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지도가 백제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건 이미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상식이죠. 일본이 빼앗아 간 것은 아니니 굳이 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백제에서 왜왕을 위해 '후대에 널리 보이라'는 의도로 칠지도를 만들어 준 것이니깐요.

[전면]
泰和四年, ▨月十六日, 丙午正陽, 造百練銕七支刀, ▨辟百兵, 宜供供侯王. ▨▨▨▨作.
[후면]
先世以來, 未有此刀, 百濟王世世, 奇生聖音. 故爲倭王旨造, 傳示後世.

[전면]
태화 4년 ▨월 16일 병오 한낮에, 백번이나 제련한 철로 칠지도를 만들었다. 온갖 병해를 물리칠 수 있으리라. 공손한 후왕에게 주기 알맞다. ▨▨▨▨가 만들었다.
[후면]
선세 이래 이런 칼은 없었다. 백제왕이 세세토록 특별히(각별히) 성음을 내었기에 왜왕을 위하여 훌륭하게 만들었다. 후세에 전하여 보이도록 하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원문과 번역문을 가져왔습니다. 이 내용을 보면 공손한 후왕 즉 제후왕에게 선물해준다는 의미가 잘 드러나죠. 후세에 전하여 보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당연히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사하면서 하는 말입니다. 즉 백제가 위이고 왜가 아래이기에 선물로 준다는 것으로 적혀 있는 것이죠.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것은 태화가 누구의 연호냐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이걸 중국의 동진으로 말했지만, 이는 泰和가 아니라 太和이기에 비판이 되었죠. 보통 금속에 글을 새길 때는 최대한 간결하게 쓰지 굳이 복잡하게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태화를 백제의 연호로 봐야하는게 아닌가란 의견이 제기되었던 것이죠.

백제에서 새롭게 철산지를 확보해서, 거기에서 나온 철로 칠지도를 만들어서 일본에게 선물해주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원래 검을 하사한다는 것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사로 보는 것이 맞지, 일본인들의 주장처럼 헌상이라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럽죠.

이번 연구는 사실 이러한 기존의 연구결과를 확인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지, 엄청나게 새로운게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계속 연구될 필요는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