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면서 국내 최초의 게임 페스티벌을 개최했던 한국의 1세대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서비스를 부분유료화 체제로 바꾼 이후 행운의 알 이라는 캐시 이벤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캐시로 소모품을 구입하면 행운의 알이라는 보너스 아이템을 추가로 얻는 이벤트인데, 벌써 7차 이벤트가 되었을 정도로 인기리에 진행되는 이벤트.





즉 이벤트가 진행되는 시기에 마법 캔디 상자라는 소모품을 구입하면 '행운의 알'이라는 아이템을 추가로 받게 되는데, 보너스인 행운의 알을 사용하면 확률에 따라 게임 내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희귀한 장비나 평범한 방법으로는 구할 수 없는 강화 아이템 등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얼마전 7차 행운의 알 이벤트가 시작되면서 서버 내에 몇개 없는 최고급 투구이자, 7차 행운의 알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 중 가장 값비싼 아이템인 이프리트 가면을 높은 확률로 얻을 수 있는 오류가 발생하면서 많은 게이머들이 캐시를 사용하는 일이 벌어졌다.

행운의 알 보상은 확률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이런 공지글이 게임 내에 올라오면서 오류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게이머들은 앞다투어 캐시를 사용하게 된 것.





수많은 게이머들이 마법 캔디 상자를 구입한 시점에서, 오류를 확인한 그라비티는 8월 26일 점검을 통해 해당 오류를 수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류를 수정한 이후 그라비티는 백섭 즉 캐시 아이템을 구입하기 전의 시간으로 되돌리거나 환불을 해주거나, 오류로 풀린 아이템들을 일괄 수거한 뒤 환불해주는 것이 아니라 행운의 알만 돌려준다는 공지를 올린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게이머들이 캐시를 사용한 목적은 마법 캔디 상자가 아니라, 보너스인 행운의 알. 게다가 그라비티 역시 이런 사항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행운의 알에서 고가의 아이템을 얻은 게이머가 나타나면 누구나 볼 수 있게 공지로 알려 캐시 아이템의 구입을 독려(?)해왔다.





물론 행운의 알에서 비정상적인 확률로 아이템을 얻게 된 것이 오류일 수도 있고, 공지로 볼 수 있듯이 캐시로 구입한 것은 마법 캔디 상자이다. 게다가 마법 캔디 상자는 구입 당시부터 아예 문구에 청약 철회나 환불 대상에서 제외되는 아이템이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그러나 고가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공지를 올려놓고 실시간으로 당첨자의 상황을 서버 내에 방송하면서, 게임사의 실수로 당첨되어버린 아이템을 수거한 뒤에 환불도 안되면서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행운의 알로 돌려준다면 어떤 게이머라도 수긍을 하기 힘들다.



[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이번 대처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을 알 수 있다. ]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을 나무랄 사람은 없다. 부분유료화 제도를 채택한 만큼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행운의 알 이벤트도 문제될 부분은 없다. 그러나 개발사의 실수로 인한 오류까지 게이머들에게 떠넘긴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서버를 구입 이전으로 되돌리거나, 오류로 풀린 아이템을 수거한 뒤 원하는 게이머들에게는 환불을 해주었더라면 유저들의 불만은 훨씬 적지 않았을까? 상품을 판매하기에 앞서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서비스의 기본 원칙을 떠올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