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마스터즈는 막을 내렸지만, 대결은 끝나지 않았다!

오는 2일, 오후 7시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블리즈컨 국가대표선발전이 열린다. 한중마스터즈에서 높은 성적을 거뒀던 선수 4명이 다시 재격돌을 펼쳐 2명이 블리즈컨에서 열리는 하스스톤 글로벌파이널 진출권을 획득한다. 우승자에게는 무려 10만 달러, 준우승자에게는 5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며, 4강에만 들어도 1만 5천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스타크래프트2 최대 대회인 글로벌파이널과 동급 규모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중마스터즈에서는 중국 선수들의 초강세에 한국 선수들이 무릎을 꿇었다. 시즌1에서는 혜성같이 등장한 Zeng Guoyi가 '하스스톤' 최승하를 4:0으로 제압하며 초대 우승에 등극했고, 시즌2에서는 8강을 7명이 장악하는 기염을 토하며 일찌감치 중국의 축제로 만들었다. 결국 전 시즌 우승자와 경합해 승리를 거둔 Yuan Lin이 시즌2의 우승자로 등극했다.

한중마스터즈가 중국 선수들의 축제가 되었다면, 블리즈컨 대표 선발전은 한국 선수들의 축제가 될 전망이다. 시즌1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최강의 재야고수로 등극한 '하스스톤' 최승하와 시즌2의 유일한 국가대표 '레니아워' 이정환,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던 '이시대최고마법사' 김건중과 '크라니쉬' 백학준이 대결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선수가 세계 최고의 무대에 오를 것인가?


■ 최승하 대 백학준, 최강의 재야고수 vs 재도약 꿈꾸는 강자의 대결



'하스스톤' 최승하는 시즌1 1위 자격으로 블리즈컨 선발전 진출 자격을 얻었다. 결승에서 Zeng Guoyi(이하 정 궈이)에게 0:4로 무너지긴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국가대표들은 결승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말하자면, 알려지지 않았던 최승하가 쟁쟁한 실력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한국 최강의 재야고수로 올라선 셈.

반면 '크라니쉬' 백학준은 HCC에서 최고의 활약을 자랑하는 '골든코인' 팀 소속으로 시즌2에서 Lei Qiang(이하 레이 퀴앙)에게 주문 도적으로 완패 직전까지 몰렸지만, 미드레인지 드루이드로 뒷심을 발휘하면서 승부를 3세트까지 이끌고 간 바 있다. 하지만 역올킬에는 실패하면서 결국 16강에서 좌절을 맛본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본선에서는 패했지만, 동률의 성적을 기록한 '페가소스' 심규성과 비공개 와일드카드전을 치러 3:1로 승리, 블리즈컨 진출전에서 다시 한 번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백학준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16강전에서는 레이 퀴앙의 손패 운이 대단히 좋았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순탄히 풀리지 않은 적이 없었을 정도로 백학준을 압도했고, 백학준이 뒤늦게 스퍼트를 끌어올렸지만 대역전까지 이루지는 못했다. 반면, 최승하는 '럭키 가이'라 불릴 정도로 행운이 크게 따라 보였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는 본인이 승리 인터뷰를 너무 겸손하게 임해 이런 이미지가 굳어진 것일 뿐, 한국 국가 대표들 중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던 실력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변수는 실전 경험의 차이다. 최승하는 한중마스터즈 시즌1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팀으로 활동하거나 다른 대회의 출전을 시도하는 등 공식적인 행보를 보인 적이 없다. 시즌2에서는 낙스라마스의 저주 출시로 메타가 크게 변했고, 최근에는 대머리수리와 리로이 젠킨스의 하향으로 다시 메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의 클랜에 속한 백학준이 메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보여 이번 진출전의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 이정환 대 김건중, 국내 최강자들의 살벌한 팀킬 펼쳐질 예정



'이시대최고마법사' 김건중과 '레니아워' 이정환의 대결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다. 김건중은 시즌1 2위 자격으로, 이정환은 시즌2 1위 자격으로 각각 블리즈컨 진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두 선수 모두 한국에서 최정점의 실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지만, 아쉽게도 한중마스터즈에서 빛을 보지는 못했다.

이정환은 WEC 2014에서 팀킬 기록이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요소다. 당시 같은 팀원이었던 '광역맞으면서렌함' 김정수와 이정환은 각각 한국 대표로 WEC 2014에 참가해 패자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여기서 김정수가 이정환을 3:1로 꺾고 최종 결승에 올랐지만, 'TidesofTime'에게 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정수에게 패한 이정환은 WEC서 3위를 차지했다. 비록 3위에 그쳤지만, 공식전에서 팀킬 경험을 가졌다는 부분은 큰 가치가 있다.

같은 팀 소속인 두 선수의 대결은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서로 친분이 두텁겠지만, 우승 상금만 10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는 선수간의 친분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보다 면밀히, 정확한 판단을 선보이는 것을 기본으로 서로를 익히 잘 아는 가운데에서도 얼마나 큰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느냐가 승리의 열쇠가 될 것이다.

혹자는 '팀킬은 재미 없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김건중과 이정환은 모두 세계 최고를 꿈꾸는 국내 최강자들이다. 그들이 염원했던대로 세계의 중심에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두고 물러설 이유는 전혀 없기에 이들의 대결은 국내 하스스톤 선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다. 한중마스터즈에서는 중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다면, 이들이 경합하는 승부에서 살아남는 선수가 국내 최강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