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바뀌었다. 멀미의 원인이었던 모션 블러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10일 게임 넥스트 2014에서 선보인 오큘러스 리프트 DK2(이하 DK2)는 확실히 이전과 달라졌다.

모션 블러는 사라졌고 영상이 도중에 끊기는 저더(Judder) 현상도 개선됐다. 아울러 '헤드 트래킹'이 추가되면서 고개를 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숙이는 것도 가능해졌다. 어찌보면 아주 작은 개선이었지만 이로 인해 기존에 선보였던 모습과는 전혀 달라진 버전이 되었다.

해외에서는 선두주자이자 강력하게 선보이는 오큘러스의 대항마로 모피어스를 점찍었다. 대기업인 소니의 힘과 자신만의 독자적인 플랫폼 PS4를 고려하면 그 잠재력은 어마하다는 평이다. 모피어스의 등장은 오큘러스에게 큰 자극이 되었으리라.

과연 오큘러스와 모피어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또한, 가상현실(VR) 시장은 앞으로 누가 주도하게 될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한번 정리해봤다.


오큘러스 리프트 'DK2'와 프로젝트 모피어스, 목표는 같지만 방식은 달랐다


두 제품의 기본 해상도은 1980 x 1080으로 같았다. 3D 표현 방법도 모피어스와 DK2는 동일하다. 서로 다른 두 개의 화면을 통해 3D 공간에 있는 것처럼 체험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같은 점도 있지만, 디스플레이에는 다른 소재를 사용했다. 모피어스는 LCD를 썼고 DK2는 OLED를 이용했다. 어느 쪽이 더 화면이 선명하게 보였을까. GDC에서 두 기기를 사용했던 사람들은 OLED에 손을 들어줬다. OLED를 사용한 DK2가 LCD를 사용한 모피어스보다 화면이 깔끔했다고 한다.

기존에 LCD를 썼던 오큘러스가 DK2에서 OLED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LCD의 문제점에 있었다. LCD를 사용하는 경우, 형광등을 껐을 때 빛이 조금 남아 있는 것과 같이 그 이전 화면의 잔상이 남는 경우가 있다. 오큘러스는 이런 LCD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OLED를 사용했다.


보기 영역에서도 차이가 있다. 모피어스의 경우 90도의 각도를 보여줬던 것에 반해, DK2의 경우 100도의 범위를 제공했다. 가상 현실을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보기 원했던 사람들에게 보기 영역의 10도 차이는 크게 느껴졌다. 소니도 이 부분은 인지하고 있었다. 현재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하고 있으며, 모피어스가 아직 프로토타입인 만큼 향후 공개될 모델에서는 더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센서의 경우는 어떨까. 두 제품은 공통적으로 가속도미터와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사용했다. DK2는 거기에 마그네토미터 센서를 추가하여 보다 정확한 위치 표현을 하려고 신경썼다. 이를 통해 360도로 움직이거나,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도 인식이 된다.

소니의 모피어스는 PS4와의 연동성을 생각하여 주변기기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손의 움직임이라던가, 점프를 하는 행동을 인식할 수 있는 주변기기를 통해 통합적인 가상현실을 구현했다. 오큘러스가 헤드셋 자체에 중점을 둔 반면, 모피어스는 몸 전체의 움직임을 고려했다.

기기에 대한 평은 DK2가 좋지만, 아직 프로토타입인 모피어스는 잠재력을 가졌다. 모피어스는 이미 PS4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고 있으며 PC 플랫폼까지 노릴 수 있다. PC만이 아니라 콘솔까지. 모피어스의 잠재력은 사용 가능한 플랫폼에서 나온 것이다.


두 기기에 대한, 해외 매체들의 반응은 어떨까


선두주자의 오큘러스의 경우 이미 DK1을 먼저 선보여 가상 현실 헤드셋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DK1을 사용하는 새로운 게임들만 개발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게임들도 오큘러스를 이용하여 가상 현실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령 '팀 포트리스 2', '하프라이프 2', '둠3: BFG Edition' 등의 게임에서는 이미 시도되고 있다.

DK2로 만든 게임은 정식 출시될 오큘러스 리프트 제품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가상 현실 헤드셋을 사용하는게임을 만들고 있는 개발자에겐 매력적이다. 출시할 게임을 개발하면서 미리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는 점. 현재 오큘러스가 갖고 있는 큰 장점이다.

특히 이번 DK2의 경우 전보다 나아진 모습이라는 평이다. 아직 보완이 필요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전보다 확연히 달라졌다고 한다. 해외 매체 Ubergizmo의 경우, "오큘러스를 통한 가상 현실의 체험은 보다 현실감 있어졌다"면서 "보기 영역은 전보다 줄어든 느낌이다"며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에 덧붙여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기대가 된다"며 오큘러스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반면 모피어스의 경우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오큘러스보다 늦게 선을 보인 편이지만, 소니는 차세대 콘솔 기기 중 하나인 PS4를 갖고 있다. 이미 하나의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고 있고, PC 플랫폼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하나의 PC 플랫폼만을 가지고 있는 오큘러스에 비해 시장성이 크다.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든 게임을 다양한 곳에 선보이길 원한다. 게임 시장에 대한 접근성에 대해 생각해보면 오큘러스보다 모피어스가 좋다. PC 플랫폼만이 아니라 PS4 플랫폼을 갖고 있다. 해외 매체들은 이런 시장성을 바탕으로 모피어스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고 했다.

Ubergizmo는 모피어스가 오큘러스와 대적할만 하다고 했다. "첫 프로토타입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완성된 모습"이라며, "다만 해상도와 보기 영역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테크 레더의 경우에는 "모피어스는 확실한 시장이 이미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모피어스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라고 시장성에 관해 언급했다.

오큘러스 리프트 DK2와 모피어스에 관한 해외 외신 모음

◆ Hands-On: Oculus Rift Review (Crystal Cove, DK2) - Ubergizmo
오큘러스를 통한 가상 현실의 체험은 보다 현실감 있어졌지만, 보기 영역은 줄어든 느낌이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된다.

◆ Hands-On: Sony Morpheus Review - Ubergizmo
모피어스는 첫 프로토타입 임에도 잘 만들어 졌다. 다만, 해상도와 보기 영역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모피어스는 오큘러스와 대적할만 하다.

◆ Oculus Rift vs Project Morpheus: VR Tech Compared - Trusted Reviews
아직 무엇이 좋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모피어스의 잠재적인 포텐셜은 매우 뛰어나지만, 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것은 조금 걱정이 된다.

◆ Sony's VR headset promises a whole new world, but when will it deliver? - Tech raddar
테크 레더의 모피어스 리뷰. 모피어스는 확실한 콘솔 시장이 있다. 개발자들은 다양한 플랫폼 때문에 오큘러스보다 모피어스를 선호할 것이다.

◆ The Oculus Rift will control the future of VR, and that's just fine by Sony - Polygon
폴리곤은 오큘러스 리프르로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 중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소니가 자신의 게임을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고 했다.


미래 시장을 잡아라! 페이스북, 밸브, MS, 소니 등 대기업들의 경쟁 구도

[▲게임넥스트에서 시연버전으로 공개된 오큘러스 리프트 'DK2']

가상 현실 헤드셋은 계속 발전 중이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두 헤드셋은 앞으로의 가상 현실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지금보다 향상된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어떤 헤드셋들이 등장하게 될 것인가.

오큘러스의 경우 스팀 Dev Days에서 VR게이밍 기조연설을 통해 2015년까지 실현가능한 VR HMD(Head Mounted Display)에 관한 내용을 공개했다. 2015년에는 1000X1000급의 눈으로 보이는 해상도, 밀리미터 수준의 정밀함을 가진 트래킹, 지연율 20ms, 3ms의 픽셀 응답속도, 110도의 보기 영역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움직임은 가상 현실 헤드셋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다. 테크 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4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해 Osterhout Design Group(ODG)의 증강 현실 기술 지적 재산권(IP)을 구매했다. 4월 2일 마이크로소프트 XBox 담당자 필 스펜서(Phil Spencer)는 "가상 현실은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상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곧 가상 현실 헤드셋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까.

가상 현실 헤드셋의 시작을 알렸던 오큘러스와, 각각의 콘솔 기기를 갖고 있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최근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페이스 북도 가상 현실 헤드셋의 시장에 뛰어들었고, 밸브도 가상 현실 헤드셋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혜성처럼 나타난 '토템'의 기술은 다른 VR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최근에는 캐나다 벤처 기업인 '트루플레이어기어(True Player Gear)'가 9년 동안 개발한 ‘토템(Totem)'을 선보여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예고했다. 이 기기는 스펙상으로도 오큘러스 리프트와 모피어스와 비교해도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치 트래킹과 AR(증강현실)까지 대응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VR 시장은 아직은 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다. 수요층의 예상도 어렵고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 어떤 분야까지 시장 확대가 가능할지 추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현재 내노라하는 IT 업체들과 전문가들은 VR의 기술을 미래 시장의 먹거리로 예상하고 있으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이 미래 시장은 누가 선점하게 될 것인가. 또한 VR의 기술력은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 것인가. 향후 10년 먹거리를 좌우할 미래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