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가 유저들에게 정식으로 모습을 보이고 벌써 2년 하고도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5레벨, 3개의 던전으로 시작한 게임이 어느덧 60레벨까지 그 덩치를 키웠다. 덩치만 큰 것이 아니다. 그 내용물도 깜짝 놀랄 만큼 변했다. 스스로가 ‘아찔했다’고 말하는 2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정말 좋아졌다.

이카루스는 2년 동안 참으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단순히 지역을 확장하고 레벨만 올리는 데에도 꽤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 텐데, 내부적으로 꽤 많은 부분에서 시스템 개선도 이루어졌다. 바쁜 나날이었던 만큼 그동안의 인터뷰는 주로 새로운 지역, 클래스, 장비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다 해도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유저들이 진짜 듣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 아닐 것이고, 개발자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도 이런 것이 아닐 것 같다는 그런 느낌 말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터뷰를 준비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만들어져 온 이카루스라는 게임, 그에 대해 개발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동안 걸어온 길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까. 혹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등등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쌓여있던 말도 많았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았던 것일까. 덕분에 꽤나 긴 인터뷰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어떤 생각으로 이카루스를 만들고 있고,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가고 싶은지에 대한 ‘진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인터뷰를 진행한 석훈 개발총괄(좌)과 노규일 디렉터(우)



■ 현재의 이카루스는 51점, 게임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Q.원래는 2주년 즈음에 이런 인터뷰를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늦어졌다. 당시 ‘이카루스에 바란다’ 이벤트도 진행을 했었는데, 평소에 인벤에 올라오는 글을 읽나?

석훈 개발총괄   물론 읽어본다. 인벤에 올라오는 글은 내용이 깊고 자세해서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상처도 받지만(웃음)

원래 내가 개발자노트를 올리다가 요즘 노규일 디렉터가 올리고 있지 않나. 나보다 이쪽이 욕을 더 많이 먹는 추세라 인벤 모니터링할 때 마음이 편하다. 사실 아내가 재작년에 유저 간담회 할 즈음에 인벤에서 글을 보면서 상처를 꽤 많이 받았었다. 최근에는 글을 보여주면서 “이거 봐라, 규일이가 디렉터로 나가니까 이제 규일이 욕만 한다”하고 보여주니까 “와 참 잘됐다, 이제 마음이 편해” 하더라(웃음)

노규일 디렉터   아 잘됐다고 하나? 그건 좀 너무하네... 나도 뭔가 호칭을 정할걸 그랬다. 석훈PD는 석PD라고 불러줬는데, 나는 그냥 이름이 그대로 나오니까. 노규일, 노렉터...

석훈   노씨도 있더라(웃음) 올라오는 글은 대부분 읽어본다. 이슈가 있으면 바로 공유도 하고.

노규일   오늘(21일) 아침에도 초공 버그 관련 글이 올라왔었다. 실제로는 나올 수 없는 수치이기에 어떤 일인건지 직접 서버에 들어가서 도전의 탑 순위권 유저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방식으로 해당 유저의 로그를 조사하고 있다.

석훈   그런 글이 올라오면 굉장히 민감하다. 사실 보자마자 댓글도 달고 뭐라 말하고 싶은데 한 번 시작하면 너무 그쪽에 얽매이게 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운영팀에서 싫어하더라.

예전에 다른 게임을 만들 때 런칭 즈음해서 댓글도 달면서 유저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한 번 달기 시작하니 안 달면 왜 대답을 안하냐, 어디 갔냐 하더라. 그러다보니 게임 기획에 집중해야 하는데 다른 일을 못하게 되고. 그렇다고 남을 시킬 수도 없고. 좋은 의도긴 한데 잘못 시작했다간 책임질 수 없을 것 같아서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

솔직히, 나보다 노규일 디렉터가 더 낫다고 말하는 때가 오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내가 게임을 완전히 모른 척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운영이 잘된다는 얘기니까. 이카루스가 잘 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일이다. “석피디 짱!” 이라는 말보다는 “아 노규일이 수습을 잘하고 있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런데 간간히 건의사항으로 굳이 나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 의견은 고마운 마음에 사실 더 유심히 보긴 한다. 인벤 게시판이 좋은 것이, 물론 욕하는 글도 있지만 게임 내용은 알찬 의견들이 많다.

▲ 호칭을 정할 걸 그랬다....



Q.스스로 현재의 이카루스에 점수를 메겨본다면

노규일   점수라... 아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51점? 50점보다는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저 1점은 가족 분들을 향해서 계속 이런 저런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려 노력하겠다는 의미이다. 우리 게임은 계속 만들고 있는 게임이니까.

석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감성적 점수는 60점 정도고, 정량적으로 보면 40점 정도? 유저 분들의 반응만 보면 100% 만족을 못하니 40점 게임인 것 같다.

감성적으로 60점인 이유는 정말 개인적이다. 이카루스를 개발하면서 주변에서 “왜 이렇게 화가 나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개발을 하면서 “왜 우리는 이 정도 밖에 못하지?”라는 마음에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느 날 게임 순위를 보는데 이카루스 위에 우리보다 늦게 나온 게임은 없고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게임뿐이더라. 그걸 보고 있자니 이 어려운 시장에서 2년 동안 나름대로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60점 정도는 뭐 줘도 되지 않을까. 그래도 앞으로 갈 길이 머니 40점. 그래서 중간쯤 해서 50점?


Q.현재 이카루스의 장점과 단점을 냉정하게 말해본다면

석훈   2년째 서비스를 하고 있다 보니 유저 간 격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요즘 들어 느낀다. 레인저를 플레이 했을 때도 그랬고 샤링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인데, “지금 내가 만렙을 찍는다고 기존 유저들과 함께 정상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스페셜 출석도 그래서 넣은 것이고.

장점은 어느덧 이카루스가 신규유저 입장에서 보면 정착만 잘하면 당장 몇 달은 즐길 거리가 충분한 게임이 돼있더라.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이다. 밸런스도 결국 장비가 어떤 상태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니. 요즘 그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노규일   샤링도 그래서 서포터형 클래스로 넣은 거고.

석훈   지금 장점이자 단점은, 이카루스가 2년 넘게 서비스하다보니 어느 정도 즐길만한 내용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문제는 그 콘텐츠를 신규유저든 기존유저든 다 공평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어렵고도 쉬운 문제이고 그걸 잘 푸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라 생각한다.

노규일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장점이라 하면 우리가 처음에는 어려운 게임이었다가 지금은 하고자 한다면 적응이 편한, 굉장히 쉬운 게임이 되었다. 넥슨 채널링 때문에 새로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이카루스의 콘텐츠가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고 기분이 참 좋았다. 오픈 때를 생각하면 그때는 좀 아찔했지(웃음) 2년 동안 논건 아니구나 생각이 든다.

단점은 단시간에 준비하다 보니 각종 버그가 노출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유저 분들께 굉장히 죄송하다. 나 역시도 플레이하다가 버그가 나오면 진짜 스트레스 받는다. 오죽하겠나. 아 이걸 왜 못 봤지 하면서. 이게 수습하기 편하면 상관없는데, 이슈가 커지면 유저 분들께도 죄송하고 우리도 힘들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석훈   게임 개발이 그런 어려움이 있다. 북미 버전은 2년 동안 서비스한 버전이 바뀌어서 올라가는 것 아닌가. 그런데 거기서도 플레이하다보면 꼭 버그가 아니더라도 거슬리는 것이 브라카르 숲부터 한걸음 걸을 때마다 나오더라. 그런 것을 찾아내고 고치는 것이 우리에게도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럼 유저 분들도 게임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해주지 않을까.

노규일   우리가 7월 마지막 주까지 공약을 올리지 않았나. 그랬더니 인벤 유저 분들 반응이 “너희 진짜 할 수 있겠냐. 걱정된다. 3주에 한번으로 바꾸는 건 어떠냐”하고 제안도 하더라. 기분이 좋으면서도 씁쓸하더라. 앞으로 그런 걱정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얼마 전 7월 4주차까지의 업데이트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업데이트 순서를 결정한 이유와 큰 방향성에 대해 말해본다면

노규일   가장 중요한 방향성은 샤링 업데이트 이후 게임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동안 업데이트를 한다고 뒤로 미뤄놨던 불만이나 버그 등 미처 고치지 못한 것들을 수습하면서 신뢰를 쌓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한 첫 출발이 공지였던 것이고.

이카루스 자체도 북미 진출이나 모바일 개발도 시작하면서 석훈PD가 관련 업무를 진행하면서 다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국내에 신경 쓰라는 의미로 디렉터를 지정한 것이다. 그 첫 시작이 앞서 말한 공약이다. 거기에 적힌 내용 말고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 꽤 많다. 위저드도 손보고 있고. 내 목표는 두 달 안에 신뢰를 쌓는 것이다. 지켜내고 말겠다.

석훈   지금 당장은 신규 콘텐츠를 내세우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정리를 하자는 생각이다. 7월 말까지 펠로우 관련 콘텐츠를 넣고 다른 부분도 개선하다보면 조금 더 탄탄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내부적으로 방향을 정하고 알아서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발표를 하는 순간 개발자들도 동기부여가 돼서 그걸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노규일 디렉터가 기획자, 개발자들과 논의해서 만들어온 공약을 보고 마지막에 딱 한번 물어봤다. “이거 진짜 지킬 수 있지?”

노규일   그래서 나도 다시 물어봤다. “이거 진짜 우리가 지킬 수 있나?”(웃음)

석훈   “지킬 수 있다”는 대답을 듣고 공개하자 말이 나온 거다.

조금 안타까운 점도 있다. 원래 운영팀과 매주 지켰을 때의 상품과 지키지 못했을 때의 상품을 각각 걸기로 이야기가 됐었다. 그런데 매주 상품을 정하다보니 뭘 걸어야하는지 애매해지더라. 나중에는 그냥 쿠폰 형태로 바뀌긴 했는데, “쿠폰으로 떼우려는거 아니냐”라는 반응이 오더라. 그래서 둘이 말한 것이, “첫 번째 공약은 며칠 안 남았고 이건 100% 다 지킬 것이니 이번에 보여주자”였다. 실제로 지키고 나니 호의적으로 바뀌긴 하더라.

앞으로도 약속은 지킬 것이다. 물론 누락되거나 기대했던 내용과는 다른 내용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건 그걸 계속 관리하겠다는 거다. 지금 만들어놓은 것들을 정리를 한 이후에 새로운 걸 넣자는 개념으로 출발한 것이고, 이를 우리끼리만 하지 않고 유저 반응을 보면서 그걸 좀 만들어가자는 생각에서 공약을 내건 것이다.

우리는 소통에 대해서 폐쇄적이지 않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일부러 말하고, 드러내고, 욕을 먹더라도 그러자고 하는 것이 더 많다. 오히려 운영팀이 우리를 싫어한다. 그런데 유저 분들이 자꾸 오해를 하셔서 그런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

고민이 있었다. 인벤에 왜 이리 부정적인 글이 많을까. 우린 그래도 한다고 하는데. 그런 고민을 하다가 이런 인식을 뒤집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샤링은 그걸 못해줄 것 같고, 게임 자체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서 기간을 지나가 보자에서 출발한 것이다.

▲ 오히려 유저들이 걱정했다는 공약




■ PvP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접근, 보상보다는 참여에 집중하고 싶다


Q.많은 유저들이 PvP가 활성화하기를 바란다. 말인즉슨 현재는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인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석훈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다. 사실 이카루스가 착한게임을 표방하면서 PvP를 번외로 빼놓지 않았나. 그래도 요구사항이 있으니 뭔가를 계속 하고 있기는 한데, 막상 생각보다 오래가거나 파급력이 크다는 생각은 안했다.

무슨 말이냐면, 이카루스를 선택하고 플레이하는 분들의 대다수가 PvP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소소하게 던전을 돌고 펠로우를 길들이고 아이템을 맞추는 데에 재미를 느끼는 거지, 극한의 경쟁을 통해 적을 찍어 누르고 이걸 내가 갖겠다는 유저의 비율은 낮은 것 같다. 문제가 뭐냐면, 특정 서버가 강해지기 시작하면 다른 서버에서 이 서버를 견제할 수가 없다. 한때 아그나스가 그랬고 지금은 카라샤가 그런 느낌인데, 결국 이런 부분이 타 게임에 비해 약하다고 봤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그런 부분을 포기할 순 없잖나. 쟁탈전이 그런 의미였다. 현재는 지고 이기고의 격차가 확 갈리는 시스템인데, 이번 달 마지막 주에 포인트제로 바꿀 예정이다. 참가를 하면 기본 포인트가 주어지고 이기면 조금 더 주는 형태이다. 지더라도 꾸준히 참여하면 포인트가 누적되고, 즉흥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포인트를 상점에서 바꾸는 형태로 꾸준히만 참여하면 되게끔 하려고 한다.

PvP를 되살릴 것이다. 다만 극한의 경쟁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가볍게 참여해서 어느 정도 즐기면 일정량 이상의 보상을 보장해주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보다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다. 100과 0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보장해주는 방식이 현재 게임 시장에 더 맞는 것 같다.

지금은 유저 분들이 PvP 콘텐츠에 그렇게 목메지 않는다. 과거의 기억만 가져갈 순 없으니 현재 추세에 맞춰서 바꿔야 하지 않나. PvP는 앞으로도 극한으로 가지 않고 어느 정도는 보장하면서 가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이다.

노규일   더 부연설명을 하면, 아케론은 서버 전체가 붙어서 싸우지 않나. 그럼 거기서 잘나가는 길드, 혹은 유저 때문에 다른 유저들도 놀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쪽 콘텐츠를 즐기기 어려운 문제도 있고. 이겼을 때는 물론이고 졌을 때도 보상을 줘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달 말에 나오는 패치도 그런 방향이다.

석훈   이를테면 지금 내가 파노스 서버라면, 솔직히 안 가는게 맞다. 질게 뻔하고 남한테 고목나무 역할밖에 못하지 않나. 하지만 이게 바뀌면, 가서 죽어도 보상을 주는 것이니 참여 자체의 의미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참가에 의의를 두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


Q.그동안 PvP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서버 간 쟁탈전도 그렇고 신규 펠로우 추가나 보상 확대, 결투와 길드전 시스템 도입도 있었고. 이런 다양한 시도와 그 성과에 대해 스스로 평가해본다면. 그리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석훈   사실 급하게 들어간 것도 있다. 1:1 결투는 우리도 급하게 추가했다는 것을 안다. 사실 서버대항 마석쟁탈전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영역이다. 유저 분들은 편하게 와서 게임하지만, 다른 서버 유저와 같은 공간에서 경쟁을 하고 전투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진짜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우리 게임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봤고, 그걸 재밌게 즐길 수 있게 보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카루스에는 콘텐츠가 부족하기 보다는 그 콘텐츠들이 각각의 한계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그걸 다시 뜯어보고 있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쟁탈전을 포함해서 하나하나 고치려 한다. 최종적인 목표는 이카루스 PvP 시스템이 누구나 할만은 하지만 더 재밌게 즐기려면 스펙업을 해야겠구나로 변하는 것이다. 그걸 최우선으로 보고 있다.

노규일   지금은 PvP가 극한의 경쟁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처음에는 서버를 한군데로 몰아주면 서로 자신의 서버를 대표해서 자부심이나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빠르게 포기가 나왔다. 그러다보니 유저들이 아예 가지를 않고, 아예 안가니까 싸울 상대가 없어서 강한 길드, 강한 서버도 심심하다는 분위기가 돼버렸다.

일단은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와서 뭐라도 하다보면 장비가 만들어지고, 이걸 시험하기 위해 아케론에도 가보지 않을까. 이렇게 중간 유저층을 탄탄하게 만들어 그들이 더 위의 유저들도 건드려볼 수 있을 정도로 가고 싶다.

석훈   우리의 판단 미스도 있었다. 물론 미래도 봐야 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과거에 우리가 재밌게 즐겼던 콘텐츠들이 기획 상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과거 유명한 게임들은 대부분 극단적 보상이지 않나. 이겼을 때 힘을 과시할 수 있지만 지면 단순히 패배자고. 기본 골격을 그렇게 잡다보니 현재 게임 시장의 모습과 조금 안 맞았던 것 같다. 그걸 우리도 이제 알았다.

노규일   실제로 만들어놓고 안 들어간 것도 있다. 상점을 이용하면 세금을 내고, 그걸 모았다가 쟁탈전 이긴 서버에게 몰아주는 시스템이었다. 이게 심지어 완성이 됐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것이 잘못된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너무 극단적으로 만들어서 유저들이 피로도를 느끼고 떨어져나가는데, 거기다가 더 얹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석훈   처음에는 보상이 약해서 참여가 적은가 하는 생각에 보상을 강화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이기는 쪽은 계속 좋고 진 사람들은 “어차피 이긴 쪽은 강력해지니 우리가 뚫을 수 없어”라고 하더라. 보상에 집중했더니 역효과가 난 것 같다. 때문에 참여만 하면 언젠가는 얻을 수 있는 포인트제로 바꾸자는 결론을 내렸다.

노규일   보상을 낮추더라도 다른 유저들도 즐기고 얻을 수 있도록 시점을 바꾸는 것에 돌파구가 있다고 생각했다.

석훈   “죽어도 신나는 쟁이 될 수 있다면”. 많은 게임을 개발하면서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영역이고, 풀기가 정말로 어렵다. 예전에 나와 노규일 디렉터가 만든 게임도 처음에는 PvP가 굉장히 치열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오는 사람들만 와서 매일 싸우더라. 그걸 어떻게 바꿔볼까. 어떻게 하면 참여도가 높아질까 고민을 다방면으로 했는데 결국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때도 사실 극단적 보상 시스템이었고.

지금 우리는 보상을 분산하고 참여도를 올리는 쪽으로 개선하려고 한다. 그것이 현재 시장에 훨씬 적합한 것 같다.

노규일   이카루스도 시작할 때부터 전쟁을 전면으로 밀지 않았다. 착하게 밀었기 때문에 그것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왔는데 우리가 강제로 전쟁터로 끌고 갈수는 없지 않나.

석훈   “너희는 필드PK가 없어서 문제야” 라는 글도 보았다. 그건 내가 이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는 절대 안 넣을 것이다. 필드PK가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진짜 걷잡을 수 없어진다.

▲ PvP 콘텐츠의 방향성을 다시 고민하는 중이라고



Q.텔리오 장비의 추가로 알사스 vs 텔리오를 비교하는 논쟁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입수 난이도와 성능, 효율 등에 대한 내용이 주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석훈   그런 논쟁은 좋다. 캐치할만한 내용이 많다.

노규일   그런 논쟁이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어느 하나가 좋다는 결론으로 논쟁이 끝나면 밸런스 상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좋다, 저게 좋다 이게 더 만들기 쉽다, 안 만들어봐서 그렇다 등 갑론을박하는 현상 자체는 긍정적이라 보고 있다. 그곳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바로 확인도 해본다.

석훈   진짜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쯤 알사스나 텔리오 둘 중 하나로 결론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갈 수도 없을 것이고. 성능으로만 따지면 당연히 텔리오가 PvP에서, 알사스가 PvE에서 좋다. 그건 누구도 뭐라 못할 부분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어떤 것부터 만들어야 하느냐로 접근했을 때 골드로만 따지면 텔리오가 조금 덜 들어가지만, 텔리오는 무형적인 진입장벽이 있지 않나. 이를테면 내가 돈이 많아도 PvP 지역에 가서 버티지 못하면 말짱 꽝이니. 그런 스트레스가 싫어 알사스를 맞출 수도 있고, 그런 것도 즐기면서 텔리오를 맞출 수 있는 것이다. 가성비의 문제라고 본다. 그 가성비는 유저가 뭘 더 즐기느냐에 따라 다르다. 인던을 주로 다니는 유저가 가성비 하나만 보고 텔리오를 모아봐야 쉽지 않다.


Q.과거에는 최고의 전설 장비가 하나 있었다면, 이번에 선택지가 늘어서 그런 논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석훈   그건 조삼모사라고 생각한다. 전에 엘로라가 최고의 장비였을 때는 “왜 PvP유저가 엘로라를 맞춰서 PvP를 해야 하나. PvP 전설 장비를 만들어달라” 라는 분위기였는데, 막상 들어가니 이제는 둘 다 맞추라는 말이냐 라는 말이 나오더라. 뭘 해도 완벽할 수 없으니 이런 말이 나온다고 본다.

지금 우리가 경계하는 것은 모두가 알사스로 가거나 모두가 텔리오로 가는 것이다. 그럼 이건 실패하는 거다. 현재 논쟁이 일어나고 있고, 아무도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히 장단점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성비가 한쪽으로 치우치면 잘못된 것이다.

노규일   예전에는 의도와 맞지 않게 PvP지역에서 엘로라 장비를 착용하고 상급 PvP 장비를 맞춘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일이 있었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억울하다. 힘들게 재료를 다 모아서 만들었는데 구멍도 두 개밖에 없고 성능도 뒤처지고. 그렇게 고민하다가 텔리오를 내놓은 것이다.

석훈   확실한 것은 텔리오 풀강을 하고 알사스 풀강을 해서 제련이니 뭐니 다 했다고 가정을 했을 때, 던전을 가면 알사스 유저가 당연히 유리하고, PvP는 당연히 텔리오 유저가 유리하다. 이런 밸런스가 무너지지만 않으면 된다고 본다. 그런데 갑자기 텔리오 유저가 알사스 유저보다 더 뛰어나게 던전을 돈다? 그럼 그건 문제다. 바로 패치할거다. 전 지역에 알사스 아이템 디버프를 다 거는 한이 있더라도 몬스터 상대로는 알사스가 좋게 가려고 한다.

노규일   이것 때문에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야 PvP나 PvE를 즐기는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석훈   그런 논쟁이 올라오면 글을 다 읽는다. 그리고 일리 있는 이야기들은 모아서 논의를 하고 언제 어떻게 패치를 할지 정한다. 도전의 탑을 즐기고 싶은데 텔리오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맞다. 그럴 때는 알사스를 맞춰야 한다. 전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면 콘텐츠에 맞는 모든 아이템을 다 맞춰야 한다. 장비 하나만으로 다 잘하고 싶다는 것은 욕심이다.

노규일   유저 분들이 그쪽 관련해서 피드백을 꽤 많이 줬고 우리도 그에 납득을 해서 이런 장비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PvP와 PvE가 모두 공통적으로 목표를 삼았으면 하는 전설 장비를 넣었는데, 그러다보니 PvP용으로 나온 장비가 소외받고 모으기도 힘들고 능력치도 딸리고 던전템에 밀리는 현상이 보였다. PvP 유저 분들이 피해가 컸던 것 같다.

석훈   정말 어려운 문제다. 100% 정답은 없다.


Q.게임이 처음 오픈할 때부터 클래스 간 밸런스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도 말이 많이 나오고 있고.

석훈   개인적으로 게임 개발을 14년째 하고 있는데, 개발 시작부터 끝까지 밸런스 이야기는 계속 나온다. 이건 어느 게임이나 마찬가지이다. 100% 만족할 수는 없지 않나. 그때그때 나오는 이슈를 최대한 잘 파악해서 말이 되게끔,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방향이 맞는 것 같다. 그렇게 해도 이렇게 바꾸면 저렇게 문제가 생기니, 그게 참 힘들다.


Q.오픈부터 지금까지의 클래스 간 밸런싱 작업에 대해 평가를 해본다면

석훈   솔직하게 우리가 진짜 잘못한 것이 있다. 이를테면 치명타피해를 바보로 만든다거나 하는 ‘극단적 패치’를 우리가 한 사례가 분명히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유저 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지금 기획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너프를 하는 것은 좋은데 바보를 만들지는 말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하나의 효율이 100%에서 80%로 낮춰지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이게 갑자기 10%, 20%, 심지어 0%로 낮아지면 문제가 있다. 이전의 효율을 보고 노력해서 맞춰놨더니 패치 후 갑자기 바보가 되고, 다른게 좋아져서 또 맞추니 이번에는 그게 바보가 되고. 우리가 분명히 잘못했다. 다시 한 번 유저 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앞으로는 절대 그렇게 안할 것이다.

사실은, 겁이 났다. 너무 이슈화가 되니 저 이슈를 잠재워야한다는 생각에 조치를 취했다. 그게 결국 또 다른 이슈를 불러오더라. 애초에 그랬으면 안됐는데. 유저 분들이 그런 말도 했다. 한 수치를 그렇게 죽일거면 그걸 완전히 쓸모없게 만들지 말고 상대되는 개념을 만들어서 상쇄시키는게 좋지 않냐.

우리도 그걸 모른 것은 아니다. 다만 어려운 길이니까. 지금 당장 할 수가 없으니까. 개발기간도 필요하고 시스템 밸런스도 잡는 기간도 필요한데, 그러면 일주일만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이 3주가 걸리고 한 달이 걸린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걷잡을 수 없고 바꿀 수도 없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그런 방식의 패치는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한다.

사실 최근에도 텔리오 단검도 문제가 있었지 않나. 샤링이 나오는 시기였는데 게시판에 샤링보다 단검에 대한 말이 더 많았다. 그때도 더 힘들더라도 과감하게 올바른 길로 가자는 생각을 했다. 이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싶다.

노규일   밸런스는 계속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민감한 부분이다 보니 방치를 길게 했던 것도 있다. 앞으로는 추이를 계속 보고 “이쪽을 손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식으로 유저 분들에게 공개를 하고 유저 분들이 아이디어를 주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한다. 다음에 다른 문제가 생기면 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같이 잡아가면 될 것 같다.

석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vP만 전담해서 작업하는 담당자도 채용했다. 물론 그래도 업데이트 되고나면 욕은 먹겠지. 근데 욕도 수준이 있지 않나. 막무가내 욕보다는 일리 있는 욕? 우리 목표는 들었을 때 납득이라도 가는 일리 있는 욕을 먹자이다.

▲ 결투 랭킹도 매칭에 포함될 예정




■ 신규 유저가 적응할 수 있는 방법, 다방면으로 고민 중


Q.실제로 게임을 하는가, 이걸 정말 해보고 만들었나 하는 글도 많다.

석훈   솔직히 나는 이카루스에 대한 애정이 깊다. 2010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를 했으니 햇수로 7년째다. 7년째 같은 게임을 만들었고, 인생에서 차지하는 시간도 굉장히 많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카루스를 브랜드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개발자들도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이라 생각하고, 그걸 강조한다.

게임개발의 어려운 점이, 내용도 방대하고 각 분야의 담당자들은 그들만의 시각이 있다. 그것들이 더해져서 하나의 게임이 되는데, 그러다보면 이가 안 맞는 부분이 나온다. 그게 유저 분들이 보면 버그고 밸런스가 안 맞고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거다. 최대한 노력하고 있긴 한데, 그게 어려운 부분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 아내가 “왜 당신이 만든 게임에 그렇게 돈을 쓰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운영팀에서 지원해줄 수는 없으니, 회사에서 월급 받아서 다시 회사에 주는?(웃음) 일이 많아 시간이 없더라도 평균적인 유저 정도의 스펙은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일과 병행해야하기에 좀 힘들다. 솔직히 우리는 야근이 좀 있지 않나. 퇴근을 빨리 할 수 있으면 집에서 좀 하겠는데, 매일 밤 11~12시에 퇴근하니 집에 가서는 자야하고. 주말에는 가족들이 “평일에 그렇게 야근했으면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해야 하지 않냐”고 말하는 것이 참 고충이다. 나뿐아니라 개발자들도 게임을 더 접해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노규일   게임을 해야지만 보이는 것들도 있다. 이번에 샤링을 키우면서 개선이 필요한 밸런스나 편의성들이 눈에 보였다. 카라샤 세트 장비도 지금은 불사의 사막에서 주는데, 이것도 40레벨을 찍으면 수도성에서 받을 수 있도록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직접 보고 수정하고 있다.


Q.던전 이용 비율 대비 파티찾기 창 이용 비율이 여전히 저조하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석훈   우리 게임이 길드 중심 게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사실 던전 이용률은 꾸준하다. 이건 우리가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가는 사람들이 편한 사람들하고 자꾸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길드원이랑 같이 가면 공략도 확실히 숙지하고 손발도 잘 맞는데 모르는 사람하고 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버마다 인구 불균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도 우리가 해결해줘야 하는 문제고. 그래서 통합 던전을 만들었는데, 그 안에서는 아이템 분배나 컨트롤 등으로 많이 싸우더라.

지금은 글을 올리고 눌러서 들어가는 방식이라 솔직히 매칭 시스템이 부족하다. 기술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지금 개발 중인 매칭 시스템이 구축되면 일반적인 인던 매칭, 1:1 대결 매칭 등 여러 부분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파티찾기 창을 활성화하기 위해 파티찾기 창을 이용해서 파티를 만들었을 때 메리트를 주는 방식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건 길드원들이 일부러 파티찾기 창을 이용하는 어뷰징 요소밖에 안될 수도 있겠더라.

노규일   파티찾기 창에 메리트를 줬을 때 걱정인 것이, 나는 정상적으로 플레이해서 이만큼 맞췄는데 편법을 사용해서 컸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고민이 필요하다.


Q.길드 위주의 게임이 된다는 건 바꿔 말하면 신규유저가 적응하기 어렵다는 말도 되는데.

석훈   운영팀과 꾸준히 길드 활성화와 신규 유저가 활성화된 길드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신규 유저가 게임에 정착을 하려면 아이템이 있어야 하고, 그게 있어야 길드 들어가기가 편해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것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이번에 15강 아이템을 주는 것도 내부, 특히 밸런스를 잡는 기획자들의 반대가 많았다. 그래서 장비를 주고 유저가 남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안주고 나가는 것이 좋은가 물어봤다. 유저가 남는 것이 좋다더라. 어찌됐든 이 유저를 남기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다른 길드에서 많이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도 결국 길드는 소속되고 얽매이고 피곤한 부분도 있지 않나. 그게 고민이긴 하다. 이제 와서 그 흐름을 깨자니 결속력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고. 이건 서비스 1~2년 이상 된 온라인게임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본다.

노규일   그래서 내부적으로 유저가 게임에 접근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가 없는지 게임의 설정을 다 뜯어보고 있다. 인던에 접근할 때 체크하는 자격요건도 완화하고 있고. 공개적으로는 운영팀에서 활동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게임 설정을 뜯어보고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그러져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걸 바로 패치해서 유저가 접근하는데 큰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석훈   지금 얘기와도 연관이 있는데, 최근 둘이서 왜 우리 게임은 밀어주기가 없나 말한 적이 있다. 레벨차이가 조금만 나도 경험치를 못 먹는 등 페널티가 많다. 어찌될지 몰라 겁나서 보수적으로 설정해놓은 것들이 있는데, 그걸 좀 완화하자는 말을 했다. 이를테면 50레벨이 10레벨 유저 불러다가 특정 사냥터에서 도와주면 레벨을 쉽게 올리는 것도 있고, 그러다보면 아르바이트 뛴다고 하는 것도 있고, 그러다보면 친해져서 길드도 들어가는 그런 자연스러운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친구가 이카루스를 새로 시작해서 도와주려고 하면, 펠로우를 주자니 레벨이 낮고 골드를 줘도 당장 쓸 곳이 없고. 그럼 이 친구가 레벨 올리는 동안 난 멍하니 있다가 만렙 찍고 보자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그걸 바꿔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 통합 던전도 활성화를?



Q.그동안 인던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이런저런 내용을 추가했는데.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나.

노규일   이번 주에는 전설아이템 드랍 확률이나 전설 제작 확률을 올려주고 노력에 따라 캐쉬 아이템도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식으로 던전 쪽에 집중하고 있다. 이후에는 우리도 계속 플레이를 하면서 뜯어보고. 게임을 만들다보면 저레벨 콘텐츠는 돌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샤링을 다시 키우면서 그런 것들을 돌아보는데 좋은 기회가 됐던 것 같다. 이걸 토대로 유저 분들이 피부로 와 닿는 패치를 하는 것이 목표다.

거창하게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서 이거 봐라, 재밌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다못해 버프 밀리는 것을 포션을 통합해서 유저 분들이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어준다던지 하는 식으로 현재 피부에 와 닿는 것부터 고쳐 나가려고 한다. 그러면 인벤 칸도 여유로워지고. 버프도 여유로워지고 해서 여러모로 쓸모가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소박하지만 이번 달과 다음 달 우리가 잡고 있는 큰 목표이다.

석훈   이런 것을 잘하면 접근성이 올라간다. 새로운 유저가 왔을 때, 혹은 복귀유저가 왔을 때 게임이 친절하고 적응하기 좋아졌다, 다시 하기 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불편사항 해결이 2년 정도 서비스한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할 것 같다.


Q.이카루스의 던전 난이도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석훈   사실 우리 게임은 조금 쉬운 편이라 생각한다. 물론 혁명단은 예외다. 그건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들었으니. 지금정도 수준이면 딱 좋을 것 같다. 예전에 공역에 틈새를 만들 때 다른 게임을 따라한다고 던전을 어렵게 만들었다가 하향패치만 주구장창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그 이후에는 어느 정도 적절한 라인을 잡아놨다. 업데이트 이후 인던 클리어 비율을 지켜보는데, 첫날 인던 클리어율이 75~80% 정도 나오면 적정하더라.

노규일   어려운 것이, 극한까지 장비를 제대로 맞추고 있는 분들은 너무 쉽고, 후발주자로 올라온 분들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적당힌 난이도를 찾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다. 그 간극을 줄여보려고 난이도별로 단계도 만들었고. 그 부분에 유저 분들도 어느 정도 적응하는 것 같다. 이번 업데이트 사항에는 던전 재입장 쿨타임을 줄여주는 내용도 있다.

석훈   재입장 시간을 아예 없애버리면 아이템 드랍 확률을 조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우리 게임의 아이템 드랍률이 결코 낮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 다른 게임을 할 때는 특정 아이템을 먹기 위해 거짓말 조금 보태서 같은 던전을 만 번 정도는 돈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심하지는 않다. 다만 지금은 대기 시간이 조금 긴 것 같아서 조정하려 한다.


Q.던전 난이도를 나눈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석훈   절반의 성공?(웃음) 스펙이 부족해도 갈 수 있기는 하니까.

노규일   시간 없고 파티 맺기 힘들 때 혼자서도 갈 수 있고.

석훈   이 부분은 오히려 일본에서 더 재미를 봤다. 일본 유저들은 정직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기준을 잘 지킨다. 권장 인원대로 가더라. 미국도 그럴 것 같고. 권장 인원을 넘어가면 아예 못 간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더라.

노규일   아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긴데, 일본에는 정보보기가 없다. 사생활 침해라 싫어하니 그 기능을 빼달라고 하더라. 장비를 못 보니까 면접도 없고.

석훈   북미는 장비가 아니라 핑으로 면접을 보더라. 캐릭터 옆에 핑이 표기되도록 했는데, 장비보다 핑이 안 좋은 사람을 파티에 안 껴주고. 나라마다 성향이 정말 다르다.

▲ 유저들이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 ‘이카루스’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


Q.필드 펠로우의 가치 하락, 더 나아가 ‘펠로우를 길들이는 행위’ 자체의 재미가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어떻게 개선해나가고자 하나.

노규일   사실 캐시로 팔았던 것 때문에 이슈가 있었다. 이벤트로 줬던 펠로우도 있었고. 대부분 펠로우 자체를 드리거나 팔았었는데, 걔네들 옵션이 무시 못 할 정도였기 때문에 필드 펠로우들이 눈에 안 찼고, 길들일 일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분명히 바꿔야하는 부분이다. 다만 그것을 한 번에 뒤집기 보다는 1차적으로는 징표를 가지고 다음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방향을 잡고 진행하고 있다. 이후 업적 등으로 유저 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석훈   당장 눈에 띄게 시행될 것 같지는 않다. 개발의 입장이 있고, 운영의 입장이 있고, 사업의 입장이 있지 않나. 운영팀에서는 징표를 주면 유저들이 싫어한다고 말한다. 실패를 한다거나 길들이기를 하는데 누가 와서 방해를 하는 것들 때문에 운영이슈가 발생하니까. 사업 쪽에서도 역시 완제품으로 줘야 바로 산다는 말을 한다.

최근에 YD쪽 운영사업팀장에게 부탁한 것이 있다. 오늘부터 펠로우 완제품 보다는 징표만 준다 하기에는 힘드니 단계적으로 가야할 것 같다. 언젠가 “이제는 완제를 안주고 징표만 주네” 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 같다. 시간이 필요하다. 유저 분들도 지금의 방식에 많이 익숙해졌고.

게임 내부적으로는 하루에 한 번도 길들이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카루스가 된 건 맞다. 그래서 일일업적 등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길들이기에 익숙해지고 그것을 계속해서 할 수 있도록 바꾸려고 한다. 예를 들면 하루에 세 번 길들이기를 하는 식으로,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길들이기는 꾸준히 해보고 펠로우에 관심 갖게끔 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노규일   콘텐츠를 살리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하나씩 지켜나가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Q.‘보유한 장비의 가치 유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온라인 게임인 만큼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장비가 나오면 기존 장비들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카루스는 유난히 시세가 출렁거린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는지 말해달라.

노규일   장비 관련해서는, 펠로우의 능력치가 아이템의 능력치에 버금가기 때문에 둘 간의 시세를 무시하지는 못할 것 같다. 계승 역시 그 전에 쓰던 것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려는 고민에서 심사숙고해서 만든 것이다.

우리 게임의 태생적인 문제인 것 같다. 아이템의 가치가 너무 높은 것도 아니고, 아이템만큼이나 봉인 펠로우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가치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석훈   봉인 펠로우가 아이템 전체 가치의 50% 이상이지 않나. 봉인 펠로우를 옮기는 순간 이 아이템의 가치가 50% 밑으로 떨어지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업데이트를 정말 많이 친 것 같다. 25레벨로 오픈베타 한 게임이 2년 동안 60레벨이 된 것 아닌가. 다른 게임은 한번 찬 장비를 일 년도 차고 6개월도 차서 가치 유지가 되는데, 우리는 3개월 단위로 레벨이 올라가다보니 장비를 버리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지역추가를 빠르게 안하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새로운 지역의 가장 큰 메리트는 새로운 장비 아닌가. 당장 업데이트로 새로운 장비를 꺼내주기보다는 당분간 기존 아이템을 잘 쓰도록 하고 싶다. 엘로라는 유저들이 1년 이상 최상위 아이템으로 잘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알사스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걸 어떻게든 잘 유지하려고 하고 있고.

다만 기반이 다른 게임과 조금 다르기 때문에 속칭 ‘투자 대비 수익’에 대한 접근은 다르다. 물론 우리가 캐시 펠로우를 너무 많이 출시해서 펠로우 가치가 요동친다는 유저 분들의 이야기는 귀담아 들을 만 하다. 근데 솔직히 그건 먹고사는 문제랑 직결되기에 어려운 게 있다.(웃음)

▲ 예전처럼 펠로우를 길들이는 재미를 살리고 싶다고



Q.장비를 맞추고 강화하는 과정이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물론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신규, 복귀유저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고자 하나.

노규일   우리도 고민이 많은 문제다. 업데이트 됐을 때 유저 분들께서 제일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이 장비 교체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내부적으로 그런 걱정을 안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그래서 계승도 만든 것이고. 유저 분들이 계속 플레이를 하고 장비교체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부담이 없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지금 딱 뭐라고 답변을 하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석훈   사실 장비에 대한 메리트가 없다면 업데이트가 무의미해진다. 인던이 새로 나왔는데 신규 장비가 없고 기존 장비를 써야 한다면 이 던전을 왜 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봉착하게 되니까. 이는 새로운 콘텐츠가 들어갈 때마다 계속 고민해야할 문제이기는 하다.

노규일   같이 이야기하는 내용 중 하나가 65레벨에는 무기 외형만 바꿔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인던을 계속 돌 수 있도록. 현재의 장비 강화 시스템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 알사스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외형이나 부수적인 방법으로 던전을 돌 수 있을만한 이유를 찾는게 필요할 것 같다.


Q.신규유저 유치에 힘을 써달라는 이야기가 많다. 신규유저가 게임을 접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게임 안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고자 하는지 말해달라.

노규일   일단 신규 유저 입장에서 기존 유저를 빨리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스페셜 출석에 15강 장비도 넣은 것이고. 그것도 처음에는 그냥 이벤트 아이템으로 만들어서 강화가 안 되는 장비였다. 다만 그랬을 때 정착하려고 마음먹으면 모든 장비를 다 바꿔야 하지 않나. 그래서 꾸준히 쓸 수 있는 강화된 아이템을 준 것이다. 그런 연구는 꽤 많이 되고 있고, 필드에서 난이도 때문에 허들이 되는 부분을 낮추는 고민을 하고 있다.


Q.그래도 아무래도 자신이 직접 얻는 재미와 남이 주는 건 재미가 다를 것 같은데

석훈   맞다. 공감한다. 얼마 전에 인상 깊은 글을 봤다. 어느 유저분이 “다른 게임은 저렙부터 꾸준히 플레이를 하면서 만렙을 찍으면 중간중간 맞춘 아이템으로 괜찮은 세팅을 할 수 있는데 왜 이카루스는 그렇게 안 되냐”였다. 물론 우리도 된다. 되는데, 이벤트로 떡하니 주는 것과 직접 던전을 돌아서 얻는 것과는 다르니까. 게임 플레이 속에서 보상을 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구체적으로 이야기된 것은 아니지만, 신규유저 버프를 받은 상태로 인던을 돌면 그 버프 때문에 아이템 보상 확률이 올라간다던지, 전설아이템 하나정도는 보장한다던지 해서 게임 콘텐츠와 연결된 확정보상 형태로 풀면 단지 접속했다고 아이템을 주는 것 보다 내가 열심히 한 기분도 들고 보상도 적절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근데 이렇게 하면 또 누구는 한달 걸려 맞춘 것을 누구는 일주일 걸려 맞추네 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 말은 어쩔 수 없다. 새로운 유저 분들이 잘 적응하는 것이 그분들한테도 좋지 않겠나.


Q.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중 대부분이 시간보내기, 혹은 접속 유지 식이라 재미도 없고 숙제처럼 느껴진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석훈   사실 그 얘기는 운영팀과도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 이건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접속만하면 되는 것에 대해서는 편차가 있는 것이, 라이트한 유저일수록 이게 편하다. 그냥 접속만 해두면 되니까. 근데 코어한 유저에게는 그게 너무 시시한 조건이고, 조건이 시시하니 보상도 시시하지 않냐는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우리는 모수 넓은 쪽을 볼 수밖에 없지 않나. 숫자로만 보면 접속만 해도 보상을 주는 것을 원하는 유저가 더 많다고 본다.


Q.차라리 숫자를 줄이고 보상의 질을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석훈   고려하고 있다. 물론 그런 이벤트를 매번 할 수는 없으니 이슈 있을 때마다 해야 한다. 2주년 때도 했었고. 그런데, 이벤트로 코인 모으는 시스템을 넣었더니 이것저것 많이 해야 해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보상도 괜찮았는데. 그래서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안하면 안한다고 뭐라 하니까. 그래서 일단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운영팀과도 이야기한 것이, 일단 게임 안에서 많이 하자. 욕을 먹건 뭘 하건 많이 하자. 아무것도 안 해서 욕먹는 것보단 낫다고 얘길 하고 있다.

지금 얘기하고 있는 이벤트는, 다른 게임에서도 많은 PC방에서 시간을 채우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이다. 이걸 생각하면서 조금 걸리는 것이 있다. 솔직히 유저 분들이 이카루스는 PC방을 정말 강요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이용권을 팔아달라는 이야기도 하고. 다만 그건 기술적으로도 이슈가 있어 어렵다.

모바일게임은 정량적 순위를 볼 수 있지 않나. 온라인게임은 그걸 볼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유일하게 공신력 있는 순위가 몇 개 있는데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그걸 무시할 수가 없다. 결국은 그게 홍보의 장이 되니 그 순위가 동접보다 적게 나온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거다. 그 부분에 맞춰서 갈 수밖에 없다. PC방 메리트는 그런 의미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만약 총 150시간을 채워야 하는 시간 채우기 이벤트를 하게 되면 PC방 유저는 더 빨리 채우게 해주자는 말도 하고 있다. 집 유저는 집 유저대로 꾸준히 하면 채울 수 있고. 이 부분은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데 답 내리기가 쉽지 않다. 다른 게임처럼 즉흥적으로 몇시간 접속하면 뭘 주겠다 하는 식으로 붐업을 할 수도 있는데, 그건 그 순간만 좋고 계속 지표로 이어지지 않아서 굉장히 일시적이더라.


Q.코스튬을 추가로 내달라는 목소리가 많다. 코스튬을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석훈   솔직히 말하자면, 안 팔려서 그렇다. 제작단가 대비 수익이.... 조금 그렇다. 우리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코스튬이 라비니 코스튬이었다. 그게 그 당시 매출의 10% 정도였다. 그 외에는 한번도 10%를 넘은 적이 없다. 물론 코스튬이 미워서 그렇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우리가 이벤트로 기간제 코스튬을 참 많이 풀지 않았나.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소극적이기는 하다. 그래도 조만간 북미버전 때문에 만들긴 해야한다. 그럼 그게 한국으로 오지 않을까.

노규일   ‘라비니맨’도 일본 버전으로 만들어서 한국으로 넘어온 것이다. 일본에선 라비니맨 반응이 좋았는데, 한국에서는 시큰둥했다.

석훈   그것도 있다. 우리 게임 캐릭터 자체가 진지한 옷을 입혔을 때 더 멋진 캐릭터인 것 같다. 귀엽고 섹시하고 독특한 것을 입히면 매력이 반감되는? 그래서 그냥 방어구 입고 다니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아이템 루팅 펫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그걸 한 달 걸려서 만들어서 넣었다. 근데, 정말 안 팔렸다. 우리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안 팔렸다. 딱 냈더니 에이 뭐, 그냥 몸으로 부비지 뭐. 이러시더라. 지금은 그 기능을 펫 종속시키지 않고 기능으로 빼서 좀 나아지긴 했는데, 이게 양날의 검인 것 같다.

속옷을 넣은 이유는 우리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그걸 위해서 방어구 외형 끄기 옵션도 추가했고, 그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정기적으로 추가는 할 것이다. 속옷을 넣은 것도 그런 의미였다. 그동안의 코스튬이랑은 다른? 그러면서 방어구 외형 끄기 옵션도 넣었다. 그 부분도 반응 좋았다.

▲ 기간제 코스튬이 너무 많이 풀린 것도 맞다.



Q. 이카루스를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가고 싶은가.

석훈   가장 큰 목표는 ‘오래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계속 업데이트와 서비스를 하고, 그에 맞춰서 모바일게임도 확장하고 발전시켜서 5년쯤 뒤에는 이카루스라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이카루스 이름을 단 슈팅게임도 있고, 전략게임도 있고, 비행 시뮬레이션이 나올 수도 있고, 포켓몬같은 게임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만들고 있는 모바일과 북미 유럽 이카루스들도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IP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시장이다. 한국 시장이 지금처럼 잘 서비스 되는게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글로벌이다. 그리고 내년에 모바일까지 잘 나오면 이카루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 것 같다. 그게 멀리 바라보는 내 목표고, 우리 개발팀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노규일   지금 6년째 이카루스를 만들고 있는데, 솔직히 부모님께서 나에게 지금 무슨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프로젝트가 뭔지 물어보면 ‘이카루스’라고 말하기가 아직은 부족하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카루스 만들고 있어요 하고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그런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개발 팀원들에게도 이런 분위기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