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12-24 16:28 | 조회: 577 |
12월 한낮의 겨울바다하늘은 삼삼했다
갈매기는 몆안되는 놈들만이 그 긴 주둥이로 끼룩소리를 내며 날아댕기고있었고
하늘의 뭉게구름은 작은 몆조각들만이 느긋한 걸음걸이로 떠다니고 있었다
차겁기만한 겨울바람이 바다에 심통이 난겐지 겨울바다에 찾아들지 않았기 떄문이다
겨울바람은 삐죽하고 속좁은놈이니 심통이 났다면 단단히 났을게고,
아마 한동안 바다에 찾아드는일은 없을 것이다
공붕은 그러한 바람의 성격을 심히도 잘 알고있었다
그가 오늘 두사람과 함께 배를 띄워 겨울낚시를 나가기로 한 까닭은 바로 그런 이유였다
공붕은 바다낚시를 좋아했지만 겨울에 혼자나갈정도로 처량함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다
게다가 바람을 막을곳도 없는 배위에서 낚시대 하나만으로 제 자신을 지킬수있는 철인도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낮부터 바람이 거의 불지 않을것이고 공붕은 그런것을 잘 알고있었기에
일부러 두사람을 새벽 일찍 불러 배를 출항하게 했다
두사람은 그저 공붕이 자신의 이젤에 일출을 담기위해 아침일찍 나오는것 으로만 알고있지만
공붕은 그날의 날씨를 점치기 위해 동트기전에 나오는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두사람은 그런 공붕의 마음을 모르는 까닭에
공붕을 그저 남에게는 악재가 될수있는 취미를 가진 기인으로만 알고있다
그러나 사실 기인이라는 칭호는 공붕보단 마씨에게 더 어울리는 직함이 될것이다
공붕은 기인이라기보단 자신과 타인의 안위를 고려하는데 사려가 깊은 사람이고
마씨는 사려 같은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제딴에 만족하며 사는
참으로도 불한당 같은놈 이기 때문이다
이 낚싯배 위에서 마씨가 하는일만 본다해도 그것은 자명한 일 일것이다
제 두손에 긴 낚시대를 쥐어잡은 마씨는
삼삼한 겨울바다를 깨부시려는양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겨울낚시!제가 직접 한번 해보겠습니다!"
마씨는 배위에서 큰 보폭으로 두어번 뒷걸음질 치고는 축늘어진 낚시대를 다시금 윽죄고
배위를 전력으로 달리며 큰 동작으로 낚시대를 던졌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악!"
아무래도 마씨는 삼삼한 겨울바다에 훼방을 놓기로 작정한것 처럼 보였다
뒤에서 팔짱을 끼고있던 릭스가 그런 마씨를 쳐다보고는
그 옆에서 부엉이와 놀고있던 공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빠 마씨 왜저래?"
공붕이 눈도 돌리지 않은채 말했다
"나둬,한 두번 보니"
"그렇긴 한대.."
공붕의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던 부엉이가 울음을 냈다
"부어어엉 부어어엉"
공붕이 부엉이의 반쯤 열린 눈을 쓸어 내려주며 말했다
"아니다 이놈아 네놈 애기하는거 아니니까 잠이나 마저 자거라"
"오빠도 정상은 아닌거 같아여"
"원..그럼 너는 정상이고?"
"정상이면 오빠랑 놀겠어요?"
"그렇긴 하네"
릭스는 크게 기지게를 켜고는 말했다
"그런데 오빠는 왜 화지건 물감이건 도구란 도구는 하나도 안들고 다니는 거에요?"
"오빠는 학교다닐때도 그림 좀 그렸던 사람이잖아요
솔직히 나는 오빠가 대단한 화가 될줄 알았어요"
공붕은 두 눈알을 요리조리 굴리고는 헤헤웃는 얼굴로 말했다
"글쎄,하지만 도구없이 그림을 그리는게 제일 재밌는걸?"
릭스는 그얼굴을 보고는 그녀또한 헤헤 웃는 얼굴로 말했다
"오빠는 정상이 아닌거 같아여"
"너도잖아"
"그렇긴 하네"
아직은 삼삼한 겨울하늘에서 따뜻한 햇살이 내렸다
참으로도 어울리는 따사로움 이였다
릭스와 공붕이 옹기종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때쯤
마씨의 낚시대는 그 어떤 입질도 오지않았다
잠시금의 시간이 더 지나고 꽤나 심통이난 마씨는
그 얼굴을 훽훽 돌리다가 문득이 눈을 크게 뜨었다
그리곤 두 손을 팔팔떨더니 입을 똥그랗게 오므렸다
마씨는 장된 걸음걸이로 무인상점으로 걸어가 작살총을 집어들었다
배 밑에선 타티크가 유유자적히 그 꼬리를 흔들며
바다를 얕게 헤엄치며 지나가고있었다
"어머!저 타티크는 꼭 잡아야해!"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소원은 성취되지 못했다
마씨가 흥분한채 헐레벌떡이 작살총을 치켜들었을때
이미 타티크를 노리고 있던 작살총이 타티크를 건져올렸다
"이제 이 타티크는 제껍니다"
언제 대화를 마쳤는지,릭스는 한손에 작살총을 치켜든채 배한편에 서있었다
그리고 타티크는 릭스의 작살에 꿰인채 배위에 나뒹굴고 있었다
마씨는 과장된 손짓으로 절망한냥 고개를 움켜지고는 역시나 우렁찬 소리로 말했다
"망함!"
아무래도 마씨는 삼삼한 겨울바다에 훼방을 놓기로 작정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배위의 그 누구도 마씨의 행동이
파국이나 망국으로의 수렴을 취한다고 생각하지않았다
배위의 한켠에서 부엉이 옆자리에 쪼그려앉은 공붕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망했지"
공붕은 한손으로 부엉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마 릭스에게 빼앗겼으니 적어도 한달은 놀림거리가 되겠지"
공붕은 손가락을 들어 턱에 치켜든체 골몰하고는
이내 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재밌는일이지?"
부엉이가 목소리를 들은겐지,그 손길을 눈치챘는지
다시금 눈을 게츰히 뜨고는 울음을 냈다
"부어엉 부어어엉"
"그래 부엉아"
공붕은 바다건너를 쳐다보며 말했다
"재밌는일이야"
세상에는 겨울이있고 바다가있고 낚싯배가있고 타티크가있었고 마씨의 낚싯대가 있었다
그리고 마씨의 낚싯대에는 타티크가있었고 낚싯대가있었고 바다가있었고 겨울이있었다
모로봐도 앞으로봐도
세상에는 겨울이있었고 바다가있었고 낚싯배가있었고 타티크가있었고 마씨의 낚싯대가있었다
낡은 낚싯대에 입질이 오기시작했다
배위에 타티크가 친구를 반기는냥 펄떡였다
부엉이가 울음을 지었다
마씨의 낚싯대에는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그 입질에는 겨울이있었고 바다가있었고 낚싯배가있었고 타티크가있었고 마씨의 낚싯대가있었다
모로봐도 앞으로봐도
참으로 즐겁고도 재미난 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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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다 망글
뿌직뿌직 재밌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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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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