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 2 전문 해설가인 '토비완' 토비 도슨이 슈퍼 매치 해설을 위해 지스타 현장을 찾았다.

joinDOTA를 통해 도타 2 해설을 전문으로 하는 토비 도슨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짚어 주는 해설로 유명하다. 토비 도슨은 주요 도타 2 리그는 물론, 도타 2 최대의 대회인 The International에서도 해설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인벤에서는 슈퍼 매치 해외 중계를 위해 지스타 현장을 찾은 토비 도슨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먼저 인벤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이름은 토비 도슨(Tobi Dawson)이고, 별명은 토비완(Tobiwan)이다.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오비완에서 따온 별명이다. 호주에서 태어났고, 현재는 독일에서 지내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 내 해설이 얼마나 전달 될지는 모르겠지만, 열정적으로 해설할 것이다.


Q. 한국에 온 소감은?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은 많이 가봤지만 한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부산 공항에서 내렸을 때 경관이 정말 아름다운 도시란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한국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많아 상하이 엑스포에 참가했을 때는 한국관을 찾기도 했다. 이렇게 한국을 방문 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


Q. NSL 경기 중계 등 한국 팀들의 경기를 지켜봤는데, 평가한다면?

한국 팀들은 현재 성장중인 단계다. 아직 경험이 부족할 뻔더러, 팀 컬러가 뚜렷하지 않다. 또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니 매 경기마다 자신들이 가진 기량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짧은 시간동안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Q. 슈퍼 매치에서 한국 팀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제 fou와 DK간의 경기, 그리고 스타테일의 경기가 남았는데 한국 팀이 1승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나?

유감스러운 말이지만 fOu는 힘들 것 같다. 냉정하게 말해 TI 챔피언인 얼라이언스와 아시아 최강으로 손꼽히는 DK를 상대로 fOu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소리다. fOu의 현재 상황을 보면 얼라이언스와의 경기에서도 졌듯이 DK와의 경기에서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반면, 스타테일은 NSL에서 우승을 거두기도 했고, 통푸와 버투스 프로 등 비교적 약한 팀과 경기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연승을 거둔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한, 두 경기 정도는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슈퍼 매치에 참가하는 팀들이 세계 최정상급이기 때문에 만약 한국 팀이 1승이라도 거둔다면 대단한 결과이다.



Q. 토비완은 최고의 도타2 해설가로 손꼽히는데, 해설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고 있나?

이번 슈퍼매치로 예를 들자면 우선 선수, 팀의 신상부터 시작해서 최근 있었던 경기-1주일 가량 내의 경기를 살핀다. 그 이전은 팀의 스타일이 바뀔 수가 있으므로 배제한다.-에서 어떤 식으로 플레이했는지 등을 해설을 시작하기 전에 머리속에 집어넣고 외운다. 해설을 할 때는 말이 즉흥적으로 바로바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굉장한 집중력을 요한다.

그리고 15일에 두 경기를 해설했는데 가장 주의를 살펴야 하는 건 첫 경기가 아니라 두번째 경기다. 보통 첫 경기는 양 팀이 서로 간을 보고, 어떤 식으로 플레이를 해야 할지 전력을 살핀다. 이후 두 번째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승부에 돌입한다. 이 때 양 팀이 어떤 전략을 짜서 경기하는지를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사실 해설을 딱히 거창하게 준비하진 않는다. 단지, 항상 생활의 중심에 도타 2가 있을 뿐이다.


Q. 여가 시간에는 어떻게 보내나? 그리고 본인의 도타 2 실력은?

도타 2를 하기도 하지만, 굳이 혼자 공방에서 매치를 찾진 않는다. 친구들과 함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재미로 게임을 한다. 진지하게 이기려고 하면 그 자체가 되려 스트레스가 된다. 도타 2 실력은 글쎄, 친구들이 워낙 잘하기 때문에 내 실력은 돋보이진 않는다. 간혹 트롤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공방에서는 중간 이상은 하는 수준이다. 도타 2를 하지 않을 때는 카스 온라인, 마인 크래프트 등을 즐기고, 이 외에도 재미있는 게임을 즐긴다. 폰 게임 역시 좋아한다. 그리고 TV 쇼를 정말 좋아한다. 특히, 매쉬(MASH. 80년대 미국 드라마)와 같은 8~90년대에 했던 TV 쇼를 즐겨 보는데 지금은 스타트렉(Star Trek) 시리즈를 보고 있다.


Q. 도타 2에서 선호하는 영웅은 무엇인가? 선호하는 이유는?

드로우 레인저이다. 도타 2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플레이했던 영웅이다. 드로우 레인저와 같은 취향의 여성이 이상형일 정도로 정말 굉장히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드로우 레인저 코스프레를 한 유저에게는 굉장히 취약하다.(웃음) 아쉽게도 이번 지스타에는 드로우 레인저 코스프레가 등장하지 않았다. 바람 순찰자나 고통의 여왕 등은 등장했는데 드로우 레인저가 없어 아쉬웠다. 드로우 레인저를 얼마나 좋아하냐면 한 대회에서 행사장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굉장히 큰 사이즈의 드로우 레인저 플랜 카드가 있었다. 대회가 끝나고 그 플랜카드를 둘둘 말아서 집에 가져오기도 했다.



Q. 팬들에게 어떤 해설자가 되고 싶나?

현재 해설하는 것 자체로 만족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삶을 살아왔고, 무엇보다도 순간순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창하게 어떤 해설자가 되겠다는 것 보다는 지금을 즐기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 늙어서까지 해설을 할 수 있다면 좋지만, 항상 해설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소속해 있는 회사에서 e스포츠 매니지먼트를 배우는 등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다.


Q. 지금껏 팬들에게 받은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

딱 하나를 짚기가 힘들다. 지금까지 해설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다만, 레딧이나 포럼에서 악플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멘붕한다. 그래서 그러한 악플들은 최대한 보지 않으려 한다. 공식적인 코멘트나 기사, 리뷰에 대해서는 충분히 존중하고 인정한다. 만약 좋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면 겸허히 받아들여 고치려고 한다. 악플은 자체적으로 필터링 해서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Q. 혹시 본인이 가진 아이템 중 특별하게 여기는 것이 있나?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질문이다.(웃음) 자주 아이템이 공개되다 보니 대부분의 아이템을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래도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을 꼽으라면 자연의 예언자의 Flowering Treant 스킨을 가장 좋아한다. 스킨이나 아이템보다는 오히려 커리어에 많이 집착한다. 커리어를 정말 귀여워 한다. shagbark이나 Ramnaught of Underwool 같은 커리어는 인상 깊고,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나무 정령을 꽃으로 바꿔주는 Flowering Treant

▲ 토비완이 특히 귀여워하는 커리어(우측이 shagbark)


Q. 앞으로의 계획은?

정말 바쁘다. 슈퍼매치가 끝나면 1주일 가량 휴식을 취한 후 스웨덴에서 열리는 드림핵에 참가한다. 이후 폴란드에서 열리는 EMS One 가을 시즌이 있고,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리는 스타래더가 이어진다. 그 후, 2년 반만에 고향인 호주에 갈 것이다. 그 뒤로는 독일로 돌아가 웹사이트 관리를 하고, 그 외에도 정규 리그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