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e스포츠 프로씬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 LCK는 꿈의 리그다. LCK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바쳐가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CK 입성의 마지막 관문인 승격강등전을 앞둔 ES 샤크스 루치오 박 감독도 그중 한 사람이다.

8살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난 그는 호주에서 프로게이머와 코치 활동을 하며 e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비록, 외국에서 오래 활동한 탓에 한국어가 조금 서툴지만, e스포츠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보다 뜨거워 보였다.

승강전은 위에서 내려온 이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무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래서 위로 올라온 이들에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소중한 기회다. 루치오 박 감독은 이번 승강전을 인생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승강전을 앞두고 루치오 박 감독과 직접 만나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Q.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한다.

ES 샤크스 팀 감독을 맡고 있는 루치오 박이다. 2016년부터 호주 OPL의 레가시 e스포츠 LoL 팀에서 2년 반 동안 감독으로 활동했다. 이후 작년 12월 ES 샤크스 팀 감독으로 합류하게 됐다.


Q. e스포츠에 처음 입문한 계기가 궁금하다.

나도 프로게이머로 e스포츠에 입문했다. 다이어울프 팀의 정글러로 활동했는데, 당시 대학을 다니고 있어서 한 시즌만 하고 은퇴했다. 바쁘기도 했고, 나이도 많았기 때문에 선수 생활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이후 2015년 6월 용산 e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해서 한국 e스포츠 문화를 접하면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 뒤로 계속 e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Q. 선수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게 됐는데, 고충은 없었나?

나는 선수로 활동하는 것보다 지도자 활동에 더 많은 흥미를 느꼈다. 과거에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친 경험도 있어서 가르치는 것에 자신이 있었다. 호주에서 LoL e스포츠 관련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커뮤니티를 통해 선수들끼리 모두 알고 친하게 지냈다. 그래서 레가시 e스포츠에 팀에 들어갔을 때 코칭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호주와 문화도 다르고, 8살부터 뉴질랜드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아 고충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지금은 선수들과 말이 잘 통한다.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Q. 아직 ES 샤크스를 모르는 시청자가 많다. 감독으로서 팀의 장점을 말한다면?

선수들 모두 성격이 밝고 재밌다. 특히, 미드 '쿠잔' 선수가 성격이 가장 좋다. 바텀 '라이트' 선수는 캐리력이 매우 뛰어나다. 이번 승강전에서 멋진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탑 '지수'는 올스타전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선수고, 정글러 '캐치'는 경험이 많고 기복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서포터 '구거'도 마찬가지로 경험이 많고 잘 하는 선수다.


Q. 승강전을 앞두고 있는데, 준비 상황이 궁금하다.

많은 스크림 일정을 앞두고 있다. 아직 완벽한 팀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실수했던 부분을 중점으로 잘 연습하고 있다. 그래도 승강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스케쥴이 너무 빡빡하면 컨디션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컨디션 관리를 신경쓰며 승강전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만 완벽하다면 승강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작년부터 챌린저스 출신 팀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챌린저스 출신 팀 상승세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사실 그리핀은 챌린저스에서 '슈퍼팀'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LCK에서도 잘 할 거라고 생각했다. 담원 게이밍과 샌드박스 게이밍은 팀의 스타일과 개성이 뚜렷한 것이 강점이다. 담원 게이밍은 '너구리'와 '쇼메이커'의 뛰어난 캐리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샌드박스 게이밍은 솔직히 이정도까지 잘 할거라고 예상하진 못했다. 샌드박스 게이밍은 팀워크가 매우 좋고, '서밋', '온플릭' 선수가 매우 안정적으로 잘 한다. 매력적인 팀이다. 우리 팀도 아직 발전할 여지가 많다. 팀워크가 더 좋아진다면, 우리 팀도 그들처럼 폭발력이 나올 것이다.



Q. ES 샤크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는 누구인가?

나는 '쿠잔' 이성혁과 '캐치' 윤상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캐치'는 겉으로 볼 때 화려하지 않아도 자신이 해야 할 플레이를 완벽하게 하는 선수다. 최근 미드와 정글이 중요한 메타인데, 미드-정글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고 바텀에 영향력을 미친다면 우리 팀의 바텀의 캐리력도 폭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LCK에서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가 내려왔다. 승강전 구도를 예측한다면?

나는 kt 롤스터의 '스맵', '스코어', '비디디' 선수는 여전히 '월드클래스'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경기력이 나온다면 kt 롤스터는 굉장히 위협적인 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텀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약점을 잘 공략한다면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kt 롤스터의 잠재력은 굉장히 높지만, 지금은 내려온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10인 로스터를 잘 활용하는 팀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에어 그린윙스에 딱히 위협적인 '슈퍼 스타'가 없기 때문에 무난하게 게임이 진행된다면 우리 팀에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많기 때문에 운영 측면에서 우리가 더 유리할 것 같다. 확실히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우리 팀이 진에어 그린윙스보다 더 위라고 생각한다.


Q. 승강전에 임하는 각오를 들려달라.

첫 시즌에 챌린저스 1위로 승강전에 오게 돼서 기쁘다. 아직 끝이 아니기 때문에 LCK에 승격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꼭 승격해서 LoL 파크 무대에서 경기를 해보고 싶다. LoL 파크에 방문한 것이 오늘이 처음인데, 챌린저스 무대보다 훨씬 넓고 관중이 많아서 놀랐다. 최고의 리그 LCK에서 감독으로 활동 할 수 있도록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달라.

호주 리그서 활동하던 시절의 친구들에게 고맙다. 그리고 우리 팀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처음 한국에 와서 LCK 승격에 도전하게 된 지금 상황이 매우 신기하고 기대된다. 아직 ES 샤크스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