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문화산업대학 '별바람' 김광삼 교수


"인디니까 좀 봐주세요? 그런 자세로는 굶어죽기 딱 좋습니다."

별바람이라는 닉네임, '게임 깎는 노인' 등의 별명을 가진 개발자.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올해로 23년이라는 경력을 가진 인디개발자.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김광삼 교수의 직설적인 '잔소리'는 독하지만 강렬하게 와닿았다.

그는 스스로를 가리켜 올 파트(All-Part) 개발자라고 부른다. 사실상 원맨 개발자에 가깝게 모든 분야를 할 수는 있지만 실제 프로젝트를 할 때는 팀을 꾸려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원맨 개발자로 볼 수는 없다는 것.

또한 그는, 장르과 플랫폼을 따지지 않으며, 현실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살아남기 위해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만들고 싶은 게임을 자유롭게 만드는 개발자라니, 다소 허황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그는 나름대로의 철학으로 답했다. 작가주의적 시점에서 마음대로 게임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면, 후대에 자신과 같은 길을 걷기를 바라는 개발자들에게 좋은 증거이자 사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일종의 믿음.

"누군가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개발한 게임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제게는 교수라는 타이틀이 있지 않느냐고 말이죠. 그래서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수가 아니더라도 (개발자로서) 잘 산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때까지는 더 열심히 뛰어야겠죠."

인디개발 분야의 '큰형님'이라고 할 수 있는 김광삼 교수가 다른 개발자들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디니까 봐주세요"라는 마인드를 버리라고 못 박았다. 그런 안일한 마인드로 개발을 시작하면 굶어죽기 딱 좋은 길이라는 것.

그는 유저의 입장을 생각해보라고 주문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과연 자신의 용돈 중에 인디게임을 위해 일정 금액을 따로 떼어둘까? 답은 '아니다'일 것이다. 유저들은 그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택할 뿐이니까. 즉, 인디게임이라고 해도 결국 시장에 나가면 메이저 게임과 승부를 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메이저, 혹은 AAA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 맛, 아니면 일종의 '뒤통수'를 제시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의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정면승부를 펼쳐도 되죠. 잔소리처럼 들리시겠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는 '승부'에 임할 자세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김광삼 교수는 인디개발을 한다는 것을 변명처럼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어찌됐건 유저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만드는 순간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의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는 것. 그는 필요에 따라서는 메이저 업체나 게임들의 비즈니스 라인을 활용하는 등 제대로 해보려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야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