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막을 올린 2019 롤챔스 섬머 스플릿(이하 롤챔스 섬머). 9.11 버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롤챔스 섬머는 신규 챔피언인 '유미'가 등장하는 등, 밴픽 양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에는 랭크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크게 반기지 않을만한 챔피언이 등장하는 등, 메타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챔피언은 바로 럭스다. 그간 럭스 서포터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하다. 마치 원딜에 베인, 정글의 마스터 이, 미드의 야스오 처럼 서포터에는 럭스가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러한 럭스가 이번 롤챔스 섬머 1주차 일정에선 승률 75%의 호성적을 달성하며 활약하고 있다.


▲ 롤챔스 섬머 개막전부터 악명이 자자했던 럭스 서포터의 등장!


럭스는 기본적으로 속박이라는 하드 CC와 장거리 견제가 특기인 AP 메이지 챔피언이다. Q스킬 '빛의 속박'은 스킬 레벨에 관계 없이 적 2명을 2초간 속박시킬 수 있는 강력한 스킬이다. 논타겟 스킬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적중만 한다면 이어지는 'E-R' 콤보는 누커에 가까운 화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반면, 럭스의 단점은 약한 몸(체력)과 이동기가 없다는 데 있다. 때문에 유일한 CC인 속박이 빗나갈 경우 자동으로 큰 리스크를 지게 된다. 또한, 스킬을 빗맞히지 않아도 몸이 약하다는 특성상 맞딜에 약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강력한 CC를 가진 상대에게 한 번 물리면 죽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진'을 선택하면서 럭스의 입지가 달라졌다.


▲ 스펠도 사용하지 않고, 깔끔하게 받아치는 럭스의 슈퍼 플레이


적 챔피언을 이동 불가 상태로 만들었을 때 높은 수치의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을 얻을 수 있는 '여진'은 리산드라 등 이니시가 중요한 AP 챔피언들이 자주 선택했던 핵심 룬이다. 단, 럭스의 경우 이니시를 위한 선택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선택이다. 먼저 물리더라도 Q스킬로 여진을 발동시키면 조금 더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W스킬 '프리즘 보호막'을 이용해 전투 지속력을 올리면, 한층 더 오래 싸울 수 있게된다.

이전의 럭스는 E스킬 '광휘의 특이점'을 우선순위로 레벨링하며 딜적인 부분을 우선시했다. 하지만, 이제는 W스킬 '프리즘 보호막'의 우선순위가 높아졌다. 사실 W스킬 '프리즘 보호막'은 스킬 5레벨 기준으로 330+α의 어마어마한 보호막을 제공하는 스킬이다. 거기에 단일 대상이 아닌, 광역 스킬로 활용도가 높다.

물론 단점도 있다. 논 타겟팅 스킬이며, 마법봉이 되돌아 올 때 최대의 보호막을 얻을 수 있는 스킬 매커니즘상 항상 100%의 효율을 낼 순 없다. 그럼에도 보호막 수치 자체가 독보적으로 높은 편이며, 재사용 대기시간도 매우 짧기에 아군을 서포팅하는 데 안성 맞춤인 스킬인 것으로 보인다.


▲ 광역으로 엄청난 보호막을 제공하는 럭스의 W스킬!


W스킬 '프리즘 보호막'의 우선도가 높아지며 후 순위로 밀려난 E스킬의 경우, 딜링 능력보다는 '둔화'와 '시야'를 밝히는 용도로 사용한다. 딜적인 부분을 포기하고 유틸적인 부분의 성능을 끌어올린 모습인데, 시야 장악에 있어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또한, 럭스의 진가는 CC와 보호막 뿐이 아니다. 시야를 장악한 상태에서 럭스의 파괴력은 한층 더 돋보인다. 멀리서 속박과 딜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오는 럭스의 스킬은 피하기가 힘들다. 한번 속박이 된다면 이후 추가타는 확정인 만큼, 시야가 없는 곳에서는 럭스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 핵심 아이템인 수호자의 유물, 불타는 향로,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 등을 구비하면 약 200에 가까운 주문력을 얻을 수 있어, 대미지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 E스킬 '광휘의 특이점'은 딜을 위해서가 아닌 시야를 위해서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처럼 서포터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럭스는 딜적인 부분을 포기하고 보호막 효과와 CC를 메인으로 장착한 만큼, 대회에서도 높은 티어의 서포터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상승세는 랭크 게임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여진 럭스의 연구는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으나, 대회 출전이라는 벽을 허물며 인식을 많이 끌어올렸다. 현재 럭스 서포터의 승률은 52.44%로 서포터 포지션에서 3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픽률도 20%를 넘겼다.

한편, 샌드박스의 '조커' 조재읍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 럭스는 단점이 명확한 만큼, 파훼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럭스는 점멸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포지셔닝'에 실수가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회에서 등장한 럭스의 포지셔닝을 유심히 살펴보면, 적과 멀찌감치 떨어진 포지셔닝이 대부분이다. 점멸 이외에는 생존기가 없는 만큼, 이러한 포지셔닝으로 생존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리스크가 크긴 하지만, 대회에 출전한 럭스는 앞서 지적된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며 6승을 기록했다. 이제 조커 픽에서 대세 픽으로 합류한 럭스는 랭크 게임에서도 높은 승률 상승이 눈에 띄는 만큼, 앞으로의 활약도 더욱 기대된다.


▲ 대회와 랭크 게임에서 값진 활약 중인 럭스 서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