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볼리베어를 어필하는 표식의 모습


11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섬머 스플릿 19일 차 1경기는 DRX가 담원 게이밍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머쥐었다. 정규 시즌 1위 자리를 놓고 마주한 두 팀인만큼, 대단히 치열하고 수준 높은 싸움이 계속되었다.

'표식' 홍창현은 특히 3세트에서 볼리베어를 통해 중요한 순간에 '너구리'의 카밀을 낚고, 이후 한타에서도 계속 존재감을 보이며 DRX의 1위 탈환에 기여했다.

다음은 DRX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과의 1:1 인터뷰 전문이다.




오늘 참 치열한 경기였다. 승리 소감 부탁한다.

힘들었던 만큼 리턴도 크다. 다른 경기 이겼을 때보다 더 좋다.


기분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이 질문이 생각난다. '2:0으로 재미없게 이기는 경기와, 2:1이지만 꿈에 나올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이기는 경기'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이기는 것이 보장되어 있다면 무조건 후자다(웃음).


담원 게이밍 역시 경기력이 정말 좋은 팀이다. 오늘 승부에 앞서 어떻게 준비했나?

하던대로 했다. 그런데 볼리베어를 좀 더 연습했다는 점이 차이겠다. 정글로 볼리베어를 썼을 때 어떤 카운터가 있는지도 파악했다. 연습의 성과는... 대성공이다.


솔직히 오늘 3세트에서 POG 욕심이 나진 않았나?

애초에 생각하지 않았다. 탑 라인에서 1데스를 한 후에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지난 KT전 패배 후 팀에선 어떤 피드백이 오고 갔는가?

조합이 좀 안일했다는 피드백이었다. 우리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졌고, KT는 후반까지 가도 조합이 단단했다. 우리가 라인 주도권에 치중했다보니, KT의 밴픽에 비해선 후반 한타를 봤을 때 무너질 수 있던 부분이 있었다.


오늘 2세트에선 평소 DRX답지 않게 라인들마다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떤 것이 원인이었다고 생각하나?

2세트에서의 우리 컨셉은, 초반부터 하체가 강한 상대의 픽을 우리가 점점 강해지며 받아 쳐내는 조합이었다. 그런데 내가 블루에서 실수를 하며 다 망가져 버렸다. 미안한 감정이 거기에서 온 것이다.


반면 3세트에선 자신감을 찾은 것 같은데. 김대호 감독의 특별한 피드백이나 팀원들끼리의 대화가 있었나?

잘 하라는 말 뿐이었다. 나는 평소 스크림을 할 때처럼, 평소처럼 멘탈을 잡고 실수 없이 하는 데 신경을 썼다.


3세트 중후반부턴 담원 게이밍이 다소 급하게 들어온 경우가 있었다. DRX에선 반가우면서도 당황했을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이렇게 박네?' 이런 느낌은 들었다. 뭐, 그래주면 우리 팀에겐 좋다.


3세트에선 유난히 상대가 '도란'을 많이 괴롭혔다. 평소에 '도란'이 '표식이 잘 안 와준다'고 서러워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어떻게 반응을 했는가?

어쩔 수 없었다고 넘기긴 했다. 그럴 만 했다고 말이다.



마지막에는 눈물을 흘렸다. 아무래도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다.

1, 2세트에서 내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도 그걸 다 참아주고 3세트까지 끌고 와준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고맙다고 말하고나니 갑자기 눈물이 맺히더라. 팀원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했다.


최근에 김대호 감독의 ‘온몸을 움직이는 코칭 스타일’이 유저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그 코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웃음)그런 바디 랭귀지에는 조금 익숙해졌다. 그러려니 하고 본다. 처음엔 웃겼다. 임팩트가 큰 걸 하면 아직도 웃기긴 하다. (바디 랭귀지 코칭에 장점이 확실히 있다고 보나?) 인상에 잘 박히긴 한다. ‘아, 모션이 저렇구나!’ 하고 말이다.


본인의 승리 세레모니도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평소에 그런 것들을 생각하는 편인가?

지난번의 리 신 세레모니는 안 그래도 꼭 하고 싶던 세레모니였다. 리 신을 가장 많이 준비했었다. 그런데 준비한 만큼 도구 같은 게 별로 없었어서, 잘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루시안 세레모니는 즉흥적으로 한 것이다. 또 준비중인 것은 아직 없다.


담원 게이밍과 DRX 간 ‘팀 상성’이라는 것도 화제다. 상대전적이 뚜렷해질수록 더욱 그 상성의 느낌은 강해지고 말이다. 두 팀의 상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담원 게이밍과 우리를 보면 스타일이 많이 비슷하다. 유사성이 있지만 우리 라이너들의 체급이 더 높다고 생각해, 그런 의미로 우리가 상성 상 유리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기분 좋을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KT전에서 아쉽게 져 연승이 끊겼지만, 담원 게이밍을 이겼으니 다시 기세를 타겠다. 1라운드 잘 마무리하고 2라운드에서도 멋지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