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 '신들의 폭풍' 확장팩이 섀도우버스에 적용되었다. 확장팩이 출시되기 전 계속해서 공개되는 카드 정보 중 사람들의 이목을 끈 카드는 비숍 레전드인 '천상의 아이기스' 였다. 피해를 입지 않고, 어떤 파괴나 소멸 효과도 받지 않는다는 효과 텍스트는 발매 전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확장팩 출시로부터 약 3주가 지났다. 그 동안 새로운 카드들이 실험대에 오르고 기존 카드들이 재평가되며 덱 메타가 빠르게 바뀌었다. 그리고 출시 전 가장 뜨거운 카드였던 '천상의 아이기스'는 인벤 카드 DB에서 900개가 넘는 댓글을 기록하며 아직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압도적인 댓글 수를 기록한 '천상의 아이기스'


어떤 사람은 비숍의 승률을 보여주며 아이기스가 그저 거품일 뿐이라고 한다. 한편, 일단 나오기만 하면 손을 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아이기스가 밸런스 파괴 카드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직업 승률 지표도, 성능 논란도 잠시 접어두고 카드를 들여다보자. 굉장히 매력적인 추종자다. 피해도, 파괴도, 소멸조차도 받지 않는다는 옵션에서는 최강자의 아우라마저 느껴진다. 조금 유치할지도 모르지만, '최강'이라는 단어에서는 로망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런 로망을 바탕으로, 이번 기사에서는 '천상의 아이기스'를 피니셔로 기용한 비숍 덱을 소개하고자 한다.



▣ 덱 예시 및 기본 운영법

▲ 에일라 아이기스 덱 예시 (카드 수량 및 종류는 변동 가능. 클릭시 확대됩니다)
덱 시뮬레이터 - 에일라 아이기스 비숍 예시 덱 바로가기


아이기스를 피니셔로 삼는 덱은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1. 소멸 카드와 추종자로 필드를 정리하며 버티는 덱
2. 수호의 태양을 활용해 수호 추종자를 세우며 버티는 덱
3. 에일라의 기도와 각종 회복 카드를 연계해 버티는 덱

이번 기사에서는 이 중 에일라의 기도를 활용하는 회복 비숍을 기반으로 덱을 구성했다.

이 덱에는 2가지의 승리 플랜이 있다. 첫 번째는 에일라로 강화된 추종자로 필드를 압박하는 것, 두 번째는 9턴까지 버틴 다음 천상의 아이기스를 내는 것이다. 그러나 에일라와 아이기스가 둘 다 손패에 잡히지 않는다면 뾰족한 승리법이 없기 때문에, 첫 손패로 천상의 아이기스 혹은 에일라의 기도 중 하나는 쥐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 외에도 비용 1 마법진인 성스러운 소원을 쥐고 시작하면 좋다. 다른 손패가 좋지 않더라도, 성스러운 소원을 첫 턴에 소환하면, 4턴에 카드를 2장 추가로 드로우할 수 있어 패말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확장팩 이전의 에일라 비숍 덱과 플레이하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초반에는 칠흑빛 법전이나 저비용 회복 추종자 등의 카드로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며 버틴다. 상대방이 초반에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에일라를 소환한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필드를 전개해도 나쁘지 않다.

필드에 에일라를 소환했다면 회복으로 추종자를 강화하며 필드 싸움을 유도한다. 만약 에일라로 승리하기 힘들 것 같다면 회복과 파괴 카드를 활용해 아이기스를 소환할 수 있는 9턴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한다. 9턴에 진화 포인트 없이 아이기스를 소환하더라도 위험하지 않을 체력과 필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림니르를 제외하면 수호 추종자가 없는 덱이라 리더가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에일라가 필드에 없더라도 체력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회복 카드를 아끼지 말고 사용하도록 하자.



▣ 피니셔는 아이기스. 하지만 다른 카드도 강력하다! ㅡ 키 카드 소개

■ 천상의 아이기스

'천상의 아이기스'는 이번 '신들의 폭풍' 확장팩에 새로 등장해, 많은 주목을 받은 카드다. 비용 9 추종자로, 8/8 (진화시 10/10)이라는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공/체 상승이나 공격력 하락을 제외하면 어떤 효과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수호의 태양이 부여하는 수호 효과를 받지 않는다. 또한 파괴, 소멸 효과에도 면역이다.

능력치와 효과는 굉장히 우수하지만 9라는 비용이 무거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비숍은 방어에 뛰어난 리더 캐릭터기 때문에, 9턴까지 버티는 건 비교적 수월하다고 할 수 있다.

9턴에 아이기스를 소환하면, 진화시키지 않는 이상 그 턴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아이기스를 위해 9턴까지 진화 포인트를 1개 남겨놓기도 어렵다.

아이기스를 소환할 정도로 후반이라면, 상대방도 다양한 행동을 취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무턱대고 아이기스를 내면 다음 턴에 그대로 게임이 끝나버릴 수 있다. 안정적으로 아이기스를 내려면 리더의 체력 및 필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에일라의 기도

'에일라의 기도'는 비용 3 마법진 카드다. 이 마법진이 소환되어 있는 상태에서 내 리더 캐릭터의 체력이 회복될 경우, 전장에 있는 내 모든 추종자에게 +1/+1을 부여하는 효과가 있다.

기존에도 에일라의 기도를 활용한 에일라 비숍 덱은 존재했다. 에일라의 기도가 소환된 상태에서 회복 추종자를 소환해 리더 캐릭터의 체력을 채우는 동시에, 강화 효과를 받아 강력해진 추종자로 필드를 제압해서 승리하는 덱이었다.

이 덱에서 수호의 태양 대신 에일라의 기도를 채용한 이유는 단순하다. 아이기스는 대부분의 효과를 받지 않지만, 에일라의 강화 효과는 받기 때문이다. 에일라가 전장에 있는 상태에서 아이기스를 소환하고, 다음 턴에 회복 카드를 사용하면 아이기스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피니셔인 아이기스가 잡히지 않더라도 에일라와 회복 추종자를 중심으로 다른 승리 플랜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아이기스에 대한 의존도가 비교적 낮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 '에일라의 기도'만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




■ 신성한 궁수 쿠르트

'신성한 궁수 쿠르트'는 이번 신규 확장팩에서 새로 등장한 비숍 추종자 카드다. 비용 2에 2/2 (진화시 4/4)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내 리더 캐릭터가 회복될 때마다 상대방 리더에게 피해 2를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에일라 비숍 덱은 회복 카드가 많기 때문에 쿠르트와 연계하기 쉽다.

에일라 덱의 큰 단점 중 하나가 질주나 돌진 추종자가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공격의 흐름이 처진다는 점이다. 그런데 회복 카드와 쿠르트를 함께 사용하면 상대방 리더에게 바로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단점이 어느 정도 보완된다.

회복 카드와 쿠르트를 연계할 때 전장에 에일라의 기도가 있다면, 내 리더는 회복하고 상대 리더에게는 피해를 주는 동시에 내 추종자는 강해진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약이 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계 없이 그냥 내더라도 최우선 제거 순위가 되어, 추종자 교환을 강제하거나 주문을 대신 맞아 피해를 분산시켜 주는 효과도 있다. 여러모로 에일라 덱에서 채용할 만한 추종자라고 할 수 있다.

▲ 회복, 강화, 딜링까지 일석삼조!




▣ 일단 소환하면 강하다. 하지만? ㅡ 에일라 아이기스 덱의 장/단점

- 장점은?
일단 아이기스를 소환하는 데 성공했다면 승리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9턴에 아이기스를 소환하고, 다음 턴에 '테미스의 심판'이나 비용 10으로 강화한 '바람의 군신 그림니르'를 통해 상대방의 추종자를 전부 정리하면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리더를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미스나 그림니르 같은 필드 정리용 카드가 손패에 당장 없더라도, 아이기스로 상대방 추종자를 정리하면서 천천히 승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 아이기스는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인 이득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환했을 때 기분이 좋다. 아이기스를 소환한 다음, 상대방의 추종자를 테미스로 전부 파괴시키며 자유롭게 상대방 리더를 공격할 때의 쾌감은 아이기스를 사용해본 유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단점은?

기존 에일라 덱에 내재된 단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덱에 질주나 돌진을 가진 추종자가 없기 때문에, 공격 템포가 느리고 필드 싸움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키 카드인 아이기스나 에일라를 확정 서치할 수단이 없어, 첫 손패에서 잡히지 않는다면 드로우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불안요소가 있다. 이 카드들이 둘 중 하나라도 손패에 잡히지 않는다면 승리 플랜을 세우기 힘들다.

회복과 소멸 카드가 충분히 있지만, 이 카드들로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상대방의 필드 전개력이 좋을 경우 9턴까지 버티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아쉽다.


▣ 강력한 덱은 아니다 - 에일라 아이기스 덱의 현재 입지

확장팩 출시 후 최고의 관심을 받은 카드는 단연 아이기스라고 할 수 있다. 출시 직후에는 밸런스를 파괴하는 카드라는 여론이 빗발쳤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될수록, 아이기스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크게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물론 소환할 수만 있다면 압도적이다. 진화 포인트까지 사용한다면 공격력이 무려 10이 되는데, 이는 상대방 리더를 딱 두 대만 칠 수 있다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공격력이다. 그런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런 추종자를 전장에서 이탈시킬 수도 없다. 아이기스만 나오면 손도 못 쓰고 져버린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9턴까지 버티는 게 생각처럼 수월하지 않다. 확장팩 이전에도 어그로 덱에 순식간에 패배하던 게 비숍이다. 확장팩 이후 형성된 빠른 템포의 덱 메타에서 비숍이 살아남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비숍은 언제나 그랬다. 물론 질주 비숍처럼 중반에 승부를 보는 덱도 있지만, 세라프 비숍이나 양광 비숍처럼 후반까지 끈질기게 버티는 스타일의 덱이 널리 쓰여왔다. 그리고 그런 비숍에게, 일단 등장하기만 하면 상대방이 대처할 수 없는 피니셔 카드가 하나 주어진 것 뿐이다.

아이기스가 강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이전 확장팩에서도 그랬듯이, 피니셔 카드를 소환할 수 있는 후반까지 버텨야 하는 게 지상 과제일 뿐이다. 그리고 현재 메타에서는 손패가 잘 풀리지 않는 이상 비숍이 후반까지 버티기 쉽지 않기 때문에, 썩 강한 입지에 있다고 할 수 없다.

최근 유행하는 덱 중에서는 어그로/미드레인지 네크로맨서, 램프 드래곤, 복수 뱀파이어 등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상대방이 네크로맨서일 경우 소멸 카드로 유언 효과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숨이 트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네크로맨서의 필드 전개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설령 소멸이 있더라도 어려운 상대다.

빠른 PP 펌핑으로 고비용 추종자를 소환해 압박하는 램프 드래곤에게도 약하다. PP 펌핑이 잘 되었다면 추종자 싸움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게임의 주도권을 빼앗겨 패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신마재판소를 활용해 어느 정도 전개되는 추종자를 막을 수 있지만 쉽지 않다.

복수 뱀파이어 덱에도 약한 모습을 보인다. 일부러 자신의 체력을 깎아 복수 상태를 만든 다음, 강력한 추종자를 빠르게 전개하는 복수 뱀파이어 덱은 리스크가 크지만 빠르고 강한 필드 전개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비숍은 게임 초중반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 쉽지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의 체력을 깎더라도 별달리 손쓸 방법이
없어 눈뜨고 코 베이는 격이다. 상대 필드를 테미스로 정리할 수 있다면 괜찮지만, 복수 뱀파이어의 전개력은 테미스를 쓸 수 있는 6턴 이전부터 발휘되기 때문에 그마저도 쉽지 않다.



▣ 하지만 아이기스에는 로망이 있다!

승률 및 덱 사용 통계를 보면 비숍의 승률은 결코 높지 않다. 하지만 전체 덱 사용 빈도를 보면, 아이기스 비숍 덱의 사용률은 높다. AA~A 구간에서는 4위, 마스터 구간에서는 7위로 상당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승률이 높지 않음에도 사용하는 유저가 많다는 것이다.

왜 상당수의 유저들이 강한 주류 덱을 두고, 통계상 승률이 높지도 않고 불안요소도 많은 아이기스 비숍 덱을 플레이하고 있을까.

이는 '최강'이 아니지만 '최강'처럼 보이는 아이기스에게서 많은 유저들이 로망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자가 아이기스에서 로망을 느꼈던 것처럼.



▣ 에일라 아이기스 덱 플레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