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T를 즐기고 계신 많은 제독분들, 지금 어떤 선박을 가지고 있나요?

기자의 경우 불행하게도 보상으로 지급되는 블루젬의 90%를 투자했음에도 중형 선박 이상은 구경도 못했습니다. 아마 패키지로 구매 가능한 '중 갤리' 친구들이 없었다면 막막했을 테죠.

아무래도 대항해시대에서는 교역, 전투, 탐험 등 모든 콘텐츠가 항해를 통해 이뤄지다 보니 좋은 선박의 보유 여부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요. 테스트 기간이 짧은 CBT에서 만일 가차에 실패했다면, 대형급과 초대형급 선박은 사실상 획득이 불가능합니다.

항구에 있는 조선소에서 상위 등급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지만, 당장 중형급만 봐도 1000만 두카트는 가볍게 넘는 금액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제독분들은 소형 선박 강화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 이벤트 패키지가 없었다면...


대항해시대에서는 선박을 해체하여 나오는 설계도를 이용해 동일 선박의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같은 등급의 선박이라도 강화 레벨에 따라 능력치 차이가 크고, 소형이라고 해도 강화를 통해 기본 능력치를 올리고 항해사를 추가 배치하는 등 세팅에 따라 일반 중형 선박 이상의 효율을 내는 게 가능합니다. 자연스럽게 빠르고 간단히 나포할 수 있는 소형급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거죠.

이런 소형 선박은 인근 해역에 돌아다니는 2500 전투력의 해적선을 포격이 아닌 '백병전'으로 침몰시키면 일정 확률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 선박 나포를 위하여 마무리는 백병전으로!


이 과정에서 두카트나 부가적인 적재물을 강탈하기 때문에 자금 마련과 선박 강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 저를 포함한 제법 많은 제독분들이 선단 강화를 위한 차선책으로 활용 중인데요.

하지만 CBT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 오니 스쳐 가는 대형급 함선들만 봐도 묘하게 배가 아프기도 하고, 중형 함선을 가지고 있음에도 좀 더 강력한 선박을 얻어 보겠다고 소형급 강화에 투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니 초라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이야기로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요. 바로 "다른 제독과의 PVP를 통해 선박을 빼앗을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죠. 착실하게 두카트를 모아 강화를 이어가던 전 삐뚤어지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제부터 해적이 되려고요.


▲ 먼저 기도합니다. 저의 엇나간 욕망으로 인한 해적질을 용서해 주세요(백병전 버프는 감사)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우선 아프리카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주로 머물던 지중해 지역은 보호 구역이라 NPC와 다른 제독에게 선공을 당하지 않습니다. 즉,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가야 하는 것처럼 해적질을 하려면 위험 해역에 있어야 하죠.

카사블랑카 항구 아래쪽부터는 위험 해역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동맹항에서 전투 중심의 보급을 완료, 미니맵을 뚫어져라 처다보며 녹색 점을 기다립니다.


▲ 이 해역부터는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위험 구간


지도에는 크게 흰색과 녹색 점으로 선박들이 구분되는데 흰색은 해적, 모험단, 교역선 등의 NPC들을 뜻하며 녹색은 유저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칼 표시가 교차한 아이콘은 이미 교전 상태에 들어가 있는 것을 뜻하는데 종료 이후에도 일정 시간 교전 보호가 걸려서 공략이 불가능하니 과감하게 패스.

상대 선박을 클릭하면 전투력이나 레벨, 선박 구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만만해 보이는 먹잇감을 찾아 전투를 걸어 봤습니다. 상대방 유저 입장에서는 NPC 해적의 강습과 동일하게 전투/도망/협상/항복 등의 선택지가 뜨는데, 도망에 실패하거나 전투를 수락하면 본격적인 전장에 돌입합니다.


▲ 귀찮은 해적을 피해 미니맵의 녹색 점 스토킹 시작!

▲ 약자에게는 빠르게 돌격, 강자라면 도망쳐라!


전투 자체는 흔히 마주친 해적들과의 전투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몇 번 경험해보니 유저 간 전투라고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수락 시점에서 각자의 상대는 AI로 대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좀 더 쉽게 설명하면 A 함대가 B 함대에게 전투를 건 경우 공격 측인 A는 유저가 아닌 별도의 AI로 세팅된 B 함대, 습격을 당한 B는 별도의 AI가 적용된 A 함대와 전투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투를 빠르게 마칠 경우 적 함대가 여전히 해상에서 전투중(칼표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실시간으로 전략이나 스킬을 사용하는 유저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투력에서 어느 정도 우위에 있다면, 조금 강한 NPC를 상대하는 수준으로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 승리 시 기본 보상은 없다

▲ 전투 종료 후에도 상대는 내 함대의 AI와 교전 중


성공적으로 전투를 마치면 별도의 경험치와 두카트를 주는 일반 NPC 함대와 다르게 오로지 물, 식량 등의 기본 물자 외에는 주목할만한 보상은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죠. 근처 항구로 이동해 보니 놀랍게도 방금 전투 상대가 보유한 중형급 선박이 나포되어 있었습니다. 내구도 0인 상태로 선거에서 반겨주는 모습을 보고 이후 6번 정도 추가 강습을 시도하여 1번 실패, 5번 성공. 프리깃, 카락, 중 갤리 3척을 나포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 대형급 나포도 시도해 봤으나 아쉽게도 실패


이 방법을 이용하면 건조에 막대한 두카트를 투자하지 않고도 설계도를 확보하여 중형급 선박 강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해적시대가 열리는 거죠.

초반에 알았다면 중형 선박이 없더라도 차근차근 레벨을 올리며 해적들에게서 소형급 선박을 나포해 강화, 선단의 전투력을 끌어올려 20 이후에는 유저들과의 PVP를 통해 더 좋은 중형 선박을 노리는 제독분들도 많았을 듯합니다.


▲ 내구도 0인 항목들이 나포한 중형 선박들

▲ 건조 시 비용은 약 1200만 두카트의 중 갤리, 수리비만 내고 사용하자!


지금까지 확인한 바를 정리해보면 PVP 돌입 시점에서 상대 선단의 정보가 복사되어 NPC처럼 바뀌고, 실제 전투 과정이나 보상 자체는 일반 해적을 상대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선박을 나포당해도 별개의 전투로 취급되기 때문에 보유한 선박이 사라지지 않는데, 사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악용될 소지도 있습니다. 아마도 1차 CBT에서는 PVP에 실시간 턴 방식이 아닌,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만 적용을 했기에 이런 결과를 보여준 듯하고 정식 서비스에서는 불가능하겠죠.


▲ 1차 CBT에서의 PVP는 사실상 NPC와의 대결


하지만 PVP 전투를 통해 상대의 선박을 나포할 수 있느냐, 그리고 나포 시 상대의 선단에서 빼앗긴 선박은 제외되느냐의 문제는 굉장히 궁금한 요소이긴 합니다.

한계치까지 강화한 중형급 선박으로 구성한 전투력 2만 선단, 대부분 대형급 이상이지만 강화가 되지 않아 1만을 조금 넘는 수준의 선단 간 대결은 누가 예상해도 전자가 압도적이죠.

이렇게 전투력을 앞세워 PVP를 통해 선박을 빼앗을 수 있다면 전투 해상에서의 운영, 선단 육성을 위한 플레이 스타일이나 계획, 자신이 보유한 선박을 지키기 위한 안전장치 등 생각해봐야 할 게 많은듯 합니다.

과연 추후 CBT나 정식 서비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유저 간 대결이 가능할지, 그리고 얻을 수 있는 보상이나 혜택은 어떨지 기대가 되는군요. 그럼 얼마 남지 않은 테스트 기간 순항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