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상향안이나 토론 등에서 좋은 지적들 많았지만 중요한 삔트 한가지를 대체로 놓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캐릭터 설계 + 맵 설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나오는 결론인데, 즉, 앞으로도 당분간은 "힘싸움 메타" 내지는 "전면전 메타"라고 부르는 맞대결-한타 위주의 게임이 계속될거라는 거에요. MOBA쪽 맵설계와는 달리 아무래도 현재 오버워치 맵들은 여기저기 자리를 나눠서 더 소수인원이나 1인이 활약하는 "계략위주"나 "침입/빽도어" 타입 등의 플레이가 나올 여지가 거의 없거든요.

결국 오늘날 이 주류 메타에서 소소한 변화가 있을 때 마다 캐릭터의 흥망을 결정하는 것은 "팀 기여도"이고, 지원가일 수록 이 "팀 기여도"에서 얼마나 효율적인지가 직접적으로 지원가 클래스의 부상과 몰락을 결정한다는 것이죠.

대부분 게임에서 탱커나 지원가 취향인 저로서는 처음 시작한 캐릭이 젠야타였고, 이후 더 파보는 순서도 젠야타 -> 메르시 -> 루시우 순서로 지원가들부터 연습해왔어요. 나중에 100 넘는 레벨 간 순간에도 제대로 공격수 파본 적이 없어서 한바탕 곤욕을 치뤘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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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나의 등장과 젠야타 +50 HP 상향 이후 눈에 띄게 메르시 몰락이 시작되고 젠야타가 필수로 떠올랐고, 이제 아나를 연습하고 연구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에서 다시 아나가 급부상했죠. 그 내내 루시우는 고정픽이었고요. 결국 루시우는 붙박이에 나머지 한 슬롯이 메르시->젠야타->아나로 넘어가는 것을 보면 그 셋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가... 이게 참 큰 문제가 되는데, 저는 결국 "팀 기여도"라고 봐요.

젠야타가 생존기도 없이 최하급(150 HP) 체력이었을 때에는 잠깐만 적에게 노출되어도 바로 끔살당하기 일쑤였는데, 상향이 되면서 크게 활약한 결정적인 이유는 결국 "젠야타가 살아남아 활동하는 경우 팀에 주는 이익"이 "메르시가 팀에 주는 이익"을 압도적으로 상회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라고 전 생각해요.

루시우 같은 경우에는 전투에 직접적으로 주는 도우밍 유달리 많지는 않지만, 오래 생존하면서 광역으로 힐을 유지한다는 것은 상당한 팀기여로 여겨지기 때문에 고정픽임은 누구나 이해하죠.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초기에 중복픽 불가 제한이 없었을 때 왜 주류 팀구성이 더블-루시우가 아니고 루시우-메르시였을까요?

그것은 이미 루시우 하나로 기본적인 팀힐의 바탕을 깔아 둔 상태면, 거기에 루시우 하나를 더해서 힐을 더 늘리는 것보다 전투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능력을 늘리는 쪽이 더 유리하다는 결론을 플레이어들이 내렸기 때문일 거에요.


물론 메르시도 그런 능력은 큰 편은 아니에요. 다만, 이미 루시우라는 힐 베이스가 깔려있다면, 그 기본 힐량을 좀 더 늘리는 것 보다 한타에서 폭망하여 패배했는데도 집단부활 한 방으로 그것을 뒤집는 메르시의 능력이 일종의 '보험'으로 팀에 보다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팀기여는, 젠야타 상향과 함께 그야마롤 버려지죠.

메르시가 전투상황에서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부활'은 이미 팀이 한타에서 패배했을 때야 비로서 빛을 발휘하지만, 젠야타의 부조화, 초월, 본인, 공격능력은 팀의 힘싸움 능력을 극도로 올려주기 때문에 애초에 한타에서 패배하지 않고 이길 확률을 더 높여준다는게 결정적인 차이에요.

그러니 생각을 해 보세요. 아무리 단체부활이 좋다고 하지만, 이쪽에 메르시가 있고 저쪽에 젠야타가 있다면 정면교전이 발생했을 때 메르시+루시우 조합 보다는 젠야타+루시우 조합이 팀 전투능력이 훨씬 더 막강해요. 패배한 한 타에서 단체부활을 시켜준다고 해도, 그 이후 벌어지는 제2의, 제3의 한타에서도 결국 똑같이 패배할 확률이 크죠. 팀이 한 차례 실패를 겪은 후 그것을 한 번 만회해주는 능력보다, 애초에 팀 능력 자체를 크게 강화시켜 패배하지 않도록 만드는게 훨씬 더 효율적인 거죠.

그러니까 아나 메타가 뜨기 시작한 이유도, 부조화라는 기술을 통해 평균적으로 팀 전체의 능력을 올려주는 것도 상당히 좋긴 하지만, 힘싸움-전면전 메타에서 워낙 한타의 중요성이 큰데 그 한타를 이기기 위한 특화된 능력으로는 아나의 기술들이 "평균적으로 팀을 강화시켜주는" 젠야타를 능가하죠.


즉, 현재 메타에서 성공하는 지원가 클래스의 조건은 단순히 팀유지력을 높여준다기 보다,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해서 "한타에 도움이 되는 것"이 결정적인 조건이에요. 그런 측면에서는 루시우와 젠야타도 역시 메르시를 크게 앞서죠. 한타에서 소리방벽, 한타에서 초월, 모두 훌륭한 기술들이에요. 그런데 메르시는 그 한타에서는 정작 써먹을 기술이 없고, 그 한타에서 한 번 패배하면 그 때서야 도움이 되는 기술이 부활인거죠.


그렇다면, 다른 비슷한 토론에서 다른 분들이 놓치고 있다고 제가 주장하는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거에요.

메르시 생존력 올려줘봤자, 메르시가 더 오래 살면서 한타 승리에 얼마나 더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으세요?

메르시가 더 오래 살아서 좀 더 오래 힐을 주거나 공격증폭을 해주면, 그게 저쪽 팀의 젠야타가 사용하는
부조화, 초월에 맞먹을 정도로 한타에 도움 될까요? 아나가 겐지하르트나 슈퍼킹콩을 만들어냈을 때
좀 더 오래 살아있는 메르시 능력이 그 효과를 상쇄할 만큼 전투에 기여할까요?


넵.

메르시는 생존력이 문제라서 몰락한게 아닙니다. 메르시는 현재 메타에서 절대적인 중요성을 지닌
힘싸움, 한타에서 팀에 전투적 기여가 전혀 없기 때문에 몰락한 겁니다.


그말인즉슨, 메르시를 상향하려면 생존력 올려주거나 힐량 늘려주거나 한게 아니라, 젠야타가 부조화를
통해 포커싱 당하는 적에 대한 팀 전체 공격력을 높여주며 자신의 강한 공격으로 직접 전투를 한다든지,
아나가 각종 기술들로 팀을 지원하고 한타에서는 슈퍼킹콩이나 겐지하르트를 적진에 내던지는 급수로
직접적으로 싸움에 도움이 되는 기여가 뭔가 필요하다는 소리입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미 공격적인 전투기여는 젠야타, 아나가 잘 잡고 있으니,  괜찮은 E스킬 추가로
메르시는 방어적인 측면에서 뭔가 막강한 전투기여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즉, "상대 편에 아나나 젠야타가 있다? 괜찮아. 내 메르시의 ~기술들로 정면으로 카운터가 가능해" 정도의
자신감을 줄만한 방어적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아나나 젠야타가 팀에 공격력에 기여를 하여 한타를
유리하게 싸울 수 있도록 해주는 정도로, 메르시도 팀의 수비력에 기여를 하여 한타를 이길 수 있도록 하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거죠.

부활은 명백히 그 정도 기술은 못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셈이고요. 부활이 아나나 젠야타의 기여도보다
팀에 훨씬 도움이 될 정도라고 판단했더라면 지금처럼 메타가 변하지 않았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