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폐지 줍는 삼촌이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온 동네 돌아다니며 폐지 줍느라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늘 땀에 쩔어 있는 삼촌이었는데

지적장애인이었습니다.

그래도 누구보다 예의 바르고 뒷정리는 깨끗하게 가는 삼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박스 펴고 접고 하면서 나온

테이프나 각종 쓰레기를 그냥 바닥에 버리고 감. 그런데 이 삼촌은 진짜 깨끗하게 다 정리 다 하고 감)

어머니도 이 삼촌 예뻐해서 여름이면 더위 조심하라고 항상 물 얼려서 챙겨줬고 아프다고 며칠씩 못 보면

보양식(고깃국) 챙겨주고 

폐지 줍는 삼촌이 믹스 커피를 좋아해 거의 매일 챙겨줬습니다.

폐지 줍는 삼촌이 지나가는 거 보이면 커피 한잔 드리고 혹시라도 먼저 못 드린 날이면 저한테 찾아와 

"삼촌아~ 나 커피 한잔만~"

아침 일찍 나와 국 끓이는 어머니한테 항상 "어머니~ 안녕하세요!"

가게 주변에 수상한 사람 돌아다니면 (주위가 공장지대라 외국인도 많고 좀 이상한 사람도 가끔 목격됨)

"어머니! 저 왔어요!" 라며 여긴 내가 항상 오는 곳이니깐 이상한 짓 할 생각마라라며 표시를 하는 삼촌

(이때도 이상한 사람이 후줄근한 복장에 몽둥이 들고 아침마다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음.)

그런데 1년 전쯤 갑자기 폐지 줍는 삼촌이 실종됐습니다.

혹시 아파서 못 나오나 싶었지만 한 달이 되고 두 달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폐지 줍는 할아버니, 할머니들은 혹시나 아실까 싶어 물어보니 다른 동네로 옮겨 갔답니다.

다른 동네로 옮기더라도 우리 어머니한테는 얘기하고 갈 삼촌인데...

갑자기 사라진지 벌써 1년이 넘었네요.


밑에 글 보니 갑자기 생각나서 뻘글 써봅니다.


뻘글에 대한 사죄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