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벨기에, 네덜란드, 미국 등의 국가에서 각각의 입장을 발표한 가운데, 최근에는 프랑스의 도박 규제 기관 또한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프랑스 도박 규제 기관인 ARJEL(Autorité de regulation des jeux en ligne)이 현지시각 28일 발표한 연간 보고서 (Rapport D’activité 2017-2018)에 따르면, 랜덤박스는 2017년 11월 경 프랑스에서 조사 대상이 되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EA의 게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때문에 확률형 아이템(Loot Box)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시기와 비슷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프랑스 또한 이때부터 확률형 아이템을 주의 깊게 살펴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1월 16일에는 프랑스 의원 제롬 듀레인(Jérôme Durain)이 해당 사안과 관련해 ARJEL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제롬 듀레인 의원은 공개 서한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하여 "많은 이용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이 비디오게임 내 소액 결제의 확산으로 인한 해로운 영향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당국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제롬 듀레인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기 위한 특정 법안까지 필요하지는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치장성 아이템을 포함하고 있는 전리품 상자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pay-to-win 관행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일부 시각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비디오 게임과 도박의 융합'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공개 서한에 대해 ARJEL을 대표하는 찰스 코폴라니(Charles Coppolani)는 2017년 11월 20일 듀레인 의원에게 답신을 보냈다. 그는 해당 답신에서 "2016년에도 예견했듯, 확률형 아이템은 특히 젊은 층에게 '모두에게 열려있는 재미있는 활동'으로 소개되는 경향이 있다"며, "도박 중독을 특징 짓는 의험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매우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ARJEL은 '도박이 아니다'에 가까운 입장을 표한 것으로 밝혀졌다. ARJEL이 도박 행위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대중에게 공개되어야 하며, 이익을 위한 재정적 희생과 함께 우연의 요소 또한 필요로 한다. ARJEL은 확률형 아이템이 반드시 현실에서 금전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는 점과 함께 퍼블리셔 또는 개발자가 거래에 참여하거나 거래를 승인한다는 점을 들어 도박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ARJEL은 또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하여 "금융 규제 당국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분석 및 유럽 전역의 합의가 필요하며, Gaming Regulators European Forum (GREF)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소비자의 인식을 높이고 학부모에게 미성년자에 대한 위험을 경고할 목적의 간행물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프랑스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서 규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적인 연구와 출시 예정인 GREF의 간행물에 따라서 현재와는 다른 입장을 취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