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9] 왜 베넷 포디는 자신의 이름을 제목에 넣을까?
원동현 기자 (desk@inven.co.kr)
금일(18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는 세계 최대의 게임 컨퍼런스 GDC가 개최되었다. 약 750개가량의 강연이 준비된 가운데, 오늘 오전에는 항아리 게임 개발자로 유명한 베넷 포디(Bennett Foddy), ‘리얼리 배드 체스’ 등으로 게임의 상식을 깨부순 인디 개발자 자크 게이지(Zach Gage)가 ‘당신의 게임에 당신의 이름을 넣어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베넷 포디는 청중들에게 역사적으로 많은 예술가들이 필명, 별명 등을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이름은 정체성을 규정하는 수단이기에 이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알릴 수 있다며 자신 역시 '베넷 포디가 실명이 맞냐'는 질문을 수차례 받아왔다고 밝혔다.
상당히 많은 개발자 및 개발팀이 누구를 게임 내 크레딧에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자크 게이지는 이에 대해 ‘어떻게 자기 자신을 크레딧에 올릴지’, ‘그리고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크레딧에 올릴지’를 구분해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넷 포디는 최근 3인팀으로 에이프 아웃(Ape Out)이라는 인디 게임을 개발해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도 게임 초기에 크레딧이 큼지막하게 등장한다.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크레딧이 없다는 것과 같다. 즉 참여하지 않은 것과 다름 없다. 크레딧이 마냥 숨어야할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완전한 익명성 역시 하나의 정체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래 게임의 기본은 익명성이다. 제작자는 배후에 숨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지금까지 작용했다. 과거 몇몇 게임들은 플레이어가 비밀의 방에 들어가야만 크레딧이 노출됐고, 세가는 자사의 인기 게임인 소닉에서 플레이어가 히든 커맨드를 소화해야만 제작자 크레딧을 볼 수 있게끔 만들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크레딧은 게임의 정체성으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제작자 개인이 하나의 상품이 되어 게임 타이틀의 일부가 된 것이다. 메탈 기어 솔리드를 제작한 코지마 히데오가 이러했고, 펍지의 브랜든 그린이 그러했다.
인디 게임 개발자인 자크 게이지는 자신의 이름을 게임 내에 넣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를 예술가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손수 만든 모든 게임은 자신의 이념이 그대로 담긴 작품인 만큼 자신의 이름을 노출하는 것이 맞다고 여겼다. 아울러 이러한 방식을 택했을 때, 작품의 라인업이 개발자와 동일시 되는 효과가 생기며 이에 따라 개발자 역시 자연스레 유명해지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그는 미디어나 제3자를 통해 자신의 게임을 소개하기 싫었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자신이 진짜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어떤 사람인지를 손수 증명하고 싶어 이름을 적은 게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공평함이라는 기본 전제를 저버린 ‘리얼리 배드 체스’를 선보인 이후 자크 게이지라는 이름은 급속히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디 게임 개발자이자 게임 실험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베넷 포디는 어째서 자신의 이름을 게임에 붙여넣었을까? 캐릭터의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달리기 게임 qwop, 성취 전의 실패 과정을 크게 강조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게팅 오버 잇(Getting Over it)’ 등 베넷 포디는 그 누구보다도 실험적인 게임을 제작해왔다.
그래서일까. 베넷 포디는 참 많은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메세지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가 선보인 메일에 따르면, 일부 유저는 자신과 채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믿지 못하거나 감격하는 리액션을 보이기도 하는 반면, 일부는 스스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팬들의 리액션이 자신이 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저를 사람으로서 대하고, 유저 역시 자신을 사람으로서 대하는 관계를 그는 꿈꿔왔다. 유저도 그리고 자신도 게임이란 작품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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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현 기자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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