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PVP 위주로 시즌2를 활동했던 네크 에드워드입니다.
지르 도살장 핫픽스 후 잠정적인 시즌 휴식 중에 제 생각을 써봅니다. 


우선 군말없이 바로 '핫픽스 전' 각 클래스 별 지르 단수를 보시겠습니다.
클리어 정보는 국내외 각종 커뮤와 유튜브 인증을 참조했습니다. 

1. 야만전사(선망) - 지르 20단 클리어
2. 원소술사(구상) - 지르 18단 or 19단 클리어
3. 도적(회칼) -지르 16단 클리어
4. 강령(암흑) - 지르 14단 클리어
5. 드루이드 - 지르 10단 클리어

딱 보기에도 각 클래스 별 간극이 크다는게 눈에 띄실 겁니다. 
지르의 도살장이 나온 후로 커뮤에서 크게 공감했던 의견이 지르는 현 메타에서의 똥캐 판별기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모두 예상하긴 했습니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데미지 계산공식이 완전히 탈바꿈 되었고, 그로 인해 제압딜이 떡상을 했으며,
여기에 탱킹만 둘러도 높은 제압딜이 나오는 야만전사는 현 메타에 너무도 잘맞는 사기캐였죠. 

이에 더해 조금 늦게 떴지만, 사기적인 구상 딜에 뱀파이어 능력으로 생존까지 챙겨버리는 탱구상은
PVP에서 가시야만을 잡아버리는 등 제 2의 사기캐로 등극해버렸습니다.

여기까진 괜찮았습니다. 
시간이 좀 더 걸릴 뿐, 모든 클래스가 악던 100단을 깨거나 두리엘을 잡는데에 큰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악던을 극단적으로 어렵게 만든 지르의 등장은 판을 너무도 쉽게 깨버렸죠.
 
드루이드는 딜을 넣을 수도 없거니와 무적기의 부재로 툭하면 죽어버려 10단 이후 등반이 불가능했고,

강령 역시 14단 클리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오로지 몇몇의 인피미스트 혹은 마름병 빌드의 경우지 뼈창, 절단, 피창, 쇄도 등의 다른 빌드들은 10단 이후의 도전을 버거워했습니다.

도적 클래스의 경우도 활도적은 피지컬이 압도적으로 좋지 않는 이상 게임 자체가 불가능했고,
그나마 회칼이 탱을 챙긴 후에 티볼트 규탄의 딜로 10단 중반까지 가는데에 성공할 뿐이었습니다. 

같은 바바와 원소의 다른 빌드를 포함한 모든 클래스 중에서 구상번개와 선망야만만이 10단 중반 이상을 수월하게 돌 수 있었고, 이는 타 빌드 혹은 클래스의 의욕을 상실시켰습니다. 
특히 드루이드 분들은 거의 지르를 포기하다싶이 하셨죠. 


모든 게임이 그렇겠지만 이번 디아블로4 피의시즌 메타는 특히 더 메타픽이 된 몇몇 빌드를 제외하곤 엔드컨텐츠의 쾌적한 진행이 불가능합니다. 

물론 블리자드 측에서도 이번 지르의 도살장은 앞으로 다음 시즌에 넣을 수 있는 엔드컨텐츠의 실험의 연장이라고 
언급을 했으니 어느정도의 불합리함은 감안을 해야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우리 모두 알다시피 디아4라는 게임에서의 직업간 간극은 타 게임보다 매우 큰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무기를 5개나 장착할 수 있는 야만전사나 무적기가 두개나 있는 원소술사 같은 경우죠. 

그렇다고 이렇게 떨어지는 스펙의 클래스를 시즌용 능력치로 보완을 해주냐? 라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강령이나 드루가 지금처럼 지르 10단(핫픽스 전)을 돌기에도 버거워하진 않았겠죠.
결국 이러한 클래스 별 차이와 간극을 고려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유저들을 잡기 위한 시즌 능력들을 내다보니 계속 발생하는 문제라 봅니다. 

이는 PVP에서는 더 극단적으로 적용되어 구상번개가 탱을 갖추기 전까지 PVP는 야만 분들의 헬스장이라고 표현될 정도였죠... 


개인적으로 시즌용으로 범용성있고 흥분되는 능력들을 내어주는 것도 좋지만(혈마법, 탈태 등),
한 시즌 정도는 이런 조잡한 능력들은 제쳐두고 각 클래스 별 밸런싱에 집중에 주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같은 돈 내고 구입한 게임인데 어떤 유저들은 스트레스 받으며 엔드컨텐츠 초입에서 좌절해야하고, 
어떤 유저들은 고단 기록을 도전하고 있으니까요... 

저 역시 이런 점들을 알지만 강령이 좋아서 강령을 키웠고, 클래스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애를 썼습니다.  
시즌 1부터 거의 5개월 간 연구와 실험으로 밤을 지샌 날이 밤에 잠을 제대로 잔 날보다 많을 정도니까요.

물론 덕분에 PVP존에서 나름 명성도 쌓아 SND에 장인으로 출연하거나, 핫픽스 전 지르 도살장 14단 클리어 등의 성과도 얻었지만 타 클래스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 참... 
제가 돈주고 게임을 사서 밤새며 연구해도 그냥 캐릭터 한계 때문에 즐기기 못하는 컨텐츠가 있다는 것이 
저를 매우 스트레스 받게 하네요.

현 지르의 도살장은 이러한 디아블로4가 가진 대부분의 문제점을 극대화하여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즌 3에도 강령으로 게임을 즐길 지는 잘 모르겠으나...
 
블리자드가 제발 눈요기 식의 잡다한 능력들이나 우버템 장사로 게임의 문제점을 가리지 말고,
모든 유저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밸런싱에 초점을 맞춰서 시즌을 운영해주었으면 합니다. 
물론 이들은 바뀌지 않겠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글을 써봤습니다. 


그럼 모두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