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 데카론처럼 좋은 게임들을 가지고 2010년의 매출이 전년에 비해 하락했던 것을 보면 무언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중국 상해에서 열린 서든어택의 중국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을 한 당사자는 일주일 전 게임하이의 신임 CEO로 취임한 김정준 대표이다.





왜 신임 김정준 대표는 이런 강경한 멘트를 구사했을까. 뒤집어보면,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감이자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되는데, 현재 게임하이를 둘러싼 대내, 대외 환경은 서든어택으로 하여금 해외 시장, 특히 중국 시장에 상당한 공을 쏟게 만드는 조건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먼저 지난 여름 넥슨의 인수 이후, 게임하이는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대표적으로 7~8 종에 달하던 신규 프로젝트 인력이 호프아일랜드라는 신생 개발사로 대거 이탈하고, 호프 아일랜드가 CJ인터넷(현재는 CJ E&M)으로 인수되면서 데카론과 서든 어택을 제외한 신규 프로젝트들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데카론과 서든어택의 개발을 총괄했던 백승훈 이사 역시 CJ 게임랩에 몸을 담고 있는 상황이며, CJ E&M을 통해 서비스하기로 계약되어 있던 서든어택2는 다시 초기 기획단계부터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데카론과 서든어택이라는 두 개의 게임 이외에는 당분간 새로 서비스할 게임 자체가 없는 상황이고 차기 프로젝트들은 이제 막 시작을 한 단계이기에, 회사의 성장을 위해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그 돌파구중 하나가 바로 서든어택의 중국 재진출이다.


다음으로, 서든 어택의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CJ E&M 과의 퍼블리싱 계약이 올 7월중에 종료되는데, 현재까지 계약 연장 혹은 종료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양측 모두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하나, 불과 3개월을 남겨둔 이 시점까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2006년 계약 연장 여부로 큰 논란을 겪었던 스페셜포스의 경우, 혼란이 계속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게이머들이 이탈함으로써 동시접속자와 매출이 상당히 하락하는 아픔을 겪은 적이 있는데, 서든어택에게도 가능할 수 있는 시나리오중 하나이다. 그래서 만일의 경우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출의 하락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해외 시장의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또 하나, 중국에서 공전의 힛트를 기록한 크로스파이어의 존재이다. 국내에서는 서든어택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공식적인 중국 동시접속자 230 만(비공식적으로는 300 만을 넘었다는 설도 있다)을 기록한 게임이다. 덕분에 스마일게이트의 2010년 매출은 게임하이의 두 배를 넘고, 올 해 역시 1천억대를 훌쩍 넘는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것도 판권을 가지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와 수수료를 반분한 뒤의 매출이다. 한마디로 국내 No.1 FPS 라는 자부심을 가진 서든어택으로서는 자존심에 상당히 상처가 가는 일이다.





실례로 2010년 게임하이의 매출액은 2009년도에 비해 25% 가량이나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2008년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중이다. 요약하자면, 일제히 중단된 신규 프로젝트, 서든어택의 국내 서비스 향방 불투명, 다른 FPS 게임의 해외 시장 선전 등이 게임하이의 하락한 실적과 함께,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공략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드는 이유로 보인다.


김정준 신임 대표 역시 서든어택이라는 IP 를 잘 활용한다면, 연간 1천억 나아가 2천억의 매출도 가능하리라는 언급을 덧붙이기도 했다.


서든어택은 4월 7일부터 중국에서 1차 클로즈베타에 돌입한 뒤, 5월과 6월에 각기 한 차례의 클로즈베타를 거치고 7월부터 오픈베타에 돌입할 계획이다. 서든어택의 중국 서비스는 미르의 전설 중국 서비스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샨다'가 맡고 있다.


서든어택이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감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는 개발진의 구성이다. 단순히 언어 번역 정도가 아니라 서든어택 개발인원의 3분의 1을 중국 서비스에 전담 배정함으로써, 중국의 요구를 거의 대부분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실례로 브리핑에 나선 게임하이 김대훤 개발총괄이사는, 서든어택은 /한국 버전과 중국 버전의 두 개 버전으로 서비스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중국 서비스를 위해 서든어택은, 2010년 4월 샨다와의 계약 이후 근 1년간 중국 로컬라이징을 준비했다. UI 를 중국 스타일에 맞게 전면 리뉴얼했고, 소유욕이 강한 중국 시장이 특징을 감안하여 내구도 시스템을 준비하고 아이템의 영구 소유도 가능하게금 수정했다. 캐릭터도 리뉴얼했고 커스터마이징 기능 역시 상당히 강화하여 중국 게이머들이 치장욕구를 충족시키는 등, 샨다의 요구 사항을 거의 대부분 수용했다.










다음은 질답 시간에 나온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중국의 크로스파이어 입지가 매우 견고하다. 특단의 조치 없이는 힘들지 않겠냐 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특단의 조치나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크로스파이어가 독주하는 상황이긴 하나, 약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게임성에 있어서는 우리가 더 우월하다고 판단하며, 우리의 게임성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라이트하게 변화된 크로스파이어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크로스파이어의 성공에는 텐센트의 큐큐메신저도 성공에 한몫했다고 본다. 샨다도 이런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 있나 ?

큐큐가 얼마나 강력한 플랫폼인지는 우리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 게임상에 있어서는, 샨다가 중국 게임업체중 가장 많은 게임을 서비스한 회사로, 샨다가 출시할 때, 게임에 대한 기대감 및 인지도에서는 최고일 것이다. 크로스파이어는 큐큐라는 단일 매체에 대해 의존했지만, 샨다는 오랫동안 서비스하면서 여러 매체 및 유통경로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플랫폼 적인 측면에서 매체와의 협조, PC방 유통망 등 강력한 전파망이 준비되어 있다.


= 중국은 타 국가에서 일등한 게임이 일등하지 않는다는 징크스나 자존심 같은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서든은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국 1위 게임이라고 자만하지 않는다. 단지 나름대로 검증된 게임성이 있다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낮은 자세로 중국 유저들에게 맞춘다는 개념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 서든어택 중국 버전을 보았을 때, 크로스파이어와 차이점이 별로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우리는 쏘고 맞추고 쓰러트려보면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플레이를 하게 해보는 것까지 샨다가 책임지고, 오신 분들이 나가지 않게 우리가 열심히 할 것이다.











= 과거 게임하이가 여러 프로젝트들을 추진했는데, 그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작년 여름 넥슨이 인수한 이후 메탈레이지 개발이 중단되었는데, 현재는 서든어택, 데카론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프로젝트가 더 늘어날 수 있겠지만,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현재 없다. 발표된 프로젝트들 중에서 준비되던 것도 있었고, 명칭만 있었을 뿐 유명무실했던 것도 있었다. 현재는 인수 이후 서든어택을 중심으로 재배치가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서든어택2 인수 후 살펴봤을 때, 진척이 많이 된 상태가 아니었고 따라서 그간의 개발 결과물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서든어택2의 개발을 위해서는 바닥부터 다시 모든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


= 중국 서비스를 위한 판호가 나왔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게임하이의 총 개발자가 200 명 가량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 서든어택 중국 서비스를 담당하는 전담자는 어느 정도인가 ?

판호는 아직 발급되지 않았지만, 4월중에는 발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개발진의 구체적 수치는 이 자리에서 언급하기 어려우나, 서든어택 개발진의 3분의 1 가량이 중국 전담팀에 배속되어 있다.



▲ (좌측부터) 샨다 리차드 부사장, 게임하이 김대훤 개발총괄이사, 게임하이 김정준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