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미포를 무려 400판이 넘게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가 있습니다. 게다가 승률도 50%가 넘습니다. 미포를 이렇게 많이 플레이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게 놀랍기에 직접 만나서 그 비밀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 나도 캐리가 가능하다구!]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미포를 사랑하는 유저 묘왕입니다. 한자 아이디를 사용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중국인이 아니냐 하는데, 저는 엄연한 한국인입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게임에서 보시면 묘왕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 독특한 닉네임 墓王尼特을 사용하지만 중국인 아닙니다!]
묘왕이라, 아이디가 고양이와 관계가 있는 건가요?제 아이디의 묘는 고양이 묘가 아니라 무덤 묘(墓)자입니다. 무덤하니 좀 으스스한 느낌인데 미포와 관련이 있습니다.
미포 대사를 들어보면 무덤과 관련된 대사가 많아서 마치 지하세계의 왕 그런 느낌이 나거든요. "무덤에서 돌아왔다!" 이런 대사도 있고, 그래서 제 아이디를 묘왕이라고 지었습니다.
아이디에서부터 미포와 연관되어 있네요. 도타 2는 언제부터 즐기셨나요? 도타2를 접한게 2012년 11월쯤이었어요. 그때 처음 도타2를 플레이했는데, 당시에는 게임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많이 플레이하진 못했습니다. 한 3개월 전부터 시간이 나서 제대로 도타 2를 하기 시작했어요.
전적을 보면 미포만 무려 400판이 넘게 플레이 하셨는데, 많은 영웅들 중에서 특별히 미포를 플레이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입니까?제가 다른걸 못합니다. 하하하. 농담이구요. 미포를 하다보면 리듬 액션 게임이나 격투 게임 하는 느낌이 나거든요. 콤보를 끊기지 않고 달성하는 느낌. 미포가 그런 손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승패에 상관없이 자꾸 미포를 하게 됩니다.
또, 도타 2를 하던 초기에 받은 충격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 미포만 400판이 넘는 플레이. 그럼에도 55%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미포때문에 충격을 받다니, 어떤 일이 있었나요?4월쯤이었나 제가 동남아 서버에서 플레이하던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도타 2~3렙 정도 됐었는데, 그 때 주로 우르사를 플레이 했고, 무패 중이었죠, 그러다보니 나름대로 저의 우르사 실력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도 생겼었습니다.
어느 날 게임을 하는데, 상대방에 처음 보는 영웅이 있었습니다. 되게 약하게 생긴 영웅이라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개체수가 증가하더니 제 우르사를 가지고 놀았고, 저는 뭐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그 때 받은 충격이 컸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미포 유저분의 실력 자체도 대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 이후로 '나도 해봐야 겠다.'고 생각해서 한 두판 한게 지금 이렇게 미포에 빠지게 되었죠.
[▲ 나의 우르사가 이렇게 당하다니!]
묘왕님이 생각하는 미포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입니까? 장점은 역시 많은 수를 조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대로만 한다면 9:5로 싸우게 되니까요. 원소술사처럼 어려운 영웅이긴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플레이할 수가 있어서 게임을 짜는 느낌도 나구요.
단점이라면 하나가 죽어도 다 죽는다는 겁니다. 아이템이 신발 밖에 공유가 되지 않아서 기본적으로 분신들의 체력이 낮을 수 밖에 없는데, 분신이 죽으면 본체도 죽는게 영향이 큽니다.
또, 카운터가 극명하고, 팀 의존도가 높아서 개인의 실력이 좋아도 조합의 벽을 넘어서긴 힘든 영웅이라는 점도 단점입니다.
[▲ 분신 하나가 죽어도 모두 죽는 것이 가장 큰 단점]
미포의 카운터가 극명하다고 하셨는데, 미포의 카운터 영웅이라고 할까요? 상대하기 힘든 영웅이라면 어떤 영웅을 꼽으시겠습니까?지진술사가 확실한 카운터 영웅입니다. 궁극기인 지진파 공명이 유닛 숫자에 비례해서 피해를 주다보니 미포뿐만 아니라 분신 스킬을 쓰는 영웅에겐 참 지옥과도 같은 영웅이지요.
[▲ 미포를 영원히 고통받게 하는 카운터 영웅 지진술사]
칠흑왕의 지팡이 아이템을 사용하면 지진파 공명의 유닛 숫자 비례 피해는 막을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힘든가요?네. 어렵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미포는 본체와 분신이 공유할 수 있는 아이템이 신발뿐이라 다른 것은 공유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칠흑왕의 지팡이를 사용해도 본체만 영향을 받지 않을뿐 분신들은 모든 피해를 다 받게 되고, 고통받게 되지요.
미포는 분신이 죽으면 본체도 죽기 때문에 칠흑왕의 지팡이로는 지진파 공명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 신발 외의 아이템은 공유가 되지 않아 지진파 공명을 막을 수 없다.]
많은 유저들이 미포는 컨트롤이 힘들다고 하는데, 묘왕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신게 미포의 컨트롤에 관련된 것인데, 본체와 분신을 컨트롤하는 것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동안의 업데이트로 인해 지금은 미포를 Tab키 하나로 편하게 컨트롤을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하는 수준의 컨트롤은 다들 할 수 있어서 컨트롤 쪽에서 저만의 노하우라고 할 건 없는거 같습니다.
대신 컨트롤 말고 게임 플레이 중의 팁이라면 있는데, 저는 생명력이 낮은 미포로 적을 유혹하는 것을 많이 사용합니다.
생명력이 낮은 미포로 적을 유인한 후 다른 미포들을 순간이동 [W] 스킬을 사용해서 부른 다음 생명력이 낮은 미포는 다른 곳으로 보내버립니다. 그러면 적은 갑자기 생명력이 가득찬 미포 4마리를 상대하게 되고, 멘탈이 붕괴되지요.
한타 싸움에서도 생명력이 낮은 미포를 이용해 어그로를 끌기도 합니다.
[▲ Tab키를 이용하면 5마리를 쉽게 컨트롤할 수 있다.]
아까 미포가 팀 의존도가 높은 영웅이라고 했는데, 그럼 어떤 팀이 미포에게 좋은 팀인가요?'적을 기절시킬 수 있는 영웅이 포함된 팀'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됩니다. 미포의 주력 딜 스킬은 W인데, W스킬은 발동까지 1.5초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1.5초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 적이 도망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W스킬을 시전하는 동안 미포들은 춤을 추고 있어서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적을 묶어둘 수 있는 영웅이 필요합니다.
[▲ 이런 영웅들이 있는 팀이 미포에게 최적의 팀]
미포를 플레이하면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한달쯤 전인가 저와 같이 플레이하는 팀원들이 영웅 물량전을 해보자고 제안한 적이 있었습니다. 악령, 혼돈 기사, 미포, 나가 사이렌, 환영 창기사 이렇게 5명 선택해서 제대로 물량을 보여주자고요.
그래서 이렇게 하기로 하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게임에서 팅기게 됐습니다. 그 결과로 게임은 졌고 전 트롤촌으로 직행했지요.(웃음)
당시에 상대방이 지진술사를 가져갈까봐 픽도 게임시작 1~2분되서야 할 정도로 나름 준비했었는데, 너무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죠. 팅기지만 않았다면 이겼을 것 같은데, 초반에 잘 풀렸었거든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물량 조합을 해보고 싶은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네요.
[▲ 언제가는 해보고 싶은 물량 조합]
미포 외에 자주하는 영웅은?주로 가면무사를 많이 합니다. 최근에는 지진술사도 좀 즐겨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많이 당하다보니 지진술사에 관심이 가더군요. 미포를 픽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이 두 영웅을 주로하는 편입니다.
[▲ 즐겨하는 것은 가면무사]
끝으로 인벤 도타2 유저분들께 한마디사실 공방에서 미포한다 그러면 일단 트롤로 규정하고 많이들 뭐라고 하시는데, 일단 믿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포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웅이긴 한데, 성장하면 정말 강합니다.
그리고 미포 플레이하시는 분들. 두려워하지 마시고 미포 선픽하세요. 장인이라면 카운터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웃음)
자신을 믿고 팀원들을 믿고 플레이하시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개 즐겜유저를 이렇게 장인이라고 인터뷰까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타 2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면 좋겠고, 미포 유저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도타 2 화이팅! 도타 2 인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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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포, 도타, 도타 2 인벤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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