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글로벌 대회 ‘SWC2020’ 월드 파이널이 오는 21일(토)에 개최됩니다. 아시아 지역 대표로 한국의 '차미(CHARMI)' 선수도 출전이 결정된 상태죠.

이번 SWC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어왔던 지난 대회들과 달리, 팬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월드 파이널에 진출할 선수들을 선발하는 아메리카 지역컵과 아시아퍼시픽, 유럽 지역컵 대회 역시 온라인 e스포츠 방식으로 진행되었죠.

선수들이 활약하는 스테이지 이면에는 성공적인 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각 지역 담당자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있었는데요. 특히 SWC 아메리카컵을 위해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컴투스 미국법인 나형은 마케팅 실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습니다.




선입견일 수 있지만, 비교적 큰 덩치의 미국인들이 서머너즈워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아메리카 지역에서 서머너즈워와 SWC의 인기는 실제로 어느 정도인가요?

- 지난 10월 24일, 3개의 지역컵 중 가장 먼저 진행된 아메리카컵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 남미 선수들을 모두 커버했고 누적 130,417뷰가 집계되었습니다. 이후 아시아퍼시픽컵, 유럽컵 중계의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스트리밍을 담당했는데, 시간대가 PST로 저녁 8시, 새벽 5시였음에도 불구하고
10,000명 정도의 동시 시청자가 4시간 넘는 생방송을 함께 시청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계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올해는 ‘온라인 e스포츠’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대회를 강행하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대안이 오고갔을 것 같은데, 개최 방향이 결정되기까지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SWC는 전 세계의 랭커 유저들이 한 자리에서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연중 가장 큰 행사이다 보니 계속해서 새로운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대회에서 생길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분들을 체크하고 단점들을 보완할 방법들을 찾아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예선부터 대회가 잘 진행되었지만, 미국과 유럽의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해, 8월 예선을 시작한 뒤에도 계속해서 직원들과 선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대회를 진행해왔습니다.


매년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대회가 온라인으로 전환됐으니, 달라진 점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 온라인 대회의 경우, 선수들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대처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가장 우려가 됐습니다. 이에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두고 선수들에게 해당 부분을 미리 인지시킨다거나,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하나로 통일해 운영하는 등 추가 규정을 적용했습니다.

또한 선수들의 리액션을 직접 볼 수 없는 부분은 랩탑, 웹캡 등 스트리밍 장비들을 미리 전달해서 보완했고, 마이크, 조명, 크로마키 백월 등의 주변기기들을 배송하고 선수들과 개별 세팅 작업을 통해 동일한 퀄리티의 화면을 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그 밖에, 선수들이 대회 참여를 위해 직접 이동할 필요가 없다 보니 비자 업무 등 준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수월해진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선수들은 각자의 집에 있지만, 마치 같은 장소에서 있는 것처럼 사전에 세팅했다.


다른 지역컵보다 가장 먼저 개최된 지역컵이기도 했고, 아메리카라는 지역 특성상 감수해야만 하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 페루에 있는 남미 선수(DRMZJOSEPH_ 지역컵 참가)에게 장비를 배송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워낙 배송 인프라도 적은데다 고가의 장비들이다 보니 배송사고에 대한 부분도 걱정이 됐습니다.
다행히 지역컵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각 지역의 네트워크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으나, 초기 기획단계에서는 해당 부분에 대한 이슈도 미리 고려하고 준비했습니다.


사전에 준비를 마쳤다 하더라도, 선수들이 같은 장소에 모여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대회가 진행되는 중에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 최대한 동일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세팅했지만, 아무래도 각자의 공간이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스트리밍 장비를 세팅하는 공간이 달라 'HEVES' 선수의 경우 카메라 앵글을 맞추기 위해서 의자 대신 바닥에 앉아 플레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선수들이 매우 협조적으로 대응해줘서 걱정했던 상황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아마 SWC가 다른 e스포츠 경기와는 다른 점이 이 부분인 것 같아요. SWC는 상위 랭커들의 치열한 싸움이기도 하지만, 참가자와 시청자들에게는 연중 가장 큰 축제이기도 해서 좀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방송 세팅이나 촬영에 부끄러워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아메리카컵의 경우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선수들이 많은 편입니다.

▲ "선수들 모두 서머너즈워의 가장 큰 축제인 SWC를 함께 즐기는 분위기였다"

이외에도 사전에 선수 관리에 조금 더 포커스 할 수 있도록 장기간 두 파트로 나눠 운영했습니다. 현장 게임을 운영하는 옵저버와 경기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레프리 이외에, 사전에 룰을 선수들에게 전달 숙지시키고 경기 당일 선수 스탠바이 및 경기 운영을 하는 대회 오퍼레이터가 별도로 채용돼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충분한 경기 룰 전달로 생방송에서 혹여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방지하고, 대회 진행에 있어 충분한 정보가 인지된 상태에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훈훈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선수들의 부정행위를 감시, 감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 대회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선수들을 디스코드 채널에서 별도로 관리했습니다. 특히 아메리카컵의 경우 스트리밍에서 5분 딜레이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선수나 주변인들도 라이브로 경기를 볼 수 없기 때문에 픽밴에 도움을 준다거나, 중계진들의 사운드가 경기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전적으로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해주신 '5분 딜레이 생방송' 방식이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지 자세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 서머너즈 워에서 밴픽과 턴 등은 매우 중요한 전략입니다. 중계되는 영상으로 선수들과 주변인이 상대방의 전략을 보거나 중계진의 해설이 상대방을 예측할수 있게 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실제 게임 진행과 생방송에 5분 딜레이를 주는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시스템상으로 간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오디오 비디오 싱크라던지 스트리밍 밴드위드 등 기술적으로 간단치 않은 전문적인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유저들에게 대회 내용을 전달하는 중계진에도 신경을 많이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 중계 호스트 dGon은 Lol 등 9년 이상 경력을 가진 e스포츠 진행자이고, 올해부터 ‘서머너즈 워’ e스포츠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함께 하는 두 캐스터도 지난 해 ‘SWC2019’에서부터 해설을 맡아온 출연자들입니다. 두 분은 스트리머이기도 해서 발성 및 경기 운영 등이 대회에 맞춰 미국법인에서 제작하는 캐스터 트레이닝 콘텐츠 'Megaphone' 시리즈를 통해 전문 캐스터 트레이닝도 진행해왔습니다.

각자의 역할에 대한 분배 및 서로 말하는 타이밍부터 몬스터 이름을 사용하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사전에 조율하고 트레이닝해 나온 결과물이라, 매끄러운 진행으로 시청자들이 보기 편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중계를 관람할 수 있게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 따라 아메리카 지역의 e스포츠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비단 서머너즈워와 SWC의 예가 아니더라도요.

-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e스포츠의 경우 선수들이 온라인으로 참가하는 경기가 대부분이고, 그렇다보니 네트워크 속도 차이가 이슈가 되는 격투게임 장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그 외 턴제 혹은 전략 게임의 경우, 유저 수와 플레이 타임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 더 발전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줌이나 디스코드처럼 선수들의 화면을 송출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방송에도 적용되고 있고, 큰 규모의 방송 세팅이 아니더라도 리모트로 비디오를 받아서 송출할 수 있는 기술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선수들뿐 아니라 모든 방송사 스탭들도 각자 집에서 리모트로 장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세팅이 보급되고 있고 각 장비의 컨트롤러가 모두 네트워크 상에 세팅되다보니 네트워크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네트워크 속도에 영향을 덜받는 턴제 게임들은 더욱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메리카컵에서도 두 명의 선수가 대표로 선발됐죠. 두 선수들은 어떤 강점을 지닌 선수들인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 JMAK 선수의 경우 콘텐츠 크리에이터이기도 해서 경기력도 높지만 새로운 전략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방이 예상하기 힘든 패턴이 기대됩니다. TROKAMOO 선수는 최신 메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한 최신 몬스터들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어서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 SWC2020 아메리카컵 1위 'JMAK'(좌), 2위 'TROKAMOO'(우)


이제 마지막 월드 파이널만 남겨둔 상황이죠. 월드결선을 앞두고 컴투스 미국법인에서는 결선에 참가한 선수들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 월드 파이널이 열리는 한국시간 기준 오후 2시가 아메리카컵 선수들에게는 밤 12시여서 사실상 게이머에게는 최상의 시간입니다. 크게 컨디션이 걱정되지는 않지만, 혹시 생길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첫 번째 SWC지역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아쉬운 점도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내년엔 어떻게 더욱 진보한 'SWC'를 만들 것은지, 포부를 들려주세요.

- 온라인 개최로 노선을 바꾸면서 선수들의 사진 등을 활용한 어셋이나 직접 만나서 촬영해야하는 콘텐츠 들에 대한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대한 가이드를 주고 선수들이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촬영을 최소화한 구성으로 콘텐츠를 만들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가능하면 팬데믹이 끝나서 예전처럼 모두 모이는 축제가 만들어지길 바라지만,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형태의 대회에 대한 아이디어를 추가하고 싶습니다. 오프라인 이벤트로 돌아간다고 해도 선수와 관객 입장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다양한 방향으로 기획을 하다 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