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치라이트(Torchlight)

플랫폼 : PC
장르 : 핵 앤 슬래쉬 RPG
제작사 : 루닉게임즈







짙게 묻어나는 디아블로의 향기


네, 토치라이트를 실행시키는 순간부터 느낌이 팍팍 옵니다. 전체적인 그래픽를 비롯해 캐릭터 생김새, 인터페이스, 조작 등 대부분이 디아블로 혹은 페이트라는 게임을 해봤던 게이머라면 누구라도 바로 적응할만큼 유사합니다. 심지어는 기타소리가 서글픈 마을 배경음악 또한 거의 일치합니다.


어쩔 수 밖에 없는 것이 토치라이트를 만든 루닉게임즈의 대표가 디아블로 시리즈의 개발자이자, 빌 로퍼와 함께 플래그십 스튜디오에서 헬게이트: 런던을 제작에도 관여했으며, 미소스를 개발했었던 맥스 셰퍼이기 때문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전체적인 기획은 페이트의 기획자인 트래비스 볼드리가 주도했으며, 대부분 개발자들이 디아블로, 미소스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운드 역시 디아블로1,2 배경음악을 맡았던 매트 웰먼이 제작했습니다.


이러니 뭐.. 디아블로 향기가 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_- 일부러 맡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죠.



▲ 근접, 원거리, 마법형의 총 3가지 직업이 준비 되어 있습니다.



▲ 게임 내 대부분이 디아블로 시리즈와 유사합니다.




게임성은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이미 수많은 국내 유저들이 즐기고 있고, 유저들의 손에 의해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글화 모드가 나왔을 정도로 토치라이트에 대한 관심은 상당합니다. 해외 매체들의 평가도 '퍼펙트'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수작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쿼터뷰 형식을 택하고 있지만 풀 3D로 제작된 그래픽은 더 나위할 것 없이 깔끔합니다. 노트북 모드도 있어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갑니다. 특이하게 펫이라는 개념이 있어 전투 시에 펫이 공격도 보조해주고, 가끔은 탱커의 역할도 합니다. 그리고 인벤토리가 가득찼을 경우 펫에게 잡템을 넘겨 마을에 가서 판매하고 오도록 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거 진짜 편합니다.)


퀘스트에 따라서는 NPC와 협력 플레이도 가능하고요, 디아블로 때는 구경하기 힘들었던 던전 내 이벤트와 연출도 꽤 볼만합니다. 사운드 또한 별 흠집을 잡을 곳이 없습니다.


토치라이트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타격감'입니다. 디아블로 특유의 쉬운 조작감과 토치라이트만의 타격감이 맞물리면서 전투하는 내내 강력한 쾌감을 선사합니다. 화면에 가득찬 몬스터 떼를 마법 혹은 스킬로 단숨에 쓸어버릴 때는 예전 디아블로 때 느꼈던 전율이 그대로 재연됩니다.





▲ 핵 앤 슬래쉬 본연의 액션 쾌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거 뒷북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토치라이트가 작년 10월 말 경에 출시되었고 이미 많은 곳에서 다뤄졌기 때문에, 지금 거론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뒷북입니다. 그런데 왜냐고요? 갑자기 부랴부랴 펜을 든 이유는 이번 주말동안만 스팀에서 무려 75% 세일한 단돈 5$ (한화 5000원 가량)에 토치라이트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치라이트의 가장 큰 단점은 멀티플레이 모드가 없다는 점입니다. 추후, 토치라이트 MMO 버전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일단은 싱글플레이 버전만 따로 떼서 출시한 것이 지금의 토치라이트며, 그래서 일부 게이머들은 '싱글만 19.99달러'라는 가격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디아블로를 혼자서 한다는 것 자체가 낯선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5달러라면... 제가 생각할 때는 예전에 디아블로를 즐겨보셨던 게이머라면 싱글플레이만 플레이 한다고 해도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할 정도로 플레이하고 있으니까요. 단, 데모버전도 있으니, 구입하기 전에 반드시 본인의 취향에 맞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치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하늘이 노랬던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막강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간만에, 따뜻한 내 방안 컴퓨터 앞에 앉아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나홀로 롤플레잉'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는 이미 티켓을 끊었습니다. (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