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아름다운 웃음 소리를 들었습니다.

21일 세종마을 푸르메 재활센터에서 열린 어린이 음악회는 그동안 안고 살았던 긴장과 치열함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게 해줬던 시간이었습니다.

넥슨과 푸르메 재단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마련한 어린이 음악회는 푸르메 재활센터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 중 음악적으로 재능이 있는 몇몇 아이들과 재활센터 직원들, 그리고 지난 자라섬 페스티벌에서 첫 공연을 했던 넥슨의 더놀자 밴드가 참여하는 행사입니다.

음악회 뿐만 아니라 넥슨의 사회봉사단인 '넥슨핸즈'가 준비한 페이스페인팅과 풍선아트, 뱃지 만들기와 같은 사전행사와 마술쇼, 인형극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들로 풍성하게 꾸며졌으며,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넥슨핸즈 단원들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행사에는 푸르메 재단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바 있는 가수 션과 작가 이지선 씨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 푸르메 재단 홍보대사 이지선 작가(좌)와 가수 션(우)


푸르메 재활센터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어린이 전용 재활센터입니다. 지난 9월 초 개원했으며 민들레홀씨를 형상화한 마스코트도 가지고 있는데요. 민들레홀씨가 바람에 흩어져 퍼지듯 세상 곳곳의 장애 아동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푸르메 재단 측의 설명에 따르면 장애를 가진 아이들 중 선천적인 경우는 1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고열 등의 작은 이유로 후천성 장애를 얻어 평생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는 거죠.

문제는 장애 아동들의 수에 비해 의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몇 군데 있는 장애 재활센터들은 모두 성인 병원에 딸려있는 부속 시설이고, 그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그래서 푸르메 재활센터에는 전국 각지에서 치료를 받고자 하는 아이들이 모여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넥슨은 어떻게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을까요. 백경학 상임이사는 넥슨과 푸르메 재단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올해 초 재활센터 건립을 위해 기금을 모으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2008년부터 매달 50만 원씩 기부를 해주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개인 명의로는 쉽지 않은 금액인데도 꾸준히 기부를 해주시던 분이라서 재단 측에서 한 번 만나보고자 자리를 마련했죠. 쿼드디멘션스라는 회사의 대표였던 이철재 씨입니다."

▲ 푸르메 재단 백경학 상임이사


이철재 씨는 청소년기에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를 얻은 사람입니다. 출퇴근길에 푸르메 재단을 보게 됐는데, 자신과 비슷한 입장에 처해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꾸준히 기부를 해왔다고 합니다. 올해 초 푸르메 재단과의 만남 이후 10억이라는 큰 돈을 기부하면서 화제가 됐던 바 있습니다.

이철재 씨가 대표로 재직하던 쿼드디멘션스는 2009년 넥슨의 자회사로 편입된 회사인데요. 이철재 씨의 기부 소식을 들은 넥슨의 김정주 회장이 10억을 더 보태면서 재활센터 건립을 위한 기금이 마련됐습니다. 이렇게 모인 금액으로 올해 7월부터 개원 준비를 시작하게 됐는데, 이후 넥슨 측에서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직원들이 내부 디자인과 인테리어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좋은 일을 한다고 하면, 하루 정도는 흔쾌히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재활센터 건립 과정에서 넥슨 직원들이 보여준 열정과 진정성은 더욱 감명깊게 다가왔습니다. 이번 음악회에도 더놀자 밴드가 흔쾌히 공연을 해주기로 한 덕분에 보다 풍성한 행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 넥슨 기업문화실 박진서 이사


넥슨 기업문화실 박진서 이사는 이에 대해 과찬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푸르메 재단의 뜻에 동참하는 것은 넥슨 뿐만이 아닙니다. 약 70곳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넥슨은 그 중 하나일 뿐이죠. 다만, 병원 인테리어나 디자인에 함께 참여했다는 이유로 재단 측에서 좀 더 좋게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현재 서울시를 포함해 여러 기업 및 기관의 도움으로 더 넓은 부지의 재활센터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의 소망대로 더 많은 장애 아동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닿을 그 날이 오는 길을 조금 더 서둘러 주기를 기자도 함께 바라봅니다.



▲ 민들레홀씨를 소재로 한 푸르메 재활센터의 마스코트. 아직은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 어린이들이 좋아할 간단한 마술쇼와


▲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인형극도 볼 수 있었습니다




▲ 넥슨 '더놀자 밴드'의 두 번째 정식 무대










▲ 재활센터 선생님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