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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3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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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없다...'아키에이지' 지휘봉 잡은 김정환 본부장

강민우(Roootz@inven.co.kr)
[▲엑스엘게임즈 김정환 아키에이지 본부장]

판교역에 내리자마자 옷깃을 여몄다. 10월의 끝자락, 아직 가을의 따스함이 남아 있는 계절이지만 판교는 이미 한겨울이었다. 지난 5~10월 사이 판교 게임밸리에도 한차례 구조조정 바람이 불었다. 거위 깃털을 뽑는 것처럼 알게 모르게 진행한 곳도 있었고 속전속결로 대규모 인력을 한꺼번에 정리한 회사도 있었다.

엑스엘게임즈는 후자에 속했다. 엑스엘게임즈 구조조정은 조직개편이 목적이었지만 아무래도 아키에이지 흥행 부진이 컸다. 큰 꿈을 가지고 야심차게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사람들은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그렇게 회사를 떠났다. 인사팀에서는 기약없는 약속이라는 것을 알지만 떠나는 직원들에게 "당장은 회사가 어려워서 떠나 보내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일하자"고 일일이 메일을 보냈다.

조직개편을 진행한 엑스엘게임즈는 조직을 크게 아키에이지 본부와 문명온라인 본부로 분리했다. 아키에이지 본부의 지휘봉은 김정환 본부장이 잡았다. 김정환 본부장은 1999년~2003년까지 엔씨소프트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아레나넷 인수를 포함한 서드파티 퍼블리싱, 사업 개발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07년 엑스엘게임즈에 합류하면서 투자 유치 및 해외사업을 총괄하다 이번에 아키에이지 총괄 본부장을 맡게 되었다. 그는 과연 아키에이지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인벤이 직접 물었다.



■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없다...'아키에이지' 지휘봉 잡은 김정환 본부장

근래 여러가지 이슈들이 많았고 조직도 개편됐는데 이렇다 할 입장 발표는 없었던 것 같다.

=인터뷰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약속했던 것들이 많았는데 그동안 "말을 거창하게 하는데 결과는 왜 이러느냐"라는 비난도 받았기에 조금 조심스러웠다. 사실 지금 시점에서 말로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것이 뭔가 변화를 보여주면서 그걸 가지고 말을 해야하는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아니고 말로만 하면 뭐하겠나.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나마 자리를 갖고 우리의 생각을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섰다.

구조조정이 있었는데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는 어떻나?

=운영이나 사업 등 비개발 인력들이 많이 떠났다. 많은 유저들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인력인데 현재는 그렇지 못하니까... 사실 개발팀도 고생이 많았지만, 이분들도 많은 노력을 했다. 결과적으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고 회사도 떠나게 됐다. 개인적으로 그 사람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남은 사람들이 감내해야 할 짐이 무겁다.

최근 조직 개편으로 아키에이지 본부장을 맡게 됐는데 어떤 방향을 잡고 있는지 궁금하다

=핵심은 '게임'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애초에 우리가 게임을 완벽하게 만들었으면 지금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 큰 그림에서 말해보자면 아키에이지는 나름대로 야심적인 프로젝트였고 아직도 그것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아키에이지를 개발할 때는 앞으로 MMORPG가 나가야 할 방향이나 개발 방식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또 하나 기조를 가졌던 게 송재경 대표가 말했던 것처럼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피드백을 받고 게임을 점점 발전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대미문의 5차례 비공개테스트, 95일간의 테스트도 하고 그러지 않았나. 개발팀 입장에서는 정말 살인적인 일정이었고 이것은 사업적인 논리라고 하기보다는 개발적인 논리였다. 그것을 감수했는데 얻은 경험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였다고 보고있나?

=결과적으로 말하면 큰 그림만 그리고 디테일을 놓쳤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만들고 저것도 만들고, 일단 만들기는 다 만들었는데 유저들이 그걸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어떻게 인터렉션하는지 체크가 안됐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럴 여유가 없었던 거지. 그래서 짠하고 런칭하고보니 서비스도 불안정하고 여러가지로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조급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우리들은 하나씩 빨리 추가해서 그림을 완성시키자는 생각으로 달려왔는데 초기 서비스도 불안하다보니 전반적으로 마음이 급해졌던 것 같다. 게임이라는 것은 본질은 서비스고 많은 고객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데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신경을 못썼다. 그런데 이게 신경 안쓰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못챙겼던 것이다.

그렇다면 더 분발하는 모습을 보여야하는데 국내 유저들도 걱정이 많다. 특히 해외 수출이 부각되면서 국내 파트를 더 소홀해지는 게 아니냐라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런 우려의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외쪽만 신경쓰고 한국을 포기한 것이냐"라는 의견을 나도 많이 받았다.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절대 사실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엑스엘게임즈에서 아키에이지를 포기하는 것은 회사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절대 그럴 수 없고 우리의 다음 목적은 '아키에이지'를 완성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런데 그 방향에 대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키에이지는 한국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 접근하려고 하는 것인가?

=아키에이지 본부장을 맡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아키에이지가 아직도 가능성이 있느냐?", "지금이 한계가 아니냐"라는 질문이었다. 내 대답은 항상 똑같다. "아키에이지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지금까지 아키에이지를 아끼고 사랑해온 기존 고객들에게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초기 아키에이지에 실망해 떠난 휴면 유저들도 복귀시키는 것이다. 디테일을 하나씩 살려 나간다면 '아키에이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을 것 같은데 본부장을 맡으면서 어떻게 분위기 쇄신이 이루어졌나?

=그래서 구조조정도 최대한 빨리 진행했다. 그런 분위기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안되니깐. 문제점이 뭔지 파악하고 새로운 방향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가자고 주문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면 결과에 낙담하고 처져 있다 보면 뭘 해야 되는지 모르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회사에 시간도 많이 보내고 야근도 하고 그러는데 들이는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으니까. 그러다 보면 이걸 왜 하고 있지 스스로 회의도 들고 스트레스가 대단히 크다.

그래서 이번 구조조정을 하면서 아키에이지 향후 방향을 자세히 설명했다. 큰 방향을 틀리지 않았다. 단지, 신경 써야 할 부분에서 디테일과 편의성이 너무 소홀했고 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시스템은 구현됐지만 유저들에게 유기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것에 미숙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걸 고치고 콘텐츠를 흐르게 하면 아키에이지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팀들과도 세부적인 것까지 커뮤니케이션했다.

이게 공허한 이야기로 끝나면 의미가 없겠지만 개발쪽에서도 이게 말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고 이렇게 해보면 아키에이지가 못해봤던 것들이나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서로 공유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으샤으샤하는 분위기가 됐다. 당장 해야할 일은 기존보다 훨씬 많아졌는데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협업해서 함께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 만렙 유저 위한 콘텐츠 공개...무료 접속자도 더욱 많은 콘텐츠 즐길 수 있게 될 것

아키에이지 개발 방향이 전체적으로 변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말해줄 수 있나?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지금은 부분무료화라고 하는 정액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분유료화도 아닌 약간 애매한 요금제가 포지션되어 있는데 무료 사용자도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논의단계라 정리되는 대로 곧 발표할 계획이다.

콘텐츠 업데이트도 방향을 다르게 가져가려고 한다. 기존에는 거의 일주일 단위로 업데이트를 했다. 그래서 콘텐츠만 따지고 보면 6개월 동안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하지만 고객들이 느끼기엔 뭔가 크게 변화되는 임팩트가 부족하고 유저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약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공성전이나 국가시스템, 무역 등 큰 줄기의 업데이트는 구체화시켜서 진행하고 지속적으로 문제점으로 제기되어 왔던 콘텐츠간 연계를 아키에이지의 핵심 과제로 보고 업데이트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아키에이지를 즐기고 있는 만레벨 유저들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많이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업데이트 내용은 정리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시기도 중요할 것 같다. 언제쯤 구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현재 논의하고 있는데 올 겨울에 변화된 부분을 설명할 계획이고 내년 초 정도에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앞서 했던 설명을 조금 덧붙이자면 MMORPG는 종합예술에 가깝다. 예를 들면 오케스트라 같은 거다.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들이 한대 어우러져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내듯 게임 내 콘텐츠도 서로 조화롭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냉정하게 다시 돌아보면 지금까지는 만드는 사람들이 각자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사실 자기 소리를 내기도 바빴던 거지. 그래서 이제는 개발본부, 사업본부, 운영을 하나로 묶었고 개발환경도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부터 '아키에이지'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방향 설정을 다시했는데 어떤 근거가 있나?

=아키에이지 본부장을 맡으면서 그 고민을 제일 많이 했다. 변화를 하려면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쌓인 로그도 다 분석하고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을 보여주는 로그도 다 뒤져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했다. 그래서 받은 피드백을 근거로 현재 방향을 잡은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도 이러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할 것이다.

달라진 아키에이지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구조조정이나 조직개편은 정말 아팠지만 개인적으로나 회사의 입장에서도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본다.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시기가 지나버리면 배우는 것도 없고 의미도 없겠지만 이를 계기로 달라진다면 회사로서 조직으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될거라 믿는다. 또, 그렇게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키에이지 역시 지금보다 달라질 것이고 회사와 조직이 배우고 깨달은 만큼 변화될거라 믿는다. 지금부터는 그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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