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들에게만 허락된 정상대전! 2016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3주차, 본선 8강 일정이 끝났습니다. 짜릿한 명장면들이 쏟아져 나왔고, 예상치 못한 반전들도 함께했죠. 그리고 이번 주 차를 통해, 모든 한국 팀들의 4강 진출이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경기력으로 펼쳐진 명경기들과 자신의 실력을 입증한 자들이 펼쳐보인 롤드컵 4주차, 4강전! 이번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현장을 뜨겁게 달궜을까요?

▲ '경기력'으로 현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롤드컵 4주차!


■ 이슈1. 정답은 자신이 만드는 것! '미스 포츈' 서포터로 승리를 만들다

리그오브레전드는 각 시기에 따라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알려지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라인 스왑 등의 전략&전술부터, 전체적인 경기 운영법은 물론, 챔피언 밴픽 까지, 다양한 것들이 이에 포함되죠. 이러한 전략&전술, 운영, 밴픽이 가장 무난하면서도 완벽에 가까운 것을 두고 '정석'이라고 표현합니다.

LCK는 가장 '정석'을 잘 실행해내는 리그로 알려져있습니다. 상대방보다 앞서고, 앞선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숨막히게 조여드는 운영을 할 줄 알죠. 또 그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밴픽 역시 치열하게 가져갑니다. 다만, '정석'에 치중하다보니 참신한 밴픽이 상대적으로 적다고도 알려져있는데요.

실제로 북미와 유럽 리그를 살펴보다 보면, 국내 리그 기준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픽들이 등장하곤 하는데요, 그런 픽들의 일부는 나중에 효용성을 인정 받아 LCK에서도 등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LCK 픽밴이 반드시 굳어져 있는 것만은 아닌데요, 과거 2014 시즌 '고릴라' 강범현 선수가 꺼내든 '잔나'는 전세계에 '충격'을 선사하고, 순식간에 메타의 핵심 카드로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2016 롤드컵 4강 1일차 경기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번 '충격'의 주인공도 역시 '고릴라' 선수였습니다.

▲ 2014 시즌, '잔나'의 아버지라 불리었던 '고릴라' 강범현 선수.


롤드컵 4강 1일차 경기, 락스 타이거즈의 서포터 '고릴라' 선수가 '미스포츈'을 손에 쥐었습니다. '미스 포츈' 서포터는 너프 이전 '천둥군주의 호령' 특성과 함께 일반 게임, 랭크를 중심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강력한 견제능력으로 사랑받던 그녀는 이후 특성과 E스킬의 피해량 너프 이후 점차 자취를 감추었었죠.

하지만 '고릴라'가 꺼내든 '미스 포츈'은 과거 솔랭에서 볼 수 있던 그 모습 그대로 2,3세트 게임을 '파괴'해 버렸습니다. 특히 SKT가 1세트 선취한 상황에서 꺼내든 카드라는 점이 더 놀라운데요. 아무리 준비된 카드라고 하더라도, 불안감을 떨쳐내고 사용한 '비장의 카드'가 멋지게 적중하면서, 현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습니다.

▲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든 '애-ㅁ..' 흠, 흠. '미-애' 조합. (영상 출처: OGN)


새로운 등장으로 2,3세트 승리를 거머쥔 '미스포츈'. SKT의 서포터, '울프' 선수 역시 인터뷰를 통해 참신한 픽을 만나 '사고가 열린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다음날 펼쳐진 4강 2경기에서도 '코어장전'이 '미스포츈' 서포터로 승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가 국내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동물적 서포터, '울프'의 앞으로의 픽 역시 기대가 됩니다.



■ 이슈2. '육감'에 눈 뜨다? '프레이', 또 다시 환상의 살 날리다!

'프레이' 김종인 선수는 진작부터 '명궁'으로 이름을 떨치는 선수입니다. 특히 '애쉬'의 궁극기, '마법의 수정화살'을 잘 맞추기로 유명한데요, 시야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귀신 같이 적중하는 궁극기를 보자면 소름이 끼칠정도입니다.

▲ LCK 섬머 21일차 2경기에서도 보여주었던 '명궁' 프레이! (영상 출처: OGN)


이번 롤드컵에도 프레이는 전혀 녹슬지 않은 '육감'을 발휘하면서 또다른 명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락스가 SKT의 본진에 공격을 들어가는 상황, '듀크'의 에코가 텔레포트를 활용해 기지 방어를 지원하려는 것을 '프레이'가 '애쉬' 궁극기를 활용해 막아낸 것인데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뭐 이런건가요? 아무래도 저 선수, 도에 눈을 뜬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육감'이든, '도'... 혹은,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이던간에 이 화살 한 방이 4강 1경기 무대를 뜨겁게 달군것은 분명합니다.

▲ 4강 현장을 '폭발' 시킨 명장면 (영상 출처: OGN)


■ 이슈3. 리미트 해제? '벵기', '니달리'로 팀을 구하다

4강 1일차 경기. SKT는 1세트 선취점을 올렸지만 락스가 2,3세트를 연달아 승리하며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었습니다. 팀을 구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맏형 '벵기'의 '니달리'! 사실 '벵기' 배성웅 선수는 니달리를 대회에서 한 번도 사용한 역사가 없었는데요. 니달리 정글이 가장 핫한 때에도 SKT는 니달리를 셀프 밴 할 정도로 사용하기를 꺼리는 픽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SKT는 '벵기'를 기용하여 니달리 정글을 가져왔고, '벵기'는 팀의 기대에 부응하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대회 첫 니달리 플레이를 선보였는데요. 결과는 아시는 것처럼 대 성공! '뱅기'는 성난 쿠거의 모습 그대로 전장을 헤집고 다니며 4세트 승리를 만들어냈습니다.

▲ '벵기', 니달리 봉인 해제! (영상 출처: OGN)


하지만 이게 완벽한 설계였던것만은 아닌데요. 경기 종료후 인터뷰 등을 통해 '벵기'의 니달리는 김정균 코치의 실수로 시작된 것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대회에서 '벵기'가 니달리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 그의 끊임 없는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벵기'는 대회에서 니달리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단점으로 지적 받는만큼 스크림과 랭크 등에서 꾸준히 니달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또 항상 김정균 코치가 강조하는 것 처럼, 혼자 200여 게임을 연습할 정도로 평상시 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수죠.

과연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법이네요. '벵기' 배성웅 선수의 니달리,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까요? 끝을 모르는 그의 성장을 즐겁게 지켜보도록 합시다.

▲ '처음 뽑은 니달리로 날뛰는 뱅기' (인벤 유저 '헤이거기'님의 치어풀)


■ 이슈4. 압도적인 모습의 삼성, H2K 제압하다

4강 2일차 경기, 밴픽에서부터 시작하여 라인전과 운영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인 삼성은 H2K를 완벽히 제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포기븐'의 좁은 챔피언 폭을 노린 '케이틀린' 3밴이 유효하게 작용하여 H2K의 손 발을 묶었습니다.

여기에 '짜황'으로 각성한 '큐베'를 필두로, 삼성 선수들의 캐리 라인들의 활약이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큐베'는 '에코', '제이스', '뽀삐'라는 서로 타입이 다른 챔피언들로 변화 무쌍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삼성의 미드라이너 '크라운' 역시 H2K '류'를 몰아 붙였고, '카시오페아' 3인 궁을 성공 시키는 등 슈퍼 플레이를 반복 했습니다.

▲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 삼성 (영상 출처: OGN)


다소 불리한 상황이 있었던가 하면, 완벽한 운영으로 경기를 뒤집어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삼성이 H2K의 반격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결국 경기 결과는 3:0 완승! '미스 포츈' 서포터 등 새로운 시도까지 더한 삼성이 마지막 남은 유럽의 희망을 무너뜨린 순간이었습니다.

모든 부분에서 완성형에 가깝다고 평가 받는 LCK, 그곳에서 강팀이라 불리는 팀의 저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경기가 아닌가 싶네요.

▲ '미친' 경기력, 결승까지 쭉! 이어지기를


■ 이슈5. 결국 성사된 결승은 한국 정상 대전! 누가 최고인지 가려봅시다

롤드컵 4주차가 마무리 되면서, 드디어 2016 롤드컵 결승 대진이 완성되었습니다. 최고의 팀들을 무너뜨리고, 최고를 가리는 자리에 올라선 것은 결국 두 한국 팀이었는데요. 난적들을 물리치고 올라온 'SKT T1'과 '삼성 갤럭시'가 이번 결승 대진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SKT는 롤드컵 시작전부터 이번 시즌은 불안하지 않냐고 많은 염려를 받기도 했는데요, 결국 '가장 쓸데없는 걱정은 SKT 걱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낸 SKT가 결승전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4강, 라이벌인 락스 타이거즈와 펼친 풀세트 접전은 SKT의 실력이 여전함을 증명하는 실력 발휘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상성'을 무너뜨리고 롤드컵에 진출하는 데 성공한 '삼성' 역시 기세가 만만찮습니다. 특히 조별 리그 단계부터 해외 해설진 등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으면서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큐베'와 '코어장전'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매 번 괄목할만한 활약을 펼쳐보이며 기대감을 한 층 상승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두 팀이 보여준 롤드컵 무대에서의 경기력은 '최고' 수준임이 분명했습니다. 자연히 곧 벌어질 롤드컵 결승 무대에 대한 기대도 점차 부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2016 롤드컵 결승 무대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치열하고, 화려하고, 관객들을 흥분시키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16 월드 챔피언십! 결국 최고라는 평가처럼, 결승 무대에 마주친 것은 한국 팀이 되었습니다. 경쟁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최고의 인프라, 실력이 만들어낸 결과인만큼 자랑할만한 결과이기도 하겠죠. 최후의 결전, 최고의 경기를 기대하며 기다려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