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개막해 6주 간 숨가쁘게 달려온 2019 PUBG 코리아 리그(이하 PKL) 페이즈1이 3월 23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대망의 막을 내렸다. 우수한 경기력을 뽐낸 OP 게이밍 레인저스가 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가운데,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VSG-OGN 엔투스 포스 등 기존 강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 출전권을 얻었다.

2019 PKL 페이즈1의 중계를 맡은 '지수보이' 김지수 해설은 시즌 종료 후 인상적인 모습을 남긴 일부 팀을 되돌아보며 소감을 전했다.

"우승을 달성한 OP 게이밍 레인저스는 팀의 강점을 잘 살렸다. 안정적으로 힘을 아끼다가 마지막에 폭발시키는 스타일인데, 오더인 '테메리아' 이길도가 그 점을 잘 활용했다. '멘털' 임영수는 역할이 바뀜에 따라 부담이 덜어지며 실력에 날개를 달았고, 밀리터리 베이스 랜드마크도 큰 이점으로 작용해 우승까지 차지한 것 같다.

아프리카 프릭스 페이탈의 경우 '스타일' 오경철이 어떤 선수든 잘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스타일'을 제외한 선수들도 모두 최상위권의 개인 스탯을 자랑했던 실력자로, 무기만 바뀌었을 뿐 아프리카 프릭스의 색깔은 그대로였다. 다만 '스타일'의 컨디션에 따른 경기력 기복이 꽤 있는 편인데, 이에 '스타일'이 본인의 부담과 욕심을 어느 정도 덜어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로스터 변화가 없었던 VSG(전 액토즈 스타즈 레드)와 OGN 엔투스 포스도 런던행에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 1월 마카오에서 열린 2019 PUBG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했던 4개 팀이 그대로 페이스잇 글로벌 서밋에 출전하게 됐다.

"아무래도 VSG, OGN 엔투스 포스의 선전은 어느 정도 예측됐다. 다만 VSG의 초반 경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분명 치킨을 챙길 수 있었는데, 그걸 놓친 라운드가 꽤 있다. 다른 팀들의 기량이 올라온 것을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서 나온 실수였다고 본다. 그런데 시즌 중반 이후부턴 그런 실수들이 보완됐고, 브리핑에 대한 피드백이 잘 되어 상위권으로 올라온 것 같다."

런던행 티켓을 아쉽게 놓친 팀도 있다. 바로 페이즈1 중반까지 단독 1위를 달리던 디토네이터와 '벤츠' 김태효가 전격 복귀한 OP 게이밍 헌터스다.

"디토네이터의 런던행 실패는 정말 안타깝다. 시즌 중반까지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마지막까지 유지했다면 전무후무한 팀이 될 거라 봤다. 운, 전략, 집중력 등 모든 부분이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게 보였다.

OP 게이밍 헌터스는 출발이 늦었다. 솔직히 '벤츠'가 이 정도까지 치고 올라올 것이라곤 예측하지 못했다. 승부에 대한 집착과 열망이 그를 완성했다. 런던행 실패는 아쉽겠지만,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있는 만큼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최상위권 팀들 외에도 특별히 김지수 해설의 눈에 띄었던 팀도 있었다. '조용한 강자' 엘리먼트 미스틱과 명문 프로게임단 MVP, SKT T1이다.

"엘리먼트 미스틱은 정말 실속 있는 팀이지만, 폭발력이 없다. 동선이나 전략 구상 능력은 최상급이지만, 전투력이 살짝 부족하다. 팀 호흡만 보완하면 충분히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MVP도 비슷하다. 선수 기량도 좋고 미라마에선 최강 팀인데, 에란겔에선 그 운영 능력이 빛을 보지 못한다. 미라마에서 진입 타이밍을 읽는 능력을 에란겔에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

SKT T1은 필드 싸움, 시가전에 모두 능숙한데 차량을 사용할 수 없는 자기장에 특히 강하다. 다만 팀적으로 욕심이 과하게 표출되는 상황이 있는데, 그러한 부분만 보완한다면 페이즈2에서 강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하위 4개 팀은 원치 않는 강등을 당했다. 김지수 해설은 강등의 가장 큰 이유로 전투력 부족을 꼽았다.

"PKC 강등 팀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교전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안정적으로 중후반에 진입해도, 고득점을 위한 중요한 승부처에서 매번 패배한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는 확실히 운영보다 교전 능력에 중심을 두는 게 필요하다.

이에 하위권 팀들은 오히려 다나와 DPG처럼 전력 유지를 포기하고 싸움꾼처럼 여기저기 때리고 다니는 게 좋을 수 있다. 비록 치킨 획득은 어려워도, 킬 포인트를 최대한 쌓으며 중위권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상위권으로 가기 위해선 운영과 교전 능력이 겸비돼야 한다."


한편, PKL 승격이 걸린 2019 PUBG 코리아 컨텐더스(이하 PKC) 페이즈1이 31일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상위 4개 팀에게 2019 PKL 페이즈2 참가권이 주어지는 가운데, 김지수 해설이 눈여겨보는 팀은 다음과 같다.

"기존 PKL 경력이 있는 미디어 브릿지는 PKC에서 '어나더 레벨'이다. 이미 2위와 점수 차이가 약 200점 가량 벌어졌고, 일찍이 PKL행을 확정 지었다. 다만 PKL 승격 후에는 쟁쟁한 팀들을 상대로는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또 다른 기대주는 eT다. 전 LSSi의 주장 '서밋' 이승범이 이끄는 팀인데, 일본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온 그의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eT는 현재 PKC 3위로 승격이 굉장히 유력한데, PKL 무대에서도 좋은 기세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