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태 레벨 디자이너


위플게임즈 이용태 레벨 디자이너가 '5일 만에 레벨 디자인하기' 강연으로 KGC 2013 마지막 시간을 장식했다.

강연자는 현재 온라인 FPS '아이언사이트'에서 리드 레벨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 최초의 레벨디자인 전문 서적인 '레벨디자인 테크닉:FPS편'을 출간한 바 있다.

'레벨 디자이너는 무슨 일을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에 대해, 이용태 디자이너는 재미를 만드는 일이 레벨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는 혼자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뼈대를 만들고 다른 파트와 협력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찾기 직전 "육지가 보이지 않으면 내 머리를 잘라도 좋소"라고 말했던 것에 빗대어 속도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 힘들게 만든 맵이 재미가 없다면, 화살은 레벨 디자이너에게...


주의 사항을 설명하면서, 이것을 지킬 수 있으면 앞으로 어느 시점이라도 5일 만에 레벨 디자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첫번째는 전개도, 두번째는 에디터의 숙련도, 세 번째는 테스트 환경 구축이다. 테스트가 불가능한 환경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준비 없이 5일 만에 만들기를 강요하면 안 된다는 것도 강조했다.



■ 참 쉽죠? FPS게임 레벨 디자인 5일 코스 START!

DAY 1 : 참고 자료를 모은다. 좋은 퀄리티 이미지를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게 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폐허 공장에 대한 이미지가 많은 곳도 있다. 그리고 툴 아이디어도 필요하다. 이 건물은 어떻게 나왔으며, 이 지붕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것을 표현한 사진을 찾는다. 그리고 전개도를 준비한다.

▲ 강연 중 직접 추천한 참고 자료 사이트


DAY 2 : 이제 실질적인 작업 시작이다. 전개도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위에 벽을 쌓아가며 만들기 시작한다. 이런 작업은 재미있는 편이다. 만들면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 열심히 손을 놀리면 맵을 완성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테스트가 가능한 환경에서 혼자 돌아다녀보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2D와 실제 적용된 3D는 스케일의 차이가 있다. 맵 크기를 살펴보고, 너무 크거나 작다면 수정해야 한다.

그리고 세세한 맵 수정을 거친 뒤 랜드마크를 적절한 지점에 건설한다. 크게 고민하지 말고 실린더를 이용해 간단하게 넣어주면 된다.



DAY 3 : 전투에 필요한 요소를 넣게 된다. 적절한 엄폐물과 실내, 좋은 자리가 그것이다. 자잘한 오브젝트는 가능한한 적게 써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실내와 입구를 만들되, 입구가 위험하게 만들면 안 된다. 다음 2층 난이도를 조절한다. 플레이어는 2층의 이득을 가지지만 실내에서 올라오는 적에게 취약할 수 있도록 계단과 창문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DAY 4 : 시야 거리를 조정한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은 시야가 너무 노출되어 위험하므로 전체적으로 시야를 차단하는 것들을 배치한다. 전개도에서 미리 고려되어 있어야 빠른 작업이 가능하다. 작업하다 보면 너무 긴 시야가 생기는 거리가 있다. 이 부분은 세심하게 조절해야 한다. 굉장히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야 거리를 얼마나 의도했는가를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

엄폐물이 플레이어 키보다 높아서 전진 통로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적절하게 낮춘 다음 그 뒤에 문 같은 것을 집어넣어 이쪽으로 가는 것이라는 것을 유저가 알게끔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팀간의 밸런스를 조절하고, 양 팀의 지역별 유불리를 조절하는 한편 의도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다듬는다.


DAY 5 : 체크리스트를 확인한다.



플레이어가 부활하자마자 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길을 헤매게 된다. 전장으로 향할 수 있게끔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다. 거기에 게임 목표 지점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점령전 등 게임 방식에 따라 제대로 종료될 수 있게끔 설치해야 한다. 여기까지 하면 완성이다. 그 다음은 테스트다.





구조물 배치할 때 주의를 해야 한다 했는데, 파괴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 때 주의 사항이 있는지?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디자인이 어떤 방식으로 가느냐이다. '배틀필드3'의 경우 모든 구조물이 파괴될 수 있는데, 플레이어는 고려 없이 모든 구조물을 파괴하면 된다. C4를 하나 가진 상황에서 A를 폭파하면 스나이퍼가 유리해지는 넓은 공간이 나오고, B를 파괴하면 지하 통로가 나온다는 등 선택의 여지를 주는 것도 좋다.


다대다 전투 위주로 상정되었는데, 1:1 액션 PvP를 디자인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액션 게임의 레벨 디자인도 게임 시스템에 따라 중요하다. 1:1의 경우 FPS와 달리 단 하나의 키워드가 있으면 된다. 멀거나, 높거나, 좁다는 등의 콘셉트를 확실히 정해서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멀티플레이 맵 중심으로 설명이 됐는데, 스토리가 들어가는 싱글 게임에도 통용이 되는지.

가능하다. 이 방식으로 18개의 PvE 맵를 만들어본 적이 있고, 최초에 그쪽 방식으로 기획된 것이다. 더 빨리 만들 방식을 찾은 끝에 찾아낸 것이 이것이다. 기본적인 방식은 비슷하다. 전개도를 정하고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레벨 디자인을 진행하면 된다.


잠입 액션을 레벨디자인할 때 주의사항이 있을까?

대부분의 해답은 스스로의 프로젝트에 있다. 3D 게임은 레퍼런스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언차티드' 같은 경우가 적절하다. 맨 처음에는 플레이어에게 아주 알아보기 쉬운 퍼즐을 준다. 최근 잠입액션의 정수는 '마크오브더닌자(Mark of the Ninja)'를 보면 알 수 있다. 2D이긴 하지만 잠입의 모든 요소를 담은 게임이다.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잠입액션은 실패와 시도가 많은 게임이므로 '왜 실패했는가'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저들이 의도하지 않은 플레이를 발견하면서 밸런스가 파괴되는 경우가 있다. 수정을 하는 경우와 안 하는 경우는 어떻게 다른지.

중요한 것은 개발시에 '그 플레이에 대한 생각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다. 개인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전혀 보이지 않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등 밸런스에서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되도록 막지 않으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유저들은 자기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영상을 올리는데, 개발자들은 바로 그 영상을 보고 막는다는 점이다.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 테스트와 피드백, 수정이 반복되는 삼위일체 작업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