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SKT JUMP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이 77일 만에 재개된다. 8강 풀리그를 마치고 4강 풀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잠정 중단돼 많은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진행되는 2020 SKT JUMP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며, 4강 팀전 1주 차에는 샌드박스 게이밍과 락스 게이밍, 한화생명e스포츠와 아프리카 프릭스가 맞붙으며, 개인전은 박인수, 유영혁, 문호준 등 걸출한 스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오랜만의 리그를 앞두고, 선수들은 꾸준히 연습에 매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신들의 부족했던 부분이나 팀적인 호흡을 다듬을 시간이 생긴 만큼 예상을 뒤집을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대해 카트라이더 리그 중계를 맡고 있는 정준 해설위원과 김대겸 해설위원은 이번 4강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들어봤다.



Q. 오랜만에 리그가 재개한다. 선수들이나 팬들 못지않게 기다렸던 소식일 것 같은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김대겸 : 카트 공식 유튜브인 카튜브에서 클럽대항전을 진행하고, 온라인 대회, 개인 스트리밍 등 재밌게 보내고 있다. 리그가 진행하고 있을 때는 개인 방송을 자주 하진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팬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방송에서 소통 중이다.

정준 : 정규 방송은 없었지만, 한화생명e스포츠 올스타전을 문호준 선수와 함께 중계하기도 했고, 던전앤파이터 이벤트 리그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다 보니까 살도 좀 쪄서 최근에는 홈트레이닝도 겸하고 있다(웃음).


Q. 모든 e스포츠 리그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 다만, 카트 리그의 경우 다른 리그에 비해 재개 소식이 좀 느렸다는 말들이 나오는데?

정준 : 리그 특성의 차이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리그의 경우 국제 대회나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하기도 해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일찍 재개된 곳도 있다. 카트 리그의 경우는 어쨌든 최대한 리스크가 없는 상황에서 안전하게 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

김대겸 : 개인 방송에서 몇 번 이야기 했는데, 아주 작은 리스크라도 있을 때 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안정화 됐을 때 리그를 다시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최근에 다시 뉴스가 뜨고 있어서 안타깝다.


Q. 개인 방송이나 한화생명에서 개최했던 올스타전 등을 통해 선수들을 볼 순 있었으나, 팬들 입장에선 갈증을 해소하기 힘들었다. 리그 재개를 앞둔 현시점에서 팀들의 컨디션이나 폼은 어떤 것 같나?

정준 : 4강 풀리그 진입 시점에 중단됐다. 4강부터는 트랙, 카트 바디 등 변화가 좀 있다. 공백기가 생겨서 선수들의 흐름이 좀 끊긴 감은 있으나 4강 룰에 적응할 시간이 모든 팀에 많이 생겼다. 그리고 공백 기간이 꽤 길지만, 다들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 락스 게이밍의 경우는 8,000 트랙 이상 달렸더라. 적은 팀도 최소 3~4천 이상은 된다.

김대겸 : 만약 바로 진행이 됐다면, 변경되는 트랙과 카트 바디로 이득 혹은 손해를 보는 팀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제는 동등한 입장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샌드박스 게이밍의 경우 그대로 진행했으면 적응이 훨씬 빨라서 유리한 점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반대로 락스의 경우는 연습 기간이 길수록 자신들의 폼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팀이다.

한화생명은 이은택 선수가 개인 사정으로 빠지면서 팀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인데, 박도현이 아이템전 적응을 잘해서 변수가 생겼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경험 있는 선수도 많은데, 정말 꾸준히 팀 연습을 이어와서 기대가 된다.



Q. 아무래도 한화생명과 샌드박스의 우세를 점치는 팬, 관계자가 많다. 다만, 코로나 여파로 리그가 중단된 변수가 어떤 식으로 작용할 것 같은가?

정준 : 그것보다는 팀의 상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샌드박스가 다른 두 팀을 상대로는 강한데, 락스에게 은근히 약하고, 팀마다 확실한 상성이 있다.

김대겸 : 중단 없이 그대로 진행됐다면 샌드박스나 아프리카 프릭스의 결승을 예측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정준 해설위원의 말처럼 실력보다는 물고 물리는 상성이 중요한 것 같다.


Q. 두 분 모두 상성을 언급했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정준 : 샌드박스와 락스의 경우가 재밌다. 샌드박스는 (구)세이비어스가 전신인 팀인데, 당시에는 (현)락스에 있는 한승철이 한 팀이었다. 샌드박스는 스피드전 세트 10연승을 할 정도의 위력을 지닌 팀인데, 그걸 락스가 깼다. 이번 시즌 8강 풀리그에서도 6승 1패 가운데 1패가 락스고, 한승철이 유독 샌드박스를 만나면 리미티드 에디션 느낌으로 엄청 강력해진다. 그리고, 지난 시즌 에이스 결정전에선 박인수에게 패배했던 이재혁도 이번 시즌에서는 승리한 바 있다.

김대겸 : 아무래도 최강 이미지는 샌드박스에 가깝다. 반대로 네 팀 중 최약체를 뽑으라면 락스인데, 두 팀이 만나면 락스가 힘을 내니까 재밌다. 한화생명은 샌드박스를 만나면 좀 작아진다. 그리고 락스는 한화생명한테 힘을 쓰지 못한다. 아프리카는 팀 밸런스가 좋은 팀인데, 특히 아이템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강석인이 이상하게 한화생명만 만나면 영향력이 별로 없다.



Q. 그럼 네 팀 가운데 어떻게든 결승에 안착할 것 같은 한 팀을 뽑자면 어디인가?

정준 : 샌드박스는 어떻게든 결승에 갈 것 같다. 락스에게 패배하더라도 플레이오프를 통해서 어떻게든 올라갈 것 같다. 재밌는 점은 박인수의 경우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손을 떨면서도 이상하게 경기를 너무 잘한다.

김대겸 : 같은 의견이다. 샌드박스 선수들은 기본기를 떠나서 상위 라운드를 올라가면 갈수록 엄청난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최근에 김승태도 폼이 많이 올라왔다. 샌드박스가 없는 결승은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Q. 가장 먼저 4강 1주 차 경기인 샌드박스와 락스, 한화생명과 아프리카 대결을 예측해 본다면?

김대겸 : 상성이 있어서 50:50으로 보고 있다. 기량으로 보면 샌드박스의 승리인데, 상성이란 게 참 무섭지 않나. 대진표 순서를 보니까 락스 입장에서는 샌드박스를 이기지 못하면 탈락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몇 달 동안 샌드박스전만 엄청 몰두하며 연습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화생명과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우는 한화생명의 승리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스피드전의 경우 한화생명이 유리하다고 보고, 아이템전이 아프리카의 장점인데, 한화생명의 문호준과 최영훈이 강석인에 대한 대처가 잘 된다.

정준 : 샌드박스 아이템전 세트 승률이 7전 전승 100%. 트랙 승률은 21승 3패. 그런데 2패가 락스에게 당한 것이다.

그럼에도 샌드박스의 장점은 7, 8위를 잘 하지 않는다. 스피드전에서는 웬만하면 샌드박스가 우세하다고 본다. 아이템전에서는 락스가 정말 연구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뭔가 깜짝 픽이나 변수를 또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에이스 결정전을 통해 승부를 가리는 게 제일 재밌지 않을까?(웃음).

한화생명과 아프리카의 경우 가장 승부의 키 플레이어는 전대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 평균 순위를 봤을 때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선수가 전대웅(7위)이다. 다른 팀의 경우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데, 아프리카는 전대웅이 파라곤X를 탄다. 그래서 전대웅의 어깨가 무겁고, 전대웅이 잘해야 에이스 결정전까지 경기를 끌고 갈 것 같다.



Q. 개인전 16강 승자전에서는 박인수, 문호준, 유영혁이 출전한다. 이 외에도 유창현, 전대웅 등 변수가 될 만한 선수들도 많은데, 어떻게 예상하는지?

정준 : 가장 충격적인 점은 이재혁이 없고, 김응태가 있는 거다(웃음). 박인수와 문호준은 이번 시즌 1위를 차지했던 경험도 있고, 살아남지 않을까. 재밌는 점은 출전하는 8인 모두가 팀전 경기가 있는 선수들인데, 팀전 경기 결과에 따른 변수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 그리고 박인수, 문호준, 전대웅이 파라곤X를 타는데, 숙련도가 확실히 좋을 것 같다. 또한, 첫 트랙이 어비스 스카이 라인인데, 이 선수들이 강점을 보일 것 같다.

김대겸 : 16강 승자전이 사실 미리 보는 결승전이다. 보통 결승에서 1~2명만 멤버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아마 박인수와 문호준의 경쟁 가운데, 새로운 변수로 누가 떠오를 것인가를 보면 배성빈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오래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씩 부탁한다.

정준 : 카트 리그 재개를 기다려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모두가 건강한 상태로 웃으며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김대겸 : 꾸준히 개인 방송을 하면서 팬들한테 '리그가 언제 열리는지' 정말 많은 문의를 받았다. 항상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리고, 덕분에 재개하게 됐다. 잊지 마시고 수, 토 6시에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