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새벽 2시! 디아블로2 레저렉션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하루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조폭 네크나 해머딘 등 1순위로 해보고 싶은 영웅들은 따로 있었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아마존, 야만용사, 원소술사 3명만 가능하죠. 여기에 액트2 까지만 개방되기 때문에 나이트메어 진입도 안 됩니다.

아쉬움은 있지만, 이 중에서는 과거 가이드 애로우와 멀티플 샷으로 귀 수집 좀 해봤고, 자벨린 들고 카우방에서 다트 좀 던져 본 아마존에 가장 눈길이 갔습니다.

▲ 근본 원거리 딜러인 아마존으로 진행!

▲ 과거 우리들을 좌절하게 했던 '그 문' 역시 고화질로 리마스터 되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워진 디아블로2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 기자의 아마존. 20여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외형(?)으로 짠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깔끔하게 정비된 로그 캠프가 참 반가웠습니다.

특히 이번에 추가된 레거시 토글 기능과 줌 카메라 버튼을 온/오프 해보니 외형 묘사나 전반적인 맵의 디테일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 줌 카메라로 확대한 아마존 초기 장비 모습

▲ 레거시 토글을 켜면 익숙한 모습으로 바뀝니다


추억의 NPC들과 크지 않은 캠프를 둘러본 후에는 한껏 들뜬 마음으로 아마존의 스킬창을 열어 봤습니다. 세련된 UI,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뭔가 익숙한 스킬 아이콘, 습득 레벨까지 생각 나게 하는 스킬 빌드 트리를 보니 빨리 퀘스트를 밀고 싶어지더군요.

일단 주 무기는 '활'로 결정했습니다. 자벨린을 사용하는 강력한 국민 트리도 있지만, 노말 액트2까지로 제한된 테스트 환경에서 제대로 화력을 내기 위한 세팅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윈드 포스(바람살)를 들고 가이드 애로우를 연사하며, 마치 핑퐁을 하듯 관통 피해를 주는 20여 년 전 플레이가 아직도 선명했습니다.



하지만 추억은 추억일 뿐! 말 그대로 '맨땅'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약한 초반 물리 피해량으로는 멀티 샷과 가이드 애로우의 효율성은 떨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자연스럽게 차선책으로 원소 아마존이 떠오르더라구요. 원소 아마존은 속성 공격이 더 강력한 초반, 화염 피해를 주는 파이어 애로우와 익스플로딩 애로우를 사용합니다.

원소 스킬 트리에 있는 가장 기본적인 공격 파이어 애로우는 물리 피해의 일부를 화염 피해로 바꿉니다. 소수의 몬스터만 끌어당겨서 싸우다 12레벨부터 익스플로딩 애로우를 배우고 본격적으로 뭉쳐 다니는 몬스터를 사냥합니다.

익스플로딩 애로우는 파이어 애로우의 시너지 효과를 받아 피해가 증가해 초반에 유용합니다. 그러나 마나 소모가 심해서 '낫 이너프 마나'를 달고 살게 된 바람에 자주 포탈을 타고 마을에서 마나를 수급해야 했습니다.

▲ 향상된 이펙트로 펑펑 터지니 손맛이 좋았습니다

▲ 거미가 이렇게 징그럽게 생긴 줄 몰랐습니다


야만용사나 원소술사도 그렇겠지만 아마존의 생존력도 굉장히 낮은 편이라 최대한 카이팅 하며 사냥하는 것이 필요한데, 너무 몸을 사리며 무빙을 많이 하다보니 '블러드레이븐'과 같은 이름 좀 있는 몬스터를 만나면 장기전이 되더군요.

특히 좁은 지역에 몬스터가 뭉쳐 나오면 어려웠습니다. 안다리엘로 향하기 전 간단하게 룬 워드를 파밍하기 위해 탑으로 들어섰는데, 입장하자마자 챔피언 몬스터에게 둘러싸였습니다. 포탈을 광속으로 눌렀지만 빈번히 사망했습니다.

그래도 몇 번 죽다 보니 요령도 생겼고, 단일 몬스터 상대로는 파이어 애로우, 다수 상대로는 익스플로딩 애로우로 적절하게 대응하며 액트1 보스 안다리엘을 향해 달렸습니다.

▲ 액트를 진행하며 무수한 시체를 쌓아야 했습니다

▲ 블러드 레이븐과의 힘겨운(?) 사투

▲ 첫 룬워드를 드랍한 카운티스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느낀 점이 하나 또 있는데 디2R에서는 괄목할만한 그래픽 변화가 있지만, 원작에 비해 분위기가 더 어두운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미로 같은 던전 구조, 특히 병영에서 이어지는 감옥 지역에서 거의 1시간을 낭비하기도 했죠.

우여곡절끝에 환골탈태한 안다리엘의 영롱한 자태를 마주했는데, 분명히 내가 알고 있는 실루엣인데 많이 달랐습니다. 강력한 독 스프레이는 광원 효과 덕에 상당히 영롱해져서 제가 쓰는 불화살이 초라해질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은근히 강력해서 말뚝딜을 하다 죽을 뻔했습니다.

그래도 4K 해상도의 부드러운 프레임과 맞물리면서 파도 같이 밀려 나가는 공격 패턴은 새로운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긴 했습니다.

아마존 특성상 초반에 장비 장착을 위한 기본 힘, 미스를 줄이기 위한 약간의 덱스 투자 위주로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생명력이 적었기 때문에 원거리에서 슈팅게임하듯 제대로 피하지 않을 경우 1~2회 피격만으로도 위험하죠. 만일 새로 키운다면 덱스보다는 생명력에 투자할 거 같다는 교훈을 얻을 순 있었습니다.

특히 거리를 두기 위해 계속 먼 쪽으로 무빙하다 보니, 공격 타이밍을 잡기 어렵고, 방사형으로 퍼지는 공격에 이동 동선은 더욱 길어지기까지!

최근 너무 쉽게쉽게 편한 게임만 한 거 같더군요. 그래도 배수포탈(배수진 아님)을 두고 시체 끌기를 몇 번 하면, 장비 수준이 낮아도 충분히 클리어 가능한 수준이긴 합니다.

▲ 안다리엘의 외형이 무시무시했습니다


굉장히 천천히 진행한 것을 고려해도 엑트1 보스인 안다리엘 처치까지 3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뭔가 잡을 맛 나는 그래픽으로 다시 태어난 몬스터들 덕에 눈에 불을 켜고 파밍했기 때문이죠. 저렙 주제에 더 좋은 레어 아이템으로 무장하려 거의 모든 적들을 잡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초반 플레이는 어려운 편이라 생각하지만, 손맛 좋은 익스플로딩 애로우를 배우는 12레벨 정도에 도달하면, 어느 정도 쓸만한 사냥 속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번 테스트를 아마존으로 스타트하시려는 분들은 초반에는 원소마 빌드, 액트2 종료 후 어느 정도 파밍이 되면 자벨마 빌드 전환을 목표로 플레이 해보시는 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