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베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서버만 5개, 웹게임치고는 이례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 MMORPG의 명가로 자리잡은 엔씨소프트에서 선보이는 웹게임이기에 쏟아지는 관심 역시 메이저급입니다.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이라는 명작 게임의 후예로 먼저 이름이 알려졌지만, 독특한 게임성 외에도 시즌제 엔딩과 눈물의 전쟁이라는 콘텐츠로 시선을 끌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시즌제를 채택했던 게임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버 내의 모든 인원을 아우르는 거대한 전쟁과 전쟁을 마무리하는 시즌의 엔딩은 최소한 지금까지의 한국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콘텐츠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호기심이 들기에 앞서 시즌의 엔딩, 즉 종료라는 말이 유독 눈길을 끕니다. 그럼 만약 시즌이 종료되면, 내가 지금까지 수많은 자금과 노력을 들여가며 키운 소중한 영지와 영웅들은 어떻게 되는거지? 설마 모두 초기화되어버리는 것 아닐까?

지금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를 플레이하고 있는 분이나 앞으로 플레이하게될 분들 역시 시즌의 엔딩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를 살펴보는 세번째 시간의 주제는 눈물의 전쟁과 시즌의 엔딩!

앞으로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가 걸어갈 미래를, 먼저 킹덤즈가 서비스되었던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하여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이 걸어온 역사 ]




▶ 모든 서버의 인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쟁, 아샤의 눈물을 찾아라!

가장 먼저 알아야할 점은 전쟁의 시작을 유저들이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눈물의 전쟁은 서버 전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전쟁이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인원과 경쟁구도가 갖춰져야 재미있는 PvP 콘텐츠로 자리잡게 됩니다.


개발사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GM, 게임 마스터로 불리는 운영자가 전쟁의 시작을 수동으로 결정합니다. 서버 내에 존재하는 고수급 플레이어들의 숫자나 연맹의 상황, 게이머들의 발전 정도를 확인하기 때문에 강력한 특정 세력이 초반부터 우위를 점하는 독점의 폐해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게다가 게임의 최종 목표는 랭킹 1위가 아니라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눈물의 전쟁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전투로 주변의 게이머들과 힘들게 경쟁해야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병력이 갖춰지면 주변의 약한 영지들부터 약탈하는 것이 아니라, 영지의 발전과 성장부터 힘을 쓰게 됩니다. 전쟁을 위해서는 충분한 병력을 확보해야 하니까요.


결국 며칠만 늦게 시작해도 약탈과 견제에 시달리며 제대로된 성장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여타의 웹게임들과 달리,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는 조금 늦게 시작한 게이머들이라도 충분히 성장하고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서버가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충분한 규모가 되었다는 판단 아래 전쟁이 시작되면 서버 내에 아샤의 눈물이라는 유물이 등장하게 됩니다. 한국보다 먼저 서비스된 프랑스 서버에서는 전쟁의 준비까지 약 5개월이 걸렸다고 하니, 한국은 그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 왼쪽에 있는 화면이 아샤의 눈물과 관련된 전용 인터페이스 ]




▶ 프랑스의 사례로 예상해보는 눈물의 전쟁

앞서 설명했듯이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는 프랑스에서 먼저 성황리에 서비스되었습니다. 특히 시즌의 엔딩인 눈물의 전쟁을 이미 한차례 겪었기 때문에, 아직 시즌의 엔딩을 겪어보지 못한 한국의 킹덤즈가 앞으로 걸어갈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PvP와 경쟁을 선호하는 한국 게이머들의 특성과 엔씨소프트의 현지화에 따라 프랑스와는 다른 길을 걸어갈 확률이 높지만, 전쟁의 전체적인 틀은 비슷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니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 눈물의 전쟁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서버 내에 등장하는 아샤의 눈물은 총 13개로, 어느 한 연맹이 13개의 아샤의 눈물을 보유한 채 14일이상 지켜내면 전쟁에 승리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쉽게 느껴지시나요? 프랑스에서는 아샤의 눈물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무려 5억 이상의 병력이 전쟁으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먼저 눈물의 전쟁이 지속된 기간은 무려 5개월. 전쟁이 시작되기까지 5개월이 걸렸으니 하나의 시즌이 종료되는데 약 10개월이 걸린 것입니다. 가장 전쟁이 빛을 발하던시기에는 2주의 기간 동안 무려 3만번 이상의 전투가 벌어졌다고 하니 그 치열함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 전쟁이 벌어지던 당시, 프랑스의 서버 연맹 상황도 ]




서로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협력과 배신 역시 치열합니다. 프랑스에서도 수많은 연맹들이 전쟁의 와중에 창설되거나 사라졌으며 연맹의 세력도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세력들의 대결이 펼쳐졌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전투 뿐만 아니라 영지끼리의 쟁탈전도 치열합니다. 아샤의 눈물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게이머의 영지에 성배(Grail)라는 특수 건물이 필요한데, 전쟁의 기간 동안 293개의 성배 건물이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성배가 특수 건물이라는 것을 감안해보면 아샤의 눈물을 확보하기 위한 영지 쟁탈전이 수천번 이상 벌어졌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서버는 게임의 진행이 프랑스보다 약 5배 이상 빠르다고 하니, 간단하게 계산하면 25억의 병력과 1500개의 성배 건물이 사라져야 전쟁이 끝난다는 뜻입니다. 물론 속도가 5배 빠르다고 모든 것이 5배가 되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의 전쟁이라면 수치상으로는 왠만한 MMORPG 부럽지 않은 규모입니다.





▶ 정말 초기화되나요? 시즌의 엔딩과 새로운 시즌의 시작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를 플레이할 때 가장 큰 관심이 쏟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최강자를 가릴 수 있는 전쟁의 끝입니다. 누군가, 혹은 어떤 연맹이 13개의 아샤의 눈물을 확보하여 전쟁이 끝나면 지금까지 내가 플레이했던 영지와 영웅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프랑스에서는 정말 초기화가 되었다고 하는데, 혜택을 받더라도 짧게는 몇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육성한 영지가 사라지고 전쟁이 끝나면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 새로 시작하는 게이머들은 좋아할지 몰라도 힘들게 키웠던 고수급 게이머들에게는 힘빠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랑스와 달리, 한국은 시즌이 종료되더라도 초기화가 없습니다. 엔씨소프트의 관계자에게 문의해본 결과, 아직 모든 방향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시즌 엔딩이 데이터 초기화 없이 국내 환경에 맞게 프랑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물론 초기화가 사라진 만큼 시즌의 승리자에게 다양한 보너스를 제공해주는 전승 혜택은 프랑스와 다른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초기화에 대한 부담이 사라진 만큼 영웅과 영지를 성장시키고, 눈물의 전쟁이 시작되면 아샤의 눈물을 얻기 위해 화끈한 전쟁을 즐기는 일만 남아 있습니다.






초기에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의 후예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전략 전투가 사라진 마이트 앤 매직은 앙꼬없는 찐빵과 마찬가지니까요. 게다가 항상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환상속의 몬스터와 영웅들의 활약을 보는 재미가 없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그러나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는 웹게임이며, 원작이 갖고 있는 게임성과는 다른 방향을 걸어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달리해 볼 수도 있습니다. 게임성에 역사가 더해져 명작으로 인정받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역시 마이트 앤 매직이라는 롤플레잉 게임의 외전 시리즈로 출발했으니까요.

게다가 다른 방향을 추구하기는 해도 여전히 마이트 앤 매직의 이름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할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프랑스와 달리 한국에서는 부분 유료화, 그리고 초기화 없는 시즌 엔딩이라는 새로운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명작에서 출발해 웹게임으로 돌아온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 마이트 앤 매직이라는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히어로즈 시리즈와 다른 세번째의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나갈 마이트 앤 매직 히어로즈 킹덤즈가 앞으로 어떤 게임성과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