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팀들이 꽤 소극적인 선수 영입을 거쳤다곤 하지만, 그중에서도 bbq 올리버스는 이름값 있는 선수들 영입과 신예 발굴을 동시에 챙기면서 주목 받았다. 국내와 유럽 무대를 순서대로 맛봤던 선수 두 명이 bbq 올리버스의 전사로 새롭게 태어났고, 큰 이목을 끌지 못했던 신예 정글러도 LCK의 위압감에 눌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보였다.

여기에 기존 bbq 올리버스의 치킨 전사들도 자신의 기량을 유지 혹은 더욱 끌어 올리면서 bbq 올리버스의 경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확실히 지난 스플릿과 비교해도 훨씬 양질의 힘이 느껴졌다. 하지만 bbq 올리버스의 순위는 8위. 아직 2승 이후로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 영입 효과
유로파와 신예, '싸움닭'으로 거듭나다


bbq 올리버스는 2018 LCK 스프링 스플릿을 앞두고 그동안 지적 받았던 정글 포지션, 그리고 너무 무난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서포터 포지션에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다. 그리고 bbq 올리버스의 선택은 꽤 과감했다.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가 유럽 무대로 자리를 옮겼던 두 명의 베테랑을 영입했기 때문. 새롭게 bbq 올리버스에 합류한 두 선수는 '트릭' 김강윤과 '이그나' 이동근이었다.


'트릭'은 사실 국내에서 활동했을 때보다 EU LCS의 G2에서 활약했던 기억이 먼저 나는 선수다. 그만큼 EU LCS에서 유럽 최고의 정글러로 손꼽히는 등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이그나'는 어떤가. 미스핏츠 소속으로 EU LCS는 물론, 2017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레오나와 블리츠크랭크 등 당시 메타를 거스르는 챔피언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기대되는 영입이었고, 두 선수는 팬들과 팀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최근 '트릭'을 대신해 주전 정글러로 출전 중인 신예 '보노' 김기범도 '트릭'과는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로 bbq 올리버스의 전투력을 향상시켰다. '트릭'이 팀을 전반적으로 케어해주는 역할이었다면, '보노'는 주도적인 공격성으로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는 역할을 잘 해냈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두 명의 베테랑과 한 명의 신예가 잘해줬기 때문일까. bbq 올리버스의 터줏대감인 '크레이지' 김재희와 '템트' 강명구도 이전보다 한층 발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크레이지'가 물 오른 경기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금 bbq 올리버스는 기존 싸움닭들과 새롭게 영입한 싸움닭들이 모여 진정한 싸움닭 모임이 됐다. 그리고 이전보다 훨씬 발전한 팀워크와 경기력으로 bbq 올리버스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하지만 그들은 2승 6패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자주 쓰러진 '고스트'
그의 죽음은 대부분 너무 뼈아픈 순간 발생했다


bbq 올리버스의 경기력은 누가 봐도 한층 성장했다. 그동안 bbq 올리버스는 하위권 팀들이 늘상 그렇듯이 유리할 때 스노우볼을 잘 굴리지 못하거나 불리할 때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내줘서 무력하게 패배하는 일이 잦았는데, 이제 그런 일은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어졌다. 오히려 적극적인 운영으로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는 모습이 눈에 자주 들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bbq 올리버스는 왜 2승 밖에 거두지 못한 채 하위권을 멤돌고 있을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팀의 좋지 않은 성적을 선수 한두 명에게 돌리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고스트' 장용준의 경기력이 너무나도 아쉽다.

'고스트'는 과거 CJ 엔투스 연습생 시절부터 남다른 피지컬로 주목 받았던 선수다. bbq 올리버스로 팀을 옮기면서 주전 자리를 꿰차게 되어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끌어 올렸다. 그리고 몇 차례 선보인 슈퍼 플레이는 '고스트'의 이름값에 걸맞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스킬 위주의 챔피언보다는 일반 공격 위주의 챔피언을 잡았을 때 '고스트'가 빛났다.

하지만 지금 bbq 올리버스에서 가장 아쉬운 선수는 '고스트'다. 솔직히 말해서 그의 슈퍼 플레이를 본 지 너무 오래됐다. 최근 경기에서 쿼드라 킬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앞 라인에서 팀원들이 잘 버텨주고 도와준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했다.

문제는 최근 경기에서 '고스트'가 bbq 올리버스의 승리를 결정지은 적은 별로 없지만, 안타깝게도 패배의 주요 원인이 된 적이 많았다는 점이다.

사실 '고스트'의 각종 게임 내 지표는 원거리 딜러들 사이에서 그리 안 좋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중상위권에 랭크된 것도 있다. KDA는 3.4로 7위, 킬 횟수는 51킬로 무려 4위다. 대미지나 마무리 역할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럼 '고스트'는 어느 부분에서 아쉬울까.

▲ 너무 자주, 그리고 뼈아픈 타이밍에 죽었다

'고스트'의 가장 큰 단점은 데스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총 35데스로 '상윤' 권상윤과 '룰러' 박재혁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죽음을 경험한 원거리 딜러다. 그리고 bbq 올리버스의 경기를 되돌아보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장면마다 '고스트'가 상대에게 틈을 내주고 허무하게 쓰러졌던 장면이 너무 잦았다. 35번의 데스 중에 상당수가 그랬다.

이 때문에 bbq 올리버스는 '크레이지'와 '템트'의 발전한 경기력, '트릭'과 '이그나'의 경험에서 나오는 '바이브', '보노'의 공격성에도 예상보다 훨씬 많은 패배를 경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후반 한타에서 팀의 화력을 전담하는 것은 원거리 딜러인데, 그 역할을 맡은 '고스트'가 허무하게 쓰러지면서 한타 시작과 동시에 패배가 확정되는 상황이 꽤 있었다.


깨어나라 '고스트'
화력은 밀리지 않는다, 조심성을 더 키워야


'고스트'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현재 bbq 올리버스에서 유독 안 좋은 쪽으로 눈에 띄는 건 '고스트' 자신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게 화력적인 측면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면에서 부각된다는 것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원거리 딜러는 당연히 팀의 화력 담당인 만큼 죽음을 불사하면서 대미지를 쏟아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 죽음이 허무할 정도로 한타 시작과 동시에 혹은 한타 시작 직전에 발생한다면, 그건 확실히 문제가 있는 죽음이다. 화력 전담이 화력을 쏟아내기도 전에 무너지면, 팀의 한타 패배는 시작과 동시에 확정된다.

팀에서도 '고스트'를 한타 시작 전이나 시작 이후에 더 잘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 '고스트'는 위에서 살펴봤던 것처럼 화력에서는 그리 밀리는 선수가 아니다. 킬 포인트 4위, 현재 bbq 올리버스가 8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수치다. 해줄 땐 해주는 선수라는 말이다.

그리고 '고스트' 본인도 지금보다 조금, 아니 훨씬 더 조심성을 키워야 한다. 자신이 원거리 딜러들 중에 세 번째로 자주 죽은 사람이라는 걸 인지하고 안전한 플레이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킬 포인트에서 4위인 선수가 KDA에서는 7위라는 말은 너무 자주 죽는다는 말을 증명하는 셈이니까.

'고스트'에 대한 팀적인 케어와 스스로의 조심성이 확보된다면, 한층 발전한 '싸움닭'들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 bbq 올리버스가 지금 8위라는 것에 기사를 작성하기 전부터 조금 놀랐다. 이들은 지금보다 조금 더 위에 위치해도 충분히 납들할 수 있을 만한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