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어떤 논쟁이 필요가 없는 것을 논쟁하고 있으니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선수 줄세우기야 호날두 vs 메시 구도에서 보여지듯 스포츠 영역 안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서도, 참 무의미하다. 뭐 어쩌겠나, 새파랗던 초딩 시절부터 누가 최고인지 진위를 가려내지 않으면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것 같은 이 기분들을. 물론 이 욕구 덕에 한국이 게임 강국으로 올라섰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뭐든 적당히해야 씹기 좋은 술안주거리가 되지, 그렇지 않으면 명백한 에너지 소모가 된다.

역사에서 보여지듯, 누가 누구를 빨기 시작하면 분명 빨림의 대상을 아니꼽게 생각하는 3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보통 그들은 서브컬쳐화되어 또 다른 빨만한 대상을 물색하고 빨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브컬쳐에 불과했던 그들이 어느 순간 주목을 받게 되면 기존에 빨림을 당하던 주류는 위기감을 느끼고 견제한다. 본격적인 술안주거리 분쟁의 서막, 역사는 반복된다. 아마 제프가 쪼낙 vs 류제홍 논쟁이 지속되는 인벤게를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다면 겉으로는 내색 안해도 속으로는 꽤나 좋아할 것이다. 이런 술안주거리 분쟁은 어떤 문화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 술자리에서, 남 얘기 갖고 씹고 뜯고 맛보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기억해보자. 뭐 내 인생에 하등 도움이 되던가? 그리고, 술안주거리 가지고 너무 열정적인 사람은 그 술자리 분위기를 쉽게 갑분싸로 만든다. 앵간치 좀 하라는 얘기다. 호날두, 메시가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가질지언정 서로의 실력에 의심을 표하지 않듯, 류제홍과 쪼낙도 마찬가지일텐데. 또, 오버워치 리그가 잘 되어 시즌이 여러 번 계속되어 도출된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논한다면 뭔가 근거가 되겠지만... 딱 한 번의 데이터를 두고 다짜고짜 왜 줄세우기를 하는지. 에너지 낭비 적당히 하고 예쁘게, 아름답게 좀 응원하자. 본격적인 스포츠화가 되는 순간, 어차피 최후에는 트로피 숫자와 두고두고 회자되는 슈퍼플레이만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