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서 패치 이후, 대항해시대온라인(이하 대온) 유저들(이하 유저)의 CJ인터넷(이하 시제이)에 대한 불만이 거세지고 있는 추세다.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났고, 우려했던 의견들이 속속 현실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필자는 대항해시대를 잠시 접고 인터넷 블로그들은 돌아다니며 과거 오프라인 대항해시대의 추억들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들을 토대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C1. 이제 난 혼자가 아니야.

  대온 서비스 이후, 기존 대항해시대 유저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게임, 특히나 해양 게임이라는 새장르를 체험해보기 위한 유저들이 모여든 국가의 수도는 언제나 북적거렸다. 르네상스 시대의 고풍과 그를 뒷받침 해주는 BGM은 여타 다른 게임의 혼잡과는 다른 인상을 풍겼다. 또한, 무엇보다도 PC게임 대항해시대를 이젠 컴퓨터가 아닌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은 더욱 맘을 설레게 했던 것이다.

  유저들은 시대의 군인, 모험가, 상인을 꿈꾸며 모두 자신의 작은 배 한 척을 이끌고 속속들이 바다로 나와 누비며, 새로운 도시, 새로운 물건, 위험한 해적들과 싸워가며 부와 명성과 친분을 얻어가며 성장해 나갔고 그 모습은 매우 역동적이면서도 정갈했고 또 한편으론 부산스러웠다. 물론 꾸준하게 자신과 자국, 그리고 국기를 내걸고 바쁘게 움직였지만 그것이 모든 것일리 만무했다. 그때 당시의 유저들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 예컨대 주점이나 교역소, 조선소, 조합 등지에서 모여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거나 포커를 치는 등 그 시대 그 사람들의 할만한 그 자체를 즐겼다.

  물론 필자의 관점일 뿐, 이미 그 속에서 괄목한 결과만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끊임없는 효율을 위한 몸부림이 시작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인벤과 같은 포럼들이 생겨났고, 각가지 팁과 성장위주의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C2. 침체 속의 과잉.

  순조롭게 사람들이 모이며 성장해가던 도시는 비대해져 우후죽순 길드를 뱉어내고, 그 길드들 속에서 소수 길드들이 운영의 두각을 나타내며 중견 길드로써 위용을 뽐낼 무렵, 때마침 유료화 바람에 의해 대온 유저의 급감이 불가피해졌다. 혹자들에 의하면 유료로 인하여 개선된 점도 있다고 하나, 유저들의 급감으로 인한 피해와 그 여파가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급기야 불어났던 서버들은 통폐합을 면치 못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는 썰렁하기만 하였다. 대도시는 말할 필요도 없고 바다에 둥둥 떠있기만 해도 끝이질 않았던 외치기들(때문에 스쿨챗은 필요치 않았으리라)은 파티,길드,귓속말,대화방에 묻혀 과거가 되었고, 대도시만이 그 과거가 있었음을 증명할 뿐이었다. 몇몇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에서 교역소 앞 소매 경매가 사라졌고, 유유자적 하던 유저들은 혼자 있기 무안한듯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렇다. 유저가 줄고 콘텐츠의 폭이 좁아진 유저들은 단지 현재 남아있는 콘텐츠들을 활용함에 만족하고 그쳤던 것이다.

  생기와 음유(吟遊)가 조화롭던 대온의 바다와 도시가 조용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거시적인 흐름은 온통 성장에 맞춰진다.(어쩌면 콘텐츠의 빈약이 불러온 성장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도 있다.) 군인, 상인, 모험가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열정적인 성장에 주목하며 더 큰 길드, 더 큰 자본,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시스템이 유저를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스템을 뛰어넘는 탐험심은 유저를 지도 밖으로 나가게 했고,
시스템을 뛰어넘는 길드들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또, 개인 상점에는 중복 부스터들이 즐비했으며, 각종 아이템들의 분석을 끝마친 포럼들은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다 할 계획도 없이 남게된 유저들은 득실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자본의 마천루를 지어나갔고, 그는 상인 독재라는 시스템 파괴를 낳았다. 말그대로 대온, 그들만의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C3. 현실과 똑같은 게임은 재미 없잖아.

  수 년이 지나, 대온을 침체시켰던 먹구름 유료가 지나갔다.(물론 유료화가 나쁜 것은 절대 아니나, 대온을 침체시킨 것은 저명한 사실이다.) 허나 바뀐건 없다. 그렇다고 홍보 미흡일리 없다.(각종 광고로 인터넷이 도배되며 인터넷 언론도 한 몫 했으므로) 그렇다면 무엇이 원인인가? 몇 가지 생각을 기술해 보자면.]

  첫째, 대온의 포용력 부족. 예컨대 이미 앞서 말했듯이 그들만의 레이스로 변질된 대온에서 새내기들이 설 자리 따위는 없어 보인다. 그들만을 위한 시장과 집단, 이질감은 한 게임 내에서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과도 같은 것이였다. 물론 여타 다른 게임들도 레벨 분화에 따라 그들만의 환경이 있기 나름이나, 인플레와 같은 부의 격차는 단순 극복과는 다른 것이라고 하겠다.(게임이 대온 하나가 아닌 이상 그 누가 굳이 잣대를 만들어 놓고 이 잣대를 통과해야만 신입티를 벗을 수 있는 게임을 하겠는가!)

  둘째, 시대 감각을 잃은 게임. 대온을 하다보면 무언가 부족하다. 바로 시대적 감각과 향수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것은 대온을 제작한 코에이 측의 잘못도, 배급을 맡고 있는 시제이 측의 잘못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 한국인이다. 객관적으로 봐보자! 우리나라에서 흥행하고 있는 게임들을, 몇 가지 짚어보자면,  아이온,서든어택,워3,스타,피파2,리니지,와우,스포,스타2,리니지2,메이플,카트,카스온 (출처 http://www.gamechart.co.kr/)이 있겠다.( 위 게임들은 대표 온라인 게임들이다.) 장르도 다양하다. 허나 한국인의 특성에 맞게 바뀌어 여유는 찾아 볼 수 없는 말 그대로 피터지는 전쟁통이다. 그것이 무슨 장르이건 간에 말이다. 이렇듯 게임까지 현실과 다르지 않은 상황은 대온과 맞지 않을 뿐더러 게임 자체에 독약이나 다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유저들(필자 포함)이 대항을 하루 장시간 하면서도 항상 종료 할때면 뭔가 허탈하고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를 느끼는 것이 아닌가 한다.(물론 아니라면 정중히 사과 하겠다.) 그렇기에 아직도 대온 내에서 과거 오베 때를 운운하는 소리가 간간히 들리는게 아닌가 한다.(물론 다른 게임들도 오베때와 현재가 다르지만, 그것이 담소의 소잿거리가 되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대온은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서서히 자본주의가 발전되는 것이 맞다. 물론 유저들이 그것 때무에 거국적으로 모두 나서 천천히 부를 쌓고 레벨을 올리기를 바라진 않는다. 이는 분명 시스템적인 결함이리라. 하지만, 시스템 결함에 더불어 결과에 치중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음은 분명하다.(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눈을 돌려 일본과 중국 서버를 보아라, 무엇이 다른가? 그것을 제대로 직시하고 이해했다면 필자의 생각에 어느 정도 수긍이 할 것이다.)

  셋째, 200년의 자본주의, 우린 50년 만에. 셋째는 둘째와 비슷하다.(어쩌면 눈아픈 이들을 위해 따로 떼어 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서구식 자본주의 발전역사를 보면 대단히 짧다.(물론 대단히 짧은 기간에 이루어냈다는 표현이 맞겠다) 서구 200년의 자본주의 역사를 보란듯이 '한강의 기적'을 시연하며 50년만에 주파했다. 아차, 그렇다고 게임에까지 옮길 필요는 없었다. 자, 다시 우리의 50년을 되돌아 보자. 빠른 성장 이면에 무엇이 있었나? 획일적인 성장이 있었다. 무조건 성장이였다. 잘살아 보세 그 자체였다. 그것을 게임에 그대로 표현한다니, 현실과 다를 바가 무엇이 있겠나? 학업과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 게임에서 까지 받을 필욘 없다. 분명한 것은 기존 기득권들은 있던게 아쉬워 못 이탈한다 치더라도, 빈 손으로 왔다가 둘러온 입장이라면, 싫으면 떠나면 그만이다.

  C4. 로마에선 로마법을, 한국인은 한식을.

  너무 유저들에게 불리한 진술로 몰아갔나보다. 제목이 무색해질 정도이다. 이제 대반격의 기회가 온 것 같다.

  시제이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단순히 발주서라는 작은 데이터 쪼가리를 이제와서 깔짝거려 수정함으로 대온 한국 서버의 병이 낫기엔 너무 늙었다. 만약 시제이측에서 대규모 개혁을 할 형편이나 능력이 못된다면 시제이측에서 서비스를 종료하는 그 날 까지 그들만의 리그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 우리가 유유자적하며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살펴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만의 리그를 종식시킬 무언가 특별한 대책은 없는가?

  물론 옛날로의 회귀(게임을 즐기던 때)까지 생각했는지 필자는 알 수 없으나, 시제이측이 대온의 삼대 질병(필자는 다클, 인플레, 시스템 결함이라고 명명하겠다.) 중 다클과 인플레를 잡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음은 분명하다고 판단한다. 다클은 그렇다 치더라도 분명한 것은 인플레의 주 원인이 바로 발주서 과잉과 그를 사용한 다클 유저가 아니겠는가. 현재 발주서의 물량이 적어짐에 따라 다클의 효율성도 점점 줄어들 것이고, 분명 이것을 기득권으로 삼던 이들도 열이 뻗쳐 있을 것이다.(눈에 선하다.) 물론 이로 인해 3대 질병 중 2대 질병이 낫는다면 좋겠으나,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 스마트폰 탈옥시키듯, 다른 나라로 밀항하듯, 분명 사용은 계속될 것이다.(어떤 방식으로든지 말이다.)

  이제 필자(혹은 필자와 생각을 같이 하는 유저들)는 시제이측에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우리식, 한국식 무언가를 말이다. 분명한 것은 절대 그들만의 리그를 강화시키는 조치는 아니다.(발주서 조치 완화 요구 등) 단지 3대 질병을 약화시키거나 완치하고 새로이 중흥을 꾀하여 대부분의 유저들의 리그를 만든느 것이다.

  C5. 뭘 먹어야 이 병이 낫지?

  마지막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향을 적으며 글을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 다른 의견은 언제든지 겸허히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댓글을 생활화 하도록 하자.

  필자가 생각하는 처방전은 시스템을 철저히 시장형으로 개방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고치기에는 엄청난 기간이 소요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2가지 대안으로 나뉘어 서술하겠다.

  첫째 대안으로 부분시장(모든 가격들이 시장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 부르겠다.)의 물가에 맞춰 전반적인 모든 상점 등(예컨대, 퀘스트 보상, 투자 제한, 도구점, 조선소 같은 곳에서의 가격)의 물가를 바꾸는 것이다. 현재 몇몇 물품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물품과 퀘스트가 옛날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들의 개혁이 없는 한, 신참들과 기존 유저들간의 부의 격차는 심해지게 될 것이다. 마치 이것은 피라미드형 부의 구조도 아닌 중간은 없는 하층과 상층( 그 중에서도 상층이 큰)만이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물론 중층도 어느 정도 있겠으나, 중층에 들어서는 순간 돈 벌기는 쉽다고 경험으로 판단했다.)

  둘째 대안은 첫째 대안의 어려움으로 고안된 것으로, 대온 시스템에 금리와 은행 자금의 유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 우선, 은행에 예금 할 수 있는 두캇의 제한을 풀고, 이자의 제한을 푸는 것이다. 실제 시장과 같이 대온 각 서버 운영자가 금리를 조절하여 시장의 두캇들을 회수함으로써 시장의 건전성에 힘쓰는 것이다. 그리고 회수된 은행의 돈들은 그대로 박혀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 거대 길드들에 의해 사용 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 두캇을 소비 할 수 있는 것들(기존의 도시 투자 등이나 신규로 컨텐츠를 만듬으로)에 은행에 있는 자본들이 유통되어 자본이 유동적으로 움직인다면, 분명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컨텐츠의 발명과 특정 길드들의 대규모 사업을 원활히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3대 강국의 길드들의 입김이 거세질 것으로 이에 따른 시스템적 방어망 구축은 필수적이다.)

  또, 첫째 둘째 대안과 함께하여 군인과 모험가 컨텐츠 발굴이 시급하다. 단순히 계속적인 상륙지에서의 발굴은 모험가에게 있어서 모험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 단순한 노가다에 가깝다. 모험가에게 무언가 엔돌핀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될 만한 자극적인 컨텐츠가 필요하다. 또한, 군인에 있어서도 단순히 적을 처부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오히려 이런 면에서 각 국마다 군인 계급을 나누어 관리한다면, 군인들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컨텐츠가 될 수 있다.

  C6. 배신자는 없다.

  우리에게 사실 배신자란 없다. 시제이측에선 게임을 활성화하려 했던 것이며, 유저들은 효율적인 게임을 위해 움직였던 것 뿐이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갈등 비용은 300조라 한다. 한 해 예산이 330여 조인것을 감안한다면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모두가 배신자가 아닐 때, 대항해시대는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긴 글 읽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서두만 읽고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필자는 이 글을 씀으로 속이 어느정도 후련해 졌다는 것이며, 이 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보았으면 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