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보라매님이 적어주신 글에 대하여 한 사업 관련자 입장에서 말씀 드립니다.
http://www.inven.co.kr/board/battlegrounds/5046/90986?category=%EC%9E%A1%EB%8B%B4

상기 글의 댓글 아래에 추가로 적고 싶었으나 장문으로 더욱 복잡해질 것 같아 새로운 글로 올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저는 블루홀 관계자 또한 결코 아니며, 불법 프로그램 유포/사용자들로 인하여 고통 받는 한 배그 유저라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본문--
씻고 자기 전에 보러 왔는데..

일단 씻고 제가 쓴 글을 보니 저도 글을 쓰면서 흥분했었군요.
아무래도 저도 사업자는 아니지만 한 기업의 사업을 말석이나마 책임지는 입장인지라..
블루홀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 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사업 입장에서는 철저히 추측과 가능성을 배제하고 바라봐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간, 비용, 성과가 확실해야하죠.
이를 토대로 기업 성과 달성 계획을 수립합니다.
예를 들면 아까 이슈였던 유료화 상자 판매 등이죠.
제작하여 판매한다. 
기간비용이 산출이 가능하며, 성과(매출)가 확정적인만큼 리스크가 적습니다.

이러한 것을 토대로 확실한 큰 틀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연간 목표입니다.
그리고 해당 연간 목표 달성 토대로 다양한 사업 전개 및 관계자, 관련 기업을 설득을 합니다.

어떠한 분이 아이템 버그를 언급주셨습니다만, 이는 목표 달성을 위한 길을 가는데 생긴 이슈입니다.
즉, 애초부터 일어나면 안될 일이지만 어찌됬든 발생을 하였고 연간 계획과는 별도로 해결을 해야하는 일이죠.

물론, 예외라는 것이 존재를 하는게 연간 계획을 말아먹고 세컨드 플랜으로 진행할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가 어떠한 경우냐 하면은, 이슈가 너무나도 크리티컬하지만, 해결을 위한 비용과 성과가 확실할 경우입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이탈율이 높아지는 원인인 불법 프로그램 해결이 왜 연간(세컨드) 목표가 아니냐?
결정적인 이유로는 불법 프로그램 해결이 기업 성장, 성과 달성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누차 말씀 드리지만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연간 계획이라는 것에는 확실한 사실만이 중요합니다.
즉, 숫자가 필요하죠.
이가 없을 시에는 설득력도 크게 떨어지며 신용이 되지않습니다.
사업은 도박과 로또를 매우 싫어하니깐요.

하지만 불법 프로그램 해결은 기업 성장 즉, 매출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수치가 없습니다.
무엇인가를 기획, 진행, 결과 도출까지 예상 그래프를 직간접적으로 그려야하지만, 그릴 수가 없다는거죠.

예를 들자면 FPS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불법 프로그램 유포/사용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극적인 가능성으로 핵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해결까지 1달이 걸릴 수도 있고, 3달이 걸릴 수도 있고, 영원히 해결을 못할 수도 있어요.
즉, 여러 가능성이 존재하며 비용과 성과가 불투명한만큼, 이는 연간 계획에 포함이 되어있지 않는거죠.


저도 스팀 배그의 하나의 유저로서 매 판마다 핵을 만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우며, 화가 납니다.(제가 적은 자게글 참조. 빡쳐서 분노로 일관한 핵에 대한 욕 많음.)

하지만 이것을 유저 입장이 아닌 사업(기업)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핵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인적 자원, 금전적 자원을 총동원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을 토대로 정리를 하여 말씀 드리자면,
연간 계획을 다 씹어먹고 인원을 총동원을 하여도 결국..
1. 핵을 당장 해결할 능력이 없다. 그 이전에 해결까지의 일정과 비용 산출이 불가하다.
- 이는 목표 달성(결과 도출)까지 일정과 비용을 알수 없다.
2. 해결 후의 성과가 미지수이다.
- 해결 후의 성과(매출/접속자 수 등)이 불투명하다.
- 이는 성과(라고 쓰고 매출 -돈-)에 직접적 관여가 아니기에 산출이 불가하다.

그럴 바에야 블루홀이라는 기업 입장에서는 
1.유료화 모델 판매와 불법 프로그램 해결을 동시에 병행을 하는 것이 더 확실하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을 합니다.
2. 아니면 애초부터 총동원을 할 리스크(라고 쓰고 모험이라 읽는다.)를 지기 싫었을 가능성도 있구요..
국내 사업자들 모험을 싫어해요..
일정과 최초 산정 비용을 누차 뒤집으며 더 좋은 재미를 주었던 미야모토 시게루님이나,
최초 스펙을 계속 번복하며 혁신적인 기능을 내주셨던 스티븐 잡스님은 우리 나라에는 없습니다.


물론 제 뇌피셜이고 짧은 식견이지만 제가 사업 입장이라면 이러한 결론을 내렸을 것 같네요.

앗, 참고로 제 개인적인 일화입니다만, 2년 전쯤에 전 회사에서 상기의 논리 없이 유저의 말을 듣고 마일스톤 무시하고 버그 잡고, 최적화 시키자고 노래 부르다가 해고 당한 경력이 있습니다..

유저들이 버그버그 노래를 불렀지만요..


사실 애시당초 핵에 대한 해결을 안일하게 생각한 블루홀의 입장과 짧은 개발 기간과 적은 인력으로 개발/출시한 점으로부터 인한 등 불안정요소 배제를 못한 잘못이 제일 큽니다.


어쨋든 적다 보니 또 블루홀 실드글 같이 되긴 했지만, 
그냥 국내 한 중견 게임 업체의 한 명의 사업 관계자의 현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 감사하고, 다시 한번 흥분하여 막말을 뱉은 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