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 안뚜탄막, 시즌 6 원소의 쇄도 화살비, 시즌 7 제압 죽덫... 그의 빌드는 왜 항상 강한가?
그리고 그는 왜 가장 높은 고점을 스스로 테스트해보지 않아도 근사치를 알고 있는가?

그 이유는 모든 선택을 계산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게시판을 보면 "누구의 빌드가 더 좋냐"를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최대 나락 단수도 그 지표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결국 나락 단수라는 것도 그 빌드를 플레이하는 사람의 장비와 컨트롤, 갈아넣은 시간에 비례하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이 빌드로 130단을 깼지만, 나는 같은 빌드로 130단을 못 깰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 빌더의 신뢰성을 봅니다.
이 사람은 어떻게 빌드를 만드는지, 비교를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게임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내가 이 사람 빌드를 믿어도 되겠다는 결론을 낼 수 있겠죠.

우리는 빌드를 만들 때 모든 것을 일일이 테스트할 수 없습니다.
직접 테스트는 '체감'을 기반으로 합니다. 물론 체감도 중요한 경험이지만 객관적인 지표는 될 수 없습니다. D4의 가시적 데미지에는 민맥이 랜덤하게 정해지고, 컨텐츠의 클리어 타임은 어떤 몬스터를 만났고 어떻게 진행했느냐에 따라 매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비교가 어려운 사항은 계산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가 똥인지 된장인지 매번 찍어먹으면 기훈이형이 되니까요.



예를 들어, "현재" 제압 죽덫 빌드에서 영벌의 후예 투구와 이름없는 자의 머리쓰개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 계산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두 투구 모두 가장 최적의 어픽, 명품화 결과값으로 가정하겠습니다.

영벌의 후예로 얻는 데미지 증가 옵션을 살펴봅시다.
핵심 스킬 +7
우리는 건달의 가죽옷으로 죽덫을 핵심 스킬로 만들기 때문에, 다른 장비에서 핵심 스킬을 최대로 챙겼다고 가정합니다. 죽덫 19레벨과 26레벨을 비교해야겠죠. 레벨 당 계수는 75%입니다.
26레벨 계수 1,950%
19레벨 계수 1,425%
기본 배수 1을 더하고 나눕니다.
20.5/15.25 = 1.344
핵심 스킬 +7레벨의 실제 데미지 증가량은 34.4%입니다.
여기에 투구 고유 옵션 60%를 곱합니다.
1.344*1.6 = 2.1504
영벌의 후예로 얻는 실제 데미지 증가량은 115% 입니다.

이름없는 자의 머리쓰개로 얻는 데미지 증가 옵션을 살펴봅시다.
불안정한 비약 +4
7레벨과 3레벨을 비교해야겠죠. 레벨 당 계수는 6%입니다. 
7레벨 42.6%
3레벨 18%
기본 배수 1을 더하고 나눕니다.
1.426/1.18 = 1.208
불안정한 비약 +4레벨의 실제 데미지 증가량은 20.8%입니다.
속임수 공격 +7
10레벨과 3레벨을 비교해야겠죠. 속공의 레벨 당 계수는 12%입니다.
10레벨 120%
3레벨 36%
기본 배수 1을 더하고 나눕니다.
2.2/1.36 = 1.617
속임수 공격 +7레벨의 실제 데미지 증가량은 61.7%입니다.
두 데미지 증가량 값을 곱합니다.
1.208*1.617 = 1.953
이름없는 자의 머리쓰개로 얻는 실제 데미지 증가량은 95.3%입니다.

두 투구의 데미지 증가값을 나눠보죠.
2.1504/1.953 = 1.101

영벌의 후예가 약 10.1% 더 강력합니다.




보여드린 예시는 아주 쉬운 편이고
합연산 공식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조금 더 복잡해지고
체력에 따른 제압피해 공식이 들어가면 조금 더 더 복잡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공식이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가능한 수준이에요.

저는 예술업계에 종사하고 일찍 예체능쪽을 준비하느라 수학문제는 중 1 집합 이후로 풀어본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빌드를 만들 때는 항상 계산을 기반으로 선택합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어떻게 내가 빌드를 "만들었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보통 필요할 때만 계산을 수동으로 하는 편이지만,
같은 공식을 여러 번 써먹어야 할 때는 엑셀로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유명한 해외 빌더들은 아예 본인만의 계산기를 미리 만들어 놓고 사용하기도 합니다.
Sanctum이 사용하는 Rogue Damage Calculator 예시



여러분도 간단한 공식을 사용해서 정확한 선택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