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만든 작품은 이전까지 있었던 MMORPG와는 확연히 다른 부분을 보여줬습니다. 남들이 다 WOW 따라가기 바쁠 때 그들은 '더 편한 RPG'를 목표로 작업에 매진했습니다. 남들이 더욱 개성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땀과 자금을 쏟았다면, 그들은 전투 및 연출에 에너지를 짜냈습니다.

어느덧 '카발 온라인'은 서비스 8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기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의 선택과 집중이 적중했기에 가능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등장한 온라인 게임 중에서도 '카발 온라인'이 보여준 스킬 연출을 따라가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저 제 생각이지만 많이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참 늦었습니다. 무려 8년 만의 클래스 업데이트입니다. 딱 2년만 채우면 강산도 변할텐데, 그건 못 채우고 신규 클래스를 만들어냈습니다. 뭐, 살짝 농담섞어 말한 것입니다만, 어쨌든 8년이라는 시간은 작업 시간 길다는 온라인 게임업계에서도 절대 짧은 시간은 아니지요.

'카발 온라인'이니까 멋진 연출로 가득 채웠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것 역시 제 예상과 일치했고요.





▲ 카발 온라인 김지운 팀장(좌) 최용진 본부장(우)


카발 온라인도 어느덧 서비스 8년 째다. 어엿한 장수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잡았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최용진- 사실 개발 당시에는 중박이라도 괜찮겠다 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당초 생각했던 목표보다는 잘 된 것 같다. 그래서 욕심이 생겼고 조금씩 키워보자 한 게 여기까지 온 거다. 길드원 현모 이벤트 몇 번 따라간 적 있는데 거기 계신 분들이 우리 게임에 정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큰 즐거움 주는 일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보람차기도 하고. 앞으로 10년 15년 20년 쭉 가고 싶다.

김지운- 나는 8년 전에는 카발 유저 중 한 명이었다. 그 때 그 초기 유저들은 대학교 가고 군대 다녀오고 그랬을 거다. 그 분들이 앞으로 결혼해서 자식 낳을 때 까지도 서비스 유지되는 그런 게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신규 배틀스타일이 8년 만에 추가됐다. 타 게임에 비해 클래스 업데이트가 굉장히 느린 것으로 보인다.

김지운- 내부적으로는 매년 신규 클래스 업데이트하자는 말이 나온다.(웃음) 그게 스케치하고 기획하는 과정에서 거의 다 폐기된다. 우리도 욕심은 있다. 신규클래스 나오면 업데이트 느낌도 크게 나는 것도 안다. 헌데 그게 어찌어찌하다보니 8년이나 미뤄졌다.

최용진- 신규 캐릭터 이야기의 시작은 카발 온라인 서비스 3년차였던 것 같다. 그리고 작년 글로벌 캠프 때 유저들에게 공약한 셈이 됐고, 그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다. 그리고 이렇게 선보이게 됐다.


신규 배틀스타일은 '격노'를 사용한다고 들었다. 보통 다른 게임에서 격노를 쓰는 캐릭터는 스킬을 사용하는 자원 시스템이 별도로 구별되는데, 카발은 어떤가.

최용진- 다른 게임에서 보던 격노 시스템과 비슷한 편이다. MP, SP 개념은 카발도 있다. 다만, 현재 다듬는 중이기는 한데, 우리 게임의 격노는 '칸' 개념을 채용했다. 최대 10칸까지 격노 포인트를 저장할 수 있고 이것을 채우는 스킬, 사용해야 발동하는 스킬이 있다.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라면 이 격노 칸을 채울수록 캐릭터의 자체 스탯도 증가된다는 것이다.

김지운- 아무래도 처음으로 하는 캐릭터 업데이트다 보니 밸런스가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다. 최대한 많이 준비해 실수가 없도록 할 것이며, 만약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수정할 것을 약속한다.



신규 배틀스타일 이름이 '글래디에이터'다. 그래서 검을 사용하는 클래스라고 생각했는데, 독특하게 무기가 '차크람'이다. 차크람은 원거리 무기 아닌가.

최용진- 작년 글로벌 캠프 때 실루엣으로 보여준 것은 사슬낫이었고, 유저분들께도 이런 방식의 캐릭터라고 소개만 드렸다. 근거리, 원거리 다 가능하고 아머 방어구 착용한 캐릭터라고. 그 이야기는 틀리지 않았지만, 무기는 바뀌었다. 내부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정말 많이 했고 그 결과가 이것이다.

김지운- 사실... 차크람을 사용하자고 내가 많이 우겼다.(웃음) 근거리, 원거리를 모두 커버하는 무기를 고민했는데, 사슬낫은 약간 가벼운 느낌이 많이 나 보였다. 차크람은 던지는 무기이지만, 묵직한 느낌으로 제작한다면 제법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근거리, 원거리 전투가 모두 가능하다면 다른 게임의 '전투 태세' 개념인가.

김지운- 원래 그렇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안그래도 복잡한 클래스인데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아 스킬 방식으로 접근했다. 어떤 스킬이냐에 따라 근거리,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도록 했다. 물론, 각 스킬들은 격노와 연결되어 특징이 드러날 것이다.



사전 정보에 의하면, 무기 구조가 복잡해 다루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카발 온라인 자체가 컨트롤이 어렵지 않은 게임인데, 숙련도를 요구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

김지운- 게임플레이가 어렵다는 것은 아니다. 글래디에이터는 격노를 관리해야 되기에 다른 캐릭터의 플레이와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 이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최용진- 기획팀장이 말한 것과 같다. 우리 게임은 20대 뿐 아니라 30대, 40대를 훌쩍 넘긴 유저도 많다. 그 분들이 컨트롤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원거리, 근거리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그 분들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다. 조작을 비롯한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그렇게 말한 것이다.


차크람을 사용한다는 것 외 글래디에이터의 특징이 더 있나?

김지운- 일단 차크람, 격노가 글래디에이터의 가장 큰 차별점이기는 하다. 그 외로는... 비주얼적 특징이 있다. 동작 애니메이션부터 완전히 다르고 갑옷 디자인도 완전히 다르다. 특히 배틀모드 3에 진입했을 때 변신하는 모습은 꼭 한 번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외형적인 부분에서 디자이너들이 정말 공 많이 들인 캐릭터다.


명예 시스템 및 혼돈 강화 시스템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김지운- 명예 점수는 캐릭터가 무언가를 했을 때 보상으로 얻게 되는 포인트를 말한다. 하지만 두 번째 캐릭터를 육성할 때 다시 모아야만 하는 단점이 있었다. 귀찮은 일 아닌가. 그래서 상위 명예등급을 추가로 도입해 계정 내 다른 캐릭터들이 명예 포인트를 공유하도록 했다. 아, 물론 완전 공유는 아니고 어떤 몬스터를 잡던가 퀘스트 수행할 때 획득하는 몇 가지 부분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계정 내 모든 캐릭터가 함께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혼돈 강화 시스템을 설명하려면 카오스 아레나를 먼저 이야기해야 할 듯 하다. 카오스 아레나는 단순하게 몬스터를 최대한 많이 잡도록 유도한 던전이다. 이미 두 차례 리뉴얼을 했지만, 아직 단점이 남아 있어 이번에 다시 한 번 리뉴얼한 것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해당 던전에서 몬스터를 처치할 때 혼돈의 조각이라는 재료 아이템이 추가됐다. 그것을 모아 카오스 코어를 제작 가능하다. 그리고 벨트 및 악세사리 등을 카오스 코어를 이용해 강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상당히 높은 수준의 옵션을 제공할 것이다.


그 외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김지운- 최근 MMORPG들을 보면 AOS 콘텐츠를 추가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 됐다. 카발 온라인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새로운 미션배틀 시스템, '망향의 숲'을 추가했다. 예전에는 그저 1-1 방식의 대전이었다면, 망향의 숲은 3-3까지 지원한다.

'리그오브레전드'처럼 부쉬, 타워, 미니언이 있고, 카발만의 시스템도 녹아들어갔다. 기존의 대전 콘텐츠에 비해 확실히 다른 재미를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 '망향의 숲'은 올해 안에 공개할 것이고 업데이트 시기는 내년으로 보고 있다.

▲ 카발 스타일 전투로 펼쳐지는 AOS는 어떤 느낌일까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을 말해주었으면 한다.

김지운- 이번에 공개되는 신규클래스가 반응이 좋다면, 다음 신규클래스를 개발할 의지가 생길 것 같다.(웃음) 그리고 카발 온라인의 콘텐츠 중 문제가 있음에도 방치된 게 몇 개 있다. 그것을 최대한 수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보스 몬스터나 맵도 새롭게 리뉴얼해서 현대식 그래픽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딱히 큰 것들이 팍팍 잡혀있다기보다는 지금 당면한 문제점들을 차근차근하게 해결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려 한다.

최용진- 사실 카발 온라인에 새로운 것을 추가하고 싶은 마음은 우리도 굴뚝같다. 하지만 기존 코어 유저분들께서 "카발은 이런 게임이 아닌데."라고 할까봐 걱정도 된다. '망향의 숲'도 새로운 콘텐츠이기는 하나 게임의 기존 특성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 온라인게임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기본적인 재미를 지켜나가는 것 같다. 우리도 그 부분을 지켜나가면서 카발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게 해 보겠다.


업데이트 일정을 알려줄 수 있나.

최용진- 11월 20일에 테스트서버에 이번 업데이트가 적용될 것이다. 그리고 12월 중 본 서버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사실 우리 게임을 오래 하신 유저 분들이라면 언제 업데이트할지 대충 다 아실 거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용진- 작년에는 글로벌 캠프도 하면서 유저 분들을 만나 뵈었지만,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사실 우리 쪽 파트가 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이벤트로 유저들의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있어 참 좋았다. 내년에는 그런 자리를 꼭 마련해 보도록 하겠다. 많은 기대 바란다.


▲ 신규 클래스 캐릭터 모델링 작업 중인 아티스트(위), 캐릭터 원화 제작 화면(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