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불은 분명 리부트의 족쇄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게임성이기도 했습니다.

어떠한 보상을 얻고 싶었다면 그 보상을 제공하는 보스를 반드시 잡아야했죠.
따라서 최소컷의 스펙이 갖춰진다면 30분이 걸리더라도 최소컷을 하는게 이득이었어요.

그 보스를 잡느냐 못잡느냐에 따른 보상 차이가 엄청나게 크니까.
2인격을 하고 칠흑에 대한 권리를 나눌지 혼자 독식할지에 대한 차이도 엄청 크니까.

교환불가의 족쇄는 보스의 보상이 환전되는걸 막았습니다.
칠흑값, 보스의 결정값을 현금으로 환전했을때, 그 푼돈을 위해 30분을 쌩고생 해야하나?
머릿속으로 이 생각이 든다면 매주 최소컷같은걸 할 수 있을리 없습니다.
이 보스를 잡지 않으면 영원히 얻을 수 없는 칠흑 부위,
이 보스를 잡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비상자와 시드링 상자의 획득 기회를 위해 대가리를 박았죠.

퐁섭 칠흑가격 보셨나요? 결정값을 돈으로 환전했을때 얼마인지 짤 돌아다니는거 보셨죠?
그 개고생 좆지랄을 해서 몇백원 몇천원짜리 보상을 먹느니, 
커피 한잔 덜 먹으면 그만이고 보스는 더 강해져서 딜찍누하면 그만이 되는거죠.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싶었던, 하지만 죽어도 안나오던 귀하디 귀한 칠흑은 돈만 주면 쏟아지게 됐어요.
물욕템 드랍의 재미가 사라지는거죠. 미트라가 나온들 예전만큼 기쁠까요?

강화에 성공한다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것 같았던 22성 장비도 예전만하지 않을거에요.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장비를 간신히 강화에 성공해서 특정 부위를 졸업시켰다는 짜릿함은,
경매장 가격에 비해 돈을 좀 절약했다는 기쁨이나 돈을 더 썻다는 불쾌감으로 대체되겠죠.
어느쪽이던, 도파민은 훨씬 덜할겁니다.


보스팔이들은 리부트의 구조를 왜곡시켰고, 
사먹충들은 지루한 과정을 넘기기 위해 공범이 됐어요.

서버 유저들이 보팔이좀 막아보라고 넥슨에 개지랄을 떨었지만 원기랑 창섭이는 그냥 쌩깠고,
보팔이는 결국 시장경제가 없던 서버에 뒤틀린 시장경제를 만들어냈죠.

시장경제가 생겼으니 시장경제가 없던걸 전제로 한 메소 배율등의 보정을 모두 빼앗겼어요.
그리고 결국 정상화된 시장경제를 이식당하며 시장경제가 없던 시절의 게임성을 모두 잃었네요.

물론 다른 재미가 새로 생기긴 할거에요. 사냥과 보스로 얻는 모든 재화는 푼돈으로 환산할 수 있고,
이 푼돈을 모아 현금으로 환전한다면 돈을 버는 재미는 쏠쏠할겁니다.
강화를 기댓값보다 훨씬 저렴하게 성공시킨다면 이 역시 돈을 버는 도박의 재미를 느낄 수 있죠.


그런데 이 재미가 리부트 유저들이 바라던 재미의 방향성이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