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부터 연세대학교 SMEC 임경천 졸업생, 박상언 졸업생

작년 7월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은 콘텐츠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스마트미디어 교육센터(이하 연세대 SMEC)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는데요.

대부분은 취업을 목표로 할 때, 창업을 생각하는 졸업생들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하지만, 나름의 꿈을 찾는 그들, 오늘 소개할 임경천, 박상언 졸업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졸업 후 지난 5월에는 자신들의 처녀작인 '해달과 짝짜꿍'을 정식으로 구글 스토어에 출시했으며, 현재는 차기작을 위해서 꿈을 키워나가는 중입니다.

그들이 졸업한 연세대 SMEC는 과연 어떤 교육 기관일지,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무엇일지 두 졸업생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 연세대 SMEC "SMEC는 실전적 교육기관"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임경천 : 예, 이번에 연세대학교 SMEC을 졸업하고 창업을 목표로 하며, 2인 개발사에서 기획이랑 운영을 맡고 있는 임경천이라고 합니다.

박상언 : 마찬가지로 올해 졸업을 하고 함께하고 있는 박상언이라고 합니다. 기획을 함께하고 있으며, 프로그래밍도 하고 있습니다.


Q. 운영, 기획, 프로그래밍은 있는데, 아트 쪽은 없는 건가요?

임경천 : 예, 아직은 없습니다. 대신 외주라고 해야 할지, 도와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해달이 짝짜꿍'도 그렇게 외주와 도움을 받아서 아트 쪽을 해결했고요. 아트는 계속 모집 중입니다. 아무래도 개발에 있어서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되니까요.


Q. 자세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SMEC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SMEC은 어떤 기관인지 설명 부탁합니다.

임경천 : 연세대 SMEC은 작년 9월에 만들어졌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게임 개발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 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보는 SMEC은 교육 기관으로서는 스타트업이라는 느낌이랄까요. 오래되진 않았지만, 열정이 있고, 실력도 뛰어난 교수님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교육의 질이 높은 편인 듯합니다.

박상언 : 저희가 한 프로그래밍 과정의 경우 기본적인 걸 1, 2학년 때 배우고 2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들어갑니다. 이때 개발 진행 과정이나 개발 사이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고요. 3학년 때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됩니다. 이때부터 더 전문적인 부분을 배우고 4학년 때는 취업 준비에 맞춰서 상용 엔진에 대한 공부를 합니다.



Q. 대학교라 해도 보통은 교과서적 공부를 하기 마련이죠. 그래서 실전적인 교육은 학원에서 받는 예도 더러 있습니다. SMEC은 어떤가요?

임경천 : 학원에 다닌 적은 없어서 명확히 장단점을 논하진 못하겠지만, SMEC은 확실히 일반적인 대학교보다는 실전적인 부분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학교와 학원의 중간 같은 모습이랄까요.


Q. 졸업작품은 학교를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합니다. '해달과 짝짜꿍' 말고,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알려주세요.

임경천 : 졸업작품으로는 '다크 오브 엠파이어'라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3D 핵앤슬래시 게임인데, VR입니다. 처음에는 VR로는 생각도 하지 않고 만들었는데, 12월쯤에 지스타에서 VR 게임들을 보고 나서 '우리도 할 수 있겠는데?' 하는 생각과 학교에서도 오큘러스 리프트를 지원해준다고 해서 최종적으로는 VR 버전으로 탄생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하면서 참 고생했습니다. 특히 시야각이 골치였습니다. 일반적인 모니터 환경과는 UI 배치에서부터 많은 부분이 달랐으니까요. 그래도 VR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거 같습니다.


▲ 졸업작품인 VR 액션 게임 '다크 오브 엠파이어'



■ 처녀작 '해달과 짝짜꿍', 그들이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Q.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해 얘기하죠. 취업이라는 선택지도 있었는데 창업을 결심한 이유가 뭔가요?

박상언 :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취업을 하게 되면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은 못 만들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창업을 한다면 내가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죠. 그리고 창업이 불안정하다고 하지만 취업한다고 해서 안정적이지만은 않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재밌어서랄까요.

임경천 : 전 그런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즐겁게 만들었으면 해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최종 목표이기도 하고요. 취업을 해도 게임은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모두가 즐겁게 만들 수는 없을 거 같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개인의 즐거움도 있지만, 모두가 즐거웠으면 싶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둘이서나마 함께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였더라면 엄두도 못 냈을 거에요.

▲ 혼자가 아니었기에 창업에 대한 두려움도 적었다고


Q. 하지만 창업이 낭만적이기만 하진 않죠. 어려움도 있을텐데, 후회나 힘든 적은 없던가요?

박상언 : 역시 돈 문제가 가장 컸죠. 개발하면서 마땅히 돈이 들어오는 곳이 없다보니 생활비를 충당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습니다. 돈을 조금이나마 더 아끼려고 점심을 굶고 집에 와서 밥을 먹은 적도 몇 번 있었네요.

임경천 : 그래서 알바를 한 적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역시 배고픈 게 가장 힘들더라고요. 물론, 라면을 먹거나 주린 배를 움켜쥐고 개발을 했다는 일화들도 더러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어려우면 오래 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배는 굶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첫 번째 게임인 '해달이 짝짜꿍'을 출시했죠. 이 게임을 개발한 동기는 뭔가요?

임경천 : '해달이 짝짜꿍'은 저희가 작년에 마프게임즈와 작업하면서 고민한 게임입니다. 외주가 끝나가면서 우리 게임은 뭘 만들까 고민했었거든요. 그때 제가 아이디어를 던지고, 의견을 조율하면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막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우선 아트가 없던 게 치명적이었는데요. 다행히도 후배에게 부탁해서 어떻게든 인원을 충당할 수 있었고, 그렇게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2개월 정도를 염두에 뒀었는데, 하다 보니까 100일 프로젝트가 돼서 웃었던 기억도 있네요.


Q. 아트 외에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임경천 : 저희 둘 다 프로그래밍이어서 기획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해달이 짝짜꿍'은 출시를 목표로 했던 만큼 더 계획적으로 했어야 했는데 주먹구구식으로 하다 보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꼬이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진척상황에 대해서도 잘 알 수가 없었고요. 덕분에 기획이나 각종 문서화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정작 게임을 만들었는데 내용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게임의 스토리를 만화로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외주를 통해 제작했습니다. 그렇게 다 끝났으면 좋겠는데 출시 직전에 또 문제가 터지더라고요.

▲ 만화로 표현된 '해달과 짝짜꿍'의 스토리

게임에 광고를 붙이는 작업을 했었는데 실제 게임에서 광고가 전혀 안 나오게 된 거였습니다. 그날 유니티에도 해결법을 물어보면서 하루종일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박상언 : 그리고 안드로이드 SDK를 붙인다든가 할 때도 써 본 적이 없어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말했다시피 주먹구구식으로 하다 보니 코드가 꼬이는 경우도 더러 발생했었고요.


Q. 그렇게 고생 끝에 게임을 출시했죠. 소감이 어떻던가요?

임경천 : 협업에 대해서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즐거운 마음에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기획 역시도 중요하다는 걸 말이죠. 그리고 게임에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것과 레벨 디자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좀만 더 신경 썼으면 더 나은 게임이 됐을 텐데 말이죠. 그래도 소소히 즐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기쁩니다.


Q. 수익이 별로 안 났나보죠?

임경천 : 다운로드 수는 조금 있지만, 수익은 전혀 안 났더라고요. 건방진 소리일 수도 있지만, 다음에는 100만 명이 다운받는 게임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웃음) '해달과 드롭킥'이라는 가제를 달고 있는, '해달과 짝짜꿍'의 후속작인 게임인데요.

이렇게 여러 게임을 개발하면서 일종의 팬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디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작지만 꾸준히 팬층을 키워나가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Q. 준비 중인 '해달과 드롭킥'은 여러 부분이 보완된 게임일 텐데, 자세한 소개 부탁합니다.

임경천 : 스토리 같은 건 '해달과 짝짜꿍'에서 이어지도록 했고요. 결국은 해꿍이가 해찡이의 마음을 얻어서 결혼하는데, 바다코끼리가 해찡을 납치해서 그녀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장르는 러닝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고, 기존의 러닝 게임과는 다른 게임이 될 겁니다.

현재 '해달과 드롭킥'은 아직 기획 설계 단계이고요. 지금은 로제타텍이라는 헬스케어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의 외주를 받아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자본금을 모으는 과정이랄까요.


Q. 로제타텍의 외주로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뭔가요?

임경천 : 단순하지만 중독성 있는 기억력 향상 게임입니다. 현재 약 70% 정도 개발이 됐고요. 아직 그래픽과 관련해서 처리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외주를 해본 적은 처음인데,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돼서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헬스케어 앱과 연동되는 기억력 향상 게임 '몽키 바나나'


Q. 현재는 학교에서 주로 개발을 하고 있는데 지원 사업을 할 생각은 없나요?

임경천 : 지금도 여러 군데에 원서를 보내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 사업에서부터 오렌지 팜, 넥슨 지원 사업까지도요. 아무래도 사무실도 없다 보니 개발하는 데 있어서 제한적이 부분이 큽니다. 사무실이라도 얻게 되면 좀 더 개발하기에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합니다.

임경천 : '해달과 짝짜꿍'에 대해서 간단한 홍보를 하고 싶습니다. 네이버에 공식 카페를 만들었고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어서 유저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 일지에서부터 업데이트 내용까지 다양하게 올리고 있으니 많이 지켜봐 주시고요. '해달과 드롭킥'에서도 여러분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옆에서 도와주는 상언 군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박상언 : 지금까지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계시는 가족과 경천이 형, 그리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대박을 터트리면 꼭 보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