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몇 번 넌지시 언급하긴 했는데 방금 우연히 외국에도 마침 이 주제로 글이 올라온 걸 발견해서 거기 내용들을 소개하고자 써 봅니다. 
https://www.mmo-champion.com/threads/2394966-Christie-Golden
비단 그 글에서만이 아니라 골든은 외국에서 많이 비판받았었는데, 이런 게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 뿐이죠. 전쟁 범죄도 일각에선 꽤 비판 받은 소설이기도 했고, 격전의 아제로스 알파 기간 동안 골든 언급은 틈만 나면 올라왔습니다. 물론 좋지 않을 쪽으로요... 

그래서인지 외국에서도 골든에 대한 글이 막 올라왔는데, 제목이 제목이다보니 어그로가 끌려서 여기선 다시 골든 지지자들도 많이 보이네요. 최근 다른 주제에서 골든이 언급될 땐 항상 까이는 것만 봐서 특이했습니다. 뭐 예전에는 골든 팬이 외국에도 종종 보였고 그 중 일부는 악질적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골든이 받은 호평(한국에서 그런 것처럼)은 생각해 보면 나크와의 비교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나크는 외국에서도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작품들의 작가고, 골든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나아 보였기 때문에 좋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거죠. 외국에서 볼진 소설이나 일리단 소설은 대부분 좋은 평가였지만, 골든 소설은 그래서 '그저 나크보다 나은 정도다'와 같은 평가가 당시에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저 글을 바탕으로 어떤 비판을 받는지 보면, 먼저 가장 대표적이고 유명한 안두인 편애가 있습니다. 골든 여사가 트위터에 올리거나 리트윗하는 것 중 와우에 관련된 것은 거의 반 이상이 안두인에 관련되어 있다는 말이 있죠. 농담 같지만 진짜 골든 트위터를 보다 보면 안두인에 대한 언급은 수도 없이 많이 됩니다. 저도 몇 개 가져왔던 기억이 나네요. 대표적으로 몇 달 전 Toxic masculinity와 안두인을 언급했을 때엔 외국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욕을 많이 했었죠.

안두인이나 제이나 같은 개별적인 캐릭터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서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종족 차원의 문제도 있습니다. 인간 쪽으로 치우친 사고로 인해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다 망가진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입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인간처럼 행동하거나, 아니면 단순한 악인이나 멍청이로 나온다는 거죠. 인간 캐릭터들은 은연 중에 사심이 담긴 것처럼 보여지고, 인간이 아닌 캐릭터들은 제대로 그려지지 못한다는 비판도 자주 보였습니다. 인간이 아닌 종족의 사고관, 행동 방식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거죠.

그리고 특유의 문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좋은 전쟁 (브룩스)
Saurfang’s lips pulled back into a snarl. The power of nature was not found in the swing of a fist or the slice of a blade. It was found when a forest was rent to dust by fire and yet returned in only a few years. It was found when a mighty city was claimed by overgrowth after being abandoned for a decade. It was found in a thousand generations of predator and prey, which lived and hunted by the instincts of their ancestors.

In the hands of a druid, that power could be condensed from centuries into a minute. In Malfurion’s hands . . .

비가 (골든)
With a yowl of fury, Ferryn sprang toward the Forsaken, while—too slowly—Delaryn drew an arrow and nocked it to her bow. There was a blur, and then another rogue was there, a blood elf, slashing out with his own blades, long golden hair flying behind him like a cloak. In what seemed like the span of a single heartbeat, half a dozen night elves were left bleeding out or spasming in torment on the verdant forest floor.

Finally, the Sentinels rallied. The blood elf vanished at once, but no matter. They would catch him as he fled like the coward he was. They sent a rain of arrows toward the gaps in the trees, but hit nothing. The sin’dorei had eluded them.

문체는 비판보다는 호불호의 영역이 맞겠지만, 이렇게 짧은 두 글을 비교하면 차이는 확실히 느껴질 것 같습니다. 골든은 시적이고 비유를 많이 활용하며 상황이나 소재를 점층적으로 길게 묘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의 분위기 역시 조금 어두운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도 있겠지만 와우 소설에는 부적합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 편입니다. 

로맨스 스토리도 빠질 수 없겠네요. 로맨스는 분명 다른 작품과 비교할 때 골든의 특징적인 부분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토리를 다루는 소설에서도 로맨스에 치중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는 거죠. 앞선 문체 이슈와 함께 골든은 로맨스 소설이 딱이야 같은 반응에 한 몫하는 부분입니다. 이와 동시에 골든은 오히려 전술적 요소, 전략 연출에는 무지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이것과 관련 있는 골든의 또 하나의 문제가 인 게임에 대한 집착입니다. 전술/전략적 요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과 동시에 게임 설정을 그대로 이용하려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골든은 특히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게임 내 요소를 현실에 끼워맞추려 할 때가 있고, 게임 속의 메커닉 역시 소설에 그대로 활용하려다 보니 어색한 장면 또는 설정 오류 같은 부분도 나온다는 것입니다.

골든의 작품인 전쟁 범죄는 이런 비판이 왜 나왔는지 찾아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골든이 보여준 그런 성향 때문에 지금 골든은 얼라이언스(+안두인) 편애, 샨드리스와 존 키샨 스토리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원래는 링크한 글이 아니라 다른 여러 글에서 비판 받는 걸 모아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 주제로 글이 아예 올라오는 바람에 그걸 중심으로 쓰게 됐네요. 그래서 저 글에서 오랜만에 보이는 골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저 글이 올라오기 전부터 다른 글에 올라오던 부정적인 반응을 모아서 글을 쓰려 했기 때문에... 오히려 저 쓰레드의 포스트로는 올라오지 않아 누락된 부분도 있지만 일단 이런 의견 정도로도 외국 분위기의 일면은 보여질 것 같아서..

직접 찾아보고 싶으시다면 같은 사이트의 격아 게시판 메인 스레드를 보시면 됩니다. 4천 몇백 페이지이긴 하지만 최근 것부터 거꾸로 올라가다보면 자주 볼 수 있으실 겁니다..