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 조세형이 은퇴했다. 2013년 데뷔해 올해로 7년 차, 만 25세의 서포터.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프로게이머직을 내려놓을 만큼 많은 나이도 아닌지라 새벽녘 갑작스레 발표된 그의 은퇴는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쉬움을 달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RNG가 공석인 감독직에 '마타'를 선임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칼 같은 오더와 운영, 게임의 흐름을 읽는 힘으로 전설적인 '삼성 왕조'를 탄생시켰던 '마타'인만큼, 감독이라는 새로운 포지션에서 활약할 2020 시즌이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약 2년 만에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다시 만난 '마타' 조세형은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옅은 미소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어색함과 머쓱함도, 말 한마디에서 묻어나는 신중함과 진지함도 여전했다. 어느 한 질문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고, 때로는 잠시간 생각에 잠기기도 하면서 답변을 하나하나 이어나갔다.


모두가 알고 있듯, 그는 승부욕이 참 강한 선수였다. 다르게 표현하면 언제나 열정이 넘쳤고, 그걸 행동으로 옮길 줄 알았다. 1, 2년 연차가 쌓일수록 조금은 느슨해질 법도 한데, 오히려 '마타'는 SKT T1에서의 마지막 해가 프로게이머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한 시기라고 이야기했다. 가끔씩 찾아오는 슬럼프도 '노력'으로 극복했다.

"사실 프로게이머들은 누구나 다 승부욕을 가지고 있어요. 프로게이먼데, 당연하잖아요. 언제나 상대보다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죠. 다만, 승부욕이 표출되는 정도가 다를 뿐이에요. 소심하거나, 내성적인 친구들은 겉으로 드러내기보다는 혼자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저같은 경우는 승부욕을 드러내는 사람이었고요.

저에게 1순위는 언제나 '팀의 승리'였어요. 욕심도 많은 편이다 보니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피드백 과정에서 항상 더 많이 이야기를 했고,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어요. 이런 모습들이 앞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승부욕이 강하다는 말을 듣게 된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 '마타'가 삼성 시절 연습실 컴퓨터 앞에 붙여둔 쪽지. 여전히 회자되곤 한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줘야겠다는 쪽으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내가 말을 많이 하면 당연히 듣는 사람들도 다 이해를 하고 받아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내 생각은 최대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는 방향으로 바뀌었죠.

확실히 지금의 전 예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그때는 자기주장도 강했고, 세게 이야기하는 편이었는데... 물론 욕을 하면서 싸우자는 듯이 한 건 아니었고요(웃음). 이제는 그때보다 유해졌죠.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직접 몸으로 느끼고, 배우고, 성장한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제 마지막 시즌이기도 한 올해 섬머 스플릿은 지난 7년 중에 게임적으로 가장 열심히 했고, 또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저는 게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부족한 게 어떤 건지를 찾고, 고치려고 노력을 하는데, 그런 것들이 많이 느껴지니까 그런 부분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경기도 많이 지기도 했고.

그런 식으로 찾아오는 슬럼프는, 오히려 연습을 더 하면서 극복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슬럼프도 결국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더 잘해질 수 있게 나를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고, 실수하거나 못한 부분을 찾아내서 더 노력을 하는 거죠. 슬럼프를 극복하는데 정해진 방법은 없으니까, 자신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마타'는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함께 서포터 포지션의 패러다임을 바꾼 선수로 평가받는다. 서포터가 어떻게 해야 게임을 승리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빼곡한 시야 장악을 통해 게임의 흐름을 읽고, 팀 전체를 아우르는 오더로 빈틈없는 운영을 완성하는 '마타'의 능력은 아직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해요. 게임을 하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거기에 쉽게 이기면 더 좋은 거고요. 그래서 쉽게 이기는 방법을 찾았고, 그런 스타일의 운영법이 나오게 됐어요. 사실 삼성 시절의 탈수기 운영은 라인전을 이겨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요. 그래야 와드도 설치할 수 있고, 로밍도 갈 수 있으니까요. 그때 팀원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대로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꼭 이야기하고 싶은 건 지금은 다르다는 거에요. 그때는 제가 게임 안에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오더의 비중도 높았어요. 하지만, 더 효율적인 방법은 팀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잘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특히, LoL e스포츠가 발전한 지금은 더 그렇죠. 한 사람이 아니라 다 같이 잘해야 해요. 10명 중에 한 명만 못해도 차이가 많이 나버리거든요."

"삼성 친구들이랑은 종종 연락해요. 올해로 2014 롤드컵에서 함께 우승했던 삼성 갤럭시 화이트 멤버가 다 은퇴를 하게 됐는데, 사실 다들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아요. 너무 오래전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때 나온 삼성 갤러시 화이트 쓰레쉬 스킨은, 그 스킨 그랩이 잘 안 맞는 것 같던데... 심연의 가면이랑 암흑의 별을 추천합니다."



▲ '마타'에게는 5년 만의 우승이었고, 동료 '스코어'에게는 첫 우승이었던 2018 LCK 섬머.

"가장 기뻤던 순간을 꼽아보라면 저는 kt 롤스터에서 우승을 했을 때에요. '스코어' (고)동빈이 형이 성불했을 때요. 물론 2014년에 롤드컵에서 우승했을 때도 좋았지만, 2018년 LCK 섬머 스플릿에서 우승했던 순간이 가장 기뻤던 것 같아요. 음, 복합적인 이유가 있어요.

사실 저는 제 커리어가 엄청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보다 커리어가 화려한 선수들도 많고... 저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에 처음 LCK 우승을 하고, 그 뒤로는 LCK 우승 타이틀이 없었어요. 물론 중국에서 2년을 보내긴 했지만, 어쨌든 2018년 섬머는 5년 만의 LCK 우승이었죠. 정말 좋았어요.

또, 동빈이 형이랑 같이 우승을 해서 더 좋았어요. 동빈이 형은 실력적으로 따지면 우승을 여러번 해도 모자라지 않은 선수라고 생각했어요. 게임 이해도도 되게 높고, 잘하는 선수니까요. 인간적으로도 정말 좋은 형이에요. 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할 걸요. 근데, 우승컵이 없었잖아요. 거기에 kt 롤스터라는 팀으로서도 정말 오랜만의 우승이었고요. 더할 나위 없었죠.

그때 생각해보면, 당시에 우승을 했을 때 동빈이 형이 자기는 울지 않을 거라고 말했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울고 껴안고 그러니까 조금 그렇더라고요(웃음). 농담이고, 저는 눈물까지는 흘리지 않았고요. 눈시울이 찡하다 만 정도? 그래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울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마타'는 7년의 시간 동안 LCK와 LPL에서 고루 활약했다. 삼성 갤럭시의 전신인 MVP부터 비시 게이밍, RNG, kt 롤스터, SKT T1까지. 수많은 선수, 코치, 감독과 호흡을 맞췄고, 인터뷰 한 페이지만으로는 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는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다는 문장으로 말문을 열었다.

"감사한 분이 너무 많아요. 인터뷰를 통해서 한, 두 분만 언급하기에는 정말 너무 많죠. 근데, 프로게이머로서 마지막 인터뷰라는 생각이 드니깐 오히려 그때가 생각나네요. 처음으로 게임을 하고, 대회를 나갔을 때요. 처음으로 팀을 꾸려서 아마추어 대회를 나갔던 팀원들, 처음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다섯 명의 팀원들이 떠올라요.

제가 아마추어 시절에 BBT라는 팀으로 처음 대회를 출전했었어요. 다들 아시는 '벵기'도 같이 했었고, 탑에 '윤기', 미드에 '불켜보니타릭' 형, 원거리 딜러로 '카타스트로피'라는 팀원이 있었어요. 철없고 순수했던 스무살에 처음으로 나간 대회여서 마냥 좋았던 것 같아요. 또, 데뷔 시즌을 함께한 MVP 오존의 '옴므' 형, '댄디', '다데', '임프'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 2013 LCK 스프링에서 우승한 MVP 오존

"저에게 영감을 주었던 선수라고 하면, 특정인을 꼽기는 힘든 것 같아요. 조금 두루뭉술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걸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저도 어쨌든 프로 생활을 하면서 사건 사고들이 많았고, 제가 잘못 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저의 그런 과거나, 다른 선수들의 사건 사고를 되돌아보면서 '이러면 안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어요.

반대로 제가 영향을 많이 준 선수는, 이건 당사자한테 물어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제가 워낙 이야기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이사람 저사람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래서 특별히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더 많이 해줬다는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인터뷰에서나 저랑 대화를 할 때 도와줘서 고맙다는 친구들이 있기는 했죠.

지금 생각나는 건 제가 RNG에 있을 때에요. 제가 그때 피드백을 특히 많이 했었는데, 미드-정글인 '샤오후'와 'Mlxg' 선수가 공식 석상에서의 인터뷰를 통해서 저한테 많이 배웠다는 말을 해줬어요. 사실 저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이기기 위해서 그 친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이야기를 했을 거에요. 당연히 고맙죠. 그걸 잘 받아들였고, 고맙다고 이야기도 해줬으니까요."




이제 '마타'는 인생의 2막 1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20대의 절반을 바친 프로게이머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도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RNG의 헤드 코치, 즉 감독으로 부임했다. 사실 2년 전 인터뷰에서 은퇴 후 코치로 전향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던 그이기에 이유가 궁금해졌다. 무엇이 '마타'의 생각을 바꾸게 했을까.

"그 시기에 저는 어디에서나 똑같이 말했어요. 은퇴하고 나서도 코치 쪽은 잘 모르겠다. 안할 것 같다고요. 그때 인터뷰에서도 대우가 좋지 않다고 표현을 했어요. 사실 LoL은 팀 게임이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무국 등 모두가 한팀이잖아요. 근데, 잘하면 선수 덕, 못하면 코치진 탓으로 보는 시선이 좀 있어요. 사실 잘해도 다 같이 잘한거고, 못해도 다 같이 못한 건데. 공평하지 못한 그런 게 안타까워 보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국내든 해외든 감독과 코치의 역할이 외적으로 더 부각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LoL e스포츠가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잖아요. 잘하는 어린 선수들은 매년 등장하는데, 감독이나 코치는 약간 자원이 한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런 생각과 주변의 상황들이 감독이라는 선택을 내릴 수 있게 한 것 같아요.

덧붙이자면 RNG에서 제 포지션이 헤드 코치예요. 이게 한국에서 감독이 맞기는 한데, 애매해요. 저는 메인 코치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감독님들이 게임단을 총괄하시면서 선수들의 멘탈도 케어하고 그런 무게감 있는 이미지잖아요. 저는 물론 그런 일들도 어느 정도 하겠지만, 인게임적인 요소에 더 깊게 관여하는 역할이에요."


▲ '마타'가 개인 SNS에 올린 은퇴 글

"원래는 올해 제가 선수 생활을 더 하면서 북미 쪽으로 진출하고자 했어요. 영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거든요. 그런데, 상황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북미행은 물 건너가게 됐죠. 이후로는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쉴까, 더 할까, 쉴까, 더 할까. 이런 과정이 오래 지속되니까 머리도 아프고, 다 제쳐놓고 쉬고 싶기도 했죠. 그러던 차에 RNG와 이야기를 다시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사실 코치 오퍼는 여러 팀에서 일찍부터 들어왔었어요. 그때는 선수로 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커서 조건도 들어보지 않고 다 거절했었고요. RNG도 마찬가지예요. RNG 쪽에서는 연말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코치로 오라는 식의 제안을 했었어요. 항상 적극적이었고, 이번에도 그랬죠. 이야기를 계속 나누면서 이 팀에서 나를 정말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함께 하기로 결정했어요.

그 한 달은 저에게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방에 혼자 있던 시기도 있었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고, 울기도 했죠. 그런 게 싫어서 친구들과 약속을 많이 만들어서 술을 계속 마시기도 했어요. 친구들도 나이가 있다 보니 좋은 이야기도 나누고,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고 말해야겠어요.

걱정은 당연히 있어요. 해보지 않은 일이니까요. 근데, 계약 전후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계약 전에는 리스크에 대한 걱정이 컸다면, 이제는 좋은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저에게 기회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잖아요.

또, 주변에서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프로 생활 할 때처럼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제가 게임을 좋아하고, 이게 직업이니까 해야 할 것을 하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평범하게요. 근데, 주변에서 다들 제가 열심히 했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는 거에요. 아, 이게 열심히 하는 거구나.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게 나쁘지 않은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격려가 많이 됐어요."


▲ RNG 공식 SNS에 올라온 정장 '마타'

"정장을 입고 밴픽 노트를 들고 스테이지에 올라가 있는 제 모습은, 아무래도 웃길 것 같아요. 저는 나이도 어리고, 뭔가 그 감독님들의 포스 같은 게 아직 없잖아요. 어린 애가 따라하는 그런 느낌? 중국 가기 전에 정장도 한 벌 맞추고, 밴픽할 때 쓸 노트도 하나 샀어요. 노트는 좀 무거워 보인다는 반응이 있던데, 나중에 성적 잘 내고 하면 귀여운 캐릭터 노트를 장만할까 봐요.

이번에 한국인 감독님들이 중국으로 여럿 오셔서 경기 밴픽 끝나고 악수할 때 반가운 얼굴이 많을 것 같아요. IG에 김상철 감독님, LGD에 오창종 감독님, 비시 게이밍에 김정균 감독님이 가셨잖아요. EDG에는 '하트' 형, JDG에는 '옴므' 형도 있고요. 몸이 좋은 건 아니지만, 운동을 좀 해서 악수로 기선 제압을 좀 해야겠어요(웃음)."


"내년 목표요? 선수였다면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바라보고 있다고 이야기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감독으로서 첫해다 보니 걱정도 부담도 많아요. 그래도 최소 LPL에서 4위권 안에는 들고 싶어요. 합을 맞춰가면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는 저도 우승까지도 도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좀 더 넓게 보자면 저는 김정균 감독님처럼 커리어도 좋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그런 감독이 되고 싶어요. 감독으로서 최고의 커리어를 지니신 분이니까요. 또, 축구 선수 중에 지금은 감독이 된 지단이라는 사람이 있어요. 감독을 하자마자 챔스 우승을 했거든요.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롤드컵 우승을 다 해본 사람은 없잖아요. 그 첫 타이틀이 욕심나기도 해요."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프로게이머 '마타'를 응원했고, 앞으로는 감독으로서의 '마타'를 응원할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부탁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던 '마타'의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머뭇거림에 더해 약간의 떨림이 느껴졌다. 그는 지난 7년의 시간을 곱씹어보고 있는 듯했다.

"은퇴를 발표하고 나서 굉장히 아쉬워하고, 걱정해주는 팬분들이 많았어요.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도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잘할 자신이 없어서 은퇴를 한 건 아니고, 좋은 기회가 왔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아 결정한 일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은퇴하겠다는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7년이 되게 짧게 느껴지더라고요. 파노라마처럼 제가 LoL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의 기억들이 쭉 떠올랐어요. 그걸 생각하면서 써내려가려니 글이 길어지더라고요. 고민 되게 많이 하면서 글을 작성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은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하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아쉬운 마음도 드네요.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고, 격려의 말도 많이 해주셨어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걸 보면서 제가 나쁘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고, 힘이 많이 됐어요. 앞으로도 어떤 모습으로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감독으로서도 재미있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더 친근하게 다가가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