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노스 지역에 이은 검은사막 4번째 스토리는 세렌디아에서 펼쳐진다. 현재 세렌디아 지역엔 총 3가지의 의뢰분기가 있는데, 여기서 유저는 어떤 분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스토리를 경험하게 된다.

세렌디아 지역 퀘스트에서는 칼페온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 하이델이 받는 압박과, 각종 사건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크루시오 영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시종장 조르다인에 대한 이야기, 칼페온 귀족 가문과 하이델 상단 사이의 권력 암투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세렌디아 여정-상편에서는 우선 '분기 등장 이전 공통 스토리'와 '분기1-상인조합장의 하소연'을 주제로 다룬다. 그리고 나머지 분기2와 분기3의 내용은 세렌디아 여정-하편에서 다룰 예정이다.


▶검은사막 스토리 #1 - 연대기 상편 바로가기
▶검은사막 스토리 #2 - 연대기 하편 바로가기
▶검은사막 스토리 #3 - 발레노스 지역 여정 바로가기


*본 스토리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가 나오는 곳은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세렌디아, 하이델 성
하이델에서 만난 상인조합장 보니 로렌


하이델 관문에 도착한 모험가는 클로린스가 추천해준 커클리를 만날 수 있었다. 알고보니 커클리는 머리에 사슴같이 큰 뿔이 달린 수인족이었는데, 벨리아에선 온 모험가를 보고 기분 좋게 웃으며 수인족 특유의 친절함이 묻어난 입담을 보여주었다.

벨리아 이고르 촌장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말을 꺼낸 그는 이내 하이델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모험가가 길을 잃지 않도록 잼카스라는 광부를 소개시켜주었다.

커클리의 안내를 따라 기분좋게 하이델 관문을 지난 모험가는 북부 경비캠프에서 어렵지 않게 잼카스 웜스베인을 만날 수 있었다. 잼카스는 모험가를 보고 하이델로 바로 가는 것도 좋지만 자신을 잠깐만 도와주면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잼카스가 가리킨 북부 경비캠프 뒷편에는 하이델 북부 채석장이 있었는데,본래 이 채석장은 세렌디아의 방대한 금이 나오는 곳이었으나 최근에는 채굴되는 금의 양이 대폭 줄었다. 그 이유는 임프들이 생겨나면서 그곳을 무단 점거 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잼카스는 이 임프들을 처리해주면 하이델이 초행인 모험가를 도와줄 괜찮은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 하면서, 제법 쓸만한 신발을 스윽 건넸다.


▲ 하이델 길머리(위)와 하이델 북부 채석장의 모습(아래)

사실 이미 빨간코와 기아스 같은 우두머리급까지 상대한 모험가에게 광산 임프정도야 쉬운 상대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제안을 수락한 모험가는 이내 광산을 점거한 임프들을 하나씩 몰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임프들 때문에 곧 무너질 것 같았던 채석장 동굴 보수도 도와주었다.

잼카스는 일을 순식간에 끝마친 모험가의 모습을 보고 아주 흡족해했고, 이내 호탕하게 웃으며 약속대로 하이델 성 입구를 지키는 '엔리코 만시니'라는 병사를 소개시켜 주었다. 그렇게 모험가는 하이델 북부 경비캠프를 지나 드디어 말로만 듣던 하이델 성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왜 이고르 촌장이 이곳을 추천했는지 알 것 같았다.

하이델 성은 벨리아 마을에 비하면 정말 커다란 도시였다. 하이델을 둘러싼 성곽을 따라서 물건을 잔뜩 실은 마차들이 달리고 있었고, 활기차 보이는 거리에는 각종 상인들이 주민들에게 호객 행위를 했다. 또한 성곽 위쪽에서는 철제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깔보듯이 길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하이델은 벨리아 마을과 달리 도시의 모습을 갖췄다.

모험가는 성벽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비병 엔리코 마시니를 만났다. 엔리코는 그 꼬장꼬장한 잼카스 형님의 소개를 받았냐면서 껄껄 웃더니, 하이델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으려면 '로렌 가문'의 의뢰를 수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예전같지는 않지만 로렌 가문은 여전히 하이델 상인연합의 핵심이라며 말이다. 특히 요즘 칼페온에서 온 시안 상단과의 일 때문에 조합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 그를 도와주면 돈과 명예가 보장되어 있을 것이라 했다.

모험가는 엔리코의 말대로 로렌 가문을 만나보기 위해 하이델의 '황금 두꺼비 여관'으로 향했다. 그곳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철제 갑옷을 두른 자이언트족이 서 있는 한 구석이 유독 눈에 띄었다. 말 그대로 거대한 자이언트였으니까. 그리고 그 앞 테이블에는 고민이 많다는 듯 머리를 움켜쥐고 있는 한 대머리 사내가 있었다.

모험가는 그 대머리 사내에게 말을 걸었고, 역시 그 사람은 모험가가 찾던 하이델 상인조합장, 보니 로렌이었다. 로렌은 갑자기 불쑥 찾아온 모험가에 조금 의아했지만 지금은 일손 하나라도 고마울 때였다. 그는 '린치 농장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현재 빌린 돈을 갚고 있지 않다'며, 이 일만 해결해준다면 앞으로 하이델 안에서의 거래를 허락하고 다른 일거리를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 머리를 감싸쥐고 있는 상인조합장 보니 로렌


린치 농장, 마법사의 제단
마법사의 제단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흑정령의 실체


보니 로렌의 나쁘지 않은 제안에 모험가는 린치 농장으로 가보기로 했다. 돈을 받아낸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단 상황을 보고 오는 정도라면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다. 또한 운좋게 해결이 된다면 로렌 가문의 지원에 힘입어 앞으로 하이델 생활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그렇게 모험가는 하이델 앞으로 길게 뻗어 있는 데미강변을 따라 린치 농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약간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꼈다. 넓은 농장에 사람은 없고 한 병사와 여인만이 농장 앞에 서 있던 것이다. 그 여인은 '자라 린치'라고 하는 린치농장의 주인이었다. 모험가는 그 여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는데, 그녀는 '보니 로렌'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버럭 화를 내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현재 농장에 제단 임프들이 몰려와서 쑥대밭이 되었는데 빚을 어떻게 갚느냐며 말이다. 린치 농장의 문제는 조합장 보니 로렌의 짐작보다 훨씬 컸다.

알고보니 옆에 있던 병사는 자라 린치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자라 린치는 병사에게 제단 임프를 몰아내달라고 부탁했지만 병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포기하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자라는 병사가 대체 할 줄 아는게 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도 그럴 것이 린치 농장은 세렌디아 북부의 가장 큰 농장이었고, 이 난리통 속에 그녀는 남편을 잃고 결혼 반지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충격이 컸는지 자라는 그냥 내 손으로 임프를 상대하다가 죽어버릴 것이라며 농장 안으로 뛰어들어가려고 했고, 병사는 그런 자라를 붙잡고 말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모험가는 마음이 딱해졌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임프를 몰아내보자는 생각으로 무기를 집어들었다.


▲ 현재 병사와 자라 린치만 덩그라니 서 있는 린치농장 폐허

제단 임프를 거의 30마리 정도 처치했을 즈음, 모험가는 제단 임프들이 린치 농장뿐만 아니라 주변 민가들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그 때 문득 모험가 곁에 있던 흑정령이 나타나서 '주변에 높은 탑이 있는데 그곳이 무척이나 신경 쓰인다. 그곳에 어둠의 하수인이 지나갔던 흔적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분명히 수 많은 제단 임프들이 이렇게 농장과 민가를 장악한 데에는 이 탑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았다.

모험가는 흑정령이 말한 '마법사의 제단'으로 향했다. 그 탑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부분부분이 무너진 상태였으며, 탑 외곽 부분은 나무계단으로 오를 수 있게 덧대어져 있어서 더 흉측해 보였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래에 있는 임프들도 다른 곳보다 더 강하고 포악해 보였다.

성 외곽을 두르고 있는 나무계단 가장 아래에는 알 수 없는 기운을 내뿜고 있는 원형 문자가 하나 있었다. 마치 이전에 에단을 만난 석실에서 느꼈던 기운과 비슷했다. 이것도 분명히 잃어버린 모험가의 기억과 관련 있는 것이리라. 흑정령은 탑 꼭대기에 분명히 우리가 원하는게 있을 것이라며 위로 올라가자고 했다. 모험가 또한 흑정령이 자신을 여기로 인도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 단숨에 탑을 올랐다.


▲ 마법사의 제단

탑 꼭대기에는 마치 살아있는 듯한 거대한 검은용 석상이 있었다. 그 모양이 얼마나 실제 같았는지 거의 용이 통째로 봉인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이상한 문구가 하나 적혀있었다.

"신을 소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소환된 신의 힘은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기에. 여기 이 신성한 제단에 쓰길... 경험을 통해 이치를 깨닫는 것이 그리 늦지 않기를..."

모험가는 그 글귀를 읽으며 거대한 용 석상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흑정령이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튀어나왔다. 그는 이 석상에서 아주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고 하면서, 석상 주위를 신나게 날아다녔다. 그 때,모험가는 갑자기 머리가 쪼개질 듯 아팠다. 커다란 음성이 머리에 왱왱 울리고 있었다. "흑정령의 환상, 이계의 제물, 사라진 문명, 깨어있는 자, 고대인의 의지."

흑정령은 이제 검은 용 석상이 가진 힘을 모두 흡수하고 있었다. 몸집이 이전보다 훨씬 더 커진 것 같았다. 그리고나선 모험가에게 소름끼치는 말을 건넸다.

"난 이걸 봉인한 자가 누군지 알아. 난 오래전부터 이 세계에 존재했으니까. 이젠 너와 함께 다시 강해질 테고 말이야."

"그럼 난 누구지? 왜 날 따라다니는 거야.." 모험가는 혼란스러웠다.

"크크.. 이제야 네 기억을 찾고 싶어졌어? 네가 날 만나기 전에 뭘 했는지? 정말 우리의 계약까지 잃어버린 거야? 우리의 여정이 끝날 때까지.. 그 기억은 내가 가지기로 했잖아?"

모험가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죽을 듯이 숨을 헐떡거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흑정령은 이 모습을 보고 석상의 힘이 아주 달콤하지 않았냐며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또한 이 검은 힘은 곧 모험가의 힘이라면서 그리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 탑 꼭대기에 있던 검은 용 석상

흑정령은 제단 임프들이 바로 이 탑의 힘을 노리고 모였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들의 건방진 우두머리를 하나 찾았는데, 그는 제단의 힘에 취해서 자신의 무리를 버리려고 했다가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현재는 어둠의 틈 속에 숨어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모험가는 여전히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지만 일단 흑정령의 말을 따라 '비겁한 베그'가 숨어있는 곳으로 향했다.

어둠의 틈에서 끌려나온 베그는 거대한 몸집으로 모험가만한 크기의 철퇴를 휘둘렀다. 하지만 검은용 석상의 힘까지 흡수한 모험가를 능가할 수는 없었다. 치열한 싸움 끝에, 결국 비겁한 베그 역시 기아스 같은 다른 우두머리들처럼 모험가의 손에 쓰러졌다. 흑정령은 이런 모험가의 모습을 보며 '나 덕분에 너가 많이 강해졌다'며 흡족해 했다. 이젠 자라 린치가 잃어버렸다는 결혼 반지를 찾아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자라 린치의 반지는 폐허가 된 집 한 구석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반지를 받은 자라 린치는 모험가에게 매우 고마워하며 은화 약간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하이델 상인조합에게서 빌린 은화를 지금 당장 한번에 갚을 수는 없지만 이건 조금이나마 모아논 것이니 로렌 조합장에게 일주일의 시간만 더 달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보니 로렌은 모험가에게서 린치 농장의 상황을 모두 듣고나서 참 난감하다고 했다. 그런 농장에 빚을 독촉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솜씨좋은 모험가가 이전부터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며 아쉬워했다.


▲ 어둠의 틈에서 뛰어나오는 비겁한 베그



■ 분기1 - 상인조합장의 하소연

알레한드로 농장
농장에 드리워지는 어둠의 징조


현재 하이델 상인 조합은 난처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조르다인 듀카스 시종장은 나라의 섭정이 된 후 무슨 꿍꿍이인지 계속 자금을 모으고 있었고, 이 자금 조달을 위해 상인 조합에게 억지로 국채를 쓰게 한 뒤 높은 이자를 뜯고 있었다. 또한 시종장은 칼페온의 명문 귀족인 엔카로샤 가문이 이끄는 시안 상단에게 하이델 지부 개설을 허가해 주었는데, 로렌은 이들에게서 빌린 돈을 갚기가 어렵다며 일단 이자라도 대신 전해달라고 했다.

모험가가 만난 시안 상단 지부장, 이소벨 엔카로샤는 한눈에 봐도 귀족 출신이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고풍스러운 느낌의 여자였다. 그녀는 환전소장인 아버지를 배경으로 일찍부터 시안 상단의 지부장 자리를 맡았고, 깐깐하면서도 실속을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현재는 하이델 상단이 진 담보를 회수하고 상권을 장악하기 위해 하이델에 와 있었다.

이소벨 엔카로샤는 원금 상환일에 겨우 이자만 들고 온 모험가를 보고 매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이제 보니 로렌과는 더 이상 말을 못하겠다며 원래 하이델 상인 조합의 주인이었던 보니 로렌의 친누나, 그레이스 로렌을 만나봐야겠다고 했다.

이소벨은 모험가에게 지금 당장 은방울꽃 여관으로 가서 그레이스 로렌에게 자신의 말을 똑똑히 전하라고 했다. 앞으로 원금 상환이 더 늦어진다면 그 다음은 실력 행사만이 남았다고 말이다. 힘 있는 칼페온 귀족 가문 다운 완벽한 협박이었다.


▲ 칼페온 시안 상단 지부장, 이소벨 엔카로샤

모험가는 은방울꽃 여관으로 가 야외 테라스에 있던 로렌의 누나, 그레이스 로렌을 만날 수 있었다. 모험가의 말을 전해 들은 그레이스 로렌은 이제 황금 두꺼비 여관이 시안 상단에게 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조르다인 시종장에게 편지를 하나 전해달라고 했다. 조르다인은 현재 하이델의 시종장으로, 그레이스 로렌을 조합장에서 물러나도록 권유하고 동생 보니 로렌을 세운 장본인이다.

그레이스의 편지를 읽은 조르다인은 못마땅해하며 그레이스의 편지를 벽난로에 던져버렸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하이델 영주 크루시오 도몬가트는 불안해졌다. 사실 하이델이 그동안 무리해서라도 열심히 자금을 모은 것은 칼페온을 칠 군사를 모으기 위함이었는데, 자칫 일이 커져 시안 상단의 이소벨이 눈치라도 챈다면 칼페온 전체가 이 사실을 알아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르다인은 이내 불안해 하는 영주를 안심시켰다. 군사는 메디아 지역에서 물자교환처럼 속여서 징집할 것이고, 설령 눈치챈다 해도 실질적인 물증이 없으니 괜찮을 것이라 말했다. 사실상 하이델이 칼페온에게 넘어간 상태에서, 그는 어떤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세렌디아를 되찾아야 했다.

조르다인은 그레이스의 편지를 가져온 모험가를 보고 그가 쓸만한 사람임을 알아챘다. 그리고 여기서 출세할 수 있는 기회를 줄테니 훈련장의 크루혼 교관을 만나보라고 했다. 크루혼 웜스베인은 하이델의 기술교관으로, 시종장에게 충성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모험가에게 알레한드로 농장의 일을 도와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그곳은 지금 호박귀신들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알레한드로 농장의 전경

알레한드로 농장은 하이델 북부에서 린치 농장 다음가는 큰 농장이다. 모험가는 알레한드로 농장의 주인, 아마데오 알레한드로를 만났는데, 그는 그동안 수없이 하이델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고작 뜨내기 용병 하나를 보내줬냐며 퉁명스럽게 나왔다.

근데 그렇게 나올만한 것이 모험가가 대충보아도 농장의 상태는 사람 한명으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었다. 모험가가 몇몇 호박귀신을 제거해 보았지만 수가 너무 많았고, 심지어 알렉한드로의 말에 따르면 이 호박귀신들은 밤만 되면 계속 다시 나타나서 소용이 없다고 했다.

게다가 얼마 전엔 농장에 이상한 괴물까지 출현했다. 이 일로 현재 농장에는 연금술사 알루스틴과 오로엔, 야즈, 그리고 에단이 와 있었다. 그들은 호박귀신 모양의 조그만 어둠의 하수인을 잡아 가두어 놓고 있었는데, 그 하수인은 분명히 '이 땅에 봉인된 주인님이 있으니 곧 어둠의 군주가 깨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알루스틴은 고민하더니 글리시 마을의 촌장, 프레하라우를 만나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이런 어둠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출현했던 난폭한 임프들이나 검은 돌 사건들도 모두 어둠의 군주의 재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했다.

그때, 모험가에게 깃들어 있던 흑정령이 반응했다. 그는 '어둠의 군주'라는 말을 듣고 아주 오만한 이름을 가졌다며 매우 흥미로워했다. 그리고 자신만 깨어난 줄 알았는데 또 다른 것이 있었다며, 그 존재를 추적하고 싶어했다.


▲ 알레한드로 농장에서 발견된 어둠의 하수인



글리시 마을
촌장 프레하라우와 밝혀지는 어둠의 정체


한편 알루스틴은 오로엔과 모험가에게 어둠의 군주를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자신은 에단과 함께 프레하라우 촌장을 만나러 글리시 마을로 떠났다. 그렇게 모험가는 오로엔을 따라 은방울꽃 여관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검은 두건을 쓴 의문의 감시자를 만났다.

그 의문의 남자는 어둠의 존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듯 했는데, 어둠의 군주는 '벨모른'이라는 이름을 가졌고 그가 바로 그림자 기사단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로엔에게 그녀의 힘으로만은 어둠의 군주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자 상황은 생각보다 급박하게 돌아갔다. 의문의 감시자의 말을 들은 오로엔은 만일을 대비해야겠다며 칼페온에서 어둠을 정화하고 있는 또다른 연금술사인 고르가스를 만나러 떠났다. 그리고 모험가는 야즈를 데리고 알루스틴과 에단이 있는 글리시 마을로 향하기로 했다.


▲ 오로엔과 의문의 감시자

글리시 마을은 이전에 생긴 대재해로 세렌디아 남부에 늪지가 생긴 뒤 큰 피해를 입은 마을이다. 기존에 글리시 마을이 있던 곳은 폐허가 되었고, 현재는 나가와 포건 서식지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매우 불안한 곳이었다. 글리시 마을에 도착한 모험가는 먼저 그곳을 지키고 있는 체이사르 대장을 만났다.

체이사르는 모험가에게 글리시 마을을 위협하고 있는 나가들을 조금 처치해달라고 했는데, 나가를 처치하던 모험가는 나가들의 상태가 매우 비정상적임을 느꼈다. 흑정령은 그 사이 나가들의 속내를 엿보았는데, 현재 나가는 포건들에게 서식지를 위협받고 있어서 매우 불안한 상태라고 했다.

현재 세렌디아 남부의 포건을 이끌고 있는 우두머리는 '티티움'이라는 존재였는데 그는 검은 돌의 힘을 빌려 기존에 있던 나가들을 몰아내고 살고 있었다. 흑정령은 일단 이 포건 우두머리를 제거하면 나가와 포건의 세력을 동등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모험가는 흑정령의 말을 따라 포건 습지로 향해 티티움을 어둠의 틈에서 소환해냈다. 그런데 어둠의 틈에서 끄집어낸 티티움은 생각보다 볼 품 없는 조그마한 포건이었다. 이전에 만났던 비겁한 베그에 비하면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 그렇게 모험가가 순식간에 끝내버리려고 무기를 든 순간, 갑자기 티티움의 뒤로 거대한 틈이 하나 더 생겨났다. 그러더니 거기서 모험가를 바로 깔아 뭉갤 만한 크기의 두꺼비 하나가 나왔다. 왜 나가가 포건에게 밀리고 있었는지 알게되는 순간이었다.

모험가는 그 두꺼비의 거대함에 잠시 당황했지만, 그 두꺼비도 흑정령의 힘을 가진 모험가를 이길 순 없었다. 모험가는 두꺼비가 내뿜는 물대포를 능숙하게 피한 뒤 그대로 티티움과 두꺼비를 처리해버렸다. 하지만 그 전투가 끝났다고해서 숨 돌릴 틈은 없었다. 흑정령은 에단이 나가와 싸우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며 어서 가보라고 말했다. 세렌디아 추출장 쪽이었다.


▲ 티티움 뒤로 거대한 두꺼비의 형상이 보인다.

정신없이 달려온 추출장 가운데에 낯익은 유물이 공중에 떠 있었다. 분명히 그것은 이전 고대인의 석실에서 본 유물과 흡사했다. 다만 이번에는 주사위 모양이 아닌 정 8면체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에단이 유물을 보고 난폭해진 나가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그 나가는 이미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에단은 검을 들고 그 나가를 진정시키다가 그만 자신의 목걸이를 떨어뜨렸다. 모험가가 대신 목걸이를 집어들자 신기하게도 나가가 하는 말이 사람의 말로 번역되어 들려왔다. 그 나가는 사막을 넘어온 포건족이 자신들을 몰아내고 늪지를 차지했다며, 자신은 저 고대유물의 힘을 가지고 동족을 구할 것이라 소리치고 있었다. 결국, 이 고대 유물의 힘 때문에 나가들이 더욱 미쳐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사이에 모험가 곁에 있던 흑정령의 눈이 반짝였다. 이전에 본 모습이었다. 흑정령은 순식간에 그 유물의 힘을 흡수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이를 눈치 챈 나가는 이를 막아보려 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흑정령은 이미 유물안으로 들어갔고, 순간적으로 시간이 멈췄다. '검은 돌의 과오 - 여정 - 기억의 상실 - 멸망' 고대인의 메시지가 들려왔다. 흑정령은 유물의 힘을 흡수해 더욱 더 강해졌다. 이젠 단순한 형체를 넘어서 손도 생긴 것 같았다. 끔찍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모험가도 그것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 에단과 나가의 싸움

▲ 유물의 힘을 흡수하고 더욱 강해진 흑정령의 모습

하지만 적어도 흑정령이 그 유물의 힘을 차지해버린 탓에, 나가들이 미쳐날뛰는 일은 해결되었다. 에단은 이것을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이 사건에는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포건들이 어둠의 힘을 가지고 사막에서 넘어온 것과, 그 때를 맞춰 검은 유물이 나가 주거지에 등장한 것. 마치 누군가 일부러 이 일들을 꾸민 것 같았다.

그래서 에단과 모험가는 글리시 마을을 좀 더 조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은 우선 글리시 마을에 가서 재료상인 칸나, 엘리언교 파견 사제 라이오넬 리치 등 마을 주민들에게 글리시 폐허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본 결과, 과거 글리시 마을의 촌장 '도나트'는 광기에 휩싸여 있었고, 어떤 이상한 연금술에 심취해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알게 된 모험가는 알루스틴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글리시 마을 촌장 프레하라우를 만났다. 촌장 프레하라우는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온 에단과 모험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과거 글리시 마을은 나가들과 마찬가지로 사막에서 온 포건들에게 터전을 빼앗기고 쫓겨나야 했다. 즉, 현재 지도에서 글리시 폐허라고 명명되어 있는 곳이 원래 글리시 마을이 있던 곳이고, 지금 마을의 위치는 그곳에서 옮겨온 것이다. 당시 촌장이었던 도나트는 포건들을 내쫓고 글리시 마을을 되찾고 싶어했고, 이를 위해 검은 힘을 갈구했다. 프레하라우는 이 말을 하고는 현재 체이사르 대장이 지키고 있는 마을의 지하 창고로 가보라고 했다. 그곳은 본래 글리시 폐허와 연결되어 있던 지하통로였다.


▲ 글리시의 수상한 지하 창고

알고보니 글리시 마을의 지하 창고는 하이델에서 파견된 조사관 케레미오가 이미 수사를 하고 있었다. 그곳은 과거 도나트의 금지된 실험실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커다란 책상 위 포건 한 마리가 온 몸에 흉측한 기구들을 꽂은 채로 널부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단은 조사관과 함께 그 수상한 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에단의 목걸이에서 빛이 번쩍였다. 그러더니 포건의 몸이 꿀렁거리며 그곳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나왔다. 그 검은 기운은 어떤 책 주위를 멤돌더니 이내 유유히 창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에단은 분명히 저것이 단서일 것이라는 직감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그러자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던 책에 어떤 기록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이제 글리시 폐허로 가서 도나트의 흔적을 찾아내는 일만 남았다.


▲ 조사관 케레미오

글리시 폐허로 간 모험가는 그곳에 있던 진흙괴물 몇몇을 가볍게 처치하고 시커멓게 탄 검은 자국이 있는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각종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는데, 그곳에서 비교적 보존상태가 좋은 책 한권을 발견했다. 운이 좋게도 그것은 바로 촌장 도나트의 일지였다.

과거 도나트는 프레하라우의 말처럼 검은 힘을 갈망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어떤 의문스러운 상자를 열려고 했다. 프레하라우는 이러한 도나트의 행위를 말렸으나, 제정신이 아닌 도나트는 프레하라우를 공격한 뒤 검은 기운이 담긴 상자를 열어버렸다. 하지만 도나트는 그 검은 기운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리어 삼켜져 버렸다. 도나트는 괴로움에 몸부림쳤고 상처입은 프레하라우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한 일지 마지막에는 도나트의 유언이 적혀 있었다. 도나트는 마지막에 제 정신을 차렸는지, 그곳엔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프레하라우에 대한 사과가 적혀있었다. 모험가는 글리시 마을로 돌아가 이 일지를 촌장 프레하라우에게 보여주었다.

"...프레하라우, 내가 원하던 힘이란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날 구원해줄 유일한 이가 있다면 그것은 너였으리라. 이제와 내가 어리석었다는 걸 깨닫는 바일세. 아직도 그날을, 자네를 상처 입힌 그날을 잊을 수가 없어... 하지만 이젠 자책도, 원망도 하지 않기로 했다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으니, 부디 날 용서하게."


▲ 도나트의 일지를 발견한 장소

프레하라우는 이 유언을 받고 매우 가슴이 아팠다. 그는 모험가에게 도나트를 '마을을 사랑했던 촌장'으로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비로소 알루스틴과 에단에게 어둠의 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는 벨모른이 부활하려면 한없이 순수한 영혼이 필요한데, 현재 하이델의 시종장 조르다인이 그 그릇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과거 조르다인이 한번 글리시 마을을 방문했을 때, 그가 정말 순수한 분노로 칼페온을 증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젠 상황이 더 급박해졌다. 조르다인이 어둠의 군주 벨모른이 부활할 그릇이라면, 그렇게 되기 전에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그런데 그때,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조르다인이 무슨 일인지 글리시 마을에 도착했다. 알고보니 조르다인이 모험가의 활약을 듣고 친히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조르다인은 모험가를 긴히 불러내 한가지 제안을 했다. 그는 모험가가 세렌디아의 해방을 위한 실력을 지녔다며 자신을 돕는다면 막대한 부와 힘을 누리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함께 세렌디아에서 억압받고 고통받는 자들을 구원해내자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망설이는 모험가에게 흑정령은 조르다인과 함께하라고 꼬드겼다. 하지만 흑정령의 목적은 조르다인을 돕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조르다인이 어둠의 군주가 될 그릇이라면 그가 맛있는 힘을 다 차지하기전에 바싹 붙어서 따라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모험가는 그 말에 동의했다. 자칫하면 벨모른이 될 수도 있는 조르다인은 충분히 감시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험가는 세렌디아와 칼페온의 전쟁을 돕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마침 글리시 마을에 있던 구 상인조합장 그레이스 로렌을 만나 조르다인의 야망을 이야기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그레이스 로렌은 짐작가는 것이 있었는지 모험가에게 핏빛 수도원으로 가서 그곳에 위장 잠입해 있는 안나린과 접촉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광신도와 조르다인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조사해 달라고 말했다.


▲ 광신도로 위장해 있는 안나린



핏빛 수도원, 추출장
밝혀지는 음모와 고립된 조르다인


안나린을 만난 모험가는 그녀가 입수한 광신도의 암호지령서를 건네받았다. 하지만 그 지령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좀 더 견본이 필요했다. 모험가는 안나린의 부탁에 따라 핏빛 수도원의 광신도들을 처치하고 부족한 비밀문서들을 하나씩 모아 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문서들을 안나린에게 몰래 건네주면 안나린은 즉시 문서해독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사이에 흑정령은 핏빛 수도원에서 또다시 어둠에 물든 강력한 존재를 포착했다. 바로 광신도들이 떠받들고 있는 '머스칸'이었다. 흑정령은 자신과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는 머스칸을 제거하길 원했다. 모험가 역시 어둠의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위험한 것을 알기에 그를 처치하기로 마음먹었다.

모험가와 흑정령은 머스칸이 있는 장소로 가서 어둠의 틈을 통해 그를 끄집어 냈다. 머스칸은 철로 된 갑옷과 무쇠주먹을 가진 우두머리로, 강력한 주먹기술이 특기였다. 하지만 그도 수많은 전투를 치뤄온 모험가와 흑정령을 당해낼 순 없었다. 결국 머스칸 역시 모험가의 손에 힘없이 쓰러졌다.


▲ 어둠의 틈에서 나오는 광기의 머스칸

모험가는 머스칸을 해치우고 다시 안나린에게 돌아갔다. 안나린은 그동안 사막 포건이 이동한 것, 크자카의 문양, 조르다인의 서명을 모두 비밀문서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머스칸은 포건 티티움이 어둠의 힘을 취하고 세렌디아로 진출 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 광신도들은 이를 통해 제물을 수급하고 악신 크자카를 부활시킬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모두 알면서 조율했던 사람은 놀랍게도 하이델의 시종장 조르다인 듀카스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그 대가로 머스칸이 그림자 기사단의 검을 조르다인에게 선물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결국 조르다인은 칼페온에 대한 복수에 눈이 멀어 이러한 일을 벌인 것이다. 그는 무리하게 전쟁을 준비하며 과한 조세를 매겼고, 그러다보니 국민들의 여론은 점점 나빠졌다. 하지만 조르다인은 그런 상황에서 하이델 내부를 똘똘 뭉치게 만들고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돌리기 위해 어둠의 힘에 손을 대가면서까지 외부의 혼란을 야기했던 것이다.

모험가는 글리시 마을로 돌아가 이 모든 사실을 그레이스 로렌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레이스 로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조르다인이 정치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추출장에 있는 도슨과 뒷거래를 해왔을 것이라며 조사를 요구했다. 그리고 근처 서북부 관문에 파견된 로마노가 자신의 사람이니 만나보라고 했다.


▲ 세렌디아 추출장. 여기서 캐낸 흑결정은 칼페온으로 들어간다.

서북부 관문에 있는 세렌디아 추출장은 현재 칼페온에서 온 도슨이 관리하고 있었다. 모험가는 로마노의 조언에 따라서 시종장이 보낸 사람인 척하고, 도슨에게 흑결정에 대해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러자 도슨은 갑자기 화를 내며 할당량을 메우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며 작작 재촉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칼페온 의회에서 조르다인이 흑결정을 빼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못 챘을 것 같냐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조르다인에게 전하라 했다.

조르다인이 도슨과 은밀한 접촉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 모험가는 그레이스 로렌에게 돌아가 이 사실을 전했다. 그레이스 로렌은 이 사실을 알고 크게 기뻐하며 조르다인을 시종장의 자리에서 끌어내릴 편지를 도슨에게 보냈다. 그리고 도슨은 그레이스의 계책대로 크루시오 영주에게 청원서를 보냈다. 이젠 폭정을 일삼던 조르다인을 권좌에서 끌어내릴 일만 남았다.


▲ 세렌디아 추출장을 관리하고 있는 칼페온 파견관 도슨

청원서를 받은 크루시오 영주는 긴히 조르다인을 불렀다. 그리고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지금 추출장의 도슨이 조르다인의 방문을 원하고 있다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조르다인은 무언가 낌새를 알아차리곤 꼬리를 자르려 했다. 조르다인은 도슨을 이 혼란의 원흉으로 만들기 위해 그림자 기사단의 검을 가져와 이 검이 추출장에 있는 도슨의 숙소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도슨이 그림자 기사단과 계약을 맺은 것 같다며 자신이 추출장으로 가 도슨의 속셈을 알아내겠다고 했다. 그렇게 조르다인은 추출장으로 떠났고, 하이델 영주 크루시오는 그 뒷모습을 보며 크게 낙심했다. 오직 하이델만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 같던 조르다인이 그림자 기사단과 계약을 하고 어둠의 힘을 취했으며, 이 혼란을 만들었다니. 그는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지 상심이 컸다.

그리고 영주는 모험가에게 조르다인을 따라가보라고 했다. 혹시나 칼페온에서 온 도슨에게 무언가 안좋은 일이 생기면 강대국 칼페온과의 마찰은 불가피했기 때문이었다.


▲ 조르다인을 떠보는 크루시오 영주

추출장에 도착한 조르다인은 바로 도슨을 만나러 갔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도슨은 능청스럽게 조르다인이 차고 있는 검을 보고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르다인은 자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냐며 도슨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했다. 하지만 그런 조르다인에게 도슨은 양피지 하나를 내밀었다. 그것은 영주 크루시오 도몬가트의 친필서명이었다. 그리고 그 양피지 안에는 조르다인이 칼페온에 적대행위를 했으니 그의 신원을 칼페온에게 넘긴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글을 읽은 조르다인은 당황스러웠고, 도슨은 의기양양해하면서 이내 병사들에게 조르다인을 붙잡으라고 명령했다. 조르다인은 그제서야 영주가 자신을 버린 것을 알고 어이없다는 듯이 웃더니 그림자 기사단의 검을 빼들었다. 그는 칼페온에 대한 복수를 이렇게 끝낼 수 없었다.

도슨의 병사들이 조르다인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 때 그림자 기사단의 검이 가진 검은 힘이 발휘되었다. 조르다인이 휘두른 검에서 검은 기운이 나오더니 병사 4명과 도슨을 휘감아 단숨에 쓰러뜨렸다. 그리고 조르다인은 검의 목소리를 듣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 궁지에 몰린 조르다인



감시탑, 지하동굴
어둠의 군주 벨모른의 부활


시간이 지나고 쓰러졌던 도슨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조르다인을 놓친 것이 분했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그 때 모험가에게 흑정령이 다시 나타났다. 흑정령은 이 일을 영주에게 보고하지말고 바로 조르다인을 뒤쫓자고 말했다. 그리고 조르다인은 분명히 감시탑쪽으로 갔을 것이라며 우리도 그곳으로 가자고 했다. 흑정령의 말에 따르면 흑정령이 모험가를 기다린 것만큼 감시탑에 있는 존재들도 오래전부터 어두운 무언가를 원해왔다고 한다.

한편 검의 말을 따라 감시탑으로 향한 조르다인은 그곳에서 한 그림자 기사를 만났다. 그림자 기사는 조르다인의 영혼이 이미 분노와 절망으로 가득찼다며 어둠의 군주 벨모른처럼 살육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르다인은 그 사실을 애써 부정했으나, 그림자 기사가 한 다음 말에 결국은 굴복했다. 걸인이 되느냐, 왕이 되느냐.

조르다인은 자신의 운명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그는 왕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모든 것을 앗아간 칼페온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 그림자 기사와 조르다인의 만남

흑정령을 따라 감시탑에 도착한 모험가는 그곳의 지하동굴로 향했다. 감시탑 지하동굴은 그림자 기사단의 미궁이 있는 곳이었고, 모험가는 그곳을 지키던 기사 몇 명을 해치우고 미궁 가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기괴한 형태의 석관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안에는 핏물이 가득 고여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그곳엔 싸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이미 한 발 늦어버린 것이다.

그 때 흑정령은 석관이 놓여있는 방 위쪽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고대인의 석실에서 본 에단의 동료였다. 모험가는 이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 사람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바로 미궁을 빠져나와 위쪽의 숨겨진 입구로 향했다.

몰래 석관을 지켜보던 에단의 친구이자 고대어 분석가인 라피 베드마운틴은 괴롭게 흐느끼며 자신이 본 모든 것을 털어놨다. 조르다인은 의식을 잃은 상태로 그림자 기사단에게 둘러싸여 끌려왔고, 그 사이에서 에단은 그림자 기사단으로 변장한 채 숨어 있었다. 그림자 기사들은 의식을 시작하며 혼성의 잔에 조르다인의 영혼을 담아 벨모른을 불러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변장해 있던 에단이 달려들어 그 잔을 빼앗았고, 갑자기 발생한 싸움으로 그 잔은 깨져버리고 말았다.


▲ 벨모른이 누워있던 피로 물든 제단

하지만 조르다인의 영혼은 강한 복수의 의지로 벨모른에게 흘러들어갔다. 그러자 피가 가득 차 있는 석관에 누워있던 벨모른이 몸을 일으켰다. 잔을 깨뜨린 에단은 이내 기사단에게 제압당하며 큰 부상을 입었으나, 다른 곳에 숨어있던 동료 야즈가 잽싸게 달려들어 연막을 치고 에단을 빼낸 뒤 간신히 달아났다.

부활한 벨모른은 조르다인의 몸속으로 들어가 그를 취했다. 하지만 혼성의 잔이 깨지면서 이루어진 불완전한 의식은 벨모른을 온전히 불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림자 기사단은 그런 벨모른에게도 충성을 맹세했다. 이제 조르다인의 몸을 가진 어둠의 군주 벨모른은 군대를 만들겠다고 선포하고 기사단과 함께 그 자리를 떠났다.

어쨌든 라피 베드마운틴에게 알게 된 사실은 벨모른이 완벽히 부활하지 못했고, 조르다인의 자아도 일부분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에단의 몸을 바친 희생 덕분이었다. 하지만 흑정령은 불난집 구경하듯 매우 흥미진진하다며 킬킬거렸다. 그리고 조르다인이 어디로 갔는지 알 것 같다며 델페 성으로 모험가를 이끌었다.


▲ 벨모른은 조르다인의 몸을 취해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