 싸우는 레이드, 천공의 계곡

천공의 계곡은 세 명의 플레이어가 힘을 합쳐 강력한 적을 상대하는 레이드 콘텐츠로, 이번 CBT기간 중에는 3월 2일과 3월 3일 양일에 걸쳐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이번 CBT에서는 '폭염룡 인돌런스'를 상대로 하는 레이드를 접해볼 수 있었는데요, 거대한 보스 한마리와 싸우는 만큼 각자 자리를 잘 잡아가며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인돌런스는 다양한 범위 공격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공격을 준비하는 동안 특정 부위를 공략할 경우 패턴을 무력화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세 명의 플레이어는 각자 어떤 하수인을 소환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적의 패턴을 빠르게 끊기 위해서는 특정 부위를 조준할 수 있는 스킬 카드 또한 필요했습니다. 협동을 통해 거대 보스를 공략하는 재미를 보여주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적인 느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범위 공격을 피해 각자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

"자동전투요? 전혀 없습니다"
그만큼 유저들의 피로도를 덜어주는 것이 관건

▲ 확실히 자동전투가 효과적일 게임은 아니다, 그러나 피로감은 느껴지는 편이었다

처음에 잠깐 언급했듯, '다크 서머너즈' CBT에서는 자동 전투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요 근래 출시되는 다른 모바일게임과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죠. 요즘은 액션이나 전략성을 강조하는 게임들이라 해도 편의성을 위해 간단한 수준의 자동 전투 시스템은 넣어두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것은 자동전투가 어울리는 전투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하수인이 변변치 않은 초반 스테이지부터 적들이 잘 죽지 않고, 또 마나가 남을 때마다 하수인들을 마구잡이로 소환한다고 해서 쉽게 게임을 진행하지 못했으니까요. 높은 스테이지로 갈수록 더 강한 몬스터들이 등장하니 자동전투로는 많은 한계가 느껴질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모든 전투를 수동으로 진행해야한다는 점은 피로도 증가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 판을 플레이해야 하는 시간도 평균 모바일게임 이상인 데다, 전투의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는 배속 버튼도 존재하지 않아 피로도는 더 크게 느껴졌죠. 물론 전투를 이기기 위해서는 등장하는 몬스터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같은 방식의 전투를 계속 반복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자동 전투가 없는 만큼 유저들이 느끼는 부담을 덜어줄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예컨대, 성장을 위한 재료를 모으는 데 같은 던전을 계속 돌아야 한다면 많은 유저들이 피로감을 호소할 여기가 충분하다는 것이죠. 정식 서비스에서는 직접 즐기는 손맛과 피로도 모두를 잡은 시스템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전투의 재미는 입증했다
정식 서비스에서는 보다 높아진 완성도를 보여주길

▲ 전체적으로 투박한 UI는 정식 서비스에서 개선을 기대해 보자

이번 CBT를 통해 접해본 '다크 서머너즈'의 기본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의외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비어있는 전장에서 마나를 사용해 하수인을 소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웅 캐릭터를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투에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 있었죠. 또한, 스킬 카드를 주로 사용한다면 보다 전장에 직접 개입하기 수월했고요.

스테이지별 난이도 또한 클리어했을 때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한 어려운 느낌이었습니다. 열 번째 스테이지에서 만나는 보스들 또한 개성있는 공격 방식을 가지고 있어 공략 방법을 고민해야 했고요. 물론, 후반에 이를수록 급격한 난이도 상승을 보이는 문제 등은 차차 서비스를 통해 밸런스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 마치 '발더스 게이트'가 연상되는 영웅 캐릭터 초상화 부분

이처럼 게임의 기본 토대는 확실한 재미를 가지고 있었던 반면, 그 외적인 부분은 다소 미흡했습니다. 특히 UI 디자인의 경우 전체적으로 게임의 완성도가 낮아 보이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했죠. 한가지 예를 들자면 주요 화면 왼쪽 아래 나타나는 영웅 캐릭터의 초상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시스템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옆에 있던 기자는 "발더스 게이트를 연상시킨다"고 하더라고요.

또 게임에서 가장 내세우는 캐릭터인 '레이첼'의 전면 흉상으로 게임을 시작한 것과는 반대로, 메인 캠페인의 스토리들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CBT인 만큼 매 에피소드마다 스토리텔링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또한 정식 서비스에서는 좀 더 발전한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전투의 재미만큼, 만듦새 또한 훌륭한 작품으로 탄생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