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 멘토의 과한 완장질은 촙채, 나아가 파판 자체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만 쌓인다.
2. 그렇다고 멘토가 아예 손 놓으면 이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은 교통정리 해주는 게 맞다고  봄.
3. 멘토가 촙채에서 해야할 일은 명확히 엇나가는 상황에서는 통제, 사담 안하기, 질문 안하기, 잘못된 정보 전파 안하기 정도임. 
4. 현재의 시스템만으로 자정작용 하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인식한 사람 중 멘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멘토로 계속 촙채 접속하며, 이상한 트롤링하는 멘토를 컷해주는 것밖에 없음.


1. 멘토가 완장질하는 게 옳은가?

 절대 아님. 초보자 채널은 게임에 대한 정보 공유성 채널도 맞지만 초보끼리의 교류와 친목도 매우 중요한 기능임. 촙채 자체가 아무 연고도 없이 시작한 게임, 정 붙이려 해도 솔플게임 하듯 묵묵히 하는 것밖에 못한다면 금방 떨어져나가기 마련이라 이 폐사 구간을 케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임.

 정보성 채널이라 사담 자제라는 말은 어불성설, 같은 진도를 밀고 있는 사람들끼리 얻는 공감대가 있고 또 친구가 생겨야 게임에 정 붙이기도 쉬움. 그런 걸 위해 존재하는 공간인데 친목을 막는 건 걍 꽉막힌 게임이라는 인상밖에 안줌. 그렇게 접은 사람들이 파판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라고 퍼뜨리니까 악순환이 더 심해짐.

2. 그럼 아예 멘토는 아갈하다가 질문만 답해줘야 하나? or 멘토는 없애고 초보자만 놔둘까?

 이것도 아니라고 봄. 위에도 말했다시피 초보자 채널은 초보끼리의 교류와 친목을 위한 채널 물론 맞음. 하지만 엄연히 정보 공유성 채널이기도 함. 이 게임은 요즘 서비스되는 게임 답지 않게 상당히 올드감성 게임이라 시스템이 복잡하고 접근성 안 좋은 게 많음. 즉, 유저 간의 정보 격차가 꽤 큰 게임임. 공식 가이드 만으로 케어가 안되다보니 실제로 경험치가 쌓인 유저가 직접 맞춤 가이드를 해주는 게 가장 이상적임.

 운좋게 내가 물어볼 고인물 친구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는 경우에도 이런 부분을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하기 위해 초보자 채널이 존재하는 것이기도 함. 그놈의 정보공유 어쩌고 때문에 친목을 과하게 막는 완장질이 문제인 것처럼, 그 반대의 경우도 문제가 됨. 촙채는 정보공유 특성과 초보자들간의 친목 특성, 이 둘이 50 대 50으로 둘 다 작용해야 함.

 만약 멘토가 정말 아무런 통제도 하지 않거나, 아예 채널에 없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됨. 전자의 경우는 처음에는 친목이 인게임의 특정 구간 진행하다 공감대 형성하고 이런 정도라면, 딱 일주일도 안 가서 집안 행사 얘기, 이번에 새로 나온 신작 게임 얘기, 주식 얘기, 주말에 간 파스타집 얘기 올라오기 시작함.

 게임에 직접 연관된 친목 사담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고 또 우리 같이 게임하는구나 라는 소속감 느끼기 좋아서 무조건 권장임. 근데 이런 종류의 사담은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는 당사자 아니면 당연히 못 끼는 주제고, 수백명 들어와있는 채널에서 할 이유가 하나도 없음. 근데 친목 사담 채널이라고 했으니까 하는 사람 무조건 나옴. 그리고 그 대화에 늘 엮이는 고정멤버들, 즉 파벌 형성되기 시작함. 커뮤니티에서 친목질, 닉언하지 말라는 이유랑 똑같은 이유임. 파벌의 강함에 따라서, 그리고 액션에 따라서 채팅창 점령하는 인간들 무조건 생겨남. 그럼 진짜 관심 1도 없는 얘기만 올라오는 채널 보고 나가거나, 그냥 못 끼겠어서 나가거나, 완벽하게 썩어들어가기 시작함.

 근데 이걸 그 안에서 누가 통제할 것임? 같은 초보자들끼리 자정작용을 한다? 될 확률은 반반이라고 봄. 아 우리가 과했네요ㅎㅎ 이럴 확률 반인데, 그냥 들이받을 확률도 반임. 이 정도로 엇나가는 주제는 멘토가 컷해주는 게 맞지 않나 싶음. 말했다시피 진짜 자기 가정사까지 얘기하기 시작하면 그 많은 사람들이 할 얘기가 얼마나 많겠냐고. 질문글이 묻힐 확률도 높고 걍 채널 자체가 무의미해짐.

 최근 글에서 이런 경우가 생겨도 어차피 새싹 떼지면 퇴장되니까 결국은 물갈이가 된다 라는 의견이 있었음. 근데 현 시스템 기준으로 새싹 유지되는 게 칠흑 엔딩 + 누적 300시간 플레이임. 이 두 조건을 다 갖춰야해서 칠흑 다 못 밀었으면 300시간 넘겨도 새싹 유지됨. 이거 절대 짧은 시간이 아님. 진짜 작정한 사람들은 반년 넘도록 초보자채널에 남아있어서 새싹인데 화석처럼 느껴지는 사람들도 더러 있음. 근데 그렇게 작정 안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냥 무난하게 하루 두어시간 열심히 플레이하고 끄는 루틴으로 해도 한 달은 족히 넘음. 보통 두세 달은 잔류하는 편임. 물갈이라는 게 있긴 있지만 그거에만 믿기에는 잔류하는 시간이 엄청 길어서 이것만으로는 자정작용이 전혀 안된다고 단언할 수 있음.

3. 그럼 멘토는 촙채에서 정확히 어떻게 활동하는 게 좋을까.

 이건.. 좀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일단 정리하면 이렇게 됨.

 3-1. 질문 안하기
 종종 멘토 입장이면서 초보자 채널을 유용한 지식인이나 나무위키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음. 촙채에서 멘토는 기껏해봐야 정원 100자리밖에 안됨. 멘토끼리 물어볼 수도 있는건데 왜이렇게 빡빡하게 구냐고 하는데, 그 100자리 맨날 오후 4~5시만 되어도 100명 꽉 차게 마련인데 활동하는 멘토 10명이 채 안됨. 동시간대 활동하는 멘토 많아봐야 5명 될까말까 함. 그런데 멘토 한 자리 채우면서 초보자 코스프레하겠다는 거 자체가 걍 이상한 상황임. 멘토라는 게 그냥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라, 자기가 그 자격을 따기 위해 능동적으로 달성해야하는 조건이 정해져있는 것임. 질문 더 하기 위해서 그걸 억지로 딴다? 이상하다는 걸 자각해야 됨.

 그러면 도와줄 때는 도와주고 또 내가 모르면 질문할 수도 있지 않느냐, 라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이거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음. 이런 인간은 진짜 어지간해서는 없음. 내가 단언컨대, 초보자채널에서 질문하는 멘토 중에 제대로 질문 받아주고 정상적으로 멘토링하는 사람 없음. 왜냐면 멘토라는 게 오로지 내가 가진 정보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아님. 멘토도 잘 몰라서 초보자 질문 보고 더 검색해본 다음 답변하는 경우가 많음. 그러니까 제대로 초보자 질문에 답변하는 멘토라면, 이런 모르는 정보가 있을 때 정보를 찾을 수단을 최소 한 가지 이상은 갖고 있음. 이런 사람들이 모르는 거 나온다고 냅다 촙채에 질문 갈긴다? 있을 수가 없음.
 간혹, 진짜 간혹 답변도 하면서 질문하는 멘토들 있는데, 이 사람은 98프로 평소 답변 걍 자기가 애매하게 알고 있는 정보를 자기 기억에 의존해서 떠듬떠듬 말해주는 게 전부임. 이런 경우 잘못된 정보 전달할 확률이 매우 높아서 결국 답변받은 초보자가 다시 질문하러 오는 경우 허다함. 촙채 특성상 그 답변 기억해놨다가 다같이 틀리는 경우도 많음.(대표적으로 진 이프리트/진 가루다/진 타이탄 오픈하는 퀘스트 물어보면 진짜 한 99프로 확률로 모래의 집 위리앙제한테 가보라고 하는데, 첫 퀘스트는 모래의 집 민필리아고 그 이후부터 위리앙제 있는 쪽 현인들 쪽으로 이관됨)
 걍 질문 안하는 게 맞음. 대체 멘토가 왜 질문을 함. 학교 선생님이 갑자기 수업하다 말고 자기 모르는 거 질문하는 거 봄? 그리고 멘토라면 자기가 모르는 정보를 직접 찾을 줄 알아야지 그것도 못하면 애초에 멘토 활동 못함.

 3-2. 사담 안하기
 난 초보자끼리는 진짜 게임 관련된 거라면 사담 적극 권장함. 근데 초보자가 안 낀 상태에서 멘토들끼리 뇌절 사담하는 건 진짜 별로라고 생각함. 진짜 관대하게 봐서 초보자가 뭐 물어봤는데 멘토가 라떼 시전하면서 옛 추억 끌어오고 얘기 길어지면서 멘토들 하나씩 더 붙어서 말 얹고 하는 거.. 여기까지도 걍 이해는 감. 근데 뭔 채작멘토 지들끼리 장터 시세 공유하고 이런 거나 걍 갑자기 난데없이 하드컨텐츠 썰 풀기, 갑자기 창천 유저 공감류 甲 이딴 거 펼치는 건 안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음.

 3-3. 통제
 이거는 위에서 말했으니 그냥 간단히 말하겠음. 진짜 명백하게 이상한 상황만 교통정리하는 선에서, 메인스토리 스포일러가 아니라면 사담 통제 안하고 냅두는 게 맞다고 봄. 결국 멘토로서 가장 이상적인 건, 아예 아갈하거나 뭔 숨만 쉬어도 통제하거나 양극단으로 안가는 것임. 그리고 활동 안하면서 통제만 하는 새끼들은 진짜 부탁인데 나갔으면 좋겠음. 진짜 초보자들 답변 하나도 안해주면서 사담만 했다하면 와서 아봉시키는 애들 있음. 이제 그런 애들 보이면 내가 강퇴 당하는 한이 있어도 자를 생각임.

이렇게 보면 뭔가 장황하지만 사실 멘토한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거 아님.
정리하면 이럼.

1). 내가 확실한 정보를 알고 있는 질문인 경우 답변하기
2).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한데 확실하지 않으면 알아보고 확실해질 경우 답변하기
3). 2)의 경우 알아보기 귀찮으면 안 확실한 거 답변해주느니 걍 답변 안하기
4). 내가 잘 모르는 내용이면 답변 안하기
5). 분탕질, 어그로, 진짜 너무 심한 사담(ex 고양이 사료 싸게 구하는 꿀팁, 요즘 그래픽카드 시세 질문, 내가 작년에 준 우리 엄마 생일 선물)은 컷하기
6). 5) 정도로 명확한 상황이 아닐 경우 함부로 완장질 하지 않기
7). 멘토로 들어왔으면 구걸, 질문, 사담 안하기

딱 이거임. 번호수만 많아보이지 걍 못하겠으면 하지 말기가 절반임. 모든 멘토가 이거만 지켜도 문제 생길 일이 전혀 없음. 물론 나눔 같은 것도 해주고 매칭 지원해주는 것도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해주면 좋은 거지, 안한다고 나쁜 건 아님. 활동할거면 적어도 이건 지키면서 했으면 함. 누가 칼들고 협박하는 것도 아니니까 이 정도도 안  할 거면 아예 안하는 게 오히려 도움되는 것임. 제대로 활동하는 멘토들 입구컷 당하게 하지 말고 촙채 나간 뒤에 자동입장 꺼줬으면 함. 채팅창에 /초보자채널 치면 자동입장 꺼짐.



4.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지금 몇 년째 촙채 이게 문제다 촙채 이래서는 안된다 이러면서 갤벤짹 글 많이도 올라왔음. 그게 얼마냐면 8년쨰임. 맞음 한섭 열린 때랑 똑같음. 근데 그걸 알면 좀 자정작용에 참여해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임.

 갤벤짹 서로 성향도 다른데 이거는 진짜 놀라울 정도로 한결같음. 촙채 문제다 라는 얘기 나올 때 사람들이 해결책을 어떻게 제시하냐면, 공식은 해줄 생각도 의지도 없는데 지들끼리 개선안이라면서 시스템 선에서 접근해야하는 뜬구름잡는 얘기밖에 안 함. 멘토 조건을 바꿔야한다든지 이런 유저는 출입을 막아야한다든지. 8년 간 한 번도 이뤄진 적 없는 것들만 얘기하고 걍 아 촙채 노답이다 싱글벙글 스몰토크 조지고 해산함. 촙채가 잘못됐으면 같이 바로잡아주면 안됨? 그래도 이런 곳에서 토픽으로 꺼냈다는 건 애정이 됐든 그냥 관심이 됐든 촙채를 들여다봐준건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봤는데 왜 한 명도 바로잡으려고 안함.

 대단한 일도 아님. 걍 본인이 멘토 자격 있으면 멘토로 촙채 접속하고, 얼토당토 않은 완장질하는 멘토 견제하고, 구걸이나 사담하는 멘토 지적하고 꼽주면 됨. 본인 여력이 되면 멘토 활동도 해주면 더 좋음.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함부로 못하니까. 근데 내가 본 바로는 아무도 그걸 안함. 그냥 자기 커뮤니티 가서 공식은 안중에도 없는 개선안 발표하고 있음. 진짜 촙채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고쳐졌음 좋겠다 생각하면 차라리 그렇게 했으면 함. 공식 선에서 개선 안해주면 자정작용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나도 처음에는 이런 사람들 계속 지적하고 커트했는데, 가망이 안 보이니까 지쳤었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터치 쪽은 진짜 멘토들 심하게 뇌절하는 경우 아니면 아예 먹금하고 답변 위주로 활동했음. 지적한다고 해도 걍 답변이 잘못된 경우 정정하는 정도. 근데 결국 손 놓으면 영원히 안고쳐질 문제임. 촙채에서 미친 멘토가 미친짓하는 거 캡쳐해서 팝콘뜯고 비웃을 거면, 그 자리에 나서서 이런 짓 하지 말라고 지적했으면 함. 그 미친 멘토가 그 자리에서 자기 행동이 뭐가 문제였는지 지적당하고 부끄러워지는 상황 만들어줘야 고쳐질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