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헌 짝퉁이라 불리는 HUNTER BLADE猎刃를 기억하는가?



약 2개월 전 홀연히 발표된 한 게임 영상이 몬헌 게임계를 뒤흔든 사건이 벌어졌다. 몬헌 자체를 대놓고 베꼈다라고밖에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흡사한 액션 게임이다. HUNTER BLADE猎刃라는 이 게임은, 발표 후 한동안 수 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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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봐도 닮았고 저리 봐도 닮아서 한국과 일본의 몬헌 관련 게시판에서는 이 짝퉁(?)게임에 대한 놀람과 비난이 끊이지 않았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 HUNTER BLADE猎刃가 이번 차이나조이 2009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교적 대형 제작사가 아닌 탓에 제 2관의 구석에 부스를 마련해 놓고 있었기 때문에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인벤 기자 3인의 게임을 찾아 헤매는 독수리의 눈을 피할 수 없었다.


※ 행사장이 넓고 사람이 많아서 흔들린 관계로 스크린샷 화질이 좋지 않음을 양해 바랍니다.



기본 시스템

몬헌에서 검사용 무기는 예리도가 있다. 이 예리도 시스템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으며, 체력과 스테미너 게이지 및 지도의 표시 역시 같은 위치에 있다. 그렇지만 수렵액션인 몬헌과는 달리, HUNTER BLADE猎刃은 액션 MMORPG이다.





헌터 랭크 대신 레벨이 있으며,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같은 무기를 쥐더라도 캐릭터의 공격력이 상승한다. 또한 수렵이 아니라 액션 RPG라는 이름답게 화면에 몬스터의 체력이 표시된다. 전투불능이 되었을 때는 쓰러진 그 자리에서 바로 부활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 자체는 몬헌과 똑같이 채집과 사냥이 주가 되며 보스급 몬스터에게 승리하면 전투가 완료된다. 몬헌에서는 확률에 따라 하나의 퀘스트 완료시에 얻을 수 있는 퀘스트 보상의 숫자가 달라지지만, HUNTER BLADE猎刃에서는 최대 6개까지의 보상을 받으며 퀘스트 완료시 수행 등급이 표시된다.




[ 퀘스트 완료 보고 화면 ]



HUNTER BLADE猎刃의 대부분의 퀘스트가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완료가 되며, 보스 몬스터를 격파한 순간 바로 보상 화면이 뜬다. 즉 보스 몬스터의 갈무리 없이 퀘스트 보상으로만 재료를 받는 것이다. 퀘스트 보상의 숫자가 적은 대신 마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각종 무기나 방어구에 들어가는 재료가 적으며, 재료가 없어도 생산 목록이 표시된다.



폿케 마을에 봄이 왔다? 마을 인터페이스

HUNTER BLADE猎刃에서는 마을에서 퀘스트를 받아서 전투를 시작하는 것은 몬헌과 동일하지만, 출발 지점으로 갈 필요 없이 퀘스를 수락하는 순간 바로 사냥터로 날아가는 편리성을 제공한다.



마을에서는 몬헌 2nd의 무대가 되는 폿케 마을을 연상케 하며, 마치 폿케 마을의 높낮이를 뒤바꾼 다음 눈 내리는 설정 대신 일반 판타지 MMORPG에서의 마을과 같이 표현된다. 마을 내에는 각종 상인과 퀘스트를 부여하는 NPC가 배치되어 있다.


  • 무기&방어구 상점

    무기&방어구 상점에서는 몬헌과 마찬가지로 재료를 들여서 장비를 제작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MMORPG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비 제련 시스템이 추가되어 있다. 즉 무기의 이름 뒤에 +1,+2,+3…등과 같이 숫자가 붙으면 같은 무기라도 공격력이 상승한다.


    몬헌에서는 재료만 있으면 헌터 랭크와는 상관 없이 장비를 제작할 수 있었지만, HUNTER BLADE猎刃는 장비 제작에도 레벨 제한이 붙는다.


  • 퀘스트 시스템

    HUNTER BLADE猎刃의 퀘스트는 NPC에게 말을 걸어서 수주를 받는다. 그렇지만 마을의 NPC에게는 어디서 많이 본 친숙한 그것이 등장한다. 머리 위의 느낌표. 또한 몬스터 사냥 퀘스트의 경우 캐릭터 레벨에 따라서 잡을 수 있는 몬스터가 달라지는데, 이는 몬헌의 헌터 랭크 제한과 비슷하다.




    [ 퀘스트 NPC는 머리 위에 느낌표가 뜬다 ]



    전투는? 똑같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행사장에 전시된 게임이 완성된 버전이 아니라서 모든 무기를 플레이해볼 수는 없었지만, 한손검/쌍검/대검/태도는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었다. 몬헌의 각 무기별 기본 전투 모션과 완전히 동일하다.



    대검의 3차지 공격, 쌍검의 난무, 한손검의 방패회전, 태도의 횡베기와 같은 대표적인 공격모션 외에도 모든 공격모션이 똑같다. 하지만 공격시의 히트스톱과 같이 베는 맛이 조금은 가벼워서 타격감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전투 연출은 조금은 다르다. 몬헌에서는 파괴된 부위가 바로 눈에 확 들어올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지만, HUNTER BLADE猎刃에서는 단순히 몬스터의 파괴된 부위에 상처가 나서 피가 묻어 있는 것 정도로 표시된다. 행사장에서 잡아 본 몬스터 중 푸르푸르의 뼈대를 이용했다고 생각되는 대형 도마뱀(?) 몬스터는 머리를 공격하여 부위파괴가 되면 머리가 시뻘겋게 피범벅으로 표시됐다.



    몬스터의 패턴도 똑같다

    인벤팀이 잡아본 몬스터는 총 4종류로, 멧돼지(=도스팡고) / 전기도마뱀(=푸르푸르) / 목도리도마뱀(=티가렉스), 대형 게(=쇼군기자미)이다. 각 몬스터의 특징과 공격 패턴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멧돼지

    생김새 및 공격 패턴은 도스팡고와 완전히 똑같다. 몬헌에서는 타격계 무기에 뒤집어지며 발버둥치는 연출이 있지만, HUNTER BLADE猎刃에서는 일반 무기로도 일정 이상의 대미지를 주면 뒤집어져서 발버둥친다.





  • 전기도마뱀

    푸르푸르는 몸에서 전기 스파크가 일어나는 것으로 방전을 알 수 있지만, 전기도마뱀은 그저 몸 주위가 푸르게 빛나는 연출로 표시되며 푸르푸르에 비해 공격 판정 범위가 짧다. 그렇지만 PSP판 몬헌의 푸르푸르의 패턴인 방전 점프 덮치기를 시전하는 것을 확인했다.





  • 목도리도마뱀

    티가렉스처럼 툭하면 포효를 쓰는 것은 아니지만, 트레이드마크인 3단 드리프트를 자주 사용한다. 또한 티가렉스보다는 살이 없어서 양 앞다리 사이로 굴러서 피하기가 쉬웠다.





  • 대형 게

    지난 영사에서 다이묘자자미 비슷한 게가 나왔는데 행사장에서는 쇼군기자미 비슷한 게가 나왔다. 쇼군기자미와 역시 공격 패턴이 똑같다. 낫 휘두르기라던가 분노 상태가 되면 입에서 거품이 나온다던가, 땅 속에 숨었다 튀어나온다던가 하는 등 푸른 색깔에 행동 패턴이 같다. 유일하게 다른 점은 등의 껍데기로, 화석 중에서 암모나이트와 닮은 껍데기를 등에 달고 다닌다.





    전투 인터페이스와 조작은 의외로 좋다

    몬헌의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조작이다. 조이패드 기반으로 제작된 콘솔판 몬헌을 PC용으로 제작한 탓에 조이패드가 없는 많은 초보 헌터들이 게임을 초반에 접는 일이 종종 발생할 정도이다.



    그마나 최근 PSP용 조작계라던가 조이패드의 보급 및 키보드에 적응된 헌터들이 늘어나면서 사냥이 좀 더 쉬워졌지만 여전히 불편한 조작은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그 문제점을 HUNTER BLADE猎刃에서 상당히 개선된 것이다.



    기본적인 캐릭터 이동은 WASD의 4개를 이용하고, 마우스로 공격과 시야 조절을 하며 스페이스바가 구르기 버튼이다.(좀 더 자세한 조작방법을 부스 진행요원에게 영어와 일어로 물어보니 어디론가 도망가버려서 때려맞추기로 조작법을 알아냈다)






    태도를 예로 들면 마우스의 2개 버튼을 이용하여 공격을 하는데, 왼쪽 버튼은 세로베기이고 오른쪽 버튼은 찌르기이며 두 개를 같이 누르면 횡베기이다. 이는 PSP판의 조작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시점 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손에 익으면 편하게 시점 조작과 전투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아이템 단축키는 몬헌과 마찬가지로 화면 아래쪽에 아이콘으로 표시되지만, MMORPG답게 일반 키보드로 각종 상태창을 불러낼 수 있다. 몬헌처럼 메뉴를 열고 필요한 명령을 선택하느라 몇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행사장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은 마법으로, 예전 동영상에서 마법 비슷한 것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행사장의 프로그램 버전에서는 마법과 같은 연출이 나오는 행동을 해볼 수 없던 점이 아쉽다.



    행사장을 뒤로 하며

    시연대의 PC 두 대를 인벤팀 3명이 한 시간 가량 붙잡고 게임을 플레이한 뒤 가장 처음 내뱉은 말은 모두 한결같았다.


    “몬헌이랑 똑같지만 조작이나 인터페이스는 편하네.”


    무기 전투 모션이나 몬스터의 골격 및 패턴은 몬헌과 동일, 아니 그냥 가져다 썼다고 해도 하나 틀릴 것 없을 정도로 똑같다. 심지어 마을 역시 PSP판의 포케마을 디자인 수정판이다.



    액션 MMORPG라는 장르답게 각종 인터페이스나 조작계통이 매우 편리하게 수정되었으며, 특히 각종 아이템 툴팁은 WoW의 그것을 차용하여 만들어졌다. 만약 몬헌이라는 기본 베이스가 된 게임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조작이나 편의성을 고려했을 때 제법 나쁘지 않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부분에서 플레이가 편하게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몬스터 헌터라는 걸출한 명작 게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벤치마킹을 넘어선 표절 수준의 게임을 제작한 것을, 그것도 세계 게임 엑스포라 불리는 차이나조이에 출품된 것을 보면서 몬헌의 팬으로서 행사장을 뒤로 하고 숙소로 되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 한 구석의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 흐린 날씨처럼 가슴도 답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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