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일을 진행하면서 '정말 노력하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지?' 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생기기 마련인데요, 2010년 GSL 오픈 시즌 3에 데뷔하여 현재 데뷔 3년 차를 맞이했으나, 이제서야 슬슬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아주부 소속으로 저그를 플레이하는 김성한 선수입니다. 3년 동안 방송에서 큰 활약을 보인 적은 없으나 김성한 선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묵묵히 연습을 해왔고, WCS 코리아 시즌3 조군샵 GSL 32강에서 조성주, 정우용, 조중혁이라는 3테란 조에서 살아남으며 16강에 진출했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의 노력에 대한 결실을 맺기위한 대기만성형 저그 김성한 선수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 아주부 소속 저그 김성한 선수 ]


Q. 안녕하세요. 인벤에 처음 소개해 드리는 것 같은데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주부 소속 저그유저 22살 김성한입니다.


Q. 프로게이머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고 게임을 하는 자체가 즐거웠어요.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시절부터 프로게이머를 지망하고 있었는데,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가 발매되면서 자연스럽게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로 종목을 전환했죠.


Q. 자신이 다른 저그 선수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요?

보통 다른 저그 선수들은 주로 토스와 테란을 상대로 맞춰가는 운영을 선호하지만, 저는 나만의 특별한 빌드나 새로운 개념과 발상을 평소에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자유의 날개 시절부터 빌드를 많이 만들었는데, 래더에서 조금씩 사용하다 보니 다른 저그 선수들이 모두 사용하더라고요. (웃음) 방송에서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게 아쉬웠어요.


Q. LG-IM(당시 IM)팀을 시작으로 슬레이어즈, 해외 팀인 Check Six, 아주부까지 꽤 많은 팀에 속해있었습니다. 방황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팀을 자주 옮기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팀을 옮긴 것은 아니에요. IM에서 슬레이어즈로 옮길 땐 IM에는 좋은 선수가 많아, 출전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러던 찰나에 슬레이어즈로 옮기게 됐죠. Check six에서는 한국 무대보다 해외 무대에서 좀 더 많은 활동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Check six로 팀을 옮기고 미국에서 생활을 시작했어요. 현재 아주부는 Check six 당시 미국에서의 생활도 외로웠고, 연습에 있어서도 한국 선수들과 연습할 기회가 별로 없다 보니 힘들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열심히 해서 이름을 알리고 싶은 게 가장 컸죠.


Q. 많은 분들이 신인으로 알고 계시지만, 데뷔가 2010년 11월 GSL 오픈 시즌3입니다. 하지만 공식전 첫 승이 2013년 6월이에요. 그동안 본선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팀 리그에서 공식전 첫 승을 올렸는데, 그동안 다른 팀에 있을 당시엔 출전할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개인리그 같은 경우는 제가 실력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방송 무대만 올라가면 유독 긴장이 너무 많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첫 승 신고가 좀 늦어졌네요.


Q. 방송 무대에서 긴장을 많이 하시는 편이신가요?

긴장을 정말 많이 해요. 손이 떨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부스에 들어가면 아무 생각이 안나요.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 김성한 선수의 온라인 대회 입상 성적 ]



Q. 방송에서 많은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동안 크고 작은 온라인 대회에서는 이름을 날리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습실에서의 성적은 굉장히 좋으신 것 같은데요.

온라인 대회에서 많은 입상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위권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 대회는 아니었죠. 연습실에서도 아직 최상위권은 아니에요. 지금도 16강에 오르긴 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이번 32강 같은 경우도 경기에서 이겨도 스스로 경기력에 만족하진 못했거든요.


Q. 오랜 무명기간 끝에 최근 조군샵 GSL에서 16강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32강에서 지난 시즌 우승자 조성주 선수의 지명을 받으며 3테란과 한 조에 속하게 되었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조성주 선수의 지명은 예상했어요. 저 같아도 저를 지명했을걸요? 거기까진 이해가 됐지만, 3테란과 같은 조가 되었단 사실을 들었을 땐 정말 곰TV를 원망했어요.(웃음) 코드 S에 오르기 전 챌린저 리그에서 3명의 저그 선수만 만나고 올라와서 한 달 정도를 저그 대 저그만 연습했거든요.


Q. 32강 전에 김성한 선수 주변 지인들은 '이기는 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저그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밸런스 패치에 영향을 줘라' 이런 식으로 농담도 하였는데, 32강을 통과했을 때 기분이 궁금해요.

저 스스로도 이길 줄 몰랐죠. 일단 16강에 올라간 사실이 정말 기뻤고, 3테란을 뚫고 올라가서 더 기뻤어요. 그런데 얼마 후 박수호 선수가 이신형 선수를 꺾으며 올라가시는 것을 보고 '내가 잘한 게 아니라 난 운이 좋았구나'라고 생각했죠.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Q. 최근 테란 vs 저그의 밸런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이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이젠 익숙해요. 지는 것에 익숙해졌다는 게 정확하겠네요.(웃음) 테란같은 경우는 한 번 실수해도 뒤집을 수 있는 변수가 많이 있어요. 하지만 저그는 한 번 실수하면 테란을 상대로 돌이킬 수 없거든요. 땅거미 지뢰와 의료선이 정말 상대하기가 까다로워요.


Q.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16강에 올라갔는데, 16강에서 만나고 싶은 선수와 피하고 싶은 선수가 있을까요?

모두 잘하시는 분들이라 딱히 한 분을 콕 집어서 만나고 싶다거나 피하고 싶은 선수는 없어요.


Q. 이번 시즌이 2013 WCS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고, 글로벌 파이널로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상위 시드권 선수들의 1지명이 예상되는데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빨리 뽑히면 저한테도 지명할 권한이 생기기 때문에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만약 제가 빠르게 지명된다면 저를 지명한 선수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제가 지명하고 싶은 선수를 뽑을 생각입니다.





Q. 지난 2013 벤큐 GSTL 시즌1때 승자 인터뷰 때마다 감독님에게 많이 언급 받았던 것 같아요.

감독님뿐만 아니라 이번 팀 리그 승자 선수 인터뷰에도 내 이름이 매 번 들어가 있어요. 선수들이 저를 싫어하나 봐요.(웃음)


Q. 숙소에서 본인의 이미지가 어떻길래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같이 인터뷰를 진행했던 지현이는 제가 좋다고 했는데, 지현이가 저를 제일 싫어하는 것 같은데요? 제가 지현이가 있는 방에 들어가면 지현이는 바로 방을 나가더라고요. 아직 어색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보면 알 것 같아요.(웃음)


Q. 프로게이머 김성한의 목표가 있다면요?

일단 프로게이머라는 칼을 뽑았으니 우승 한 번쯤은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당장 목표는 WCS 코리아 시즌3 조군샵 GSL 8강에 올라 다음 프리미어 리그에 잔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봐주신 인벤 독자 여러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16강에선 32강 때보다 발전된 모습 보여드릴 테니 팬분들의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팀에 도움을 주시는 레이저와 아주부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