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뇌피셜 삼국지는 이 꿀물황제 원술임.

원술을 보면 괜히 칭제를 했다가 조조한테 쳐맞고 도망치다 꿀물달라고 하고 죽은 찐따새끼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양반, 보통 인물은 아니였고 칭제를 한 이유도 어느정도 납득이 가게 된다.

1. 원술이 누구인가.

사서삼공을 지낸 명문가 원씨 집안의 적통 후계자다.
원소가 원술의 사촌형이긴 하지만 원소는 얼자(하층민 출신의 첩의 아이)로서, 원가의 정통성을 잇기에는 하자가 있었지만 원술은 그런것 없는 원가의 적자(삼남이긴 하지만)였고, 반 동탁 연합군 이전부터 관직생활을 한 엘리트였음.

이후 남양으로 내려가 군벌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레전드의 전설, "The 꿀물" 원술이 되었다.


2. 그렇다면 원술은 왜 칭제를 하였는가

의외로, 당시 상황을 보면 칭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칭제에 가까운 군벌들은 제법 있었다.

익주의 유언과 형주의 유표가 그들인데, 이들은 각각 관복과 깃발을 중앙의 것과 달리 했다 혹은 달리 하려 했다 는 기록이 남아있었다.

관복은 문관을 뜻하는 것이고, 깃발은 군에서 쓰는것이니 관복과 깃발을 달리 했다는건 곧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였다.
심지어 유언의 경우 장노와 손을 잡고 장노를 한중에 보내 키워준 뒤 중앙에 공물을 바치지 않으며 "미적(쌀도둑들)이 길을 막고 있어서 공물 못보냄 수고링" 이라고 할 정도였다.

즉, 당시 힘이 있다면 누구라도 칭제를 할 수 있던 상황이였다.
칭제 까지는 아니더라도 칭왕 정도의 독립의 루트를 타느냐, 한 황실에 충성하는 루트를 타느냐가 군벌들의 고민이였고, 여기서 원술은 독립의 루트의 끝판왕인 칭제를 질러버린 것이다.

여기에는 크게 몇가지 이유가 있는게

1) 당시 남양은 매우 큰 곳이였다. 후한의 광무제가 근거로 두며 거병을 한 곳이 남양이였고, 당시 남양 지방은 장안-낙양-서주-기주 같이 전란이 터지지 않았던 땅이였기에 남양을 근거로도 의외로 튼실했다고 할 수 있다.

2) 원술 혼자만의 세력이 아니다. 
 삼국지 게임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당시 원술은 손가와 각별한(?) 사이였다. 헌제춘추를 보면 원술은 손견에게 중랑장을 내렸다고 하고, 손견은 남양태수를 죽여 원술에게 바치는, 어찌 보면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장사의 군벌이였던 손견은 원가의 적자 원술을 빽으로 두어 세력을 키우려 했고, 원술은 그런 손견을 부리려 했던 미묘한 공생관계였고, 이것은 손견 사후 손책에게까지 이어져 손책이 원술에게 3천의 병사를 빌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사실 가장 큰건 옥새였지만) 

 여기에 원술은 한술 더 떠서, 칭제 이후 당시 서주에 있던 여포와 혼약을 맺으려 했다. 원술의 아들과 여포의 딸의 혼약을 추진했고 여포는 초기에 이에 응하였었는데, 당시 아들과 딸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수십년 뒤에는 여포의 세력이 원술의 세력에게 흡수되는 루트를 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즉, 당시 원술의 뇌피셜로 인한 원술의 세력도는 다음과 같았을 것이다. 

수춘-남양-여남-여강을 아우르는 양주의 원술군
강동을 지배하던 손책군
서주를 지배하던 여포군

이렇게 세 세력을 합치고 보면, 삼국정립 당시 손권의 세력권보다 오히려 더 크다고 할 수있다. 
220년쯤 이룩했던 세력을 원술은 197년에 (머릿속으로)세운 것이였으니 당연히 이건 칭제각이다 내가 짱이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3)원소에 대한 열폭

조조가 195년에 협천자를 성공한 뒤, 원소에게 대장군 직이 수여된다. (사실 힘으로 조조의 대장군직을 뺐은거나 마찬가지지만) 
원술 본인이 원소에게 갖고있던 열등감이 폭발한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한번쯤 해볼수 있다. 
"뭐? 원소놈이 대장군이라고? 한 황실 별거 아니네 니가 대장군이면 난 황제다!" 

원소가 184년쯤 6년상을 끝내고 급부상한 이후 원술이 원소에게 갖고 있던 근 10년 이상 열등감이 폭발한 것이 칭제가 아니였을까 하는게 추측임.

요약해보자.

1. 당시 칭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앙에서 독립한 군벌들이 꽤 있었다.
2. 당시 원술의 세력은 (뇌피셜로) 군벌들 중에 독보적이였다. 대립할만한 세력이 원소 정도였을뿐.
3. 그 원소에 대해 10년간 열등감을 갖고있었는데 원소가 대장군을 받아버림.


이렇게보면 의외로 이양반이 칭제를 지른게 납득이 간다.




엠팍에서 구한 자료인데 엔사이버에서도 대충 저정도로 원술의 세력권을 추측을 하고 있었음. 대충 내가 추측한것과 얼추 비슷해서 신기했음.

아무튼 저게 원술의 뇌피셜이 아닌, 실제 세력이였다면 조조 입장에선 정말 두려웠을 것이다. 
당장 원소만 상대하는것도 벅차다 못해 깔려 죽을것같은데 밑에 있는 또다른 원가놈도 원소 못지않네? 
어쩌면 관도대전 이후 촉발된 조조-원소간의 싸움의 최종 승자가 원술이 되었을수도 있는 상황이였던 것이다.

저 세력권이 뇌피셜이 아니였다면 말이지.


3. 그렇지만 현실은

여포와의 연합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손책은 원소? 이 #@끼 를 하고 있던 상황이고
조조는 원술이 실제로 저렇게 될까봐 원소와의 대립 이전에 원술을 박살을 내버렸고

원술은 황제가 아닌 꿀물이 되었다.


하지만 황제 원술보다 꿀물황제 원술이 더 우리에게 친숙하니 결과적으로 원술에게도 잘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