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많은 FPS 게임들이 나름의 각오와 풍운의 꿈을 안고 출시되지만, 한국에서 이 게임을 따돌리고 FPS 장르의 점유율을 먹어치울 수 있는 '총싸움'이 과연 등장할 수 있을 것인지 상상조차 쉽지 않다.

한국에 등장한 이래 무수히 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우면서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자랑하고 있는 온라인 FPS의 절대 강자 '서든어택'. 왕좌에 올라선 후 지금까지 다수의 도전자들을 상대해왔지만 여전히 서든어택의 타이틀 방어는 견고하기 그지없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도쿄 게임쇼 2012에 서든어택도 참가했다. 부스 참가는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의 e 스포츠 프로게이머 팀을 초청하여 벌이는 친선전 '한일 엑시비젼 매치'. 한국은 워낙 인기가 있으니 그렇다쳐도, 서든어택이 일본에서도 e 스포츠 경기를 벌일만큼 인기가 있을까?







답변이 의외였다. 서든어택은 일본에서도 현재 동종 장르 게임들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주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도쿄 게임쇼 현장은 서든어택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몰려든 관중들로 꽉 들어차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으며, 유스트림과 니코니코동화로 중계된 인터넷 중계는 최대 6천여명 이상의 시청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서든어택이 한국에서 1위지만, 해외에 나가서도 꼭 일등이란 법은 없다. 익히 알다시피 해외에서는 서든어택 못지않게 잘나가는 FPS들이 많다. 일본이라는 낯선 시장에서 서든어택은 과연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일본에서 서든어택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시바타 타케히로 PM에게 일본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 서든어택의 현재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물어보았다.







Q. 한국에서 서든어택은 국민 FPS라고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아온 게임이다. 일본에서의 성적은 어떤지 궁금하다.

"처음 게임하이의 일본 자회사격인 '게임 야로'라는 곳에서 서비스되다가, 넥슨에 게임하이가 인수되면서 일본 서비스권을 함께 가져와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래서 일본 서든어택은 올해가 서비스 2주년이다.

일본에서도 꾸준히 새로운 온라인 FPS 들이 출시되거나 진출하지만, 서든어택은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시접속자나 매출도 다른 온라인 FPS들과 비교해볼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지 상위권이라고 하면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좀 더 자세히 수치로 말해줄 수 없냐고 묻자 잠시 후 나온 대답은 '동시접속자 1만 6천여명 이상'. 한국과 비교해보면 너무 적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일본의 온라인 시장을 감안해 비율로 따져보면 정말 놀라운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일본에서 서든어택과 경쟁하는 게임들의 동시접속은 5천여명 근처. 게다가 일본은 익히 알려진대로 PC 온라인 게임보다 비디오 게임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동시접속자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자리잡은 온라인 게임조차 거의 없었다.


Q. 한국에서 인기있는 게임들이 해외에서 고배를 마시거나 반대로 해외에서 인기있는 게임들이 한국에서 맥을 못추는 것처럼 지역이 달라지면 게임의 흥행은 쉽사리 장담하기 힘들다. 일본에서도 서든어택이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FPS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볍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 자체의 장점도 있고 일본 현지에 맞는 업데이트 등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유저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오프라인과 온라인 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일본 서든어택은 이벤트 외에도 일년에 세 번의 대회를 개최하는데, 봄과 여름에 온라인으로 대회를 펼쳐 여기에서 성적이 좋은 유저들을 대상으로 겨울에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회가 게임의 장점들과 함께 다양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Q. 사실 일본의 게이머들은 전세계를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FPS를 잘하는 편에 속하며, 서양의 유명 대작 FPS들 못지않게 일본만의 매력을 가진 다양한 FPS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왜 게임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는 온라인 FPS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낮을까?


"일본의 게이머들도 FPS는 좋아하고 하나의 게임을 끝까지 파고드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때문에 실력도 뛰어나다. 다만 예전부터 온라인이 아니라 컴퓨터 vs 인간 형태의 FPS들을 주로 즐겨왔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대전이나 경쟁보다 혼자 묵묵히 헤쳐나가는 게임을 선호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못한 것 같다. 온라인 FPS 자체가 일본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소개된 장르라는 점도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Q. 한국에서도 예전에 서든어택의 '인질 구출' 모드를 업데이트하고 타이업 모델로 연예인 '민효린'씨를 기용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아까 발표 자료를 보니 일본 서든어택도 일본에 맞는 타이업 모델을 채택한 것 같은데,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한국에서는 인기 연예인이 모델이었다고 들었는데, 일본에서는 그라비아 아이돌로 유명한 '요시키 리사'씨를 기용했다. 원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업데이트가 인질 구출 모드인데 '인질'이 되는 모델의 연약함이랄까? 가장 모드의 콘셉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결정하게 되었다.

'요시키 리사'씨도 최근 인기가 상승하면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고, 게임 내에서 '요시키 리사'씨의 목소리로 표현되는 수류탄 투척음같은 경우는 굉장히 인기있는 콘텐츠 중의 하나이다."







Q. 한국은 주로 몇몇의 맵에서 정해진 모드로 게임을 즐기는 등 어느정도 정형화된 스타일의 플레이들이 인기있는 경우가 많다. 일본 유저들이 서든어택을 주로 어떻게 즐기는지 궁금하다.

"실력이 좋은 인기 클랜들도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기본에 굉장히 충실한 플레이를 하는 편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전략의 변화에 따른 임기응변이 강한 게이머들과 만나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 (웃음)

맵같은 경우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대회에 출전되는 맵들을 위주로 많이 연습한다. 그리고 이번에 도쿄 게임쇼에도 한국의 e 스포츠팀인 '유로!'와 '원. 포인트'가 초청되었지만, 한국의 유명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영상을 굉장히 많이 보고 연구하는 편이다."


Q. 한국에서는 시기나 업데이트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나 프로모션이 많이 진행된다. 일본 서든어택의 경우 한국처럼 일본 전용의 특징적인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는 없었나?

"앞서도 말했지만 올해로 2주년이고 작년에는 서비스를 이관하면서 바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좀 아쉬웠다. 서비스가 안정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함께 일본에서 먼저 등장하는 선행 업데이트 맵 같은 것들도 생각해보고 있다."


일본의 게이머들은 한국과 비슷한 소비 패턴을 보여주지만 특히 캐릭터 아바타의 판매율이 높으며, 공식 디자인 콘테스트에서 투표를 통해 가장 높은 순위가 업데이트되는 등 유저들의 참여 및 반응도 높은 편이라고.

일본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PM이니, 서든어택의 실력은 어떨까? 계급을 묻자 '언급할 정도로 잘하는 편은 아니다.'라던 시바타 타케히로 PM은 '그래도 게임하이쪽에서 한국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모 분보다는 훨씬 잘하는 것 같다.'는 재미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궁금한 질문이 많이 남아있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던 현장은 '한일 엑시비젼 매치'의 열기가 뜨거운 2012 도쿄 게임쇼. 아쉽게도 다음 일정으로 자리를 떠야하는 그에게 일본 서비스를 담당하는 책임자의 입장에서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앞으로도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고 유명한 온라인 FPS 게임으로 남고 싶고, 이를 위해 넥슨과 함께 계속 꾸준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제 2주년이 되었는데 베테랑 게이머분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서든어택을 즐기는 신규 게이머들 역시 재미를 느끼며 꾸준히 남아있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고 제공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