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리그오브레전드에 시즌7 중반기 업데이트가 진행되었다. 시즌 중반기 업데이트는 프리 시즌 업데이트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변화하는 대표적인 대규모 패치 중 하나로, 이번에 진행된 시즌7 중반기 업데이트에도 챔피언과 아이템 및 주요 오브젝트 등 다양한 부분들이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 중에서도 챔피언 개편 사항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시즌6 중반기 업데이트에서 바뀐 '말자하'가 미드 뿐만 아니라 정글, 서포터 등 다양하게 활약하고 최종적으로 주요 라인이 서포터로 변경된 것 처럼, 챔피언의 직접적인 변화는 각 챔피언 뿐만 아니라 게임에도 크게 영향을 끼칠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7 중반기 업데이트에서는 탱커 챔피언들이 개편 대상에 올랐다. 이니시에이팅 능력이 강력한 선봉장 역할로 대표되는 삼인방, '자크-마오카이-세주아니'는 패치로 리워크 급 변화가 적용되었다.

시즌 중반기 업데이트로 크게 바뀐 '자크-마오카이-세주아니'. 변화 후 이들의 현 위치는 어떤지 통계와 유저들의 평가로 파악해보자.

▲ 시즌7 중반기 업데이트로 개편된 '자크-마오카이-세주아니'


■ 대박 - 재미와 성능을 동시에! 다채로운 무기로 강해진 '세주아니'

2012년 초, 리그오브레전드에 91번째 챔피언으로 등장한 세주아니는 사실 이미 한 차례 리워크를 거친 챔피언이다. 2013년 5월 2일, 3.6 패치를 통해 모델링와 배경 스토리를 포함해 스킬 등 전반적인 부분이 변경된 세주아니는 강력한 CC 효과를 기반으로 한 돌격형 탱커의 대표격 챔피언으로 자리를 잡았다.

▲ 강력한 CC로 무장한 이니시 담당 탱커, '세주아니'


하지만 이러한 세주아니는 전반적인 피해량이 낮아 저레벨 구간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고, 강력한 CC 이외에는 명확한 장점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또, 이 마저도 궁극기 '빙하 감옥'에 의존하는 부분이 컸다. 한마디로 궁극기를 통해 스턴 대박을 노리는 것이 세주아니 활용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었다.

▲ 특히 궁극기 의존도가 높았던 변경 전 세주아니 (영상 출처: OGN)


그랬던 세주아니는 7.9 시즌 중반기 업데이트를 통해 새롭게 바뀌었다. 세주아니 스킬 리워크의 핵심은 궁극기에 쏠려있던 스킬 비중의 분산이었다.

다소 단조로웠던 패시브는 이제 '말자하'의 보호막 패시브처럼 일정 쿨타임에 재생성 되는 '서리 갑옷'으로 변경되었다. 보호막이 활성화 되면 피해를 입을 때 일시적으로 엄청난 방어/마법 저항력 보너스를 받으며, '서리 갑옷'이 유지되는 동안 둔화에 면역이 된다.

마찬가지로 밋밋한 느낌을 주었던 '매서운 북풍 철퇴(W)'는 '혹한의 서릿발'로 이름을 바꾸고, 전반적인 사용 형태가 바뀌었다. 철퇴를 휘둘렀다가 내리치는 두 번의 공격으로 나뉜 W 스킬은 새롭게 몬스터를 밀어내는 효과와 둔화 CC도 추가되었고, 한 번에 피해를 입히기도 좋아졌다.

여기에 '만년 서리(E)'는 둔화 CC를 적용하는 스킬에서 근접 공격 아군과 세주아니가 스텍을 쌓아 기절시킬 수 있는 강력한 CC 스킬로 변신했다. 기절뿐만 아니라, 해당 적을 세주아니가 공격하면 최대 체력의 10~20%의 큰 피해를 입히는 기술로 초반부터 세주아니의 화력을 끌어 올리고, 소규모 교전에서 강력한 역할을 부여했다.

다른 스킬이 강화된만큼 궁극기는 더 이상 다수의 적을 기절 시키지는 않게 되었지만, 대신 종합적인 피해량이 상승하였고, 시간 차를 두어 광역 둔화를 적용시킬수 있으므로 무조건 하향이라고만 볼 수도 없다.

▲ 궁극기의 강력함이 여러 스킬로 고르게 분배된 세주아니 (영상 출처: SkinSpotlights)


궁극기에 쏠려있던 비중을 다른 스킬로 분배하고, 전반적으로 스킬 성능이 향상된 세주아니는 그동안 문제로 꼽혔던 약했던 초반 구간도 극복해낸 모습을 보이며 7.9 중반기 업데이트 이후 픽률과 승률이 크게 상승했다.

이전 2~3% 대에 머물렀던 픽률은 9%까지 올랐고, 승률은 53.04%로 전체 4위까지 치솟았다. 중반기 업데이트 이전 대체로 5할 미만의 승률을 기록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상위 티어에서의 활약도 눈에 띈다. 세주아니는 랭크 전체에서 보다 상위 티어(다이아 이상)에서 더 높은 9.6%의 픽률과 마찬가지로 준수한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강하거나, 능수능란한 챔피언을 선호하는 상위 티어 유저들도 세주아니에게서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 픽률과 승률이 크게 증가했다. (통계 출처: fow.kr)


이 뿐만 아니라, 중반기 업데이트 이후 세주아니는 새로운 포지션을 개척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가장 많은 선호도를 보인 포지션은 정글이지만, 꽤 많은 유저들이 세주아니를 탑이나 서포터로 기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 이젠 서포터까지? 'Max'의 세주아니 서포터 플레이 (영상 출처:
LOL PRO Replays 유튜브)


이런 시도의 근거는 세주아니의 스킬 구성이 초반부터 6렙 이후까지 모두 유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패시브 '혹한의 분노'를 통해 방어/마법 저항력을 증가시키는 '서리 갑옷' 효과는 라인에서 상대방의 견제를 버틸수 있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역으로 공격에 나서 딜 교환에서 이득을 챙길 수 있게 만들었다.

▲ '서리 갑옷'과 '얼어붙은 건틀릿'이 만나면 거대한 역장을 생성하기도


여기에 쓰기 편해진 '혹한의 서릿발(W)'과 강력한 CC와 높은 피해를 가진 '만년 서리(E)'를 보유한 세주아니는 정글 외에도 탑과 서포터 포지션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유저들도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기존의 하드 CC를 가진 탱커 챔피언이라는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세주아니만의 재미를 잘 살려냈다는 평가다. 단, 지나치게 강해진 부분이 있다면 조정되어야 할 필요성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패치 직후 탑 라이너로 세주아니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자 라이엇 게임즈는 추가 패치와 7.10 패치를 통해 '서리 갑옷' 능력을 다소 감소 시켰다.

현재 세주아니는 다소 실험적인 포지션으로 받아들여지는 서포터 보다는 주로 정글-탑 포지션에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세주아니가 새로운 탑 라인 조커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지, 패치 끝에 다시 정글로 기용될지 관심 깊게 지켜봐야할 것이다.


■ 중박 - 흔들린 정체성? 어쨌거나 픽률 증가에 성공한 '마오카이' 서포터

'마오카이' 역시 7.9 시즌 중반기 업데이트로 변화를 겪은 챔피언 중 하나다. 강력한 CC와 궁극기의 보호 효과를 통해 아군을 보조하는 무난한 탱커 챔피언으로 오랫동안 사랑 받았던 마오카이는 패치로 그 쓰임세 자체가 바뀌었다.

▲ 언제나 무난했던 아군 보조 탱커, '마오카이'


누굴 만나도 한결 같은 싸움 방식으로 뛰어난 '범용성'을 자랑했던 마오카이는 역으로 이런 점 때문에 특별할 것이 없는 챔피언으로 꼽혀왔다. 이에 따라, 라이엇 게임즈는 마오카이 개편을 '개성'과 '일부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이라는 특수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계획하였고, 이는 '개발자 블로그' 코너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오카이의 스킬은 대부분 원형을 유지했지만 '묘목 던지기(E)'와 궁극기를 바꾸면서 변화를 주었다. 마오카이의 묘목은 수풀에서 더욱 강화되며, 언제나 비슷한 플레이를 만들었던 궁극기 '복수의 소용돌이'는 넓은 범위를 느리게 뻗어나가 상대를 속박하는 '대자연의 마수'로 변경되었다.

▲ 특히 E 스킬과 궁극기가 크게 바뀐 마오카이 (영상 출처: SkinSpotlights)


라이엇 게임즈는 '마오카이의 정글 몬스터 정리 능력'이라고 언급 하는 등, 마오카이가 강화된 묘목을 활용해 정글로 활용 될 것을 예상한 눈치였지만, 막상 패치가 적용되고나니 유저들은 마오카이를 서포터로 활용하는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크게 바뀐 궁극기와 '묘목 던지기(E)' 스킬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패치 이전 가장 많이 활용되었던 탑 마오카이는 궁극기가 바뀌면서 더 이상 활용되지 않게 되었다. 과거 자주 볼 수 있었던 '세계수'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Q 스킬의 당겨오기가 막히는 등, 일부 스킬의 미묘한 변화도 뼈 아팠다.

▲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세계수' 마오카이


자연스럽게 유저들은 강화된 '묘목 던지기(E)' 스킬로 눈을 돌렸다. 라이엇은 이 단계에서 정글 마오카이가 등장하길 바랐던 모양이지만, 사실 강화 '묘목 던지기(E)'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포지션은 정글이 아닌 서포터였던 모양이다.

봇 라인은 생각보다 부쉬 점거가 중요한 라인이다. 수풀과 라인이 접하는 범위도 넓은 데다가, 견제를 위해, 와드 제거를 위해, 혹은 두 챔피언 간의 거리 유지를 위해서라도 수풀에 접근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묘목에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 '으악! 내 눈!' 조금만 방심해도 강화 묘목을 맞게 된다


묘목은 최대 체력의 % 피해를 입히고, 생각보다 빠르게 접근하기 때문에 이동이나 방어막 스킬이 없는 챔피언들은 큰 곤혹을 치르게된다. 거기에 강화 묘목의 지속 피해가 '천둥 군주의 호령'을 발동시키는 버그도 묘목의 파괴력에 힘을 실어 주었었다. (7.10 패치로 수정)

▲ 강화 묘목으로 활약하는 무시무시한 마오카이 영상 (영상 출처: 인역생전 유튜브)


이런 점에 주목한 유저들은 최근 마오카이를 탱커가 아닌 보조 AP 딜러 겸 서포터로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강화 묘목에 '천둥 군주의 호령'이 발동하는 동안 마오카이의 주력 특성이 '천둥 군주의 호령'으로 고정될 정도였다.

현재는 7.10 패치를 통해 강화 묘목만으로 '천둥 군주의 호령'이 발동하지 않도록 되었고, 마나 소모 및 피해량이 변경, 이를 대신해 '덤불 주먹(Q)'의 사용성이 개선 되면서 마오카이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이다.

▲ 7.10 패치로 일부 수정된 마오카이의 스킬들


세주아니와 마오카이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세주아니가 기존 플레이 스타일도 유지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 것에 반해, 마오카이는 원래 플레이 스타일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만 했다는 점은 다르다.

의도치 않게 게임 방식이 뒤엎어진 느낌은 있지만, 과거 너프 패치 등의 원인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던 픽률이 반등하면서 마오카이의 변경은 일단 유저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데에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중반기 업데이트 이후 반등한 마오카이의 픽률


아이러니하게 '탱커' 업데이트를 통해 AP 보조 딜러 서포터로 전직한 마오카이.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닌만큼, 얼마 전 적용된 패치와 연구에 따라 다시금 탱커로 활약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 쪽박 - 뚜루뚜빠라빠 어디갔어? 당장은 아쉬운 '자크'의 변화

시즌7 중반기 업데이트로 본격적인 변화를 겪은 탱커 삼인방 중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챔피언을 꼽자면 단연 '자크'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자크'는 다른 두 챔피언과 비교하여 승률 면에서 부족한 점이 없던 챔피언이었다. 픽률도 꾸준한 편이었으므로, 자크의 변경 소식에 먼저 의문을 품는 유저들도 있었다.

▲ 딱 보이는 것처럼 잘 싸웠던 변경 전 자크


전장에 뛰어든 후 스킬들을 사용하고 나면 인상적인 부분이 적어진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던 라이엇 게임즈인만큼, 시즌 중반기 업데이트에서 '자크'의 비밀병기스러운 재미를 부각하려는 노력이 드러났다.

변경된 자크는 '탄성 주먹(Q)'과 궁극기 '바운스'가 크게 바뀌었다. '탄성 주먹'은 첫 대상에 팔을 걸고 다음 대상에 맞부딪히는 형태로 바뀌었다. 여러번 점프하며 적진을 헤집는 스킬이었던 '바운스'는 이제 자크가 바닥에 몸을 펼치고 한 번에 적을 끌어오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스킬로 바뀌었다.

▲ 더 비밀병기스러워진 '자크' (영상 출처: SkinSpotlights)


하지만 유저들이 느낀 각 스킬들의 성능은 아쉬운 수준이었다. '탄성 주먹'은 재미있게 변하긴 했지만 더 이상 유닛을 관통하지 않게 되면서 라인에서 적을 맞히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워졌다. 때문에 일부 유저들이 애용하던 탑 자크는 예전보다 쓰기 어려워진 면이 있다.

▲ 사용이 까다로워진 '탄성 주먹'


'뚜루뚜빠라빠~!'로도 유명한 궁극기 '바운스'의 변화도 유저들에겐 아쉬운 부분이었다. 재미있는 변화기는 하지만 과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에서 이제는 확실한 적중이 필요한 스킬로 바뀌었다. 분명 대박을 노릴수 있게 된 것은 맞지만, 예전 감각으로 쉽게 사용했다가 헛방을 치기 일수였다.

▲ 정확한 타이밍의 사용이 중요해진 '바운스'


여기에 기본 스킬들의 CC 지속 시간 너프 등, 익숙했던 챔피언 스킬의 변경과 다소 약하게 책정된 스킬들이 맞물리면서 자크는 변경된 탱커 챔피언 셋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낮은 승률을 기록하게 되었다. 픽률 역시, 세주아니-마오카이가 상승세를 그릴 때 유일하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 영 성공적이지 못했던 중반기 패치 직후 자크 (좌 픽률, 우 승률. 통계 출처: leagueofgraphs)


크게 낮아진 자크의 승률에 곧 수정 패치가 적용되었다. 우선 7.9 추가 패치를 통해 '탄성 주먹'의 둔화 지속 시간과 '새총 발사'의 피해량을 상향(롤 백)시켰고, 이후 테스트를 거쳐 7.10 패치에서는 '탄성 주먹'에 체력 계수를 추가하고, 조각 생성 조건을 완화 하는 등의 상향이 주어졌다.

또, '새총 발사'의 띄우는 시간이 충전 시간에 따라 0.5~1초까지 증가해, '바운스'로 더 자연스럽게 연계할수 있도록 변경하면서 추락한 자크의 승률을 되찾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크의 낮은 승률은 다소 낮게 책정된 스킬 능력 탓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보다 바뀐 자크의 활용법이 크게 달라진 것 역시 한 몫 한 것으로 여겨진다. Q, R 스킬은 각각 같은 이름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다른 활용 방식이 요구되는 만큼, 유저들의 새로운 스킬 숙달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낮은 승률을 보이고 있는 자크지만, 상향 패치가 적용되었고, 유저들이 변경된 자크에 익숙해지면 승률은 복구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생각된다. 5월 18일, fow.kr 기준으로 자크는 승률 5할대를 복구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보여주었던 자크의 모습이 그립기는 하겠지만, 바뀐 자크 역시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것도 사실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달라진 자크의 플레이 방식을 이해하여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변경된 자크의 쾌활한 영상을 마무리로, 글을 마친다.

▲ 쾌걸 자크맨 2세 (영상 출처: 인역생전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